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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혈우병 어린이들이 축구를 하는 동영상을 보게 됐다. 혈우병 어린이들의 축구경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혈우병이 있으면 관절에서 지속적이거나 자연적인 출혈이 생기게 마련이어서 사실 축구 같은 격렬한 관절운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혈우병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야외활동을 하는 모습은 전문의 입장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혈우병은 혈액 내 출혈을 멎게 하는 응고인자 가운데 8번 또는 9번이 선천적으로 없거나 부족해 발생하는 유전성 출혈질환이다. 아시아에서는 1만5000여명, 우리나라에는 2000여명의 혈우병 환자가 등록돼 있다. 혈우병 환자에게 출혈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절 출혈로 인한 극심한 통증과 심각한 관절 손상 및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과다 출혈로 사망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혈우병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들어 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적합한 치료와 관리만 이뤄진다면 정상인의 평균 수명과 비슷한 수준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혈액응고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예방요법에도 보험 적용이 된다. 최근에는 혈우병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치료제에 대한 보험적용 연령 제한까지 폐지됐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진일보한 셈이다.

하지만 국내 혈우병 관리 환경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특히 혈우병전문치료센터와 같은 포괄적인 혈우병 치료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혈우병치료센터는 기본적으로 모든 종류의 혈우병 치료제를 보유하고, 어떤 응급상황에서도 필요한 치료를 할 수 있는 전문의료기관을 말한다. 혈우병 전문의와 전문간호사를 중심으로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치과, 산부인과, 감염내과, 정신과 전문의와 사회복지사, 통증관리팀 등이 협력하는 통합의료시스템이다.

영국 미국 뉴질랜드와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지역별 전문치료센터를 갖추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대만이 1984년 첫 혈우병 치료센터를 설립했다. 중국은 2010년 전국 차원의 혈우병 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했고, 향후 5년 내 30개 도시 40여곳의 병원에 혈우병 치료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지역별 혈우병 치료센터 중심의 선진 치료시스템을 도입, 혈우병 환자들이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유철주 <연세대의대 소아혈액종양과 교수>
2012/10/26 16:29 2012/10/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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