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아픈 아이들이 쉬지 않고 학업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 복귀해 적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니던 학교의 담임과 친구들을 병원으로 초청해 시간을 갖고 또래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치료 못지않게 필요한 일이죠.”

유철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학교장(소아혈액종양과·사진)은 건강장애 학생의 병원학교 입교도 중요하지만 원적학교에 복귀할 때 아이가 병원학교에서 어떻게 수업을 듣고 생활했는지 담임교사에게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학교는 2000년 12월 10일 개교해 2개의 학급을 운영하고 있으며 월 평균 127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연간 이용 학생수는 1149명이다. 면역기능이 저하된 학생을 위한 33병동 샘물반과 그 외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일반 환아를 위한 37병동 꿈나무반을 운영 중이다.

세브란스 암전문병원이 문을 열면 암전문병원 내에 소아암 환자만을 위한 제3의 학급을 구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병원학교는 건강장애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곳으로, 암 환자만을 위한 별도의 반을 구성해 특성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 교수는 “병원학교는 일반적인 환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곳은 아니지만 아픈 아이들이 몸도 아픈데 공부도 중단하고 마음까지 아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건강장애 학생들의 병원 생활이 즐겁고 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의료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장기 입원으로 단절된 학교생활, 치료 후 적응이 중요

유철주 교수는 치료 이후 학교 복귀와 적응을 위한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아암 등 만성질환을 가진 어린이들이 장기간 입원으로 단절됐던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의 복귀를 돕는 것도 병원학교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철주 교수는 “어려운 투병 과정을 이겨내고 학교에 복귀했는데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따돌림을 당하거나 부적응으로 인해 전학을 가는 경우가 있다”며 “원적학교와 담임 교사, 병원학교 교사, 친구들과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세브란스 어린이병원학교는 학교를 다니던 중에 입원한 아이들의 복귀를 위한 ‘친구야, 사랑해’와 영·유아기에 치료를 받은 어린이가 입학을 위해 준비하는 ‘한빛 사랑해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원적학교 담임과 친구들을 초청해 함께 시간을 갖고 환아에 대한 이해와 유대감을 형성해 학교로의 안정적인 복귀를 돕는다.

유 교수는 “부모와 아이, 친구들 모두 학교 복귀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부모도 교육이 필요하고 아이들 또한 학교에 갔을 때 ‘넌 왜 머리카락이 없어? 얼굴이 왜 그래?’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인식 아직도 부족, 정부 지원도 과제
건강장애 학생의 병원학교 생활에 대해 아직도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일부 부모는 아픈 아이가 병원까지 와서 굳이 수업을 들어야 하냐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한은숙 세브란스 어린이병원학교 학생부장은 “병원학교는 수업을 강제하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는 자발적인 공간이지만 일부는 병원에서 공부를 강제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며 “원적학교 담임 교사의 관심이 부족한 부분도 많아 학교를 다니다 입원한 경우라면 담임 교사의 병원학교 방문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미술치료, 음악치료, 만들기 등에 관심이 많지만 중고등학생은 학과 수업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 특히 시험기간이라도 겹치면 성적처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장기입원하는 환아 대부분이 어린 연령대이지만 소수의 중고등학생은 학년 진급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한 부장은 “고등학생이 10명 안팎이기는 하지만 학년 진급의 어려움 탓에 휴학을 선택하고 1년 늦게 진학하거나 검정고시를 생각하기도 한다”며 “교과부도 어려움은 있겠지만 소수의 아이들을 위한 성적처리도 고민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의 지원도 일정하지 못해 병원학교 운영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해당 교육청을 통해 교부금이 지급되는데 교부금은 인건비로는 사용될 수 없다. 재료비나 기타 구입비로만 써야해 병원학교의 실질적인 운영비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세브란스 병원학교는 다른 병원에 비해 기부 문화가 활성화 돼 있고 병원학교 설립 당시 로널드재단의 도움을 받아 지어졌기 때문에 주로 기부금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유 교수는 “예산이 배정돼도 사용 용도가 정해져 있어서 유동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불편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턴교사의 지원이 매년 확실하지가 않아 교육의 연속성이 끊어지는 문제도 있다. 정해진 인력이 꾸준히 지원되는 것이 아니라 교과부에서 임의적으로 인턴교사를 지원하기 때문에 병원학교는 지원 여부를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처지다.
이에 대해 유철주 교수는 “병원학교는 필수 강제 사항이 아니고 법으로 제도화 된 것도 아니지만 아픈 아이를 위한 공간인데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없이 병원 혼자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부가 병원학교를 실제로 둘러보고 체계적으로 제도를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아암 환자는 전체 암환자 중 1%이지만 그 아이들을 위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하다”며 “아픈 아이들이 즐겁게 병원생활을 하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병원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12/03/05 11:16 2012/03/0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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