연세대학교 이비인후과학교실 고윤우

 

오랜만에 방문한 노래방에서 선곡한 90년초 유행 뮤직비디오 속 최신 패션으로 무장한 주인공이 들고 있는 무전기 만한 핸드폰은 저를 추억에 젖게 합니다. 그리도 사치스러워 보이던 당시의 전화기는 이제 필수품이 되어 버린 지 오래입니다. 문화가 어떠한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물건은 필수품이 되기도 하고 사치품이 되기도 합니다.

의료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힘쓰는 국가적 차원의 비만 치료는 비만치료가 더 이상 사치가 아닌 생존의 문제임을 보여줍니다. 새로 개원한 본원 암센터 에서 저의 눈에 띈 것은 3층에 자리잡은 암환자를 위한 미용코너 입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치료의 방법은 그 효과를 입증했으며, 이제 초점은 환자의 남은 삶과 그 만족입니다. 여러분들도 다 아시겠지만 2011년 기준으로 인구 1,000명 당 미용 성형수술을 시행한 사람의 수가 약 14명정도로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난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용과 외모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고 하겠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배경에서 현재의 상처를 숨기면서 시행하는 로봇을 이용한 두경부종양 수술들이 발전하고 있지 않나 생각 됩니다. 그러나 상처를 보이지 않게 하는 두경부암 로봇수술은 그 적응증의 한계와 종양학적 안정성, 고가의 비용의 문제로 윤리적 난관에 부딪히도 하였습니다. 논란의 중심에서 로봇을 이용해 갑상선을 비롯한 두경부암, 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하는 의사로서 더욱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목 부위를 절개하고 갑상선을 노출시켜 수술하는 전통적 수술은 1909년 코허에 의해 개발되어 그에게 노벨 의학상의 쾌거를 안긴 당시로서는 혁신의 수술법 이었습니다. 이는 이후 100여 년간 갑상선 절제방식의 불문율로 여겨져 왔지만, 환자들은 흉터 및 술 후 목 근육의 변형과 유착으로 인한 당김, 감각저하의 불편감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겨드랑이 부위 절개를 통한 혹은 후이개 헤어라인을 따라 상처를 감추어 주는 로봇수술 접근이 시작되었습니다. 필자 또한 액와절개 로봇 갑상선 수술에서부터 시작하여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양성 두경부암에 이르렀고, 경부 림프절 전이에 후이개 경구 림프절 청소술을 시도하며 활발하게 로봇의 두경부 수술 영역을 확장시키고자 노력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J형 혹은 Apron형 혹은 삼분기 절개선을 변형하여 후이개절개법을 이용한 접근법으로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그림1)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존의 경부(목) 절개선을 이용한 두경부암환자의 경부 림프절전이 치료를 위하여 경부

절제술(좌측)과 목에 흉터없이 후이개절개법을 이용한 로봇 경부절제술(우측)의 절개선 비교]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존의 절개법으로 경부절제술을 시행받은 구강암 환자의 수술 후 사진 (좌측)

후이개절개법을 이용한 로봇 경부절제술을 시행받은 구강암 환자의 술 후 사진 (우측)의 비교]

단지 흉터를 보이지 않게 한다는 면만이 강점은 아닙니다목의 전면에 위치한 호르몬 생성장소인 갑상선은 그 위치상 많은 주요 신경과 혈관의 집약 공간으로 수술 시 정밀함과 정확함이 그 어떤 부위보다 요구되는 곳이기에, 10-15배 확대된 화면과 사람의 관절보다 가동범위가 큰 로봇팔은 환부를 다양한 각도로 확인해 해부학적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도달, 정교한 조작을 할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수술자의 손떨림을 걸러내면서, 사람 손을 대신하여 수술을 하게 됩니다. 수술 시에 손상될 수 있는 후두 신경을 확대된 시야에서 보존하며 수술할 수 있고, 주변의 발달한 혈관들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술 후 출혈을 줄이고, 갑상선 주변의 부갑상선을 손상시키지 않아 술 후 칼슘저하의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술 후의 회복과 퇴원 또한 기존의 수술과 큰 차이가 없으며, 34일 이내에 퇴원이 가능합니다. 본원에서는 임파선 멀리까지 전이된 경우에도 단일한 절개부위를 통해 성공적인 경부 청소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기존의 고식적 경부 청소술 후의 후유증과 삶의 질 저하의 문제를 다수 해결하였습니다.(그림2)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존의 고식적 피부절개를 이용한 갑상선종양절제술(좌측)과 목에 절개선없이 후이개절개를 통하여 로봇갑상선수술(우측)을 시행받은 환자들의 술 후 사진비교]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목에 절개선없이 후이개절개(귓바퀴뒤 절개)를 이용하여
로봇갑상선수술을 시행받은 환자들의 술 후 사진]

최근에 보고되는 종양학적 장기 추적결과는 기존의 방법에 필적하거나 우수합니다. 세계의 유수병원에서 술식을 배워가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 발행하는 약 8종류의 교과서(Book publications 참조)에서 소개,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인정을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본 교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Endoscopic and Robotic Neck Surgery란 두경부 수술 아틀라스를 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림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법의 확대 적용은 10 여년에 걸쳐 종양학적 효과를 증명하였고, 하나씩 한계들을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극복해야 할 문제들은 남아 있습니다. 겨드랑이를 통해 목부위까지 피부 밑 수술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접근하기에 술 후 대흉근과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생기는 감각과 운동의 불편감은 몇 개월 지나 증상이 좋아집니다. 이러한 불편감은 더 나은 술기의 개발뿐 아니라 후이개(귓바퀴 뒤) 헤어라인을 통한 접근을 통해 갑상선까지의 접근거리를 최소화 함으로써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수술의 적응증 또한 극복 해야 할 과제입니다. 기존의 절개를 선택할 것인가, 로봇수술을 선택할 것인가는 충분한 상의를 통해 결정합니다. 과거 목에 방사선 치료를 받거나 목에 수술을 받은 환자, 공격적인 병리조직을 가진 갑상선 암, 주변으로 많이 퍼진 상태의 암, 심한 만성 갑상선 염이 있는 환자에서 신중한 결정을 통해 고전적인 방법으로 수술하기도 합니다.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수술의 비용 측면 입니다. 로봇수술의 보급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지며 그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쓴소리는 하나의 밑거름이 되어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병변 절제라는 수술적 원칙의 무게중심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것은 작금의 우리 세대 의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닥(Kodak)의 몰락은 아날로그 세대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에게는 하나의 커다란 충격 이었습니다. 혁신에 뒤쳐진 기업은 도태되고 만다는 냉혹한 현실은 의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상처를 완벽히 없애는 미래가 오면 현재의 수술, 로봇수술은 머나먼 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를 만드는 것은 현재의 치료를 조금씩이라도 발전시켜나가려는 노력임을 믿습니다.

 

[로봇수술관련하여 필자가 참여한 국외 발행 Text Book Publications]

1. Master Techniques in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Lippincott Williams & Wilkins : Robot-assisted Neck Dissection via Modified Facelift or Retroauricular Approach

2. Robotic and Minimally Invasive Thyroid and Parathyroid Surgery, Springer

: Robot-assisted neck dissection in Papillary thyroid cancer

3. Application of Robotics in Otolaryngology – Head and Neck Surgery : Robot-assisted Neck Dissection via a Modified Face-lift or Retroauricular Approach, In press

4. Operative Techniques in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 June 2013: Robot-assisted neck dissection through a modified facelift or retroauricular approach

5. Otolaryngologic Clinic of North America : Robotic Approaches to the Neck, Otolaryngol Clin North Am. 2014 Jun;47(3):433-54.

6. Head and neck robotic surgical anatomy atlas : Chapter 10. Robot-Assisted Neck Dissection

7. Robotic Surgery of the Head and Neck, Kuppersmith/Genden/Magnuson : Chapter 14: Robotic Neck Dissection, Thieme Publishers

8. Esthetic Thyroid Surgery, Esthetic Thyroidectomy: The Retroauricular Approach

2014/09/28 18:50 2014/09/28 18:50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1 2 3 4 5  ... 21 

카테고리

전체 (21)
프로필 (1)
언론보도 (6)
건강정보 (1)
기타 (8)

공지사항

달력

«   2017/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태그목록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