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대동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복구하라

찢어지는 듯한 심한 흉통을 동반하는 대동맥박리. 발생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약 50%의 환자는 48시간 이내에 사망한다. 가장 치명적인 대동맥 질환 앞에 의료진의 손끝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세브란스병원은 심장내과, 심장혈관외과, 영상의학과 등이 팀으로 대응하고 치료함으로써 치료 효과의 극대화를 도모한다.
글 윤영남 교수(심장혈관외과) | 에디터 이나경 | 포토그래퍼 지한비, 정민우



파열이 일어난 대동맥 부위(사진에서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 오른쪽은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 후 사진.


가장 중요한 혈관, 대동맥이 찢어진다
인체에서 가장 크고 굵은 혈관, 심장과 직접 연결되어 온몸으로 풍부한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 그 혈관이 대동맥이다. 심장은 보통 1분에 60-70회 수축하고 그때마다 대동맥으로 80㎖의 피가 방출된다. 그 결과, 분당 5ℓ의 피가 심장을 거쳐 나갔다가 우리 몸을 40-50초 만에 한 바퀴 돌고 심장으로 다시 들어온다. 혈류의 거침없는 역동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렇게 그 혈류의 중심도로가 되는 대동맥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혈액이 흐르는 만큼 높은 압력과 혈류량을 견뎌낼 정도로 튼튼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든 이 대동맥이 찢어진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유감스럽게도 그런 응급 상황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적시에 응급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48시간 안에 환자는 사망한다. 이 위험한 질환이 바로 대동맥박리다. 또 대동맥류는 혈관이 부풀어 올라 결국 파열되거나 대동맥박리 가 일어나는 사망 위험이 높은 질환이다.

대동맥이 찢어지거나 파열 직전의 상태라면 이를 복구할 방법은 두 가지. 그 부분을 인공혈관으로 대체하거나, 스텐트를 넣어서 정상 혈류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혈관에 시행되는 대동맥박리 및 대동맥류 수술은 수술 자체도 까다롭고, 위험 부담이 높은 고난이도 수술이다.


대동맥박리와 대동맥류의 중재 치료에 사용되는 스텐트들.
대동맥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각기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영상의학과 이도연 교수는 국내 최초로 스텐트-그라프트를 도입하고 보급한 명의다.


극심한 흉통이 주 증상, 발생 즉시 치료해야 살 수 있다
대동맥 혈관벽은 내막, 중막, 외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동맥박리는, 내막이 손상되어 혈액이 내막과 중막 사이로 들어가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대동맥박리의 원인은 고혈압, 낭성 중막 괴사, 말판증후군 같은 결체조직 질환, 동맥경화, 외상, 이엽성 대동맥판막, 대동맥륜 확장증 등 매우 다양하다. 대동맥박리는 찢어지는 듯한 심한 흉통이 주된 증상으로, 통증은 시간이 갈수록 전흉부, 목, 등의 순서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대동맥에서 갈라져 나가는 관상동맥, 경동맥, 신동맥 등을 침범해 장기 허혈을 일으키거나 대동맥 파열을 유발하므로 생명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상행대동맥을 침범하는 제1형 박리의 경우, 발생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약 50%의 환자가 48시간 이내에 사망한다. 또한 이후 한 시간에 1%씩 사망률이 증가해 일주일이 지나면 대부분 사망하게 된다. 이와 같은 제1형 대동맥박리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발견 즉시 응급으로 개흉술을 시행해 상행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김미라 씨(가명, 40세 여성)의 경우, 상행대동맥 및 대동맥 근부 확장증을 진단받아 외래에서 추적 관찰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김 씨는 집안일을 하다가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흉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해, 긴급하게 응급진료센터로 이송되었다. 즉시 촬영한 대동맥 CT상 대동맥박리가 관찰되어 응급으로 수술이 이루어졌다. 김 씨의 상태는 꽤 심각했다. 수술실에서 시행한 경식도 심초음파 검사에서 중증의 대동맥판막 역류증도 동시에 진단되었던 것. 김 씨는 약 5시간에 걸친 대수술(대동맥판막성형술과 상행대동맥치환술)을 받았다. 대동맥박리 환자의 높은 사망률로 볼 때, 김미라 씨는 대단히 운이 좋은 편에 속한다.

김 씨와 같은 대동맥박리 수술의 경우, 체온을 약 20-28도까지 떨어뜨리는 인공체외심폐순환과 초저온순환정지법을 이용해 상행대동맥교체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출혈, 신기능 저하, 장관 허혈, 호흡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술 사망률은 병원마다 다양한 성적을 보이는데, 보통은 약 5-30%까지 사망률이 보고되는 반면,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5% 정도의 사망률을 나타내고 있다.




심장내과 최동훈 교수 : “수술, 중재 시술, 영상 검사를 모두 한 공간에서 소화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졌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바로 영상을 보면서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있다는 말이죠. 여러 의료진이 한 환자에게 필요한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완벽한 시설과 장비가 마련되어서 환자에게 훨씬 더 유익합니다.”

영상의학과 이도연 교수 : “대동맥박리의 위치나 상태에 따라 외과적 수술이 아닌 중재 시술이 시행되는 경우에는, 스텐트를 정확한 위치에 놓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움직이는 혈관을 계속 관찰하며 분지 혈관을 막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스텐트를 정확한 위치에 찾아 넣어야 하는 거지요.”


부풀어 오른 대동맥, 파열되기 전에 잡아라
대동맥류는 나이가 많아지고 고혈압, 지질대사 이상이 동반되면 혈관 경화로 탄성이 감소해 대동맥이 부풀어 오르고, 결국은 파열되거나 대동맥박리가 일어나게 되어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대동맥류는 특히 복부 대동맥에서 자주 발생한다. 주된 증상은 복통과 복부종괴이지만 70-80%의 경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흉부에 발생하는 대동맥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대부분 검진이나 CT 촬영 중에 발견된다.

대동맥류는 크기가 클수록 대동맥 파열의 위험이 높다. 직경 5cm 이상인 경우 매년 6.5%씩 파열 위험이 증가하고, 일단 파열되면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이나 스텐트 시술을 해야 한다.

대동맥류의 직경이 크지 않으면 일단 약물로 혈압을 조절하며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씩 CT를 찍어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추적 검사에서 대동맥류의 크기가 계속 증가한다거나 5cm 이상일 때는 수술(인조혈관대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대동맥류의 위치에 따라 흉부나 복부를 절개해 대동맥 겸자를 시행하고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교체한다. 요즘 사용하는 인조혈관은 반영구적이라 인조혈관으로 인한 재수술은 매우 드물다.

이전에는 대부분의 대동맥 질환이 외과적 치료에 의존했으나 최근에는 스텐트 삽입술을 통한 비침습적 치료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최근에 시행하는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은 수술에 비해 비침습적이라는 장점 때문에 점점 많은 대동맥 질환 환자들이 이 시술을 통해 치료받고 있다.

시술은 전신마취 하에 이루어지며 대퇴동맥으로 작은 도관을 삽입하고 이 관을 통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이 이루어진다. 시술 시간은 보통 2-3시간. 시술은 대부분 안전하게 시행되지만 대동맥 질환 환자들은 동맥경화가 심한 경우가 많아 시술 중에 혈전이나 죽상경화반이 말초혈관으로 이동해서 색전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스텐트 그라프트가 대동맥류 내로 유입되는 혈류를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대 동맥류가 점차 커지고 파열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외과적 치료가 위험하거나 고령인 환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을 적용하고 있다.

흉부의 대동맥궁을 침범한 대동맥류의 경우, 과거에는 매우 큰 절개를 통해 장시간 수술을 진행해야 하므로 환자가 합병증을 일으키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고령, 심부전, 신부전, 관상동맥협착 질환 등을 동반하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최소 절개를 이용한 우회 수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하이브리드 술식을 적용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최초로 수술실 내에 국내 최대의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별도로 갖추고, 최고의 의료진들이 미국이나 유럽과 대등하게 우수한 치료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심장혈관외과 윤영남 교수 : “대동맥박리는 심장혈관 질환 중 가장 사망률이 높습니다. 대동맥박리 수술은 찢어진 대동맥 부위를 인조혈관으로 갈아 끼우는 수술로, 심장을 일시적으로 멈췄다가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그 순간이 10분 내외인데, 그때가 가장 긴장된 순간이죠.”


Zoom in | 심장혈관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
대동맥 및 혈관 질환에서 시행되는 하이브리드 술식!
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규모, 수술과 중재적 시술이 동시에 가능한 시스템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는 수술이나 스텐트 그라프트를 이용한 혈관 내 치료, 영상 검사를 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
본질적으로 수술을 전제로 방을 만들었기 때문에, 환자를 위한 치료에 최적의 공간이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의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대 규모이며 최신 장비로 수술과 중재적 시술이 동시에 이루어 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서, 심장혈관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동맥 및 혈관 질환에서 시행되는 하이브리드 술식은 고령, 심부전, 신부전, 폐기능 장애 등이 동반된 고위험군 환자에게 적용된다. 기존의 대동맥 수술은 광범위한 절개와 장시간의 인공체외심폐순환기 순환 시간이 필요해서 고위험군에서 이런 방법으로 수술할 경우 수술 후에도 합병증 발생률이 상당히 높았다. 반면 하이브리드 술식은 최소 절개를 통해 인공체외심폐순환기를 사용하지 않고 대동맥 분지 혈관을 우회 이식한 후 동시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 방법.

이렇게 수술 부위 절개를 최소화하고 인공체외심폐순환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합병증이나 회복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위험군 환자에게서 대동맥 질환을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관련된 심장내과, 외과 및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이 함께 수술에 참여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 수술적 치료, 그리고 스텐트 삽입술이 동시에 가능하다. 심장혈관병원에서는 하이브리드 술식의 안전하고 우수한 성적을 이미 국제, 국내 학회에서 보고했으며, 유럽과 미국 등의 우수기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최고의 설비와 최고의 의료진이 만나 환자를 살려내는 곳, 그곳이 바로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이다.  

2012/03/20 11:09 2012/03/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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