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오랜기간 병원에 입원한 학생들은 장기간 결석으로 또래 아이들과 학습 진도에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질병 완치 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한창 자라는 아이들의 인격과 사회성 형성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러한 건강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습권 보장과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지원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어린이병원학교’가 정부의 무관심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쥐꼬리만한 정부 예산과 인력지원은 차치하고, 그마저도 제때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국민일보 쿠키뉴스는 어린이병원학교의 현황을 살펴 향후 발전 방향을 고민해보는 ‘어린이병원학교 현재와 미래’, 실제 병원학교 운영 사례를 소개하는 ‘꿈은 이뤄진다, 병원학교 탐방’ 기획특집을 연재한다.


[쿠키 건강] 전국 31개 어린이병원학교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한계점도 많다. 우선 병원학교만을 위한 전담인력이 부족하고, 지원 예산이 불안정해 운영에 어려움을 많다는 것이 병원학교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실제 교육과학기술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병원에서 자체운영하는 병원학교의 경우 정부의 특별교부금외에 별도의 재정 확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평균적으로 연간 35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되지만 병원에서 자체 운영하는 병원학교의 경우 지원비를 인건비로 사용할 수 없는 것도 단점이다. 병원학교에서 특수교사로 재직 중인 교무부장이나 학생부장은 365일 병원학교에 상주하는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지원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 병원학교 관계자는 “병원이 자체로 운영하는 곳의 경우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정부가 퇴직교사나 인턴교사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들쭉날쭉한 예산지원 규모와 시기도 문제다. 어린이병원학교 운영을 위해 실제 예산 집행이 이뤄져야 하는 시기는 2월에서 3월이지만, 교과부가 지원하는 특별교부금 집행은 5월경이나 가능하다. 이로인해 각 병원학교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교재나 교구를 구입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또 교육청 소속 병원학교의 경우 건강장애학생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지방의 경우 학생 수요가 적어 운영의 효율성도 떨어진다. 이와 관련 제주도와 경북 지역에는 병원학교가 없어 건강장애 학생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지역에 10곳의 병원학교가 있는 것과 비교하면 지역별 격차가 매우 크다.

교과부는 병원에서 교육청을 통해 설립 신청을 하면 대부분 인가해 주고 있다. 그러나 병원에 장기입원하는 소아들은 대부분이 소아암이나 소아 당뇨 환자들이다.

소아암의 경우 환자가 대형 병원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탓에 지방에서는 병원학교를 설립해도 학생수가 적어 인턴교사 지원이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학교 운영을 위한 기본 인력이 채워지지 않는다.

특히 대학병원에서 병원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규모에 따라 최소 병실 1~2개 많게는 3개 이상의 면적이 필요하다. 병실 1개당 연간 수입이 1~2억원 되는 것을 생각하면 병원에 따라 수억원이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유철주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병원학교 확대는 현장의 의사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병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단순히 병실 수익만 생각해서는 병원학교가 운영될 수 없다”며 “당장의 이익보다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생각한다면 단 1명의 아이가 있더라도 운영을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어린이병원학교 발전 방안은?

이처럼 아이들의 질병 치료는 물론 건강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사회적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병원학교는 필수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하지만 제3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이 2012년에 종료되면서 병원학교에 대한 정부의 특별교부금 지원도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르는 상태다.

한 병원학교 관계자는 “정부의 예산지원도 끊기고, 병원 자체 예산지원도 없다면 정말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정부가 각 어린이병원학교에 대한 지원 확대를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다수 병원학교 관계자들은 병원학교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정부의 정책·제도적 뒷받침 강화와 예산지원 확대’, ‘지역적 상황을 고려한 병원학교 수 조정(또는 감축)’, ‘안정적인 병원학교 운영 인력 확보’, ‘표준화된 병원학교 운영 및 교과과정 개발’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국립암센터 어린이병원학교장인 박현진 교수(소아암센터)는 “학년이 다른 아이들을 한 공간에 모아 혼자서 지도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학습진행이 어렵다”며 “청소년환자들을 위해 중등과정도 시행돼야 하는 만큼, 중등교육과정 개발과 교사, 교육공간 확보 등을 위해 예산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대구로병원이 운영하는 병원학교 남촌클래스의 교장인 은백린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어린이병원학교는 장기입원 아이들, 건강장애 아이들에게 학습권 보장을 넘어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는 점에서 반드시 운영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2/03/05 11:18 2012/03/0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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