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면역 항암치료’
암을 치료하는 세 가지 대표적인 방법은 수술과 약물요법, 방사선치료입니다. 칼로 암세포를 도려내면 그만일 것 같지만, 암세포는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빠른 속도로 주변 세포를 침범해 들어가기 때문에 수술이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 조직으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에게는 주로 약물치료를 하게 됩니다. 1세대 ‘화학항암제’는 효과가 좋지만 주변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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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세포독성항암제’라고 불렀습니다. 2세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먹여 살리는 주변 혈관이나 암세포 분열 신호를 포착해 억제하는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저격수 역할을 하는 표적항암제도 완벽하진 않습니다. 투약할 수 있는 대상자가 일부이고, 오랜 기간 사용하면 화학항암제처럼 내성이 생기는 문제도 따릅니다. 이번에는 다른 방식이 나왔습니다. 몸의 면역기능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할 수 있다면 효과가 어떨까. 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입니다.

면역치료라고 하면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분이 많은데 면역항암제는 기능이 좀 다릅니다. 면역항암제는 회피기능을 가진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찾아내도록 돕습니다. 주변 조직 손상 위험이 거의 없고, 기억 능력이 있어 반응이 있는 환자에게 장기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수두 예방 접종을 받으면 평생 수두에 걸리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웠던 췌장암 환자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도 못 미칠 정도로 악성도가 높은 병입니다. 수술 후 재발률이 높고 증상이 없어 늦게 병을 발견하기 때문에 환자의 75%는 이미 수술할 수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오게 됩니다. 그런데 2014년 처음으로 국산 면역항암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허가를 받았습니다.

바이오기업 젬백스앤카엘에 따르면 ‘리아백스주’는 암세포에 붙어 있는 ‘텔로머레이스’를 면역세포가 인식하도록 돕는 기능을 합니다. 텔로머레이스는 염색체 끝에 달린 효소로, 세포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요. 특히 암세포에서 과발현돼 괴물처럼 무한으로 증식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장으로 일했던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바이오사업부 사장은 25일 인터뷰에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찾아낼 수 있도록 뚜껑을 열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아무래도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소화기암학회 학술대회에서는 진전된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말기 췌장암 환자 5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응급임상시험에서 일부 환자의 종양 크기가 기존 7㎝에서 4.4㎝로 일부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습니다. 일부 환자는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기대여명이 3개월 미만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어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개발한 회사조차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췌장암을 100% 억제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겁니다. 적용 대상 환자도 현재는 소수입니다. 송 사장은 “‘이오탁신’ 농도가 기준치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이고, 환자의 기대여명을 일부 늘려주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지 모든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며 “다만 기존 항암제와 같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해 장점이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치료 효과가 완벽하게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는 젬시타빈이라는 화학항암제와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현재 전국 16개 대학병원에서 임상시험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 찾아내도록 도와
 대형 다국적제약사들도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흑색종과 폐암 치료에 사용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 여보이 등 3개의 다국적제약사 신약이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항암제는 면역세포인 T림프구가 암세포를 ‘친구’가 아닌 ‘적’으로 인식하도록 합니다. 면역항암제의 도움을 받은 T림프구는 암세포를 기억하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특정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키트루다 등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조병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교수는 “화학항암제나 표적항암제에 비해 독성이 매우 적어 투약을 받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하다”며 “여보이는 치료 시 20%의 환자가 10년 이상 생존한다는 고무적인 연구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T림프구가 암세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물질 ‘PD-L1’ 양성 폐암 환자에서 사망률이 30%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타깃 명확하게 확인 안돼… 임상환자 대부분
 물론 리아백스주처럼 한계도 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1회 치료비가 500만~1000만원이나 될 정도로 고가여서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받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모든 타깃이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어서 사용해도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는 환자조차 이런 고가의 면역항암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 교수는 “국내에서 면역항암제를 자비로 상용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게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면역항암제는 전이성 폐암 환자의 20%에서만 치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환자들의 기대가 크지만 아직 모든 경우의 수를 밝혀내진 못한 상황입니다. 조 교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해 제약사와 정부, 학계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만약 이런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계도 한계를 극복하려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 면역항암제를 함께 투약해 효과를 알아보는 시도가 가장 활발합니다. 표적이 다른 항암제를 섞어 사용할 경우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조 교수는 “현재 연세암병원에서도 좀 더 많은 환자들에게 높은 반응이 나타나는지 연구하기 위해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승인받은 키트루다, 옵디보 등 다른 종류의 면역항암제를 병용투여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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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0 15:45 2016/10/10 15:45

임상 참여했던 4기 폐암환자 인치정씨, 90% 종양감소 `놀라운 효과` 경험
세브란스병원 조병철 교수 "맞는 환자라면 드라마틱한 효과, 직접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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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와 방법에 대해 여러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면역항암제'. 현재 국내에서도 이것을 놓고 적극적인 급여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정말로 면역항암제가 효과가 높은 치료제인지가 궁금했다. 실제적으로 면역항암제에 대한 효과를 직접 보고 겪은 이들은, 면역항암제가 '맞는' 환자라면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급여를 통해 더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메디파나뉴스가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우와 의사를 직접 만나봤다.

◆ PD-L1 발현율 검사 후 만난 면역항암제‥"나에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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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만난 인치정(49세·사진)씨는 폐암 4기의 환자였다. 그런 그의 몸의 종양이 90% 이상 사라졌다. 2015년 1월부터 글로벌 제약기업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투여를 시작해 29회째 투여를 완료한 뒤의 일이다. 그는 일상생활을 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인치정 환우는 "흔히 말기라고 불리는 4기로 진단을 받았다. 맨 처음에는 일반적인 화학항암제 치료를 2년 동안 받았다. 이후 내성이 생겨 폐암 치료에 사용되는 기존 항암제를 맞아봤지만, 이 역시도 내성이 생겨 방사선 치료까지 받았다"고 회상했다.

일반적으로 폐암 4기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군으로 분류되곤 한다. 인치정 환우처럼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효과가 없거나, 전이까지 진행돼 치료방안이 없다고 꼽힐 정도.

그런데 인치정 환우는 재작년 12월 말, 우연히 주치의로부터 신약 임상시험을 추천 받았다. 해당 신약의 적합성을 알아보기 위해 조직검사를 진행한 뒤 만난 '키트루다'가 그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 상상하지도 못했던 때다.

인 환우는 "다행히 조직검사를 통해 약이 적합하다고 판단돼 임상에 참여하게 됐고, 작년 1월부터 키트루다를 맞아왔다. 3주에 한 번씩 30분~50분 정도 투여 받는데, 3주에 한 번씩 3번 투여(9주) 후 CT 및 MRI 검사를 통해 경과를 확인한다. 면역항암제가 나에게 남은 마지막 옵션이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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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치정 환우가 받은 '조직검사'는 키트루다가 강조하는 PD-L1 발현율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인치정 환우가 참여한 KEYNOTE-010 연구는 PD-L1≥1%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도세탁셀 군과의 전체 생존기간 등을 비교한 연구였다.

직접 임상시험을 진행한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 조병철 교수는 인치정 환우의 상태를 정확히 기억했다.

조병철 교수는 "인치정 환우는 호흡곤란, 흉통 통증, 가래 등의 증상이 있었고 다른 장기에 전이된 상태라 1차 치료 및 여러 가지 치료 후 다른 옵션이 없는 상태였다. 그러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임상연구인 KEYNOTE-010 연구에 참여하게 됐는데, 도세탁셀 투여군 또는 키트루다 투여군의 50%의 확률 중 운이 좋게 키트루다 투여군으로 선정돼 키트루다 투여를 받게 됐다"고 전해왔다.

조 교수는 더 이상 치료 옵션이 없는 상태에서 PD-L1≥50%의 환자의 경우, 1%≤PD-L1≤49%의 환자보다 많게는 10명 중 4명에서 면역항암제의 특징적인 반응을 나타내 드라마틱한 반응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로 이것은 대단한 일이다. 또한 장기생존 뿐 아니라 일반적인 세포독성항암제의 여러 독성으로 삶의 질이 훼손된 상태가 아닌, 일상생활을 하며 삶을 지속시킨다는 점에서 PD-L1 발현율의 50%의 의미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임상에서 환자들은 1kg당 2mg 3주 간격으로 키트루다를 투여하며, 반응이 나타날 경우 약 8주 이내에 뛰어난 효과가 나타났다. 예를 들어, 숨차서 걷지 못하고 침상생활을 했던 환자가 걸을 수 있는 반응이 대부분 8주 이내 나타나고 이런 반응이 계속 유지된다는 것.

조 교수는 "아직 PD-L1이 완성되지 못한 바이오마커임은 분명하지만, 현재 의학기술에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를 판단하는데 가장 좋은 기준임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 종양 90% 이상 감소 직접 확인‥"놀라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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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트루다를 맞기 시작한 인치정 환우의 결과는 놀라웠다. 처음 키트루다를 투여한 후 종양이 50%나 감소한 것이다.


인 환우는 "투여 한달 정도 후부터 컨디션 자체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일상생활하기에도 한결 편했다. 처음 키트루다 3회 투여 후 CT를 찍었을 때 그 어떤 치료에도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줄어들지 않았던 종양의 50%가 감소했다. 정말 놀랐다. 이후 3회를 추가로 투여하고 CT 검사를 진행했을 때는 75%가 사라졌다. 지금은 기존에 있던 종양의 90% 이상이 사라진 상태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매일 출근을 하며, 스스로도 환자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인 환우는 "많은 사람들이 '부작용'에 대해 물어보곤 한다. 내가 기존 항암제로 많이 힘들어 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기존 항암제는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심한 피로감, 무기력증 등으로 2~3일 동안 거의 움직이지 못해 일상 생활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키트루다의 부작용은 기존 항암제에 비해 무척 미비한 편이다. 키트루다 초기 투여 시, 춘곤증, 가려움증, 약한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때가 있었는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병철 교수도 의사로서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처음 임상연구가 시작되었을 때는 면역항암제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전에 인터페론, 인터루킨과 같은 치료제는 부작용이 심해 목숨을 담보로 참여해야 할 정도로 위험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폐암을 보는 전문의들은 면역항암제가 인터폐론, 인터루킨과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실제 효과는 엄청 다양하고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 "면역항암제가 꼭 필요한 약제임은 분명"‥급여 필요한 이유


인치정 환우는 키트루다를 통해 극명한 효과를 겪었기 때문에, 본인과 같은 폐암환자들이게 이 치료제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 환우는 "물론 키트루다가 모든 사람에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조직검사를 통해 적합여부를 판정받고 시작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면역항암제는 지금 상황에서 가장 우수한 치료제라고 생각한다. 키트루다가 적합하다고 판정이 나올 경우, 무조건 권하고 싶다. 정말 좋은 약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키트루다는 너무 '고가'다. 급여권에 들어오지 않은 약이라 아마 절박한 환자일지라도 가격에 주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 환우는 "하루빨리 보험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많은 환자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재벌이 아닌 이상 환자들의 비용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내가 알기로 면역치료제가 폐암 외에 다른 암에도 적용될 예정이라고 들었다. 하루라도 빨리 보험 적용이 돼 부담 없이 치료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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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철 교수도 직접 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면역항암제가 꼭 필요한 약제라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힘을 실었다. 조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서 4기 환자들의 경우 기존 표준치료제보다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도출됐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진행성 폐암 4기의 경우 약 3~4개월 정도만 효과가 있는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를 사용하는 것이 표준치료법(1차 치료)이었는데, 최근 발표된 키트루다의 임상연구 KEYNOTE-024에서 기존의 표준 치료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 등에서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이 입증돼 연구결과가 10월 즈음에 나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환자가 병세가 나빠져 면역항암제 치료를 전혀 사용할 수 없을 정도가 되기 전에는 반드시 면역항암제를 써봐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면역항암제가 급여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 교수는 "최근 키트루다의 가격이 인하되긴 했지만 여전히 고가이고 투여기간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맞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포기하거나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환자의 건강한 삶을 위해 급여를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단, 면역항암제가 급여가 될 경우, 온 국민이 면역항암제의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전문지식이 있는 의사, 병원에서 처방을 해야 한다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조 교수는 "전문가가 투여한다면 안전성 면에서 문제가 없다. 면역항암제는 아무나 처방해서는 안 된다. 면역항암제가 기존 치료제에 비해 훨씬 안전한 것은 맞지만 약제의 특성을 모르고 썼을 경우 면역 관련된 부작용을 놓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이상, 면역 반응에 의한 장염, 폐렴 등과 같은 부작용은 발견 시 쉽게 치료할 수 있음에도 처음 치료하거나 경험이 없을 경우 부작용을 놓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면역항암제는 다학제 팀이 구성돼 있는 병원에서 경험이 있는 종양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으뜸기자
acepark@medipa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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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16:33 2016/09/20 16:33

'제3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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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치료에서도 ‘제3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치료제는 최근 등장한 면역항암제. 1세대 화학항암제와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나온 3세대 항암치료제다. 면역항암제는 치료 예후가 좋지 않은 흑색종·폐암 등에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임상연구에서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된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면역항암제로 치료했더니 환자의 51%가 1년간 생존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면역항암제의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우리 몸 안의 자연적인 힘이 진정한 의사”라고 말했다. 이미 기원전 300~400년께부터 인류는 몸 안의 자연적인 힘, 즉 면역체계를 통한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있었고, 의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함에 따라 우리 몸의 힘을 활용해 암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된 것이다.


암세포는 우리 몸을 보호하는 면역세포를 비활성화시킨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로 인해 비활성화된 면역세포를 다시 활성화하거나 암세포로 인한 면역세포의 비활성화 자체를 방지한다. 이를 통해 면역세포가 정상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게 한다.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내 몸이 스스로 암을 치료하는 것이다.


기존 항암제인 화학항암제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를 없애는 과정에서 일부 정상 세포까지 파괴한다. 반면에 면역항암제는 몸이 암세포를 찾아내 싸울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다. 면역항암제로 치료하면 환자가 일상생활을 지속하면서 치료받을 수 있을 만큼 부작용이 작고 독성이 약하며 생존율도 높다. 일단 약에 치료 효과를 보이면 면역세포가 가진 기억능력 때문에 약효가 지속돼 장기간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부분이 암 완치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면역항암제 처방 이후 면밀한 부작용 관찰 및 관리가 필수다. 면역반응과 관련된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폐암은 다른 암보다 조기에 잘 발견되지 않아 진단 시 이미 3~4기인 환자가 많다. 폐암 중 가장 흔한 나타나는 비소세포폐암의 4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5% 미만에 그칠 정도로 완치가 어렵다. 올해 ‘니볼루맙’이라는 면역항암제가 국내 최초로 승인받은 이후 보다 많은 폐암 환자들이 면역항암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제3의 물결’이 시작됐다.


필자의 환자 중 휠체어를 타고 다닐 정도로 병세가 악화돼 더 이상의 치료 방법이 없던 폐암 말기 환자가 한 번의 면역항암제 치료로 걸어서 진료실을 찾을 만큼 효과가 뛰어나다.


폐암 치료의 제 3의 물결인 면역항암제로 폐암 완치의 시대를 열 것인가. 히포크라테스의 예언이 맞길 기대해 본다.


중앙일보헬스미디어
webmaster@jhealth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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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5 10:51 2016/07/25 10:51

[암과의 동행]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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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의 등장은 우리 몸 안에 파워(The Power in Us)를 일깨워, 암과 싸울 방법을 알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면역항암제 임상을 주도해 온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종양내과·사진)는 “암세포는 분화를 거듭해 정상세포를 친구로 받아들여 암세포 영역을 넓혀나가는 데 탁월하다. 기존 항암제가 암세포라는 적(敵)과 싸우는 데만 집중했다면, 면역항암제는 우리 면역 몸에 작용하는 면역체계를 일깨워 힘을 키워 적을 사멸시키는 새로운 기전의 항암제”라고 강조했다.

최근 암환자들에게 관심을 모은 약물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조 교수는 “단언컨대, ‘면역항암제’가 항암제 패러다임을 바꾼 약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의료계는 면역항암제를 차세대 항암제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1세대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을 초래한다. 2세대 표적항암제는 특정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치료제이지만, 내성 위험과 적용 가능 대상 환자가 제한적인 것이 한계다. 의학계가 면역항암제를 3세대 치료제로 주목하는 이유는 체내 면역체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에서 쓰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국내 사망률 1위인 폐암은 아직 정복이 어려운 암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폐암에 면역항암제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임상결과가 발표되면서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면역항암제가 폐암치료제 쓰일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흑색종으로 허가를 받은 키트루다, 옵디보 면역항암제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사용되도록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조 교수는 4기 폐암으로 진단을 받은 56세 한국 남성 환자 임상사례를 제시했다.
 
당시 이 남성은 말기 폐암환자로 진단돼, 12개월 이상 살기 어렵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운이 좋게 면역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해 작년 1월부터 약울 투여 받았고, 암의 90% 이상이 사멸됐다. 조 교수는 “당시 임상시험을 하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회복을 보인 환자였다”며 “병상에 누워 죽음을 바라보던 환자가 지금은 회사도 다니며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모든 환자가 이렇게 좋은 효과를 보일 수는 없기 때문에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FDA는 키트루다, 옵디보 등의 면역항암제를 혁신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승인했다. 이렇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면역항암제의 경우, 건보 적용에 대한 환자들에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1회 투여 비용이 1000여만원이나 되는 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에서 95% 부담하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조 교수는 “면역항암제가 다양한 암에 적응증을 가진 약물이기 때문에 보험급여가 될 경우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건보재정 한계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기에 어려움이 따르다보니 바이오마커를 도입해 우선적으로 치료 대상을 선별해서 그 환자들에게 먼저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개발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로슈의 아테졸리주맙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두발루맙도 개발돼, 허가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면역항암제와 기존 표적항암제를 병용해 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법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민일보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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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12:03 2016/05/25 12:03

‘면역항암제’, 암 정복 시대로 가는 열쇠


과거 암은 기적 없이는 고칠 수 없는, 의학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불치병’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경주되면서 조기 발견 시 수술 등으로 완치에 다다를 정도가 됐고, 전체 암 환자의 생존율도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암 환자들은 마땅한 치료방법도 없고, 고가의 항암제를 쓰면서도 불과 수개월여의 생명연장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최근 이런 상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자가 면역력을 높임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가 등장한 것이다. 특히 지미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이 면역항암제로 암을 완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에서도 면역항암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불리는 면역항암제가 어떤 약인지, 또 국내 환자들이 언제쯤 사용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봤다. 그 첫 순서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를 만나 면역항암제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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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역항암제가 항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기존 항암제와 면역항암제의 차이점은.
작용기전부터 다르다. 기존 항암제는 종양세포의 DNA나 종양세포가 주로 발현하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한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잠재능력을 깨운다. 면역세포가 몸 안에 나쁜 ‘암’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다시 알아 챌 수 있도록 면역세포 자체의 능력을 깨우는 것이다. 몸 안에 있는 면역 기능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이 면역항암제의 큰 특징이다.


기존의 항암제는 모두 종양세포에 작용했다. 즉, 종양세포가 발현하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나 변형된 단백질에 집중했다. 반면 면역항암제인 면역관문 억제제(Immune-checkpoint inhibitor)는 종양세포뿐만 아니라 종양주위 세포, 종양 미세 환경(tumor micro environment)을 조절한다.


치료 효과도 다르다. 면역항암제는 1960~70년대 세포독성항암제, 2000년대 초반의 표적항암제가 가지지 못했던 치료반응 기간 즉, 약제 치료 효능이 나타나는 시간과 치료반응의 질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세포독성항암제의 반응 기간은 길어야 2~3개월에 불과하고, 표적항암제의 치료반응 지속기간은 10~12개월이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의 경우, 반응이 나타나는 환자는 언제까지 반응이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그만큼 치료 반응의 기간과 질 자체가 기존의 다른 항암제와 차이가 있다.


- 면역항암제 반응 기간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고 했는데, 이렇게 완치에 가까운 장기 생존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문가들은 아무리 효과가 좋은 표적항암제더라도 언젠가는 내성이 생길 것이라고 예측한다. 표적치료제인 EGFR 억제제는 투여 후 12개월이면 대부분 내성을 경험한다. 하지만 면역항암제는 내성에 대한 우려가 적기 때문에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 동안에는 치료반응을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준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는 기억(Memory) 능력이 있다. 어렸을 때 볼거리 백신을 접종하면 평생 죽을 때까지 그 병에 걸리지 않는다. 면역항암제가 면역 T세포의 기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암세포가 그 성질을 완전히 바꾸지 않는 한 우리 몸은 그 암세포를 기억하고 공격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에서는 계속해서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 그렇다면 면역항암제는 내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가.
그에 대해선 연구가 더 필요하다. 내성이 아예 안 생긴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다만 기존 항암제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내성이 생길 때까지의 기간이 길다는 점은 분명하다.


- 면역항암제가 주목 받는 또다른 이유는 부작용이 적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환자 삶의 질이나 부작용 측면에서의 면역항암제를 평가한다면.
(환자의) 삶의 질적인 부분 또한 기존 항암제와 다르다. 표적항암제도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없지는 않다.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가장 적다는 EGFR 억제제도 20~30%의 환자들은 간지러움, 피부 트러블 등을 경험한다. 중년 여성의 환자들 중에는 화장도 못하고 샴푸도 아무거나 못 쓰는 등 피부 반응이 심한 경우도 있다. 면역항암제는 이러한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 부작용이 없는 약제는 없다고 본다. 면역항암제는 어떤 부작용이 있나.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은 환자의 20% 정도는 피로감을 토로한다. 10~20%의 환자는 피부 발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약간의 간지러움과 낮은 빈도로 나타난다. 또 5% 미만에서 면역 관련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나 표적항암제에서는 보지 못했던 부작용이지만, 갑상선 기능 변화나 호르몬의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임상의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호르몬 관련 이상이 나타나더라도 피 검사 상에서 나타나는 이상 반응이라서 환자가 자각할 정도의 수준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 면역관련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는 없나. 또 부작용 이외의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는.
부작용이 심각해서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면역항암제를) 환자 10명에게 투여하면 3명 정도에서 (치료)반응이 나타나고, 3명은 (병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인다. 반응이 있는 환자 3명 이외에 7명에게선 왜 임상적 이득이 보이지 않는지 그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면역항암제 투여를 중단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투여에도 병이 조절되지 않기 때문이다.


- 면역항암제로 효과를 본 환자들 중 장기 생존 사례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린다.
현재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에는 3~4년 이상 면역항암제를 투여 받아온 환자가 있다. 환자 중에는 최소 3~4년 동안 투여한 후 투여를 쉬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환자들은 약제 투여를 중단하고 나서도 암의 진행이나 재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유지된다. 환자를 치료할 때 굉장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면역항암제의 치료반응 지속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년 간 투여 후 투여를 중단하는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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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출시돼 있는 면역항암제를 임상시험 초기 투여 받았던 환자들의 치료반응이 지속되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나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모두 임상시험 등록 후 치료 반응이 나타난 환자는 대부분 질환(암)의 진행 없이 계속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다. 아주 일부의 환자만이 치료 반응을 보이다가 질환이 다시 진행됐다.


- 글로벌 연구에서도 이같은 장기 생존에 대한 데이터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린다.
흑색종 치료에 대해서는 10년 추적연구 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폐암에 대해서는 니볼루맙 임상 데이터가 가장 장기 데이터다. 투여 시작 후 2년 추적 연구가 작년 말에 발표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다른 항암제들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6개월 정도 추적 연구 데이터에서 환자의 생존 곡선이 점차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임상에서는 생존해 있었지만, 6개월의 추적 연구기간 동안 사망하는 것이다. 그런데 면역항암제는 6개월째까지 반응이 있던 환자들은 계속 그 반응이 이어진다. 반응이 있고, 치료효과를 보였던 환자들은 6개월,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질병 진행 없이 잘 살고 있다.


- 폐암에 대한 면역항암제 임상을 계속 진행하면서, 3~4년 이상 치료효과가 지속됐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미 (폐암을 적응증으로 한 면역항암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고,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조만간 폐암 적응증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재차 강조하지만,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월등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 면역항암제가 보험급여가 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매우 고가인 이 약제에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환자들을 선별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실제로 PD-L1 등이 바이오마커로 논의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현재 바이오마커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PD-L1 발현율’ 밖에 없다. 학계나 산업계에서 돌연변이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될 만한 것은 없다. PD-L1의 경우 면역화학반응(immune-chemistry)을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어떤 병원에서도 검사가 가능하다. 물론 PD-L1을 바이오마커로 보는 것에 대한 찬반양론이 존재한다.


키트루다의 경우 임상을 통해 PD-L1 발현율 TPS 50% 이상의 환자들(Intense expression)과 1% 이상의 환자들(Intermediate expression)이 PD-L1 발현이 안 되는 환자들에 비해 치료 반응 면에서 데이터가 더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PD-L1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견해가 있다. 옵디보의 경우 비편평상피세포 비소세포폐암의 연구에서 이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즉, 현재 가장 상용화 단계에 접어 든 두 항 PD-1 면역항암제의 데이터들이 PD-L1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마커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비용효과적인 부분을 고려해, 보험급여 적용을 받기 위해선 면역항암제로 치료 효과를 볼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가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즉 현재 상태에서 사용 가능한 바이오마커인 PD-L1 발현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PD-L1이 아직 바이오마커로 완벽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PD-L1이 발현되지 않는 환자 10명 중 1명 정도에서는 치료반응이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PD-L1을 바이오마커로 보기에 근거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하지만 비용효과성과 보험급여를 고려할 때 PD-L1을 바이오마커로써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표된 임상연구들에 따르면,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에서 1% 미만인 환자 대비 3배 이상의 치료 반응률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연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폐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키트루다 임상시험 결과, 전체 치료반응률은 19.4%였는데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는 45%의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면역항암제의 임상적 효과, 현저히 적은 부작용, 고가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말인가.
맞다. 확실한 바이오마커가 발견되기 전까지 모든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지만, 재정적 부담을 감안할때 쉽지 않은 문제다. 때문에 비용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선 현재 시점에서 사용 가능한 바이오마커를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임상에서 면역항암제를 사용하면서, 소위 ‘드라마틱한’ 환자 사례도 있나.
드라마틱한 효과가 나타난 환자들을 일상적으로 보고 있다(웃음). 대표적인 예로 80세가 넘는 4기 폐암으로 간까지 전이된 할아버지 환자를 꼽을 수 있는데, 과거에는 이런 환자가 방문하면 치료방법이 없어 집으로 돌아가시라고 했다. 75세 이상의 노년 환자는 임상 데이터에 따라 젬시타빈이나 비노렐빈 단일요법을 사용하는데, 이들 약제에 대한 평균 반응률은 10% 미만이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2~3개월에 불과하며, 평균 생존기간도 10개월 미만이다.


이렇게 예후가 좋지 않은 4기 환자를 임상연구에 배정해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을 진행했는데 간 전이 때문에 통증을 호소하던 환자가 2주 만에 통증이 없어지고, 검사 결과상으로도 종양세포의 크기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 약간의 피부발진이 일어났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면역항암제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다 보니 활성화된 면역세포가 피부에 침착되는 것으로, 아주 미약한 발진이었다.



- 피부발진 부작용이 약제의 치료 반응을 보이는 것이란 점도 흥미롭다.
피부발진이 나타나는 것은 ‘이 환자가 굉장히 반응을 잘 한다’는 일종의 신호로 볼 수 있다. 이 환자의 경우 작년 9~10월쯤 시작했기 때문에 치료 기간이 6개월 좀 넘었는데, 예전에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환자는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 지금까지도 잘 다니고 있다.


- 고령, 그것도 말기 암환자가 약물 투여 후 거동에 불편함이 없었다는 예는, 면역항암제가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말로 들린다.
앞으로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면역항암제는 우리 면역체계의 기억 기능을 항진시키기 때문에 그렇게 자주 투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보통 경구용 표적항암제는 매일 복용해야 하고 세포독성 항암제는 2~3주마다 한 번씩 맞아야 하는데, 면역항암제는 이보다 투여 주기가 길다. 이와 같이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삶의 질, 독성, 치료 효과 등에서 굉장히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약이다.


- 면역항암제가 암 치료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음은 명백한 것 같다. 혹시 면역항암제의 한계나 향후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명확하게 반응 여부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하는 일이다. 앞서 ‘PDL-1 발현율을 언급했지만, EGFR 돌연변이(mutation) 양성 환자에게 EGFR-TKI를 쓸 때만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는 굉장히 필요하지만 쉽지가 않다.
 

면역항암제는 종양 자체뿐만 아니라 종양 주위에 있는 여러 면역세포들, 기본적으로 PD-L1 발현은 종양 주위에 섬유모세포와 같은 종양 주위 세포, 대식세포(macrophage), NK-Cell 등 여러 종류의 면역세포에 다 작용할 수 있다.


그런 세포들이 모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약제반응을 예측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 두 번째는 현재는 10명을 치료하면 2~3명 정도에서만 반응이 있는데, 어떻게 더 많은 환자가 면역항암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때문에 면역항암제 간 병용, 면역항암제와 세포독성항암제의 병용, 방사선치료와의 병용요법, 표적항암제와의 병용요법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서 2~3명이 아닌 7~8명에게 반응이 보이는 날이 오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면역항암제로 인한 향후 암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전망한다면.
면역항암제의 임상 연구를 통해서 확인한 환자의 임상적 효과가 흔히 볼 수 있는 치료 혜택이 아니다. 놀라울 정도의 효과를 보이는 환자들이 나타난다. 이런 약제는 그 동안 우리가 흔히 봐왔던 약제와 완전히 다르다. 물론 반응이 없는 환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연구를 하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폐암 2차 치료로 FDA 승인을 받았지만 향후에는 당연히 항암화학요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면역항암제를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분명히 어떤 약제와 병용요법을 해야 되는지 그 기준에 대한 합리적인 연구가 나올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위험요소를 가진 환자들한테 화학 예방(Chemo-prevent) 차원의 면역치료를 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


[인터뷰]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
박기택 기자
pkt77@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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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4 16:30 2016/04/04 16:30

[항암제 이야기-키트루다·옵디보]
폐암 허가 눈앞… 건보적용까지 갈 길 멀다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신약이 국내에서 허가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환자들은 초조하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최근 암환자들에게서 관심을 모은 약이 바로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값비싼 약값을 환자가 100% 부담하기엔 경제적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건강보험 재정의 한계로 모든 약에 대해 건보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어떤 약을 빠르게 건보 적용을 해줄 것이냐의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모든 약에 대해 건보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내세운 제도가 바로 ‘위험분담제(risk sharing)’다. 이 제도를 통해 제약사와 정부가 환자의 약값부담을 덜어주고 있으나 8개 치료제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적용된 약제가 극히 제한적이고, 새로운 약제가 제도를 통해 진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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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신속 허가를 내줄 정도로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면역항암제의 경우, 건보 적용에 대한 환자들에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에서 흑색종으로 허가를 받은 키트루다, 옵디보가 대표적 면역항암제로 오는 5월 이내에 폐암 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고가의 항암제이기 때문에 환자에게 가격 부담이 크다. 이에 따라 관건은 ‘건보 적용’ 가능성 여부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으로 모든 암환자에게 혜택을 줄 경우 정부의 보험부담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1회 투여 비용이 1000여만원이나 되는 약을 국가에서 95% 부담하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면역항암제가 흑색종, 위암, 폐암 등 다양한 암에 적응증을 가진 약물이기 때문에 보험급여가 될 경우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건강보험재정의 한계로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기란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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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최근 면역항암제 치료 대상자를 한정짓자는 움직임도 있다. 면역항암제에 ‘바이오마커’를 도입해 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를 한정 짓자는 것이다. 키트루다와 옵디보에 대해 ‘PD-L1 발현율(TPS)’을 바이오마커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임상이 진행 중인 것.

두 항암제의 주요 임상시험 결과 PD-L1 TPS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환자의 반응률(ORR), 즉 치료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TPS 50%가 바이오마커 기준이 된다. 만만치 않은 가격의 면역항암제를 어떤 환자에게 투여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여기에서 갈리는 것이다. 


조병철 연세대의대 교수는 “PD-L1이 면역항암제 치료반응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라는 것에는 임상을 통해서도 충분히 입증되고 있다.

다만 고민이 되는 지점은 면역항암제의 경우 바이오마커 대상이 아닌 환자층에서도 치료 반응율이 좋은 경우가 있는데, 이들 환자를 치료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그럼에도 면역항암제가 보험급여로 빨리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치료 대상을 선별해서 그 환자들에게 먼저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많은 암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좋은 약물을 건보 적용 한계로 인해 치료혜택의 제한을 두는 비책이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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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4 10:35 2016/03/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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