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72) 9월15일

64세 여자환자: 선입관념으로 수술하면 안되는 기라

건강검진에서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유두암이 발견되어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다.

초음파영상을 보니까 1.5cm크기의 저에코성 암덩어리(주위 정상조직보다 에코가 낮아 시커멓게 보이는 암)가

그 모양도 험악하게 울툴불퉁 삐쭉삐죽 오른쪽 날개의 윗쪽 1/3지점에 포진하고 있다.

일부는 갑상선의 앞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근데, 문제는 왼쪽 날개에도  여러개의  크고 (0.5cm)작은 결절들(0.1cm)이 여기저기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음파 소견으로는 암은 아니고 양성인 것 처럼 보이기는 한다.


이런 경우, 미국은 전절제를 하고 일본은 왼쪽 결절들이 양성으로 생각되면 반절제를 한다.

필자는 반대편 결절이 양성으로 보이더라도 떼기 좋은 위치에 있으면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로 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야

반절제를 한다. 물론 암으로 밝혀지면 전절제를 하고....


오늘 이 환자는 왼쪽에 있는 작은 결절들이 초음파상으로는 양성이 거의 틀림없는 거라.

그래서 수술전에 환자에게  설명한다. "반절제 가능성이 많습니다. 혹시 림프절 전이가 2mm 이상 크기로 있거나 반대편 결절이 암으로 나오면 전절제가 되겠지만 ..."

그래도 속으로는 거의 반절제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수술은 우선 오른쪽 날개와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그리고는 반대편 날개를 만져보니 어라~, 제법 딱딱한 결절이 만져진다.

초음파를 보니 만져지는 결절의 크기는 0,5cm크기로 측정되어 있고 고에코성 결절(주위의 정상조직보다 에코가 높아 허옇게 보이는 결절)이다.

고에코 결절이면 양성일 가능성이 99%이상이다. 거의 양성으로 생각해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만져지는 느낌이 좀 나쁘니까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내고 수술창상을 일단 봉합한다.

조직검사는 또 면역 염색을 해봐야 알겠단다.

에휴, 그놈의 면역 염색.....


30분 이상을 기다려도 결과가 안나온다. 그냥 마취를 깨워서 병실로 보내? 더 기다려 봐?

10여분을 더 기다리니까 드디어 결과가 컴퓨터에 뜬다. "여포변종 유두암"

아~~, 요새 애매 모호한 것은 거의 여포변종암으로 나온단 말이야. 그참......

할 수없이 봉합했던 창상을 다시 열고 남은 갑상선조직을 다 떼는 완결갑상선절제술(completion thyroidectomy)을 한다.

고에코 결절이 암으로 나온 경우가 얼마전에도 한사람 있었는데?

이렇게 드문 경우를 금년에만 2케이스를 경험 하는구만.

이 환자를 통해 조직검사결과를 확인하기전에 선입관념으로 이럴 것이다 짐작만 하고 수술을 종결시키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된 것이다.


40세 여자 환지 : 수술전에 반절제-전절제를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된다

역시 건강 검진에서 유두암으로 진된 환자다.

근데 암덩어리 자체의 크기는 초음파영상에서 1.24cm 인데 그 위치가 고약하다. 소위 말하는 나비 몸통에 해당하는 협부 즉

갑상선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위치는 기도쪽으로 파먹어 들어갈 수도 있고 양쪽 갑상선 날개로도 퍼질 수 있고, 또 앞쪽 띠근육(strap muscles)쪽으로도 침범해 갈 수 있다.

띠근육으로 침범해간 것은 근육을 같이 잘라주면 되지만 기도벽을 침범하게 되면 침범된 기도까지 짤라야 하는 위험한 수술이 된다.


이 환자의 초음파 영상에는 험악하게 생긴 암덩어리가 작은 미세 석회화 병변을 품고 있으면서 바로 뒷쪽에 있는 기도앞벽과 붙어 있는 기라. 혹시 기도벽 침범이 있을지 몰라 자기공명영상(MRI)사진을 찍어보니 기도벽에 붙어 있기는 하지만 직접 침범은

없는 것으로 확인 된다.

그래서 잘 하면  즉 피막침범 심하지 않고,림프절 전이 없고, 양쪽 날개에 전이가 없으면 협부만 절제하는 수술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는 거라.


근데 협부를 절제하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여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니까 림프절 전이는 없지만 협부를 절제한 단면에

미세암세포가 보인다는 거라.

그럼 더 확대해서 잘라 보내야지 하면서 양쪽 갑상선 날개를 더 떼어서 보냈더니 이번에도 암세포가 있다는 것이다.

뭐야 이거.....그럼 암세포가 양쪽 갑상선날개로 확산되어 퍼졌다는 말이 아닌가.

에휴~~, 그러면 양쪽 갑상선 날개를 다 떼는 갑상선전제술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잖아.......

오늘은 이상하네. 조금전 환자도 반절제를 계획했다가 반대편 결절이 암으로 밝혀져 전절제를 했는데 이 환자까지

전절제를 하게 되었네.....


결국 이 환자도 봉합했던 창상을 다시 열고 양쪽 갑상선을 다 떼는 전절제술을 한 것이다.

갑상선 수술은 수술전에 계획했던 수술범위가 수술중 긴급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이렇게 수술이 달라 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수술전에 당신은 반절제술, 당신은 전절제술을 할 것이라고 환자에 단정적으로 말을 하면 안되는 것이다

2014/10/01 17:23 2014/10/01 17:23

진료일지( 71)  9월12일

31세 여자 환자 :협부암은 협부절제술만? 아니면 전절제술?


지난 6월말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의 협부(나비의 몸통에 해당되는 부위)에 1cm가 미처 안되는 유두암이 발견되어 전원되어 온 환자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나비의 몸통이라기 보다는 몸통과 왼쪽 날개가 만나는 부위쯤에 암이 생긴 것이다.


갑상선 협부는 오른쪽과 왼쪽 갑상선 날개가 연결되는 중간다리에 해당되는 부위인데 알기 쉽게 나비 몸통부위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부위의 뒷쪽은 기도와 붙어 있고 앞쪽은 갑상선을 싸고 있는 띠근육으로 덮히어 있다. 협부의 두께는 약 0.5cm

정도로 아주 얇다.


이 협부에 암이 생기면 그 해부학적인 위치 때문에  갑상선의 다른 부위보다 좀 특별관심을 받는다.

즉 이 부위에 암이 생기면 암세포가 뒷쪽으로 자라면 숨쉬는데 절대적으로 중요한 기도(travhea)를 침범해서 위험하게 되고,

암세포가 양쪽 갑상선날개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또 피막을 뚫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갑상선전문의사들은 이 부위에 암이 생기면 암덩어리의 크기가 1cm가 안되더라도 갑상선전절제수술을

선호한다. 물론 재발율을 낮추기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다(World J Surg 2010; 34(1):36~9).


여기에 반기를 든 그룹이 뉴욕의 슬론 케더링 암센터의 Shah 교수 그룹이다. Shah 교수는 필자의 멘토다.

그는 이 부위에 생긴 갑상선암이라도 기도침범이 없고 육안으로 피막침범(현미경적 침범은 상관 없다)이나 림프절 침범이 없으면 넓게 떼는 협부잘제술(Wide ithmusectomy)만 해도 생존율에 있어서 갑상선 전절제술과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J Surg Oncol 2007;95:532~533).

이 주장이 갑상선내분비내과의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국갑상선학회에서 그동안은 냉대를 받고 있다가 최근에 와서 차츰 호응을 받고 있다.  수술이 간단하고, 수술합병증이 적고, 수술후 신지로이드약이 필요 없고, 따라서 환자들의 삶의 질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단 아직도 재발율과 생존율에서 의구심이 남아 있지만 대세는 Shah 교수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필자도 옛날에는 전절제술이 가장 높은 완치율을 얻을 것이라 생각하고 전절제술을 주로 했는데 몇년전 부터는

반절제술 내지 협부절제술을 선호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수술방침을 바꾸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 수술하게된 31세 여자환자는 암이 협부에서 약간 왼쪽으로 지우쳐져  있어서 왼쪽 갑상선 날개의 일부를 포함해서

협부를 넓게 떼는 수술을 해 주었는 거라.

물론 중앙경부림프절 전이나 협부 절단면에 암세포가 퍼져 있지 않다는 것을 긴급조직검사로 확인한 후에 수술을 종결시킨 거지.....

이 수술법은 갑상선 뒷면의 성대신경이나 부갑상선을 건드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들 장기의 손상때문에 오는 목소리 변화나 저칼슘혈증으로 인한 손발저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출혈도 없이  수술이 간단하게 끝나 케찹통(배액관) 삽입도 없이 상처를 봉합하고......


최근에 가까워 올수록 갑상선암의 치료 경향은 완치율에 있어서는 다소 불리 할지는 모르지만

조기에 발견된 암은 전절제와 같은 과격한  수술보다는 환자의 삶의 질을 더 생각하는소극적인 수술(예, 반절제술)쪽으로 선회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고 있는 기라.

아마 가을에 개정되는 미국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도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해 본다

2014/09/24 08:41 2014/09/24 0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