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건강 지키려면 바이러스·술·비만 멀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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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B형간염 환자가 많고, 술 소비량(증류주 소비 세계1위)이 많다보니 ‘간건강’에 취약하다. 한창 일할 나이인 40~50대의 암 사망자수 1위는 간암으로, 사회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암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비만이 급증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까지 급증하고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바이러스, 술, 지방, 약물 등의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가 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그래서 간건강을 지키는 법을 알아둬야 한다. 간질환의 젊은 명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에게 간건강과 간질환의 모든 것에 대해 들었다.


간건강 일반

건강한 간이란 어떤 상태인가요?
간은 3000억 개가 넘는 간세포로 이루어진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입니다. 성인을 기준으로 무게가 1.2~1.5kg에 달합니다. 간은 우리 몸에 들어온 영양소와 각종 독소 등의 물질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합니다. 간이 건강하면 표면이 매끄럽고 윤기가 나며 말랑말랑합니다. 색깔도 선명한 붉은색을 띱니다. 반면 간에 이상이 생기면 간 표면이 매끄럽지 않고 거칠고 윤기가 나지 않습니다. 간이 많이 아프면 아플수록 표면은 더욱 울퉁불퉁해지며 딱딱해집니다. 색깔도 탁해지고 원래의 선홍색을 잃어버립니다.


간은 이상 증상이 없어서 ‘침묵의 장기’라고 하는데, 정말 간이 나빠질 때 알 수 있는 증상이 없습니까?
간질환은 안타깝게도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일단 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간질환이 심하게 진행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피로감, 전신쇠약, 식욕저하, 메스꺼움, 구토, 소화불량, 복부 불편감, 복통 등이 있습니다. 간질환이 진행되거나 간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복수로 인한 복부팽만, 부종, 황달, 토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국내 유명한 약 광고 중에 “피로는 간 때문이야”라는 대사가 있는데요. 정말 피로와 간 건강과는 관련이 있나요?
피로감은 간질환이 있을 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피로=간질환’으로 인식하면 안 됩니다. 피로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간질환 때문에 나타나는 피로감은 주로 활동이나 운동 후에 발생합니다. 그러나 피로감은 빈혈, 갑상선기능저하증, 당뇨병, 우울증, 만성피로증후군 등이 있어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질환을 잘 감별해야 합니다. 피로감의 심한 정도는 간질환의 심한 정도와 관련이 없으며, 간질환이 호전되더라도 피로감은 호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헛개나무, 인진쑥, 민들레, 밀크씨슬 등 간건강에 좋다고 하는 식품들은 유독 많은 것 같습니다. 의학적으로 인정받는 간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간에 특별히 좋은 보약이나 특효약 같은 것이 없습니다. 요즘 간에 좋다고 하는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식품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간질환이 있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간질환은 그 원인과 상태에 따라 적절한 식이요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 식품이나 약물을 먹을 때는 주치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얼굴빛이 검은 사람들은 흔히 간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합니다.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가요?
네. 일부 맞는 이야기입니다. 간 기능이 나빠지면서 황달이 생기면 피부가 검게 변할 수 있습니다. 황달은 간 기능이 나빠짐에 따라 배설되지 못한 담즙의 구성 성분인 빌리루빈이 쌓여 피부가 노랗게 되는 것으로, 간 기능이 호전되면 얼굴색이 밝아집니다. 또한 알코올성 간질환과 여러 이유에 의한 철분 과잉이 발생하면 피부에 멜라닌 세포 침착이 많아지는데, 이렇게 되면 얼굴이 검게 보일 수 있습니다. 간질환 환자는 대부분 고령인데, 나이가 많아짐에 따른 일반적인 노화 현상과 구별이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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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
간암을 포함한 간질환은 40~50대 중장년층 남성에게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이들에게 간질환이 많은 이유가 있을까요?
간질환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B형간염입니다. B형간염은 남성에 흔하며 장기간 감염이 지속되면 간경변증, 간암으로 진행합니다. 다행히 1982년 B형간염 예방백신이 개발되고 1995년 국가 차원에서 전 신생아를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시작했지만, 40~50대 이상 연령층은 예방접종 사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세대로 B형간염 유병률이 높습니다.


알코올성간질환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은 정서상 음주와 주취에 관대해서 모임이나 친목에 술이 빠지지 않습니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의하면 월간 음주율이 남성 75.3%, 여성 45.7%이고 연령이 높을수록 높았습니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고위험 음주율이 3배 이상 높고 월간 폭음률도 2배 이상 높아 알코올성 간질환이 더 많이 발생합니다.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간질환이 많은 국가인가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요?
우리나라는 B형간염바이러스의 감염률이 높아 세계적으로도 B형간염 만연 지역이었습니다. 하지만 1995년 국가적으로 신생아 예방접종 사업이 시작되면서 B형간염 표면항원(HBsAg) 양성률이 3%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서구 선진국에 비해서는 높은 수치입니다. 또한 술에 관대한 문화가 있어 술 소비량이 소주 같은 증류주의 경우 세계 1위입니다. 이에 따라 알코올성간질환도 많습니다. 최근에는 비만 인구가 급증하면서 비알코올성지방간 위험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한국은 간질환 위험 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간염
현재 국내 B형간염 유병률은 어떻게 됩니까? 과거에 비해 얼마나 줄었는지요?
B형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만성간질환입니다. 전체 인구의 3~4%가 현재 감염된 상태이며, 그중 실제로 만성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해마다 2만여 명이 간질환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그중 만성B형간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50~70%입니다. B형간염은 간암 원인의 72.3%를 차지합니다.


B형간염바이러스는 거의 신생아 때 엄마에게 수직감염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자감염 외에 감염되는 경우는 얼마나 되나요? 이때는 보통 어떤 경로로 감염이 됩니까?
B형간염바이러스는 주로 혈액이나 체액에 의해 전파됩니다. 우리나라 B형간염 감염은 어머니와 신생아 사이에서 감염되는 수직감염이 대부분입니다. 그 외 감염으로는 성관계를 통한 전염과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혈액에 손상된 피부나 점막이 노출돼 감염되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B형간염 백신접종을 해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얼마나 되며, 그 이유는요?
이런 경우를 의학적으로는 ‘백신 비반응자’라고 합니다. 전 인구의 10~15%에서 항체가 생기지 않습니다.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면역세포의 작용 차이에 인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족력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고령일수록 항체 생성률이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B형간염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얼마나 만성간염으로 진행되나요? 어떤 경우에 만성으로 진행됩니까?
B형간염바이러스에 어려서 감염될수록 만성간염으로 진행될 확룔이 높습니다. 성인이 되어 감염됐을 때에는 만성간염으로 진행할 확률이 5~10%이지만, 특히 신생아기에 감염되면 90% 이상에서 만성간염으로 진행됩니다.


만성B형간염이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되는 비율에 대해 알려주세요.
만성B형간염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만성B형간염 환자의 30~40%가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며, 간경변증 환자는 1년에 4~10%가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만성B형간염 환자는 언제 약을 먹어야 하나요?
일부 의사들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약처럼 항바이러스제도 매일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교수님 의견은요?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하고, 간에 염증과 간세포가 딱딱해지는 섬유화를 보이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모든 만성B형간염 환자가 약물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치료 여부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만성B형간염의 항바이러스 치료 시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약제 내성의 발생입니다. 주치의와 약제를 복용하기로 한 경우에는 꾸준하게 잘 복용하며 추적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B형간염 환자는 평소에 어떤 생활습관을 가져야 하나요?
식사나 운동 등 일상생활의 제한은 없습니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 영양소 균형이 잘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효능과 부작용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한약재,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은 병든 간에 오히려 부담을 주고 더 나아가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약을 처방받을 때 자신이 간염 환자라고 밝혀야 하며, 가능하면 약물의 오남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식기를 따로 사용하거나 소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악수, 포옹, 가벼운 입맞춤, 기침, 재채기, 대화, 수영 등 일상적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습니다.


여성 만성B형간염 환자가 임신일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임신 중에는 B형간염 상태의 변화, 복용 중인 항바이러스제의 태아 독성 여부, 모유 수유 등을 주의해야 하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수직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예방적 항바이러스제 투약과 모유 수유는 조심스럽게 시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신과 B형간염에 대해서는 합의된 치료 지침이 없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하여 환자에 따라 개별화된 맞춤 치료가 필요합니다.


C형간염은 완치되는 치료제가 나왔습니다.
B형간염은 완치되는 치료제가 나올 계획이 있나요?
B형간염을 완치하려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입증된 B형간염 완치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완치를 위한 수많은 신약들이 개발되어 임상시험 중에 있으므로 멀지 않아 상당수의 만성B형간염 환자들이 완치를 경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주사기 재사용 등이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유독 C형간염만 집단감염이 잘 되는 이유가 있나요?
C형간염은 대부분 혈액을 통해 감염됩니다. 수혈, 소독되지 않은 바늘, 피어싱 등을 통해 전파되며 B형간염과 달리 수직감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C형간염은 한 번 감염되면 만성화되는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만성화될 경우 간은 본래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발전해 사망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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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은 주사기 외에도 네일아트, 귀뚫기 등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국내 C형간염 주요 전염 경로에 대해 알려주세요.

1992년 이전에는 대부분 수혈과 관련돼 C형간염이 발생했습니다. 최근에는 정맥주사 약물을 남용하는 경우, 성적인 접촉을 통한 경우, 면도기·칫솔·손톱깎이 등을 환자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 비위생적인 문신이나 피어싱 혹은 비위생적인 침술 등을 통해서 감염됩니다.


B형간염은 백신이 있는데, C형간염은 백신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요?
C형간염을 유발하는 C형간염바이러스는 11개의 유전자형이 있으며, 그 아래로 90개 이상의 다른 유형이 있습니다. 해당 유전자형을 모두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습니다. 또한 C형간염 항체는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자체적인 방어능력이 없어서 백신을 만드는 데 사용되지 못하는 것도 백신 개발을 가로막는 요인입니다.


C형간염은 수년 전에 완치되는 치료제가 개발됐고, 2016년 미국 FDA에서도 신약을 2개나 승인받았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C형간염치료제 개발에 몰두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C형간염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서양에 많은 질환이기 때문에 서구에 위치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C형간염치료제 개발에 우선적으로 투자한 면이 있습니다. 또한 C형간염은 B형간염에 비해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 개발이 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동안 개발된 수많은 경구용 치료제들의 처방이 가능해져서 거의 100%에 가까운 C형간염 완치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에서 완치가 가능해진 C형간염보다는 B형간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C형간염 치료에 커피가 효과 있다는 일부 연구들이 있습니다. 정말 커피를 마시면 도움이 되나요?
커피에는 카페인 외에도 탄수화물, 지방, 미네랄, 단백질 등 100가지 이상의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이 상호작용해 간을 보호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중에서 폴리페놀이라는 성분이 주로 항산화, 항염증, 항섬유화, 항암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하루 두 잔에 해당하는 커피를 규칙적으로 마시면 간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만성C형간염 환자의 완치를 위한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C형간염바이러스의 유전자형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간 치료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새로이 개발된 경구용 약물(DAA, direct acting antivirals) 치료를 통하여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고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만성C형간염 환자가 지켜야 할 생활습관이 있나요?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의 검사가 필요합니다. 혈액이 묻을 수 있는 생활도구들(면도기, 칫솔, 손톱깎이)의 공동사용을 피해야 합니다. 식기를 따로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B형간염과 마찬가지로 간에 좋다고 민간에 알려졌지만 실제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먹거리를 찾으려 하지 말고,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C형간염 환자는 금주가 필수적인데, 그 이유는 C형간염에서 특히 음주가 간 기능을 악화시키고 간암 발생을 촉진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담배도 간암 발생을 증가시키므로 금연이 필요합니다.



안상훈 교수
연세대 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미국 브라운대학에서 박사 후 과정을 수료하고 호주 멜버른대학 빅토리아감염연구소에서 교환교수를 마치고 현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기획관리실장을 맡고 있다. 간 분야 최고 전문가로서 현재 보건복지부 간염분과 자문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전문가,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의약품 심사자문단,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간염 신약 개발의 세계적 권위자로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신약개발 국제자문위원이며 70개 이상의 국내외 임상시험을 수행하였다.


아태간암전문가회의 및 대한간암학회의 학술위원장과 대한간학회의 홍보이사를 역임했고 현재는 <아태소화기학회지>의 편집장, <세계간학회지>·<유럽간학회지>·<아태간학회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리더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30개 이상의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개재했고 국제학회에서 130회 이상 초청돼 강의한 바 있다.


2011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와 연계한 ‘아시아태평양 간염퇴치연합(CEVHAP)’의 설립위원으로 활동하며 만성 간질환의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교육 그리고 대국민 홍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헬스조선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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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0 11:11 2017/03/30 11:11

'백신없는 C형간염'…적극적인 치료·예방이 최선책

"감염돼도 증상발현 적어…국가검진에 포함해야"

또다시 C형간염 집단감염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순창의 한 지역에서 2013년 1월부터 8월까지 C형간염 환자 203명이 진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병원 진료기록 확인 결과 상당수의 환자가 마을회관 등을 돌며 불법으로 시행된 치아질환과 한방 치료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날부터 진행된 역학조사에서는 집단감염 사례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당국은 고령 인구가 많고 내과가 3곳밖에 없는 순창 지역의 특성 때문에 과하게 특정 병원의 환자 수가 많게 잡힌 것인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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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형간염 방치하면 간경화·간암 위험"

간염은 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A형간염, B형간염, C형간염 등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C형간염은 'C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주로 수혈, 주사기, 문신, 피어싱 등 혈액을 통해 전파된다.


전문가들은 C형간염 자체가 치사율이 높은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할 경우 간경화, 간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와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최문석 교수는 "C형간염에 걸리면 15% 정도는 저절로 치유되기도 하지만 85%는 만성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이렇게 C형간염을 20~30년 앓는 환자의 3분의 1은 간경화가 진행되고 나머지에서도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선행 연구결과에서도 간경화, 간암 환자의 15~20%는 C형간염이 원인이 됐다는 점이 밝혀진 바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C형간염은 예방할 치료제가 있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감염 여부를 의심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C형간염 주요 증상은 피로감이나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으로 보고됐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간염은 피로감과 같은 일상적인 증상이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간 수치 등의 검사결과 없이 증상만으로 감염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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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추정감염자 30만명…"국가검진 포함해야"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은 정기검진이 유일하지만, C형간염은 아직 국가검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한간학회를 비롯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C형간염 검사를 무분별하게 받을 필요는 없지만, 국가 차원의 감염예방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가검진사업에 C형간염 검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C형간염에 걸린 사람은 항체를 갖게 되는데 이는 혈액검사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이런 검진을 받으면 C형간염 감염을 조기발견을 하면 간경화나 간암에 이르기 전에 치료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안상훈 교수는 "일반적인 검진 전부에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하기는 힘들겠지만, B형간염 검진처럼 만40세, 만66세에서 생애주기별 건강검진 검사를 받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 역시 C형간염을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포함해야 한다는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올해 초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한 바 있다.


김형준 대한간학회 보험이사는 "C형간염은 비용이 고가지만, 효과 있는 치료제가 나온 상태"라며 "검진을 통해 감염자를 치료하고 추가 감염을 차단하는 게 충분히 가능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1년에 1회와 같은 주기적인 검진은 힘들겠지만, 일정 연령 이상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C형간염은 전염병이기 때문에 검진을 통한 스크리닝이 시행돼야 감염 자체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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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 믿을 병원' 불안감 증폭…C형간염 예방법은?

무엇보다 국민은 C형간염 집단감염 의혹이 주사 등의 의료행위와 불법 진료를 통해 발생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 이어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 등 3번의 사례는 모두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순창 지역의 경우 상당수의 환자가 마을회관 등을 돌며 불법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무허가 치료사로부터 치아질환 치료와 한방 치료를 받은 것으로 보건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사기 재사용, 무자격자의 불법의료행위 등 의료윤리에 위배된 문제가 없다면 의료행위만으로 C형간염 감염위험이 커지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김양현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사에 많이 노출됐다고 감염위험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회용 주사기는 사용 이후 버리고, 주사약은 정량을 사용하는 등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았다면 기능성 영양주사라고 해서 특별히 감염에 문제가 될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역시 "3만여명의 치과의사들은 진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에 대해 철저히 교육을 받고 예방하고 있다"며 "순창 지역의 C형간염 집단감염 의혹은 불법 진료행위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C형간염은 주로 수혈, 주사기, 문신, 피어싱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혈액 내로 침입하면서 전파되기 때문에 오염이 의심될 수 있는 환경은 피해야 한다.
C형간염은 아직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감염 전파 가능성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 교수는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혈액으로 전파되는 C형간염은 뚜렷한 예방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감염위험을 높일 수 있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전파 매개체인 문신, 피어싱 등을 시행하는 행동을 자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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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5 15:30 2016/09/05 15:30

'침묵의 장기' 간."중년 남성,6개월마다 검진받아야 암 예방"


암 사망, 폐 다음은 간  40~50대 남성은 암사망률 1위…간 질환 경제손실 7조 넘어
문제 생겨도 겉은 멀쩡 고위험군도 모르는 경우 많아…피로·구토 지속 땐 병원 찾아야
중년 남성, 간 관리 필수 간암 조기발견하면 생존율↑…CT·MRI 검사 고려를


오는 20일은 대한간학회에서 지정한 ‘간의 날’이다. 간 질환의 심각성을 알고 예방하자는 뜻에서 지정한 것이다. 한국은 ‘간염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간 질환자가 많은 나라다. 간염 등 간 질환이 간암으로 발전하는 사례도 많다. 지난해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인구 10만명당 150.9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이 중 간암 사망자는 22.8명이다. 폐암(34.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경제활동을 하는 40대와 50대 남성의 경우 암 사망자 중 가장 많은 사람이 간암으로 사망한다. 간암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이 3조7000억원으로 각종 암 중 가장 크다는 분석도 있다. 간 조직이 굳어지는 간경화 등을 포함하면 간 질환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7조원이 넘는다. 막대한 사회비용을 유발하는 각종 간 질환과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간은 인체의 화학공장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무게만 1.2~1.5㎏에 달한다. 오른쪽 횡격막 아래에 있는 간은 인체에 흡수된 각종 물질을 처리하고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간은 혈관을 통해 들어온 영양분을 가공해 인체에 필요한 물질로 바꾸고 해로운 성분을 해독한다.

이 때문에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린다. 단백질 등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탄수화물, 지방, 호르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에 관여한다. 소화 작용을 돕는 담즙산을 생성하고 몸에 들어오는 세균과 이물질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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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몸에 필요한 혈액응고 물질 등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잇몸, 코 등에서 쉽게 피가 난다. 멍도 잘 든다. 약물 술 등 독성물질을 해독하지 못해 인체의 방어 기능이 약해진다. 호르몬 분해나 대사 작용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인슐린이 잘 분해되지 않고 저혈당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간은 기능이 절반 이하로 떨어져도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침묵의 장기’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간에 문제가 생겨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만약 특별한 이유 없이 피로 식욕감퇴 메스꺼움 구토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계속되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아야 한다.


간염→간경화→간암으로 번져


엄순호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 질환은 간염에서 간경화로, 간경화에서 간암으로 점차 악화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간에 염증이 생기는 간염 증상이 심해지면 간 조직이 단단하게 굳는 간경화로 가고 상태가 더욱 나빠지면 간암이 되는 것이다. 국내 간암 환자의 70% 정도는 바이러스성 간염인 B형 간염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초기 단계인 간염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생긴다. 간염 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 D형, E형 등 5가지로 나뉜다. 이 중 B형, C형, D형은 간암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은 각종 간 질환자가 많은 나라다. 전체 인구의 5~10%가 만성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많다. 국내 만성 간 질환자의 60~75% 정도는 B형 간염 바이러스와 연관이 있다.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성인 남성의 술 소비량이 많은 것도 간 질환자가 많은 원인”이라며 “쉬지 않고 일하는 직장인의 과로 및 스트레스도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간염 바이러스는 간염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간암을 일으키는 B형, C형, D형은 환자의 혈액이나 분비물이 눈 입속 등의 점막이나 상처 난 피부에 닿으면 감염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환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A형과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간암, 조기 진단 중요


간암은 간세포에 종양이 생긴 것을 말한다. 간암이 생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전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49% 정도다. 하지만 몸속에서 암 세포가 퍼져 먼 곳에 있는 다른 장기로 전이됐을 경우 생존율은 3%를 넘지 못한다. 미리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40세 이상 B형이나 C형 간염 환자 등 간암 고위험군은 매년 건강검진을 할 때 초음파 검사를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받는 사람은 33.6%에 불과하다. 위암(73.6%), 대장암(55.6%) 검사를 받는 사람에 비해 적다.


간암 고위험군의 상당수가 제대로 검사받지 않아 본인이 간 질환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간암은 전파속도가 비교적 빠른 암이다. 이 때문에 현재의 검사주기가 길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 간암 검사주기를 1년에서 6개월로 단축할 필요가 있다”며 “초음파 외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의 검사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엄순호 고려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안상훈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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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0 14:16 2015/10/20 14:16

간염으로 딱딱하게 굳은 간, 약으로 재생시켜 간암 막는다

국내 B형간염 보유자 150만명 추정, 섬유화 거쳐 암 될 때까지 증상 없어
비리어드, 간섬유화 개선 효과 96%


직장인 서모(52·서울 강서구)씨는 2012년 가을에 기운이 없고 몸이 부쩍 무거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조금만 무리해도 바로 피로가 생겼던 서씨는 병원을 찾았다 암이 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B형간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병이 커진 것이었다. 의사는 임파선에 퍼진 암은 항암치료로 없앨 수 있지만 간은 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씨는 2013년 봄 아들에게서 간 이식을 받아 건강을 되찾았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B형간염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했다면 간암까지 진행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서씨 처럼 간염 보유자인지 모르고 살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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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환자 70%는 B형간염에서 진행

간암은 국내에서 여섯 번째 많이 생기는 암이다. 사망률은 10만명 당 22.6명으로 폐암에 이어 두번째며 OECD 국가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 간암 원인은 확실하다. 바로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다. 국내 간암의 70%는 B형간염, 10%는 C형간염에서 비롯된다. 우리나라의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인구의 3%인 15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B형간염 예방백신이 1995년 국가필수 접종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그 이후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이전 출생자들이다.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 많지 않아 간염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꽤 있다.

1995년 유병률 조사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는 8.3%였다. 안상훈 교수는 "바이러스 보유자 중 40대 이후의 중장년층은 장기간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간을 손상시켰기 때문에 간경화와 간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다"며 "그런데 우리나라 바이러스 보유자 중 병원을 찾는 비율은 20%가 되지 않아 120만명 이상이 몸에 바이러스가 자라는지 모르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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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염, 간경화 거쳐 간암으로 이어져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세포의 핵에 침투해 자기 자신을 복제한다. 간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세포에 염증 반응이 생기는데 이게 간염이다. 간염이 지속되면 간세포가 파괴됐다가 재생하는 과정에서 간 조직이 딱딱하게 변한다. 이게 간섬유화다. 피부에 생긴 상처가 아물면서 딱지가 생기는 것과 같다. 섬유화된 간이 회복하지 못해 계속 딱딱해지면 혈액이 더 이상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게 되고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간경화에 이른다. 간경화가 진행되면 간암이 된다. 간염 바이러스가 간암으로 커지는 동안 증상은 전혀 없다. 간은 제 기능의 70% 이상이 손실될 때까지도 묵묵히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채 간암이 발견돼도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딱딱해진 간, 약으로 부드럽게 할 수 있어


예전에는 간염이 간섬유화로 커지면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나온 약이 이를 뒤집었다. 바이러스 수치를 지속적으로 억제하면 간을 회복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2013년 세계적인 학술지인 란셋에 실렸다. 프랑스 연구팀이 비리어드(길리어드 사이언스)라는 약을 5년 동안 먹은 만성 B형간염 환자 348명의 상태를 분석했더니 환자의 96%에서 간섬유화가 호전되거나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바이러스를 억제하면 면역체계가 간세포를 공격할 필요가 없어져 간에 더 이상 상처가 생기지 않고, 뛰어난 재생능력으로 손상된 간이 치유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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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어드는 간염 바이러스가 억제되면서 간암을 막는 효과도 밝혀졌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소화기내과 레이 킴 교수가 만성 B형간염 환자 641명의 상태를 분석해 7년 후 25명 이상에서 간암이 생길 것으로 예측했지만 비리어드를 지속적으로 썼더니 실제 간암이 생긴 환자는 14명에 불과했다.

안상훈 교수는 "예전에는 간섬유화가 되면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지만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강력한 약들이 나오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며 "B형간염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간암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kwk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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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01 09:54 2015/07/01 09:54

[간(肝)편한 삶]간을 좋게도 나쁘게도 만드는 운동

우리나라 말인 ‘칼’은 한자어로 ‘검(劍)’과 ‘도(刀)’로 구분된다. 칼날이 양쪽이면 ‘검’이고 한쪽이면 ‘도’라고 부른다. 검의 양날은 상대방을 공격할 때는 편하지만 자신도 다치기 쉬워 도에 비해 다루기 어렵다. 어떠한 사건이나 사물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는 경우를 ‘양날의 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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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은 근골격계·호흡기계·심혈관계·신경계 및 내분비계 기능을 향상시키고 신체를 건강하게 만든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운동을 통해 확실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으로 심근경색, 고혈압, 뇌졸증, 당뇨병, 대장암, 유방암, 우울증 등을 꼽았다.

하지만 몸 속 장기에 영양소를 가공해 공급하는 간의 입장에서는 운동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운동은 간에 있어서는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이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에 국한된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에 의해 생긴 지방간은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현재 체중의 10% 정도를 감량하면 간 내 지방과 인슐린저항성을 감소시켜 당뇨병, 고지혈증치료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운동만으로 체중감소는 힘들다. 식사조절 없이 운동만 하는 경우 일주일간 체중감소량은 0.1kg 이내다. 따라서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소량을 섭취하는 식생활 개선이 동반돼야만 운동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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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간질환자의 경우 심한 운동은 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복부초음파를 통해 관찰하면 운동하는 동안에는 간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감소한다. 운동을 하게 되면 많은 혈액이 근육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실질적으로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유입되는 혈액이 적어진다.

따라서 운동을 심하게 하면 할수록 생명의 에너지원인 간이 혈액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힘들어진다. 즉 허혈성간손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과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 급성A형간염에 걸린 미국병사들을 입원시키지 않고 바로 일상생활을 하게 했더니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는 보고가 있었고 최근에는 급성간염환자들의 일상생활을 크게 제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가 다른 동반질환이 없는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고 대상자 수도 적어 확실한 근거를 갖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간 기능이 저하된 중증의 간염은 반드시 입원치료를 요한다.


결국 모든 사람의 간에 운동이 좋거나 나쁘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개인의 건강상태, 특히 고령이나 다른 동반질환 여부 등을 고려한 개인맞춤형 운동처방이 필요하다. 운동이 간에 미치는 양날의 칼을 잘 이해하면 훨씬 더 ‘간(肝)’편한 삶’을 영위하게 될 것이다.


안상훈|연세대 세브란스병원소화기내과 교수 AHNSH@yuhs.ac

2015/01/28 14:48 2015/01/28 14:48

간 80% 넘게 손상돼야 이상신호 느껴져…
국소 방사선 요법으로 癌크기 줄여 절제

[암 빨리 찾으면 이긴다] <3> 침묵의 암, 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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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은 ‘침묵의 암’이라고 한다. 간 기능이 80% 이상 손상돼 제 기능을 못할 때쯤에야 자각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정기적 암 검사를 소홀히 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간암의 5년 생존율(2007∼2011년)은 28.7%에 불과하다. 유방암(91.3%) 대장암(70.7%) 위암(67.9%) 등 다른 암에 비해 생존율이 매우 낮은 것도 조기 발견에 실패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만성 간질환자는 정기검진 필수

간이 나빠지면 영양분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쉽게 나른하고 피곤해진다.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구토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담즙 생산이 원활하지 못해 배가 더부룩하고 설사를 한다.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세도 생긴다. 황달이 생기면 피부가 가렵고 얼굴 목 부위, 손바닥이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세가 있다면 꼭 검진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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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환자는 장년층에 집중돼 있다. 전체 환자 중 50대가 28.6%, 60대가 26%를 차지한다. 남성 환자 비율이 여성보다 2.85배 높다. 한 집안의 가장이 간암으로 투병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상훈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소주 1병을 10년 이상 매일 마시는 사람의 30% 이상이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악화한다”며 “과음하는 사람들이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병률이 6배나 높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에서 소주 등 도수가 높은 술의 1인당 연간(2011년) 소비량은 9.57L로 세계 1위다. 도수가 높은 술은 간 기능에 큰 부담을 준다. 전체 알코올 소비량 세계 3위인 프랑스보다 13위인 우리나라가 2배 높은 간암 발병률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비만과 운동 부족에 따른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증가세도 가파르다. 2012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경기지역 성인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이 2004년 11.5%에서 2010년에는 23.6%로 두 배로 증가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사람 중 10∼20%는 지방간염으로 악화돼 간암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업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간염 예방접종을 하고 술은 하루 소주 반병 이내로, 한 번 술을 마신 뒤엔 3일 정도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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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이 어려운 환자, 동시요법 후 수술 및 이식

간암은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 암일 경우 적절한 치료를 하면 5년 생존율이 70∼80%까지 향상될 수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치료, 수술법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암의 크기가 2∼3cm 이하로, 부위가 한두 개만 있는 간암 환자의 경우 고주파 열치료법이나 동결치료법 등의 국소 치료법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간암 부위를 제거하는 절제 수술은 간이식 수술과 함께 현재 가장 성과가 좋은 치료법이다. 간은 정상의 경우 70% 정도를 떼어내도 한 달 이내에 원래 기능을 회복할 정도로 재생 능력이 뛰어나지만 간경변이 있는 경우에는 재생력이 현저히 떨어져 수술에 제약이 있다. 우리나라 간암환자의 80∼90%는 간경화가 악화돼 발병한 경우여서 진단 당시 바로 수술이 가능한 비율은 15% 내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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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이 수술이 어려운 국소 진행성 간암 환자를 위해 연세암병원 간암센터는 1990년대 중반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소적 항암방사선 동시요법(CCRT)’을 개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치료법은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진행된 간암을 치료하기 위해 간 동맥을 통해 국소적으로 항암제를 주사한 뒤 연속적으로 간암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함으로써 암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하는 방법이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최진섭 교수팀이 올해 6월 해외 유명 암외과 학술지인 ‘외과임상종양학회보’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에서 국소적 항암방사선 동시요법을 받은 환자 243명 중 41명이 성공적으로 암의 크기를 줄여 간 절제 수술까지 받았다. 수술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50%에 이를 정도로 성과를 냈다.


최 교수는 “국소적 항암방사선 동시요법을 시행하면 수술 후 잔존 간의 크기가 커져 환자의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고도로 진행된 간암 환자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복합적 항암치료법에 따라 머지않은 미래에는 현재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2015/01/05 14:08 2015/01/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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