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여성 폐암 증가, 수술 여성 환자 중 88%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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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립암센터 폐암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2014년 폐암 수술을 받은 여성 환자 831명 중 730명(87.8%)이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의들은 이들이 흡연자 가족과 살아오면서 지속적으로 간접 흡연에 노출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비흡연 여성의 폐암 수술 성공률은 흡연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기간 수술을 받은 여성 폐암 환자는 전체 환자 2,948명의 28.2%를 차지했다.  

'비흡연 여성 폐암 증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비흡연 여성 폐암 증가, 심각하네", "비흡연 여성 폐암 증가, 나도 조심해야지", "비흡연 여성 폐암 증가, 간접 흡연이 문제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세일보] 김홍조 기자
 

2014/11/10 10:58 2014/11/10 10:58

환자별 맞춤치료, 평균 생존율 2~3배 높인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폐암 치료


암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암’으로 꼽히는 폐암. 초기 증상이 없어 치료가 수월한 1·2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20%에 불과하다. 이처럼 조기 발견이 어려운 탓에 치료자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암으로 인한 사망률 1위’라는 난제를 안고 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폐암 전문가들에게 폐암 치료의 핵심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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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구로 흉부외과          서울성모 흉부외과        연세대세브란스 종양내과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이승룡 교수                      성숙환 교수                    김주항 교수                    이진수 교수



고대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이승룡 교수

“환자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우선”

10년 전에는 진행성 폐암의 경우 비소세포폐암·소세포폐암으로만 나누어 각각에 적합한 항암치료를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 폐암 치료의 트렌드는 바로 맞춤치료다. 폐암 치료는 수술·방사선·항암, 정신과 치료를 포함한 완화요법 등이 복합적으로 적용된다. 환자 개개인에 따른 치료 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편평상피세포암·비편평상피세포암으로 좀 더 세분화해 각각에 맞는 항암치료를 시행한다.


이 교수는 “단순하게 정해진 진료지침만으로 치료 방향을 설정하면 오히려 환자에게 독이 될 수 있다”며 “환자의 나이, 전신 상태, 동반 질환, 폐암의 조직형, 유전자 이상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맞춤치료를 적용하면 평균 생존율이 2~3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환자에게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는 것은 주치의의 몫이다. 이 교수는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방사선치료기기, 흉강경을 통한 최소절개수술법, 다양한 표적치료제의 등장 등으로 폐암은 더 이상 비관적인 병이 아니라고 환자에게 강조한다”며 “치료에 대한 환자의 적극적인 태도는 폐암 극복의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성숙환 교수

“절개 적은 흉강경수술이 대세”

폐암 치료의 우선은 수술이다. 폐암1·2기와 3기 일부는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소세포폐암은 제외). 우리나라 폐암 환자 100명 중 20여명은 수술을 받는다. 같은 병기라도 수술받은 환자는 치료효과가 월등하다. 건강검진의 활성화로 과거에 비해 좀 더 일찍 폐암을 발견하게 되면서 수술 경과도 좋아졌다. 성 교수는 “예전엔 폐 중심부에 암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폐를 많이 잘라내야 했다”며 “요즘은 주로 암덩어리가 작고 폐 바깥 부위에 생겨 일부 구역만 절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흉강경수술이 대세다. 성 교수가 환자에게 적극 권장하는 수술법이다. 기존의 개흉술은 20~30㎝ 정도의 피부와 근육을 절개하고 갈비뼈를 벌린 채로 시행됐다. 반면에 흉강경수술은 가슴에 2~5개의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한다. 흉터·통증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


성 교수는 “절개 부위가 작아 전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80세 이상의 고령환자도 가능한 수술”이라며 “단 병변이 중심부에 있거나 다른 혈관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대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주항 교수

“생존율 향상, 표적항암제가 일등공신”

수술이 불가능한 3,4기 환자는 항암·방사선 치료를 병용한다. 그중에서도 표적항암제의 개발은 폐암 생존율을 높인 일등공신이다. 천편일률적인 항암제 처방이 환자별 맞춤처방으로 변화하게 된 계기다. 김 교수는 “표적항암제는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는 놔두고 암세포만을 죽인다”며 “부작용이 훨씬 적고 치료효과는 높아 장기생존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관건은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를 찾는 것이다. 환자의 조직을 떼어내 유전자 검사를 해서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있는지 확인한다. 해당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를 선별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모든 유전자 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아니다”라며 “그 속에서 환자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제를 찾는 것이 곧 치료효과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현재 임상시험 중인 면역억제저지치료제가 상용화되면 폐암 생존율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암세포는 자신을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한다”며 “이를 막으면 면역기능이 되살아나 난치성 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 종양내과 이진수 교수

“돈벌이 상술에 넘어가지 말아야”

면역요법으로 암을 고친다? 비흡연자는 폐암에 안 걸린다? 무조건 저선량 흉부CT를 찍어야 한다? 이 교수가 꼽은 암에 대한 오해다. 질환에 대한 그릇된 정보는 치료를 방해한다. 먼저 이 교수는 돈벌이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말 것을 강조한다. 명확한 근거가 없는 면역요법 ·해독요법 등이 대표적이다.


폐암의 90%는 흡연이 원인이다. 하지만 비흡연자도 안심할 수는 없다. 이 교수는 “국내 여성 폐암 환자의 85%는 비흡연자”라며 “간접흡연·미세먼지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에는 아직까지 폐암 조기검진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저선량흉부CT를 국가 검진으로 포함하고, 모두에게 권장하기에는 아직까지 비용·효과·위험성 등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말했다. 단 고령·장기 흡연자·가족력 등 일부 고위험군에는 저선량흉부CT를 권고하는 추세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못 먹고 치료환경이 어려웠던 시절의 암 개념을 지금까지 갖고 있는 환자가 상당수”라며 “암은 죽음보다 만성질환에 가깝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2014/11/04 10:03 2014/11/04 10:03

폐암 환자를 위한 식생활 가이드


어떤 질환이든 치료 중의 식사는 환자의 체력을 회복시켜준다는 1차적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환자의 성향과 병의 특성, 소화기관의 상태 등에 따라 식습관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기도 한다. 특히 위암이나 대장암, 식도암 등 소화기 계통의 암으로 치료받으면 소화하기 쉽고 부담이 아주 적은 음식물을 먹어야 하고, 간암 등으로 치료를 받는다면 조미료 등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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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폐암은 다행히 다른 암에 비해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는 암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은 음식보다 호흡하는 대기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폐암 환자는 식생활 관리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기보다 충분한 영양 섭취를 통해 체력을 회복하는데 식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암에 좋다는 특별한 음식을 찾아먹기보다는 정상적인 식사를 통해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균형있는 식사를 통해서 영양소를 고루 받아들이고, 치료 중에 생기는 부작용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체력을 충실하게 회복시키는 것. 그것이 폐암 환자의 영양 관리 원칙이라 할 수 있다.


특별한 주의점이 없는 폐암 환자의 식생활 관리라고는 하지만, 폐암 환자의 식생활 관리 중에서도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할 필수 요소는 하나 존재한다. 바로 금연이다. 4000여 종에 달하는 발암 물질을 보유하고 있는 담배는 모든 암치료 중의 환자들과 암 생존자들이 첫 번째로 피해야 할 ‘악’이지만 특히 폐암 환자들에게 담배는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독’이 된다. 치료 중에는 환자들이 입맛을 잃어 식사를 충분히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담배를 끊으면 미각이 살아나서 식사량을 늘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사량이 충분히 늘어나면 영양 상태가 좋아져서 환자의 체력이 빨리 회복되고, 치료 효과 역시 선순환이 생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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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중 식사 가이드

폐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 기간이 긴 편이다. 때문에 폐암 환자들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치료 후반기부터 식사 섭취량이 줄어들어 체중이 많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환자의 취향에 맞춰 조리법을 달리하거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서 입맛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극적인 맛의 음식은 피해야 하지만, 살짝 새콤하거나, 매운 음식이 입맛을 돋우는데 효과가 있다. 또, 느긋하게 산책을 하거나, 맨손체조 등 가벼운 운동으로 규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식욕을 돌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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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치료 중에 부작용으로 점막염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자극이 강한 맛의 요리나, 단단한 형태의 식품을 피하고 부드러운 형태의 맛이 순한 식품으로 선택해서 점막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맛이 없거나 점막염 등으로 한번에 충분한 식사를 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식사량이 부족하다면 사이사이 간식을 챙겨 먹어 보충하도록 하자. 유제품이나 과일, 영양보충음료 등의 간식을 하루 2~3회씩 먹는 것도 좋다. 입맛이 없을 땐 꼭 3끼 식사 시간에 맞춰 정량을 먹으려고 노력하기보다 그때그때 식욕이 돌 때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그러기 위해서는 손이 닿는 곳에 늘 가까이 음식을 두고 식욕이 돌 때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도움이 되지 않을 만큼 식사량이 줄어든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경관급식(입으로 식사할 수 없는 환자에게 튜브 등으로 소화기에 직접 유동식을 주입하는 방법) 또는 정맥영양 공급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아야 된다. 때문에 환자가 식생활이 순조롭지 못하고, 체중이 자꾸 줄어든다면 의료진과 상의하도록 하자. 환자가 충분한 식사를 하지 못해서 영양 부족상태가 되면 체력이 떨어져서 항암치료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환자는 치료 중에 가능한 정상체중을 되찾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또한, 폐암 환자 중에서는 극단적인 채식을 선택하는 이들도 왕왕 있는데, 이는 그다지 좋지 않다. 도리어 고기 등 고단백질 식사가 체력 회복에는 더 효과적이다. 조리법 역시 가능한 열량이 높게 조리 된 것이 체력 회복에 유리한 편이다.

치료 후 식사 가이드

수술 후에 식사를 잘해서 몸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면 상처가 빨리 아물고 수술 후유증을 겪는 기간도 짧아진다. 수술 후의 식사에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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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동안 출혈이 많았고, 이후 수술 부위가 아물어야 하기 때문에 수술 후 식사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백질은 수술 중에 잃은 혈액 성분을 보충해주어 빈혈을 예방해주고, 체력을 빨리 회복시켜 준다. 대표적인 단백질 식품으로는 쇠고기, 닭고기 등의 붉은 육류와 생선, 계란, 두부 등이 있다. 이들 단백질 식품의 반찬은 식사 때마다 2~3가지씩 꼭 상에 올리도록 하자. 우유나,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을 간식으로 먹는 것도 단백질 보충에 도움이 된다.


상처를 아물게 하고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무기질은 건강보조제보다는 과일이나 채소를 통해 섭취하는 것이 도움 된다. 신선한 제철 과일과 채소들은 반찬과 간식으로 준비하고 자주 먹도록 한다. 수술 후에는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특히, 수술 직후에 환자가 식사를 충분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면 수분도 역시 필요량보다 적게 섭취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탈수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물이나 신선한 주스 등 음료를 의식적으로 자주 찾아 마셔야 한다.

치료가 다 끝난 후에는 상처가 아물고 체력이 회복되면서 보통 식욕도 정상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이때부터는 고열량, 고단백 식사 원칙을 굳이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그보다는 환자의 활동 상황에 알맞은 식단을 짜는 것이 좋다. 활동량이 많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면 고칼로리 식단을, 활동량이 적으면 상대적으로 조금 낮은 칼로리의 식단을 짜는 것이다. 기준은 체중의 변화다. 수술 전 본인의 체중 혹은 권장되는 정상 체중을 기준으로 그보다 너무 부족하지도 않고, 그보다 넘쳐나지도 않게 식사량과 총칼로리를 조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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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발이나 2차암을 예방하기 위해 건강에 좋은 식품 위주로,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암 예방을 위한 항암 식사 원칙을 꾸준히 지키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물론, 금연은 치료 이후에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술도 당연히 몸에 좋지 않지만, 하루 1~2잔 이하의 술은 통용이 되기도 한다. 단, 술자리에 자주 참여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의 흡연에 간접 노출되기도 하고, 담배를 피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도 있으니 가능한 그런 자리는 피하는 게 좋다.


출처 : 연세암병원, 네이버 암특집

http://sev.iseverance.com/cancer
http://health.naver.com/cancerSpecial/detail.nhn?contentCode=CS_00160&upperCategoryCode=10900

2014/10/27 14:41 2014/10/27 14:41

S STORY

폐암 치료의 새 길을 탐색하는 연구자, 김주항 교수
연구자에게는 능력보다 열정이 먼저입니다


 연구는 끝없는 장애물 경주다. 벽은 끊임없이 나타난다. 하나를 타넘었다 싶으면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음 장벽이 등장한다. 풀리지 않는 매듭을 팽개쳐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절박한 처지에 몰린 환자들을 돕고 싶은 소망 역시 그만큼 간절하다. 그래서 앞을 가로막은 벽과 마주할 때마다 김주항 교수는 열정이라는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린다.
에디터 최종훈 | 포토그래퍼 박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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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노련한 저격수를 닮았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에 숨죽이고 숨어 있다가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을 노려 단번에 표적을 거꾸러트린다. 특히 폐암은 무서우리만치 솜씨가 뛰어난 스나이퍼다. 온갖 암을 통틀어 사망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매년 2만 명에 육박하는 이들을 희생자 대열에 새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녀석도 천하무적은 아니다. 이편에도 적잖은 고수들이 폐암을 상대로 만만찮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의사들이 일대일로 환자를 상대하며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놈들의 사나운 기세를 꺾을 신기술이나 신무기를 개발하는 연구에 밤낮없이 매달리고 있다. 굳이 편을 가르자면 김주항 교수는 후자 쪽에 가깝다.

발견 시점이 폐암 극복의 성패를 가른다
 폐암이 이처럼 엄청난 파괴력을 보이며 날뛸 수 있는 건 특별한 흔적을 남기지 않고 몸속에 똬리를 트는 탓이다. 기침이 나고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따위의 증상이 나타나서 의사에게 달려갈 즈음이면 이미 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상태기 일쑤다. “폐암에 걸리면 무조건 사망”이라는 괴담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감기만 걸려도 겁이 나서 지레 오금이 저릴 판이지만, ‘폐암 잡는 사냥꾼’ 김주항 교수는 그런 거짓말에 넘어가선 안 된다고 선을 긋는다.

 “폐암 치료가 어렵기는 하지만 손 쓸 새도 없이 다 죽는 건 아닙니다. 일찍 찾아내기만 하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종양의 크기가 3cm를 밑도는 시점에 발견해서 수술로 제거하면 5년 이상 살 확률이 70%를 넘습니다. 물론 시간이 늦어질수록, 그러니까기수가 높아질수록 생존율은 50%, 30%로 떨어지죠.
 
 4기가 넘으면 5% 내외로 뚝 떨어지 문제는 조기 발견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 놈들은 은신에 능해서 웬만큼 자랄 때까지는 엑스레이 사진에도 잡히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진행 속도는 얼마나 빠른지치료의 적기를 놓치면 몇 달 새에도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교수는 2단계의 예방 조처를 제안한다.

 “일차적으로는 무조건 금연해야 합니다. 폐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흡연입니다. 하루에 두 갑씩 장기간에 걸쳐 담배를 피우면 발병확률이 60-70배나 높아집니다. 담배만 끊어도 폐암을 피해갈 길이 확 넓어지는 겁니다. 이차적인 예방법은 정기검진입니다. 오랫동안 담배를 달고 사는 애연가나 호흡기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환경에서 생활하는 직장인처럼 소위 고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해서 조그만 암세포까지 샅샅이 찾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금년 8월에 나온 자료에 따르면, 그런 검사만으로도 사망률을 20%나 줄일 수 있다니, 그만하면 투자해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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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열심히 치료하는 긍정적인 의사도 중요하지만,부정적인 70%를 기억하고 도전하는 연구자 또한 필요합니다. 저에게 능력과 열정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치료의 한계, 연구에서 길을 묻다
 

폐암의 기전과 치료 과정을 설명하는 김주항 교수의 눈이 반짝인다. 내내 한결같던 어조에도 높낮이가 생기고 입가에만 머물던 미소도 얼굴 전체로 번진다. 폐암과 싸우는 데 익숙해져서 이제 그 씨름을 즐기는 경지에 이른 듯한 표정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이 생활에 만족하고 보람을 느끼기까지 만만찮은 고비들을 넘어야 했다.

 김 교수가 폐암을 전공으로 선택한 건 필연과 우연이 반반씩 작용한 결과였다. 내과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밟기 시작한 첫 해에 어머니가 위암 진단을 받았다. 어떻게든 어른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전공을 택하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가 그때 생겼다. 세월이 흘러 최종적으로 진로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을 무렵, 호흡기내과 쪽에서 폐암을 함께 연구해보자는 제안이 왔다. 기왕에 가졌던 바람도 있고 해서 별다른 부대낌 없이 방향을 정했다.
 
 무심코 들어선 길은 탄탄대로가 아니었다. 도무지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다. 치료법이나 약품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부족한 시절이라 무수한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의사의 역할은 ‘치료’에 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터라 스러져가는 생명들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는 게 괴로웠다. 좌절감과 무력감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강하게 삶을 옥죄어왔다.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 번씩 치밀었다.
 
 “은사이신 김병수 교수님을 찾아가 하소연했습니다. 이렇게 보람 없는 짓은 더 못하겠다고요. 이런저런 말로 위로해주시던 선생님은 외국에 가서 공부를 더 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시더군요. 고민 끝에 미국 국립보건연구원 산하의 국립암연구소(NCI/NIH)에 가서 분자생물학을 공부했습니다. 연구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니 어렴풋이 길이 보이는 것 같았어요. 현실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교수 노릇은 할 수 있겠다고요.”

 국내에 돌아온 김 교수는 실험실을 차리고 환자의 조직샘플을 구해 변화의 추이를 살피는 연구를 진행했다. 임상 의사로서 중개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치료제라고 해봐야 서너 가지에 불과하고 그마저 듣지 않으면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던 시절인지라 새로운 치료법과 약물을 개발하는 건 폐암과 맞서는 의사들에겐 시대적 과제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따라서 그 길을 연구한다는 것만으로도 치료 못지않은 보람을 얻을 수 있었다. 지금은 임상과 연구를 병행하는 걸 당연하게 보는 분위기지만 당시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김 교수는 ‘연구실 붙박이’로 산다.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주변조직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추적해 격멸하는 신물질을 찾아내고, 임상실험을 수없이 되풀이하며 안전하고 안정된 약품으로 끌어올리는 과제를 해결해내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삶 가운데 적잖은 부분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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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유전자 치료 쪽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 중입니다. 암이라는 것도 결국은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니까요. 유전자 치료법이 표준 치료법 가운데 하나로 정착되는 수준에 이르도록 끝까지 밀고 나가 봐야지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제법 진전을 이룬 부분도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열정, 벽과 마주할 때마다 만지작거리는 카드
 

김주항 교수에게 연구는 끝없는 장애물 경주다. 벽은 끊임없이 나타난다. 하나를 타넘었다 싶으면 숨 돌릴 새도 없이 다음 장벽이 등장한다. 폐암의 경우, 항암 치료의 평균적인 성공률은 30% 정도로 나머지 70%는 부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 수밖에 없다. 풀리지 않는 매듭을 팽개쳐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절박한 처지에 몰린 환자들을 돕고 싶은 소망 역시 그만큼 간절하다. 그래서 앞을 가로막은 벽과 마주할 때마다 김 교수는 열정이라는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린다.

 “30%의 가능성을 바라보고 열심히 치료하는 긍정적인 의사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70%를 기억하고 도전하는 연구자 또한 필요합니다. 저에게 능력과 열정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후자를 선택하겠습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환자를 위해 무얼 할 것인가를고민해야 합니다. 저마다 한 분야의 책임자라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도 불가능에 도전해보라고, 길이 없다 싶은 쪽에 덤벼들어 보라고, 역사의 진보를 이루는 사람이 되라고 다그치는 겁니다.”
 
profile 김주항 교수(내과)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에 재직 중이며, 전문 진료분야는 폐암,두경부암, 식도암, 신약임상치료 등이다. 특히 암 유전자 치료(Cancer Gene Therapy), 종양분자생물학(Cancer Molecular Biology) 분야에 관심이 많다. 현재 연세의대 암연구소 소장이며,한국임상암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2012/01/19 20:24 2012/01/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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