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보다 큰 ‘얻음’
제7차 몽골 AICF참관기 | 의대 이상원 교수(내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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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AICF행사일 저녁 식사 모임. 좌측부터 한슈렝 교수, 자 야 교수, 이민걸 교수, 잉크투르 교수, 다쉬카 교수, 이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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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프로그램. 오병호 교수와 다쉬카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 고 있고, 그 주변으로 몽골 의사들이 경청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막연한 기대와 설렘을 안고 피부과 이민걸, 오병호 교수와 함께 몽골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방문하는 몽골에 대한 지식은 국제공항의 이름이 전부였기에 낯선 느낌의 즐거움을 상상하며 검색대에 섰다. 하지만 전혀 낯설지 않은 검색대 직원의 외모에 한 번 더 놀라게 되었다. 침묵하고 있으면 그와 필자 중 누가 몽골인인지 한국인인지 구분하기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거라 생각했다. 터미널에 마중 나온 몽골국립의과대학 다쉬카 교수는 의료선교센터 박진용 소장의 도움으로 2006년부터 연세의대 피부과학교실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했다. 이 기간에 다쉬카 교수님과 여러 차례 연구 관련 회의나 토론을 했었기에 오랜만의 재회는 큰 기쁨이었다. 당연히 한국어로 인사를 나누었다. 이렇듯 몽골의 첫인상은 유사함과 동질감이었다.
몽골로 가는 동안 이민걸 교수로부터 몽골 선교와 Avison International Clinical Fellowship(AICF)에 대한 역사를 들을 수 있었다. 1993년 ‘에비슨 선교사 내한 100주년’을 기념해, 받았던 사랑을 전하기 위해 몽골국립의과대학과 자매결연 하였다. 그리고 그 후 160여 명의 몽골 의료진들이 의료원에 방문해 연수를 받았고, 2011년부터는 구강악안면외과 이충국 명예교수님께서 은퇴 후 몽골에서 에비슨선교 교수로 지낼 때, 몽골에서 임상 교육의 부족함을 알게 되어 현지 의료진들을 교육하는 AICF를 시작했다. 그리고 2012년부터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의료진과 몽골국립의과대학 피부과 의료진들이 공동으로 몽골 피부과 의사들의 임상교육을 위해 피부과 AICF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로 7번째를 맞는 피부과 AICF는 ‘혈관질환’을 주제로 피부과 의사들 외에도 류마티스내과 의사, 소아과 의사들까지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래서 강사도 혈관염을 전공하는 류마티스내과 의사인 필자 그리고 몽골의 피부과, 소아과, 류마티스내과, 안과 의사들까지 참여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AICF의 소중한 개최 배경을 들으면서, 비록 에비슨 선교사님과 선배님들의 사명을 품고 날아가는 몽골은 아니지만, 늘 해 오던 발표 이상의 경건함은 분명히 느꼈던 것 같다.
6월 15일 아침 일찍 몽골국립의과대학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제7차 AICF 광고판이 서 있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그들의 기대감을 상상할 수 있었다. 강당에는 이미 많은 몽골의사가 와서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었다. 100여 명의 의사가 참석했는데, 이민걸 교수 이야기로는 예년보다 2배 정도 많은 인원이라고 했다. 이민걸 교수는 ‘피부혈관염의 정의, 분류 및 병태생리’와 ‘피부혈관염의 진단과 치료’를, 오병호 교수는 ‘혈관종양’과 ‘혈관기형’을 강의했다. 필자는 ‘ANCA연관혈관염의 병태생리’와 ‘전신혈관염의 감별진단’을 강의했다. 몽골국립의과대학에서는 피부과, 소아과, 류마티스내과, 안과 의사들이 몽골의 혈관염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아침부터 오후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강의를 경청하는 몽골 의사들에게는 피로함보다는 진지함이 더 크게 느껴졌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었고, 숙연한 마음으로 오후 강의를 준비했다. 오래전 세브란스병원 선배님들이 몽골 의사들의 눈빛과 마음가짐으로 에비슨 선교사님을 경청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지식의 전달에 대한 벅찬 사명감이 심장을 빠르게 뛰게 했다. 몽골국립의과대학 잉크투르 교수와 한슈렌 교수께서 준비해 주신 귀한 음식과 AICF에 참석했던 의사들의 감사한 환대와 친교 덕분에 오후에 품었던 사명감의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토론의 현장을 목도했다. 몽골국립의과대학, 국립피부과센터 및 여러 병원의 피부과, 류마티스내과 의사들이 직접 환자를 데리고 와서 우리를 맞이했다. 환자가 차례대로 가운데에 앉으면, 우리를 포함한 여러 의사가 그 주변을 에워싸고 앉았다. 주치의는 환자의 경과에 대해서 간략히 발표하고 진단이나 치료의 어려운 점을 제안하면, 우리가 직접 환자를 진찰하면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단 및 치료 방향을 제시하는 형식이었다. 피부과 교수들과 함께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한국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피부병변이 특징적인 전신홍반루푸스, 성인형스틸씨병, 건선관절염 환자들을 함께 진료하면서 의견을 나누는 다학제 시스템의 우수성을 체험할 좋은 기회였다. 부끄러워하는 환자와 달리 몽골 의사들은 매우 적극적이었고 열정적이었다. 우리가 의견을 제시하면 이내 곧 열띤 토론이 시작되었고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이나 더 진행되었다. 어쩌면 여러 날을 기다려 왔을지 모르는 그들의 절실함을 보았다. 하나의 지식이라도 더 가지고 가겠다는 그들의 빽빽한 메모를 보았다. 그리고 귀한 생각을 얻었다. 난 과연 그들만큼 지식에 목말라하고 있는가?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면서 지내왔던 세브란스병원의 모든 시스템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품게 되었고, 동시에 그 받은 감사를 타인에게 나누지 못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몽골에서의 2번째 모임은 ‘나눔은 보다 큰 얻음’이라는 귀한 가르침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몽골에서의 3일은 주님께 한 발 나아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더불어 세브란스병원의 설립과 존재 그리고 나눔의 정신 속에는 주님의 사랑과 주님을 향한 갈급함의 깊은 뿌리가 숨 쉬고 있음을 다시 깨닫는다. 내년에는 더 많은 세브란스병원의 의료진들이 참여해 더 많은 지식을 나누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




2018/07/27 15:11 2018/07/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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