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소명, 환자를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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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암이라, 어떻게 하면 앞선 지식을 가지고 질환을 잘 파악해서 대처할까 하는 게 가장 큰 관심이고 고민입니다. 제자들 주례를 서도 뛰어난 지식과 잘 닦인 술기로 탁원한 치료 성적을 내는 의사가 되라고 당부합니다. 환자를 가족처럼 대하고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보살피는 일은 그 뒤에 따라 붙어야 할 덕목이고요. 물론 양쪽을 다 갖출 수 있으면 더 바랄게 없겠지요."


윤동섭 교수(간담췌외과)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카메라 앞에 섰다. 밤 11시에 나가는, 그것도 생방송 프로그램이었다. 뜻하지 않게 방송국의 초대, 또는 소환을 받게 된 실마리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면서 각종 암의 생존율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알리는 정부 발표였다. 위암을 비롯한 여러 암에서 치료 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진 건 어김없는 사실이었지만, 오히려 생존율이 감소한 췌장암이 문제였다. 불안감 가득한 전화가 빗발치자 부랴부랴 사정을 설명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데이터가 엄연한데, 아루리 교수님이라도 무슨 말씀을 하실 수 있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물론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예후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요. 수술이 잘 돼도 5년 생존율이 기관에 따라 20% 안팍입니다. 나머지는 재발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수술이라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환자 100명 가운데 70-80명은 수술할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결국 5년 생존율은 10% 어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췌장에 생기는 종양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상대적으로 췌장암 중에도 '착한'암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흔히 말하는 췌장암은 예후가 지극히 나쁜 췌장관선암을 가리킵니다. 하지만 덩치만 컸지 수술하고 나면 치료가 잘 되는 췌장종양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종양으로 보다가 지금은 암에 넣어 생각하는 질환들 가운데도 드물지만 싸워 볼 만한 상대들이 있고요. 그래서 췌장에 혹이 있다는 말만 듣고 허둥거릴 게 아니라 전문가를 찾아서 암인지, 어떤 암인지, 수술은 가능한지, 지니고 살면서 추적관리를 해야 하는 종류인지, 아니면 아직은 암으로 바뀔 수 있는 종양인지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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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할 수 있는 상태임에도 수술을 포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건이 되면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현재까지 수술이 '최선의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받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분들이 훨씬 많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췌장암 치료 성적은 그동안 많이 좋아졌습니까?
2000년대 중 후반에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수술한 뒤에 5년 넘게 생존하시는 분들이 20%이상인데 그분들에게는 분명히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봐야죠. 몇 달 못 버티겠다 싶었는데 5년 이상 사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수술 방법도 발전했지만 많은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항암제도 몰라보게 좋아졌거든요. 어떻게든 수술이나 받아보자는 심정으로 제주도에서 무작정 올라온 환자의 예를 들자면, 국소적으로 진행되어 수술이 불가능한 중증이었는데 항암과 방사선치료를 먼저 진행했습니다. 그러면서 암이 퍼져나간 부분을 절제해가며 나쁘지 않은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태까지가 '공식적인' 최선이라면, '교수님만의' 최선도 있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정신적인 지지까지 아우르고 싶습니다.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서 진단을 받으면 환자는 물론이고 가족까지 큰 타격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외상후증후군을 앓는거죠. 그래서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들을 만나보시라고 권하고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석정호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함께 췌장암 진단 후 정서적인 지지를 받은 분들의 상태를 추적하는 연구를 해서 데이터를 쌓고 있습니다. 아직 숫자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정서적 지지를 받은 분들의 예후가 훨씬 좋고 우울증과 불안감이 줄어드는 경향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세력이 강한 질환과 오래 싸우다 보면 지치고 후회되는 순간도 있을 법한데, 어떠세요?
제가 성격이 순하고 수줍음이 많은 편이라 외과를 택했을 때 주위에선 다 놀라워했어요. 처음에는 위암을 재빠르고도 깔끔하게 수술하는 은사님들한테 반해서 그쪽을 공부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전공의를 마칠 즈음에 췌장암으로 눈을 돌렸지요. 당시에는 예후가 더 안 좋고 치료법도 적어서 개척해 갈 여지가 커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공의 시절에는 외래에서 추적 관찰할 기회가 적은 탓에 예후가 이렇게까지 나쁜지는 몰랐어요. 물론 후회가 들 때도 있습니다. 환자들의 모습이 유난히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으니까요.


여러 사례 중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신지요.
40대 초반의 여성 환자가 있었어요. 평범한 가정의 행복한 어머니처럼 보였어요. 남편과 어린 자녀들도 다 착했고요. 비교적 초기여서 췌장 머리 부분에 생긴 21cm 남짓 되는 암 조직을 떼어내고 항암치료 했어요. 퇴원하고 4개월쯤 지나 외래에 오셨는데, 편지 한 통을 주시더군요. 큰일을 겪고 났더니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등교하는 아이를 지켜보거나 남편 팔을 베고 잠드는 게 그렇게 사무치게 고마울 수가 없더라는 소박한 글이었는데, 이상하리만치 오래 가슴에 남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얼마뒤 전이가 일어나서 3년을 못 채우고 세상을 떠나셨는데, 숨질 때까지 불편한 내색 한 번 않고 잘 버티셨어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그후로 환자가 건강한 모습으로 가정으로 돌아가게 해드리자는 게제 모토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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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췌장암 환자의 수술 후 합병증과 사망율이 가장 낮은 선두 그룹의 췌장외과 의사다. 윤동섭 교수는 췌장암에 대한 악명이 치료 포기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한다.
최선의 치료법을 끝까지 찾아내 치료 성적을 올리면서 췌장암 캠페인과 홍보에 좀더 신경을 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수술하기 전에 설명한 것과 막상 수술실에서의 환자 상태가 달라졌을 때는 수술을 하다가도 반드시 환자 가족에게 설명을 해준다. 그것이 환자와 환자 가족에 대한 약속과 신뢰라고 생각할 만큼 그는 환자중심주의자다.


췌장암 정복의 선두에 계신 분으로서 후배 의사들에게 가장 강조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외과의사는 현재의 최신 치료 원칙과 방법으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항상 강조 합니다. 의학은 항상 변할 뿐만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지식과 술기의 발전이 너무나 급격해서 잠깐만 한숨 돌려도 환자들에게 최신의 치료를 제공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언제나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좋은 의사가 되라고 합니다.



아직 산적한 췌장암의 연구 과제 중 여전히 도전하고 계시는 분야가 궁금합니다.

췌장암은 아직도 치료가 굉장히 어렵고 치료 성적이 정말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수술 후 합병증과 사망률은 많은 발전이 있었지만 재발률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 데는 많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항암제의 투여, 방사선치료 등 다학제적 치료 방법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합니다. 또한 조기 발견을 위한 방법을 열심히 개발해 나가야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우리나라 췌장암 환자 중 가족성 췌장암 환자의 등록사업을 통한 조기 발견 방법의 개발입니다.
 


글 : 윤동섭 교수(간담췌외과)
출처 : 세브란스병원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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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9 14:58 2018/03/09 14:58

담도암 완치된 옥의상 씨와 간담췌외과 김경식 교수의 만남


옥의상 씨는 담도암이란 진단에 눈앞이 캄캄했다. 인터넷엔 하나같이 절망적인 이야기들뿐. 김경식 교수는 수술을 권했지만 옥 씨는 거부했다.

두려워서 희망 따윈 보이지 않았던 것. 1년이 자났는데 살아 있다는 사실에 생각을 바꿨다. 다시 김경식 교수를 찾아 수술을 받았고, 그로부터 7년 10개월이 지났다.

담도암 완치! 죽을 줄 알았으나 살았다. 담도암을 이긴 두 영웅, 옥의상 씨와 김경식 교수의 웃음이 유난히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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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겨내서, 그리고 암을 잘 고쳐줘서 서로 고마운 두 사람, 옥의상 씨와 김경식 교수.


수술이 많이 두려웠고 걱정도 많았지요. 수술하기엔 어려운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교수님이 수술을 잘해주셨어요. 치료도 잘됐고요. 이제는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김경식 교수님한테 찾아갑니다.

담도암은 완치됐는데, 다른 병들 때문에 자주 오게 되네요. 그때마다 교수님이 바로 다른 과와 잘 연결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정이 많이 들었어요.


"인터넷 정보, 무조건 믿어선 안 됩니다"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간 수치가 엄청 높게 나왔다면서 문제가 있다는 거예요. 저는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데 좀 이상했죠. 부산 큰 병원에 갔는데 검사해보더니 담도암이라고, 못 고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족들과 상의해서 세브란스병원에 왔어요."

거제도에 사는 옥의상 씨가 담도암 진단을 받고 세브란스에 온 것은 2007년 1월이었다. 주치의 김경식 교수와는 그때 처음 만났다.


" 담도암 초기였습니다. 환자는 수술을 안 받겠다고 하시더군요.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셨는데 수술을 받든 안 받든 얼마 못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하신 거죠. 그런데 10개월이 지나도 계속 살아있으니까 생각이 달라지신 거예요. 다시 찾아오셨더라고요. 치료를 제때 하지 않아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수술을 바로 하지 않고 먼저 4개월 동안 방사선항암화학요법을 병행했습니다. 그 다음에 수술을 했습니다. 결과는 보시다시피 아주 좋습니다."


김경식 교수는 잘못된 인터넷 정보를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약효를 광고하는 잘못된 정보에 속아 막대한 비용을 소모하고 나쁜 결과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옥의상 환자는 지금 아주 좋은 상태입니다. 수술 후 재발 없이 7년 10개월이 지났으니 완치된 것이고요. 5년이 지났으니 이제는 1년에 한 번만 검사를 받아도 됩니다.

경과가 아주 좋은 케이스입니다. 다만 얼마 전에 늑막에 염증이 있어서 다른과 진료를 받으셨지요. 다른 병에 대해 상의를 많이 해오시는데 환자 입장에서는 전인적으로
봐줄 의사가 필요한 거지요. 정이 많이 들어서 잘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하루 1시간 운동으로 건강 챙긴다
옥 씨는 그런 김경식 교수가 고맙기만 하다. 수술과 치료, 그 이후 건강 상담까지 의뢰할 수 있으니 걱정이 없고 마음이 편하다.의사를 믿고 따르는 만큼 환자로서 자기 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하루에 한 시간 정도 반드시 운동을 합니다. 먹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인스턴트 음식은 입에 대지 않고요.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삽니다. 원래 술, 담배는 하지 않았으니 그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20년 넘게 소방공무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그는 지금도 작은 사업체를 꾸리며 활발하게 일하고 있다. 새해를 맞는 것이 감사하고 새 봄이 더 좋은 옥의상 씨의 바람은 하나뿐이다. 자신은 물론 온 가족이 건강하게 믿음 안에서 바르게 사는 것이다. 그의 소원이 거제도의 푸른 기운을 받아 꼭 이루어지기를 빈다.


출처 : 세브란스병원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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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5 14:17 2016/03/1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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