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무게를 기억하며
의대 남궁란 교수(소아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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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도 소홀히 하지 말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는지 돌아봐 주길 부탁하고 싶습니다”
미숙아 치료의 대모 남궁란 교수가 후배 의료진에게 남기는 말에는 남궁 교수의 30년 넘는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순간에 호흡을 되찾기도, 순간에 하늘로 떠나기도 하는 작디작은 생명을 돌보며 찰나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체감해 왔던 탓이다.
남궁 교수는 신생아 집중 치료에 대한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은사인 고 한동관 교수의 뒤를 이어 세브란스병원에 신생아집중치료실의 진료 체계와 관리 시스템의 초석을 닦은 것이 그였다. 국내에 신생아 칼슘과 골 대사에 대한 진단 및 치료 개념을 도입했고, 한국 최초로 미숙아에게 인공 폐계면활성제 치료를 적용하기도 했다. 2013~2015년 대한신생아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학회와 국내 신생아 치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물론 ‘이른둥이 희망찾기’ 캠페인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공로는 다수의 학술상 및 공로상, 보건복지부 표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업적보다는 수없이 마주한 아기들과 부모님의 얼굴이 더 많이 떠오른다는 그다. 치료는 냉철하게 부모의 마음은 따뜻하게 보살폈다.
“우선 걱정과 두려움, 죄책감에 휩싸인 부모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할 수 있도록 하고 귀를 기울였어요. 이렇게 쌓은 신뢰가 있어야 그 힘든 치료 과정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으니까요”
임신 25주 만에 530g으로 태어났지만, 마침내 몸을 일으킨 미숙아, 한 부부가 결혼 후 10년 만에 얻은 작은 아기의 기적 같은 회복. 그 작은 체구에서 강한 생명력을 붙잡고 나아가는 모습들을 볼 때의 감정은 실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결국 싸움에서 이기지 못한 아기들을 향한 안타까움은 그보다 더 깊게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다.
이제는 긴장에서 벗어나 후련한 마음으로 작별을 고하려 한다. 어떤 순간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임무를 완수하고 떠난다는 자부심으로 인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 감사하기만 하다. 결코, 홀로 이뤄낸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동료, 후배 의료진들,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를 비롯해 함께해 준 수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을 떠납니다. 은사이신 고 한동관 교수님께서 큰 학문을 이루길 바란다는 말씀을 주셨는데 어느덧 오늘에 이르러 그 말씀을 돌아보게 됩니다. 세브란스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저를 더 크게 성장시켰습니다. 제게 힘을 주신 많은 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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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2 09:11 2019/03/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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