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대장암] (下) 암세포만 죽이는 표적치료제로 말기 환자도 수술 가능


대기업 부장 김모(54)씨는 올해 초 회사 정기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직장암 2기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한 뒤 수술을 나중에 하겠다”는 주치의 말을 듣고 수술할 수 없을 정도로 암이 퍼졌나 걱정했다. 그러나 주치의는 “전통적인 방법대로 수술부터 할 수도 있는 상태지만, 항암치료를 먼저 해서 암의 크기를 줄여 놓고 수술하는 것이 최근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항암치료부터 하면 재발률 절반으로

원래 항암제·방사선 등을 이용한 항암치료는 수술 뒤 남아 있을지 모르는 미세한 암세포를 제거해 재발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 시행한다. 대장암의 경우 다른 곳에 전이돼 수술이 불가능한 4기 전이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목적으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이 가능한 2~3기 직장암 환자도 수술하기 전 미리 항암치료부터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안중배 교수는 "수술 전에 항암치료를 먼저 하면 나중에 국소 전이나 재발 위험이 줄어들며, 직장암의 경우는 항문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종양이 침범된 정도가 깊거나 주위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 항암제를 4주 간격으로 투여하면서 방사선 치료를 5~6주 하면 국소 재발율이 절반 정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대장암 수술법 역시 발전해, 복부를 길게 절개하지 않는 최소침습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이 대표적인 최소침습수술법이다. 배꼽만 약 3~4㎝ 정도 절개하고 들어가 암덩어리를 잘게 절제한 뒤 꺼낸다. 수술 후 흉터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암 덩어리가 너무 크거나 주변 장기를 침범한 경우, 항문 가까이에 발생한 직장암 등은 적용 대상이 아니다.

◆표적치료제 쓰면 말기 환자도 수술 가능

대장암 항암제 치료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안중배 교수는 "표적치료제는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정확히 찾아 공격한다"며 "현재는 말기 전이성 암환자에게 적용하며, 2~3기 환자의 '선행 항암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지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이성 암환자의 경우도 단순히 생명을 2~3개월 정도 연장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수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암 덩어리의 크기를 줄이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는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은 예전에는 보통 수술을 포기했지만, 표적치료제를 쓰면 환자의 절반 이상은 종양 크기가 최대 70%까지 줄어 수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지현 교수는 "전이성 대장암 환자가 표적항암제를 써서 암 크기를 줄이고 수술 받아 완치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해당 안돼 환자 부담 커

표적항암제는 암 덩어리에 영양을 공급하는 신생 혈관의 성장을 억제해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아바스틴'과, 암세포에 생기는 특수한 단백질의 성장을 막아 암을 죽이는 '얼비툭스' 등이 있다. 얼비툭스는 암 환자의 생체지표(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 'KRAS'라는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해서 돌연변이가 없는 경우에 쓴다. 대장암 환자 중 약 65%가 정상 KRAS를 가지고 있다. 대장암 표적치료제는 유방암 항암치료제 등과 달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안중배 교수는 "얼비툭스의 경우 보통 6개월간 주 1회 주사를 맞는데, 한 달에 500만원 정도의 약값을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며 "환자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1/12/14 13:45 2011/12/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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