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높아진 ‘전이성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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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57)씨는 얼마 전 병원에 왔을 때 “대변에 피가 자주 섞여 나온다”고 호소했다. 대장내시경 검사와 조직 검사를 받게 했다. 지난주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섰다.

그에게 “암입니다”라고 진단 결과를 알려줬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환자와 보호자에게 검사 결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몇 기(期)입니까.” 김씨가 물었다. 다른 환자와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순간이 암 전문 의사에게 가장 힘들다. 15년 이상 암 환자를 봐 왔지만 언제나 그렇다. 아마도 나름대로 암의 진행 상태를 가늠하고 향후 투병 계획을 짐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암의 병기(病期)는 1~4기 분류법이 가장 흔하다. 대장암의 암세포는 대장 안쪽 벽(내벽)부터 파고든다. 1기는 대장의 점막층과 점막하층, 근육층에 침범한 경우다. 근육층을 넘어 장막까지 침범한 경우는 2기라고 말한다.

3기는 내벽 침범 정도와 관계없이 대장 주변 림프절로 퍼진 경우다. 림프절은 전신에 퍼져 있는 면역기관 중 면역세포가 모여 있는 곳을 말한다.


4기는 암 세포가 대장을 벗어나 다른 장기로 번진 경우를 말한다. ‘국한-국소-원격’ 3단계 분류법도 있다. 국한은 1~2기, 국소는 3기, 원격은 4기라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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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환자들은 4기라고 하면 크게 낙담한다. ‘4기=말기’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병기 분류에서 말기는 없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서 말기환자는 회복 가능성이 없고 증상이 악화돼 담당의사 1인과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로 규정된다.


굳이 설명하자면 모든 치료를 했는데도 더 이상 반응이 없고 암이 악화돼 현대의학으론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4기와 완전히 다르다.


암 종류에 따라 전이가 잘되는 장기(臟器)가 있다. 대장암은 간이나 폐로 많이 전이된다. 간 전이가 4기 환자의 40%, 폐 전이가 15%다. 이 밖에 복막(12~28%), 뼈(1~16%), 부신(4~14%), 난소(1~18%) 등에도 전이된다. 뼈·부신·난소에 대장암이 전이되면 이미 간과 폐에도 퍼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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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기가 높을수록 치료가 까다롭고 생존율이 낮지만 4기 암도 완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비율도 점점 올라간다. 2000~2010년 연세암병원을 찾은 대장암 4기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25.7%다.


1기(89.7%), 2기(76.5%), 3기(56.8%)보다는 낮지만 4명 중 1명이 10년 이상 생존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국가암등록통계(2013년)에 따르면 원격 전이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19%다.


그런데도 상당수는 ‘희망이 없는 상태’로 받아들이고 일부는 치료를 포기한다. 2010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강모(47·부산시)씨는 수술 전 검사에서 간의 여섯 군데에 암이 전이된 4기 환자로 나타났다. 병세를 자세히 설명하고 “항암치료 후 수술을 하자”고 제시했으나 환자가 거부했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형이 나서 설득했으나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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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환자는 집으로 돌아갔고 연락을 끊었다. 그러다 4개월쯤 지나 초췌해진 얼굴로 병원에 나타났다. 그는 “자연 치유를 하려고 산에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암이 너무 많이 진행돼 치료가 불가능했다. 결국 3개월 뒤 숨졌다.

 
4기 치료는 다른 장기로 퍼진 암을 얼마나 잘 치료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종전에는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 치료가 쉽지 않았다. 간에 전이된 암은 간암이 아니라 대장암이다. 순수 간암 치료법과 많이 다르다.


간과 대장의 암 부위를 완전히 절제하고 항암약물 치료를 한다. 항암치료 후 수술하기도 한다. 수술기법도 매우 정교해졌다. 이런 식으로 치료법이 발전하고 신약이 나오면서 대장암 4기 치료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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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암학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4기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13%포인트 향상됐다. 외국 연구자료를 종합하면 간으로 전이된 4기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21~73%, 폐 전이는 32~67%, 복막 전이는 22~50%다. 국내 대형 병원 자료를 보면 간에만 전이된 대장암 4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0% 이상인 경우가 많다. 폐 전이도 마찬가지다.


이모(46·여·전업주부·서울 강남구)씨는 2011년 간의 10군데에 암이 전이된, 4기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석 달간 표적치료제를 포함한 항암치료를 받은 뒤 대장과 간을 부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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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차 간 부분절제 수술을 받았다. 다시 석 달 항암치료를 받았고 현재 별문제 없이 살고 있다. 대장이나 다른 장기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 곧 ‘치료 마무리 후 5년’이 지나면 의학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게 된다.


이처럼 4기 대장암 치료 가능성은 현재도 있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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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10:55 2016/03/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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