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교수님의 진료일지를 발췌해서 책으로 출간할 예정입니다.

어떤 제목이 가장 좋을지 투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1. 갑상선암 최고 명의 박정수 교수의

                                       생생 진료일지

2. 갑상선암 최고 명의 박정수 교수의

                                       생생 진료토크

3. 갑상선암 최고 명의 박정수 교수의 솔직담백

                                       갑상선암 진료일지

4. 박정수 교수의 갑상선암 진료현장

                                      생생 진료일지

5. 박정수 교수의 갑상선암 진료현장

                                      생생 진료토크

2014/12/12 10:41 2014/12/12 10:41

진료일지(101): 12월 5일


31세 여자환자 : 작은 암이라도 기도벽을 침범하고...


건강검진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의 갑상선유두암 진단을 받고 찾아온 환자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 암으로 진단 받은 결절의 크기는 0.5cm 정도로 작지만 모양이 아주 험악하게 생겼다.

암덩어리 자체는 작지만 덩어리의 표면이 회오리 바람에 휘날리는 눈폭풍 (snowstorm)처럼  보여 유두암 중에서도

미만성 경화 변종(diffuse sclerosing variant)일 가능성이 높다.

암덩어리는 이 것 뿐 아니라 나비로 치면 나비 몸통에 해당되는 갑상선 협부와 오른쪽 날개와 만나는 지점에도 작은 결절이

보인다.

게다가 이 결절은 기도벽과 딱 붙어 있어 암이라면 혹시 기도벽 침범이 있지 않을까 의심도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왼쪽 갑상선 주위의 중앙경부 림프절도 약간 커져 있어 전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자~~, 나이가 31세 밖에 안된다. 왠만 하면 갑상선 전절제는 피하고 싶은데.....


최근 개정된 2014년 미국 갑상선학회의  갑상선암 치료 가이드라인이 그동안 필자가 생각하고 있는 방향대로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2014 ATA management guideline for patients with thyroid nodules and thyroid cancer).

지난 10여년 이상 갑상선암을 치료한 성적을 토대로 진단과 치료의 철학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즉 과거에는 갑상선암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이론적으로, 과학적으로 암을 박멸하는데는 기본적인 치료의 3대원칙인

갑상선전절제, 수술후 방사성요드치료, 신지로이드 투여에 의한 TSH 억제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정립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직까지 이 원칙이 유효한 것은 틀림이 없지만 최근에는 과거와는 달리 암이 조기에 발견되는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환자들까지 과거의 원칙대로 공격적인 치료를 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회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즉 생존율의 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면 비록 재발율이 조금 높아지더라도 환자의 삶의 질이 나은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 않으냐 하는 의견인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재발을 찾아내기가 용이해졌고 또 재발되더라도 경험 많은 갑상선외과의사에 의해서 다시 치료하는 것이 처음부터 공격적인 치료를 해서 그 것 때문에 따르는 문제 때문에 환자가 고생하는 것 보다는  더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인 것이다.

갑상선암 치료에 있어서 이렇게 말이 많은 것은 대부분의 갑상선암이 적절히 치료되면 예후가 좋지만 일부암은 예후가 나쁜 코스를 취해서 환자가 잘못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인 것이다. 또 같은 갑상선암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성질이 다른 여러 종류가 있어 그 경과가 각기 다른 코스를 취하기 때문인 것이다.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로는  암이 진단 되었을 당시 여러가지 임상소견을 보아서 이러이러할 때는 나쁜 코스를 취하더라 하는

위험도를 계층화(risk stratification)를 해서 이럴때는 공격적인 치료를, 저럴때는 덜 공격적인 치료를 하는

맞춤치료(tailored treatment)를 해야 되지 않겠느냐로  의견이 모아져 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갑상선암 진단 때의 세침세포 검사물을 분자생물학적으로 분석을 해서  이사람 암은 나쁜 코스를 , 저 사람암은 좋은 코스를 취할 것이다라고 예측하는 정확한 바로메터가 개발되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속 시원한 연구결과는 없는 실정인 것이다.

최근 TERT(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유전자나 BRAF 유전자 돌연연이가 있는 암은 나쁜 코스를 취할 것이라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는 한데 이것이 일반화되기에는 아직 많은 검증과정을 거쳐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J Clin Oncol 2014;22:2718~2726).


어쨋든 이제는 위험도 계층 분석에서 경과가 위험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갑상선전절제와 같은 공격적인 치료방법은 좀 더 신중을 기해햐 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힘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저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는 반절제를, 고위험군 환자는 전 절제를  고려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전절제가 주류수술이고 반절제가 일부 조건이 되는 환자에서 시술되는 수술이었는데, 이제는 반절제가 주류수술이 되고 전절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재발율과 생존율에서 손해가 날 일부 선택된 환자군에서 시술되는 수술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 전절제가 고려되어야 할까?

1.암세포 종류가 나쁜 것: 저분화암, 여포암의 대부분, 유두암의 변종중 나쁜 세포암(키큰세포, 원주세포, 미만성경화변종,...등등).

2.갑상선피막 밖으로 퍼진 것, 원격전이가 있는 것(폐, 뼈, 뇌등),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것,

3. 크기가 큰 것.

4.양쪽 갑상선 날개에 있는 것.

5.기타 방사성 요드 치료를 해야할 상태의 암.

위의 열거한 것들 외에도 집도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그 판단에 따라 전절제가 시술될 수 있다고 생각 되지만

이번 미국 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전절제는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high-volume surgeons;1년에 100건 이상 갑상선 수술)가 해야 수술 합병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잘하는 수술은 암수술의 원칙을 지키면서 재발율을 적게하고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수술후 환자의 삶의 질이 나빠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양쪽을 다 생각하면서 매일매일 환자를 보아야 하니 사실 골치가 아픈 것이다.


오늘의 이 젊은 아가씨 환자는 살아갈 앞날의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정말로 반절제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수술전 환자에게 설명해 주었다.

"반절제를 기본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거나 반대편 결절이 암으로 밝혀지면 전절제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아~~, 근데 그만 반절제의 꿈은 허망하게도 날아 간 것이다.

림프절 전이도 6개중 3개에서 발견되었지만 무엇보다 실망이 된 것은 반대편 4mm 결절이 암으로 밝혀지고, 이 암이 기도벽을

침범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침범된 기도벽을 면도식으로 절제해서 긴급조직검사를 하니까 역시 암의 침범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절제를 하고 나중에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빡세게 해야 하는 것이다.


수술후 병실에서 이 젊은 아가씨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을 하니까

실망하는 빛이 역역하면서도 할 수 없이 수긍하는 표정을 보내준다.

병실을 나서면서 생각해 본다.

"정말 갑상선암은 갈수록 어려워지네, 그렇게 작은 암이라도 기도 벽을 침범하고 있으니 말이지.... 암의 크기가

작으면 치료를 안해도 된다고?   아서라, 모르면 가만히들 계시지...."

2014/12/12 10:40 2014/12/12 10:40

본격적으로 부엌을 뒤져보다.

요즘 부엌은 집의 거실이나 중심 공간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과거처럼 사내아이들이 들어가면 고추가 떨어진다거나 하는 금기가 존재하기 힘든 개방된 공간이 된 것이다. 특히 아파트 생활을 하는 도시인들은 거의 다 주거공간과는 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 악간 우묵한 공간에 온기와 연기 내가 매캐하게 어려 있던 예전 부엌을 잊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하다간 (특히 어린 친구들에겐) ‘무슨 사극이냐?’는 핀잔을 듣기 십상일 것이다.

하지만, 부엌에 달린 쪽문을 통해 음식이 다 되어가는 냄새를 기다리던 그 옛날처럼, 그리고 문 앞을 기웃거리다 꾸중이나 듣고 내쳐지면서도 내심 궁금한 마음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던 어린 날의 그 기억처럼, 이제 부엌을 본격적으로 탐험해 보도록 하자.

내 집의 부엌도 도시의 여느 집과 마찬가지로 거실과 바로 연결된, 소위 열린 공간이다. 들어간다는 말이 민망하고 좀 궁색하게 들릴지 모르는 그런 구조다. 그래도 그 친밀한 공간으로 살짝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이 양념 병들이다. 소금과 후추, 고춧가루, 깨소금이 한 세트인 오밀조밀한 모임 말이다. 이 양념들은 우리 식단에서 필수적인 것이다. 특히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들 4총사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가루양념세트다. 오늘은 이들 중 우선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소금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소금 변하지 않는 신비한 마력

소금은 좀 신비한 맛을 내는 양념이다. 기본적인 맛은 짠맛이고 우리의 혀에 존재하는 미뢰 세포의 감각 수용체에서 전달되는 가장 중요한 맛이다. 그러나 단순히 짠맛에 그치지 않는 것이 소금의 매력이다. 모든 식품과 합쳐지면 그 식품 고유의 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소위 간을 맞춘다는 말은 간, 즉 소금간 혹은 소금 맛을 맞춘다는 말을 의미한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들에게 소금은 필수적인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다 바다에서 기원했기 때문에 일정량의 소금이 공급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식물들은 뿌리와 체표면을 통해 여러 가지 다양한 미네랄류와 염분을 흡수하지만 동물들은 염분이 함유된 먹이를 먹어야 하고, 소금 성분이 함유된 흙이나 바위를 핥거나 먹기도 한다. 인류도 다른 동물들과 다르지 않게 처음엔 다른 동물이나 식물을 먹음으로써 염분을 보충해 왔다. 원시시대가 지나고 선사시대에 이르러서는 소금을 채취하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소금의 산지가 되는 곳이 바로 교역과 문명의 중심이 되었다. 귀금속이나 화폐가 발달하기 전에는 모든 물건과 산물이 소금을 중심으로 거래되기도 했었다. 물품의 교역로도 소금 산지를 중심으로 발달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모든 소금 생산지는 그 지역의 중심지가 되었다. 지금도 유럽의 지명에는 소금의 산지를 의미하는 말들이 남아 있다. 독일에는 할(Hall)이란 말이 소금을 뜻하는 말로 할슈타트(Hallstatt), 할레(Halle) 등의 도시 이름이 남아 있고, 영어에는 위치(wich)라는 말을 어미(語尾)에 붙이면 소금의 산지를 뜻하는 말이 된다. 역사가 일천하고 조금 단순 무식한 미국에는 솔트레이크(Salt Lake City)라는 좀 촌스럽고 노골적인 이름이 있기도 하다.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중요한 의약으로 인식되었으며,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약물 중독의 해독제로 소개되어 있다. 실제로 해가 될만한 식품이나 약을 먹었을 때 소금물을 먹이고 토하게 하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요긴하게 쓰이는 해독법의 일종이다. 한국에서도 소금을 얻을 수 있는 지역을 확보한 나라가 강성해지고 주변을 복속하게 되었는데,

소금은 조금 재미있는 일면을 가지고 있다. 소금이 가지는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부패를 방지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음식물 저장법이 염장법이고, 고대 이집트의 미이라 제조법에 주로 사용된 것이 소금물임을 볼 때 아주 오랜 옛날부터 소금의 방부 기능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 믿어진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이 소금이 귀신을 쫓는 역할을 한다고 믿는 나라가 아주 많다. 한국에서는 부정을 탄다고 생각되는 대상에게 소금을 뿌리는 습관이 있고,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소금을 몸에 지니면 악령을 쫓을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스코틀랜드에서는 마녀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진다고 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금기 사항도 있는데, 힌두교도는 상중(喪中)에는 소금을 먹지 못한다거나, 이집트 사제는 일생 소금을 먹지 못했다는 기록을 보면 이 역시 접신을 방해하는(, 귀신을 쫓는…) 물질로 인식되어 금기시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비방(秘方)이나 혹은 금기를 보면 소금을 뭔가 부패하고 악한 것, 어둠에서 불려 나오는 혼령 같은 것을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방부제 혹은 항 오염, 항생물질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태국에서는 출산 후 소금물로 씻음으로써 악령이 깃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데, 이는 항생제나 소독제가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산 후 청결이나 소독을 위해서는 아주 탁월한 방법으로, 염증 발생이나 이로 인한 산후 후유증을 막기에 적절하고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된다. ‘악령’, 말하자면 출산 후에 임산부를 사망하게 하는 위험한 존재를 막을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란 것이다.

이젠 소금의 생리적 작용을 알아보자.

인간의 체액에는 0.9%의 소금, 즉 염분이 존재한다. 의학이나 과학분야에서는 염화나트륨이라는 화학식을 주로 사용하는데, NaCl이란 단순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물질은 중학교 화학시간에 가장 먼저 배우는 대상 중 하나다. (요새는 이것을 초등학교에서 배우는지도 모르겠다. 요새는 정말 모든 것이 앞서가는 선행교육을 강조하는 시대이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구시대의 유물인지라 중학교가 되어서야 이것을 배울 수 있었다.)  사람의 몸에서 전해질 균형과 소화액의 구성, 위산 제조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여기서 그것을 다 일일이 거론할 필요는 없겠다.

소금이 부족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소화기능의 약화와 식욕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장기간 결핍되게 되면 전신무력증, 정신불안,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지나치게 덥거나 과도한 운동 등 원인으로 다량의 염분이 땀으로 급격히 배출되면 현기증, 의식혼탁, 무력증 등 육체기능이 상실되어 위험한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그래서 오랜 시간 땀을 흘리는 마라톤 같은 운동을 할 때는 물을 마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염분이나 미네랄류를 함께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이런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요즘의 스포츠 음료이다.

반대로, 소금을 많이 먹는 것도 건강에 나쁘다고들 하는데 그 이유는 그럼 무엇일까?

소금을 많이 먹게 되면 갈증이 나고 물을 많이 찾게 된다. 그 이유는 혈중으로 들어간 소금의 농도를 생리적으로 안전한 범위로 희석을 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양의 물이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갈증을 느끼는 뇌중추에 신호가 전달되고 물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몸이 언제나 균형을 맞추려는 생리적인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의학에서는 항상성(Homeostasis)라고 부른다. 따라서 소금을 많이 먹게 되면, 혈중으로 들어오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혈액량이 늘어나게 되면서 혈압도 높아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오랜 압력에 시달린 혈관이 망가지게 되고, 과도한 염분을 걸러서 배출해야 하는 기능을 하는 신장도 지치고 결국엔 망가지게 된다. 그래서 혈관 질환이나 고혈압, 동맥경화, 신장기능 저하 등 성인성 질환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이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걸 다 설명하려면, 그럴게 아니라, 다들 의대로 입학하면 어떻겠는가? 그러면 내가 책임지고 한 학기 안에는 가르쳐 줄 수 있을 것 같긴 하니 말이다.

소금의 하루 권장량은 약 12-13g인데,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소금을 줄여 먹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더라도 우리 음식이 짜고 맵고 자극적인 것은 사실이라 상당히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약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 특히 미국 같은 나라에서 음식을 시켜 보면 우리 입맛에도 상당히 짜다는 느낌을 받는다. 게다가 그 짠 음식에 또 소금을 훌훌 뿌려 먹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만 소금을 많이 먹는다고?

하지만 이런 그들의 식습관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 비해 소금을 덜 먹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한다. 사실, 이것은 우리의 음식이 가지는 특성에 그 이유가 있다. 소금 과다 섭취의 원인은 우리 음식 자체가 짠 이유도 있겠지만 국물요리를 선호하는 데에 있다고 한다. 특히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같은 것들은 대략 2%정도의 소금이 들어 있어야 간이 맞는다고 느끼게 되고 국은 적어도 1%를 넘어야 한다. 혹시 입안이 찢어지거나 하는 상처가 나서 피 맛을 느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잘 알 테지만 우리의 혈액도 상당히 짜다. 그런데 이런 국이나 찌개는 혈액 중 소금 농도의 거의 1.2-2배정도의 짠 물을 들이키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런 음식들은 따끈할 때 먹여야 제 맛인데, 사람의 미각은 뜨거운 음식일수록 짠 맛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식은 국보다 뜨거운 국을 먹을 때 더 많은 소금 간을 하게 된다는 문제가 또 있다. 역시 소금 과잉에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 그럼 정리를 해 볼까?

소금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인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적절한 양이 필요하고, 너무 과도하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너무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한다. 국이나 찌개는 너무 많이 먹지는 말고 약간 덜 뜨겁게 먹으면 소금을 조금 줄일 수 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면 음식의 맛을 보장하기는 힘들겠지만 말이다… (참 사는 게 쉽지 않다…)

 

 

에필로그

질문 1: 평생 소금을 먹지 않는다는 이집트의 사제는 과연 어떤 상태였을까?

:

아마도 만성적으로 무기력증과 현기증, 의식혼탁 상태에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되면 신의 말씀을 시도 때도 없이 접하기 쉬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의식이 몽롱하니 모든 게 다 신의 말씀처럼 들리지 않았겠는가? 마치 델포이 신전의 무녀가 화산연기에 취해 몽롱해진 상태로 신탁을 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질문 2: 드라큘라는 하루 얼마의 피를 먹어야 했을까?

:

다른 영양소를 따지지 않고 하루 소금 권장량만 따져 단순 무식하게 계산하자면,

사람 혈중 소금 농도는 0.9%이고, 하루 소금 권장량은 12~13g이며, 드라큘라는 피만 먹는다고 가정하면,

0.9/100(g/mL)( 유지해야 하는 피의 소금 농도) X 하루 피 요구량(mL)=12~13(g/day)

따라서 하루 피 요구량(mL) = 12~13(g/day) X 100/0.9(mL/g) = 1333~1444 (mL/day)

그리 많진 않네… 1.5L짜리 페트병 한 병 정도면 되었군.

이렇게 따지면 얼마 안 먹고도 잘 살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왜 영화에서는 그들이 그렇게 게걸스럽게 달려드는 것일까?

그렇다면 영화에 나왔던 드라큘라들은 죄다 고혈압과 성인병에 시달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나트륨 과다 섭취 때문에 말이다.

 

 

의학상식 수액-전해질 균형(Fluid-electrolyte balance) 그리고 신장의 역할

이 부분은 외과학 교과서의 총론에 나오는 부분이다. 의대에서 본과 1학년때 생리학이란 과목에서 배우기는 하지만 이론을 실제로 환자에게 적용해서 배우는 것이 바로 이 과에서이다.

사람의 몸은 아주 오묘해서 단순히 분자-화학식이나 계산으로만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항상성이란 작용이 있어서 언제나 균형을 맞추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많은 성분이 결핍되거나 혹은 과도한 성분이 주입된다 하더라도 그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혹시 수술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기억지도 모른다. (물론 여기서 수술이라고 하면 성형이나 뭐 그런 잡다한 것이 아니라 정말 수술 같은 수술을 말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계속 1시간 간격으로 소변량을 체크하거나 (소변줄(도뇨관: foley catheter)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소변을 볼 때 마다 소변량을 체크하라고 하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걸 왜 귀찮게 시키는 지 궁금하지 않으셨는지?

거기에는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다.

사람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성분이 바로 물이며, 물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 신장이다. 신장의 작용은 몸의 물과 전해질의 구성을 맞추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아주 심한 손상(trauma)를 입거나 큰 수술을 하고 나면 소변이 나오지 않는 상태가 된다. 이것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란 것이 몸에서 나오기 때문인데, 이들은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코티솔 등이 대표적이고, 여기에 항이뇨호르몬(anit-diuretic hormone, ADH)도 포함이 된다.

다른 호르몬도 유사한 작용을 함께 하지만 이 항이뇨호르몬이 소변을 나오지 않게 하는 역할의 중심이 되는데, 이 호르몬은 밤에 소변이 나오지 않게 해서 잠을 잘 수 있도록 한다든지, 긴장한 상태, 즉 말하지면 전투를 한다거나 마라톤을 하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소변이 마렵지 않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사실 이런 일을 하는데 소변이 마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정말 난감할 것 같지 않는가?)

우리 외과의사들도 수술을 할 때 7시간 가까이 수술해도 거의 뇨의를 느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초긴장을 하고 집중한 상태이기 때문에 항이뇨호르몬이 다량 분비가 되어 소변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소변이 안 나오면 간편한 상태일 것 같은데 왜 의사들은 그렇게 소변에 집착하고 환자나 보호자를 들들 볶는 것일까?

그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항이뇨호르몬이나 스트레스 호르몬의 효과가 지속되어 소변이 나오지 않게 되면 몸에서 생성되는 노폐물과 독성물질이 배설되지 않고 체내를 돌며 각 기관들을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가장 먼저 망가지는 기관이 신장이기 때문에 배설은 더 악화되고 신체의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시간이 더 경과하면 적절한 전해질의 균형을 맞출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온 몸의 기능이 와해되고 결국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이나 손상 초기에 이런 기능을 빨리 회복시키고 다른 기관들이 망가지는 것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의 원칙이다. 다행히 적절한 조치에 의해 수술 후 초기의 상황이 호전되면 먼저 항이뇨호르몬의 분비가 감소되면서 소변이 정상적으로 생성되기 시작하고 이 때부터 의사들은 비로소 환자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잠이 깨었을 때 화장실로 가고 싶은 것이나, 외과의사가 수술을 마치고 나오자 마자 모든 긴장이 다 풀리면서 바로 쓰러질 것처럼 힘이 빠지며 급하게 뇨의가 느껴지는 현상과도 동일한 것이다.

요즘 환자들을 보다 들은 이야기인데, 항이뇨호르몬을 가지고 뭔가 이상한 이야기를 만들어 다이어트에 사용하는 그런 일들이 항간에 있는 것 같다. 참 벼라별 것을 다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정말 어디서 그런 기발한 생각들을 해 내는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항이뇨호르몬이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고, 그걸 함부로 조절하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이건 정말 위험한 이야기란 것을 알아야 한다. 뭔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인데, 그저 한가지 작용만 보고 침소봉대하여 사람들을 현혹하는 짓은 정말 박멸되어야 할 것이다. 정말 해충보다 더 해로운 것이니 말이다.

사람의 몸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란 것을 (제발 좀) 기억하자.

그리고 혹시 지대한 관심이 있어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내가 앞서 말한 대로 의대로 오시라. 그럼 내가 책임지고.... 이 분야는 조금 어려우니까 6년이면 모든 것을 제대로 만들어 드리도록 하겠다.

2014/12/11 12:06 2014/12/11 12:06

진료일지(100) 12월 4일


35세 남자 환자 : 어느 남성환자의 14세부터 35세까지


"아이고, 어서 와요. 그래, 그동안 잘 지냈고?  이렇게 예쁜 와이프랑"

"네, 교수님 덕분에 이렇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 , 아이는 몇이고?"

옆에서 웃고 있던 환자의 아내가 행복한 듯 대신  대답한다.
"셋입니다. 9살 아들, 7살 아들, 다섯살 딸, 이렇게 셋이예요"

"아이구야, 벌써 세마리나 두었다고?  ㅎㅎ"


이 환자를 처음 만난 것은 지금부터 22년전인 1992년 11월, 환자의 나이가 14세 때였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들어 여드름이 온 얼굴피부를 덮고 있는 수줍음이 많은 소년이었을 때다. 경기도 어디에서 왔단다.

언제부터인가 오른쪽 옆목에 완두콩만한 혹들이 만져져서 세침세포검사를 해본 결과 갑상선 유두암이 전이되어 온 것으로 밝혀져 필자를 찾아온 것이다.

초음파와 CT스캔등 수술전 영상검사에는 오른쪽  옆목에 여러개의 전이 림프절이 보였으나 정작  갑상선 본체에는 암을 의심할 만한 결절이 보이지 않았다. 소위 옆목 전이 림프절이 먼저 나타난 갑상선암이었던 것이다.


1992년 11월 20일  갑상선 전절제술과 오른쪽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정밀 조직검사를 해서 보니 옆목 림프절31개중 10개에  전이가 있었고, 갑상선 본체에는 오른쪽 날개의 맨 꼭데기 끝에 깨알크기의 유두암이 있었던 것이다.

원래 갑상선암의 위치가 맨꼭데기에 있으면 이렇게 작은 암이라도 바로 옆목 림프절로 퍼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 소아 갑상선암은 80~90%가 초진 때 이미 옆목으로 전이가 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 소년은 그후 약 10년 동안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잘 지내 왔는데,  24세가 되는 해에 그만 왼쪽 옆목에 여러개의 재발

림프절이 발견되어 2002년 6월21일 왼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까지 해 주었던 것이다.

물론 수술후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하고....


2차 수술후부터는 별일 없이 잘 지낸다고 생각하는데 2007년 4월부터 또 왼쪽 옆목에 혹 비스무리 한 것이 만져진다고 하는 것이다.

"그참 이상하다, 재발 치고는 모양이 이상 한데?"

 그동안 결혼도 하고 가족도 생기고해서 그냥 좀 지켜보자고 하는데 불안해서 못견디겠다고 한다.

그래서 2008년 1월4일 ,  왼쪽 옆목에 생긴 혹 비스무리 하게 커진 조직을 떼어 냈는데... 결과는 꽝이 었던 것이다.

암조직이 아니고 옛날에 수술한 부위의 봉합사 주위로 육아조직(granulation tissue)이 과잉으로 형성되었던 것이다.

완전 깜박속았지.....


이 이후 해마다 하는 정기 추적 검사는 언제나 예쁜 아내와 같이 와서는  재발이 없다는 판정을 받고 돌아 가곤 했는데 ,

2011년 1월 검사에서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갑상선자극 홀몬(thyroid stimulating hormon, TSH) 이 100 mU/L 으로 상승된 것이

발견된 것이다.   수술후 신지로이드라는 갑상선홀몬을 복용하는 것은 갑상선이 하는 일을 대신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TSH를 억제해서 재발을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는 것이다.

신지로이드를 복용하지 않으면 이 TSH가 상승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친구 몇년간 재발이 없으니까 그만 신지로이드 복용을 게을리 하게 된 것이다.

TSH 상승도 문제지만 갑상선 홀몬이 없어진 심한 갑상선기능저하증 때문에 모든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결국 이것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이를 소흘히 생각한 것이다. 

2012년, 2013년  추적에서는  모든 검사가  정상으로 나와 이제는 정신 좀 차렸나 했는데.......오늘 검사에서 또 TSH가 59.35mU/L

로 올라 가 있는 것이다.


"이봐 이봐, 또 신지 안먹었지? 왜 또  그랬어?'

"교수님, 이 이가 약을 잘 안먹어요, 어떡하면 좋아요?"

"Tg가 0.6 ng/mL 로 재발이 안된 것은 천만 다행인데 신지 안먹으면 어느날 심장이 부어서 갑자기 사고가 날 수 있단 말이야.

아이들 생각해서라도 오래 오래 건강해야지....안되겠어,  이 친구 약 안먹으면 와이프되는 분이 나 한테 보고 해 줘요, 즉각!!

알았어? 이 친구야, 어떻게 살아난 목숨인데....."


14세부터 35세인 현재까지 돌보아온 이 환자, , 어릴 때 생모없이 작은 엄마 밑에서 외롭게 자란 이 환자, 일찍 가정을 이루어 따뜻한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는 이 환자, 신지로이드 복용만 제대로 하면 모든 상황이  안심해도 되는 수준이 되었는데....

"이 봐,  약속해 , 이제부터 약 열심히 먹는다고.."

"네, 열심히 복용할께요"

"그럼 다음에는 6개월후에 보자구,  그때 검사가 정상으로 나오면 2년마다 봐도 될거야"

돌아서 나가는 젊은 부부의 뒷모습이 왠지 안스럽다.

2014/12/11 12:04 2014/12/11 12:04

진료일지 (99)


35세 여자 환자 : 정말로 전절제는 피하고 싶었는데...

건강진단에서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1.31cm 크기의 유두암이 발견되어 찾아온 환자다.

수술전에 어디까지 퍼졌나를 보기 위한 초음파 스테이징검사(ultrasonograhic staging)와 CT 스캔에는 옆목림프절이나 중앙경부림프절에 전이 소견은 안 보인다. 단지 반대편 갑상선날개 꼬리 부근에 0.4cm 크기의 결절이 하나 더 보이는데 모양으로 봐서는

암이 아닌 양성으로 보인다.

오른 쪽 결절이 1.0cm이 넘는 1.31cm 나 되고 세침검사에서 카테고리6 로 암 가능성이 99%이고, 위치가 갑상선피막에 붙어 있으니까(abutting 또는 microinvasion)  림프절 전이가 있든 없든  반대편 결절이 암이든 암이 아니든 이전의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전절제를  권유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절제가 암의 재발율을 줄이는데는 가장 좋은 수술법임에는 틀림없으나 환자의 삶의 질만을 생각할 때는

반절제가 아무래도 더 낫다는 것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재발율이 조금 높다하더라도 생존율의 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면 반절제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수술중 중앙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전절제를 하고, 또는

수술중에는 발견 못하여 반절제를 했지만 수술후 정밀 영구 슬라이드 병리조직검사에서 림프절전이가 발견되면 재수술로 남은 갑상선을 떼는 완결 갑상선 절제술을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전이 림프절이 2mm내외 크기로 5개 이하이면 그냥 두고 보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5개이하면 재발율이 4%이고 5개 이상이면 19%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Thyroid 2012;22:1144~52, Thyroid 2009; 19:1167~1214).

말하자면 작은 림프절 전이이면서 갯수가 적으면 전절제를 피할 수 있지 않으냐 하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떼어낸 림프절 갯수에서 전이 림프절이 차지하는 비율이 0.65 이상이거나(10개 뗀 것중 6.5개 이상이면 0.65가된다)(Ann Surg Oncol 2014;21:277~83), 전이암세포가 림프절막을 뚫고 나갔다면(extracapsular invasion) 재발율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술과 수술후 방사성 동위원소치료를 해야 한다(Head Neck 2014 May 12, epub)는 의견도 있다. 휴~~, 복잡하네.....


어쨋든  이 환자는 35세의 젊은 여성환자이고 초음파나 CT영상에서 림프절전이가 안 보이고 암이 갑상선 피막 밖으로 자라나간 것이 안보이기 때문에 전절제보다는 반절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 것이다.

그래서 수술대 위에 환자에게 다시 말해준다.

"반절제 가능성이 높아요. 근데 재수 없이 반대편 결절이 암으로 나오거나 하면 전절제도 ......"

"네, 교수님 , 반절제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예쁘게 해주세요"

"그럼요, 최대한 예쁘게... 예쁘게 해 줄게요"

정말 반절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서글서글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성격좋고 착한 환자에게 진심으로

간단한 수술로 예쁘게 수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한 것이다.


수술은 오른쪽 갑상선날개와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여 긴급조직검사를 보낸다.

그리고 반대편에 있는 작은 결절도 떼어서 보낸다.

"꽨찮을 거야, 크게 만져지는 림프절은 없는 것 같은데......" 하면서 일단 수술창을 닫기 시작 한다.

근데 수술창을 거의 닫을 즈음 긴급조직검사결과가 컴퓨터에 뜬다.

"림프절 7개중 7개에 전이가  있음, 크기는 3mm 이상임. 반대편 결절은 양성임"

"아이쿠야~, 예상이 완전 빗나갔네. 전이림프절이 7개중 7개라.... 할 수 없이 전절제를 해야겠네..."

그래서 결국 닫고 있던 수술창을 다시 열고 남은 왼쪽 갑상선을 떼는 완결전절제술을 한다.

"정말로 전절제는 피하고 싶었는데........."


저녁 회진으로 병실에 들려 다시 설명한다.

"아까 회복실에서 설명 했듯이 정말 반절제 하고 싶었는데 전절제를 할 수 밖에 없었어요.

림프절 전이가 7개나 있어서 그랬어요. 이럴때는 전 절제를 해야 후회없이 지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분께서 "수술전 사진에서는 전이가 안보인다고 하셨는데.... "하고 의아 해 한다.

"그래요, 사진에 안보이던 것이 실제로 들여다 보면 보이는 수가 많아요. 사진은 사진이지요.

전절제하고 두분이 100년 해로하는 것이 낫지요"

이제야 전절제로 서운해 하던 환자가 희미한 웃음을 필자에게 보내 준다.

"정말로 전절제는 피하고 싶었는데... 할 수 없었어요. 이게 내가 받아야 되는 거구나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 질 것입니다"

돌아서 나오는 필자에게 남편분이 따라 나오며 "고맙습니다, 교수님" 한다.

이 말 한마디에 찜찜하던 필자의 마음도 가벼워 진다.


2014/12/09 10:05 2014/12/09 10:05

진료일지(98)


48세 여자 환자 :25세부터 48세까지


몇개월 전 부터 필자의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은 환자가 있어 생각 날때 마다 오 코디네이터에게 묻는다.

"오 코디, 조00환자 한테 연락 한번 해봐요, 마지막 본 날자가 2013년 2월26일로 되어 있으니까 그 이후로 아무 소식 없는 걸 봐서

아마도 사망했는지 모르겠네.... 그때도 마지막에는 환자 가족이 진통제만 한달치 타갔는데..."

"그렇잖아도 교수님이 몇번 말씀하셔서 전화를 몇번 했는데 도무지 전화가 되지를 않아요"

"사망했으면 진단서라도 끊어려 왔을 텐데..."


이 여성환자분을 처음 만난 것은 1997년 12월27일이었다.

이미 두번이나 갑상선유두암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한 왼쪽 갑상선이 있었던 부위를 중심으로 上종격동까지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암이 재발이 되어 필자를 찾아 온 것이다. 첫번째 수술은 1990년 25세때 지방병원에서 왼쪽 반절제만 한 정도이었으니 그리 심한 정도는 아니였을 것으로 추정되었고, 두번째는 1995년 왼쪽 옆목림프절에 여러개의 전이가 발견되어 신촌 세브란스에서 필자의 선배교수님께서 왼쪽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했는데 그만 또 재발이 심하게 된 것이었다.

또 수술하기가 난처해지니까 선배교수님께서 "박교수가 어떻게 맡아서 치료해 보셔" 해서 필자가 맡게된 것이었다.


햐~, 엄청 어렵고 위험한 수술이었지만 1998년 1월에 재발 암조직을 분리해내고 남아 있던 오른쪽 갑상선을 떼는 수술을 하고,

수술후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하였던 것이다.

근데 왠걸  2년후에 그전에 수술했던 왼쪽 옆목림프절 Level II 와 III 에서 또  재발이 된 것이다. 그래서 또 제거 해주었지.

이제 괜잖겠지 했는데  또 2년후가 되는 2003년에는 오른쪽 옆목 림프절과 왼쪽 갑상선바탕(thyroi bed), 中종격동 림프절까지

암이 확산된 것이 발견 된 것이다. 실망하는 환자를 설득해서 또 수술을 하고... 오른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 왼쪽 갑상선바탕 재발암 제거, 흉골 열고 종격동 림프절 청소술...또 고용량 요드치료를 추가 하고....


이런 초인적인 인내와 치료에도 불구하고 1년후쯤에 또 재발이 나타난 것이다. 오른쪽 갑상선 바탕, 흉골 근처 上종격동, 왼쪽 갑상선 바탕.....환자의 목소리는 쉬고....

이제는 환자도 더 이상의 수술은 안 받겠다고 하고 필자도 수술로서 완치시키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환자의 암이 전형적인 유두암에서 예후가 나쁜 저분화암의 일종인 섬모양암(insular cancer)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술과 방사성요드치료 대신 2004년말부터는 재발암부위에 에탄놀(ethanol)을 주입하는 치료를 시작 한다.

3개월간격으로 암재발 부위에 에탄놀을 주입하니까 의외로 요지부동하던 암덩어리가 작아지기 시작하여 2005년 8월경에는

육안으로 보이던 암덩어리들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환자도 고무되고 필자도 고무되어 2011년 9월까지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한다.  필자가 고무된 것을 보고

고통스런 치료과정을 조용한 성격의 환자는 별 말없이 잘 참아내어 주었고....


아~~, 필자의 칭찬으로 모든 고통을 잘도 참아 왔는데.....환자의 운이 여기까지 밖에 안되었던가...

2011년 11월, 그만 뇌에 전이 종양들이 발견되고, 폐에도 여러개의 전이 종양들이 확 퍼지고, 흉추와  흉골에도 괴물같은 종양이 다시 살아나고.... 한번 퍼지기 시작하니 것잡을 수 없이 암덩어리들이 이 연약한 환자를 무차별로 공격하는 것이었다.

뇌전이 종양 때문에 극심한 두통과 구토 때문에 환자의 눈빛이 흐려지고, 폐전이 때문에 숨도 차고.....

오~, 하느님, 왜 이러십니까?


치료목적은 아니지만 커져가는 종양의 크기를 줄여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외부방사선치료를 시작하였지만 얼마가지 않아 이 마져 환자가 포기하려 한다.  흉부 척추 4,5,6번의 파괴로 하지 마비까지 오고...

그래도 가족과 의료진의 지극한 설득으로 뇌와 흉추의 방사선치료를  받아내어 2012년 9월 하순까지는 잘 버텨내어 주었다.


그러나 이 이상의 치료는 환자와 환자가족에게 고통만 더 안겨주는 의미 없는 것이라 판단되어 진통제 처방만 하기로 하고

가족과 환자의 원대로 귀가 하기로 한 것이다.

퇴원후 1개월 간격으로 남편 아니면 딸이 대신와서 진통제를 받아가곤 했는데  2013년 2월 26일이후부터는 소식이 끊어졌던 것이다.

근데 바로 어제 남편분이 방문했다.  환자의 보험관계 때문이란다.

"환자분 소식이 너무 궁금했어요. 돌아가셨을 거라고 예측하긴 했는데...언제 돌아 가셨어요?"

"2013년 3월11일에 세상 떴지요. 너무 고생 많이 했지요, 환자도 교수님도...."

"아닙니다. 환자분 성품이 너무 좋았는데..."


이 착한 환자는 25세에서 48세까지 23년간을 이 세상에서 갑상선암과 싸움만을 하다가 한 많은 생을 마감한 것이다.

"갑상선암의  10년생존율이 좋다고 누가 갑상선암이 쉽다고 했는가? ... 이 사람들아....사람 생명 두고 함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네......"

2014/12/09 10:03 2014/12/09 10:03

벌써 12월이 되었어요.

날씨가 정말 쌀쌀해졌죠..

어제는 눈도 오고 바람도 쌩쌩불고 정말 겨울이 되었다는 느낌이 확 오더라구요.

곧 크리스마스도 오겠네요~^^


강남 세브란스 병원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였어요.

지하 1층 입구에 설치된 썰매입니다.

순록 두 마리가 양 옆에 서 있고.. ^^

이렇게 타고 찍을 수 있게 설치되어 있어요.. ㅎㅎ

썰매 타고 한 컷 찍었습니다~~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1층에 올라오면 있는 소원나무예요.

 캐롤이 나오면서 눈이 뿌려지고 있고..

 소원엽서들이 달려 있어요.

 소원엽서에 쓰신 소망들 모두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밖으로 나오면 나무에 달린 전등이 반짝반짝합니다.

날씨는 춥지만 분위기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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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갑상선암센터예요~~~^^

접수에서는 눈사람인형과 산타인형이 반겨주고, 예쁜 트리가 있어요.

귀여운 양말과 트리 장식이 있는 갑상선암센터입니다.

이쁘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트리에는 신지공주님이 디자인하신 스티커도 붙여져 있고, 거북이 가족 분이 보내주신 카드도 걸려있어요.

 직접 디자인하신 카드라는데 너무 이뻐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 갑상선암센터에 오신 모든 분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조금이라도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모두 따뜻한 12월 되세요~!!!










 

2014/12/08 16:21 2014/12/08 16:21

승승이님과 블루밍님이 달달한 꽈배기를 가지고 오셨어요~^^


동대문에서 사오셨다는데 달고 따뜻하고 맛있었어요~~


역시 꽈배기는 설탕 가득 발라진 것이 제일 맛있어요.


아무래도 교수님과 저는 다이어트 못 할 거 같아요~^^


오영자 선생님께서 오늘 소화 안 되서 못 드신다 하시니, 내려가서 활명수까지 사다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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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따뜻한 우리 승승이님~~ㅠㅜ

감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4/12/08 11:05 2014/12/08 11:05

진료일지 (97) 11월26일


70세 남자환자 : 가족성 유두암은 역시 전절제를 해야 해...


약 2년전쯤 건겅진단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에 결절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크기가 작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세침세포검사를 해본 결과 갑상선유두암(카데고리 6)으로 진단되었단다.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을 보니까 왼쪽 갑상선 날개에  0.7cm 크기의 송충이 모양 결절이 앞쪽 피막에 인접해 있고, 바로 그 옆에 같은 모양의 또 다른 결절이 자리잡고 있다. 이 결절도 암일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

근데 암이 어디까지 퍼졌나를 알기 위한 초음파 스테이징 검사(ultrasonographic staging)에는 오른쪽 날개에도 암을 의심케 하는

넓이 보다 키가  큰 결절(taller than wide)이 보인다.

이 결절까지 암으로 확정되면 소위 다중심성 갑상선유두암(multifocal papillary thyroid carcinoma)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이 환자의 딸도 같은 유두암으로 필자에게 수술받은 일이 있어  지방도시에 사는 환자분이 딸의 권유를 받고 찾아 왔단다.

부모, 형제, 자매, 자식의 3대에 갑상선암 환자가 2명이상이 있으면 가족성이 있다고 보니까 딸과 아버지가 같은 유두암 환자니까 이 환자는 가족성 갑상선암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족성은 일반적으로 유두암의 5%내외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는 10%정도로 높다.

가족성 유두암은 이 환자처럼 암의 크기는 작으나  다중심성이 많고, 림프절 전이율도 높고, 재발율도 높아 대체로 일반 유두암 환자보다 예후가 나쁘다. 더구나 고령자는 젊은 연령층에 비해 같은 유두암이라도 성질이 나쁘다.

따라서 더 적극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이 환자에서 유두암으로 확정된 것은 왼쪽 갑상선 날개에 있는 0.7cm짜리 암덩어리 밖에  안되니까 수술범위를 어디까지 하느냐가 문제가 되는 것이다.

나머지 두개가 분명 암이 아닌 양성이고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왼쪽 반절제만 해도 되겠는데 이걸 확인하기가 그리 용이하지가 않은 것이다.

림프절전이 여부는 중앙경부림프절청소를 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보면 알 수 있을 테지만.......

어차피 왼쪽 갑상선날개는 뗄 것이니까 왼쪽날개에 있는 또 다른 결절은 암이든 아니든 해결 되겠지만 오른쪽 갑상선 날개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작지만 키큰 결절(taller than wide)이 암인지 아닌지를 알아 내기가 쉽지가 않을 것 같은 거라.

갑상선 표면 근처에 있으면 쉽게 떼어 내어 검사를 해보면 되겠지만 깊숙히 박혀 있으니까 결절만 떼어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우선 왼쪽 갑상선날개을 떼고 왼쪽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여 긴급조직검사를 보낸다.

그리고나서 오른쪽 날개 속에 있는 작은 결절을 탐색하는데 아무리 아무리 면밀히 촉진해봐도 결절이 만져지지가 않는 것이다.

갑상선 조직이 만성갑상선염 때문에 부어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결절이 있는 것을 알고 남겨두고 나올 수는 없어 결국 오른쪽 갑상선 날개도 떼어 내기로 결정한다.

남겨두고 나왔다가 나중에 재발하게 되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다.

맘속으로는 "가족성은 다중심성이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절제를 해주어야 하니까........또 수술전에 전절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 했으니까..." 하면서 합리화를 한다.


수술을 끝내고 저녁회진으로 병실로 올라가니까  햐~~, 이 환자, 70 노인 답지 않게 벌써 걸어 나오며 웃는 얼굴로 필자를 맞는다. 목소리도 좋고 손발저림도 없다.


"수술 잘 되었어요, 잘 회복하실 겁니다"

"예,예, 고맙습니다. 그런데 방사성요드치료는 합니까? 그 치료는 안 받고 싶은데...."

"아, 예, 정밀 조직검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현재로는 요드치료는 안받아도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술중 림프절 검사에서 전이는 없는 것으로 나왔으니까요"

"아, 그래요?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전절제를 하기까지 갈등을 좀 했지만 환자 상태를 보니까 역시 올바른 결정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역시 가족성 유두암은 전절제를 해야 해....."


2014/12/08 11:02 2014/12/08 11:02

진료일지(96) 11월24일


46세 남자환자: 양성종양인 줄 알았더니 암이었네...


10월 중순 건강검진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에 2.1cm크기의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를 했는데 암세포는 보이지 않고

선종성 과증식 결절(adenomatous hyperplasia)이라 진단 받았다고 한다. 과증식 결절은 신생물인 종양이 아니고 갑상선세포가 커지고 증식이 일어나 갑상선 자체가 커지거나 혹이 형성된 상태다. 모든 갑상선 결절중에서 가장 많은 형태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절속에 출혈이 일어나기도 하고, 괴사나 물혹으로 변하기도 하고, 섬유화 현상이나 석회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암이 아니기 때문에 크기가 커져서 기도나 식도를 눌러서 불편해지거나 미용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치료하지 않고 지켜 봐도 된다.

그러나 임상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암과 구별이 잘 안되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초음파나 세침세포검사를 해도 구별이 잘 안되는 수가 있다.


이 환자의 초음파를 보면 누가 봐도 암이라는 생각을 못할 정도로 동그스럼하고 모양이 예쁘고 경계가 분명하다.

게다가 결절의 일부는 물혹으로 변하여 있다.  물혹이 차지하는 비율이 클수록 암일 가능성은 떨어진다.

영상의학과에서 세침검사를 했는데 암세포는 보이지 않고 선종성 과증식을 의심케 하는 소견만 보인딘다.

암을 생각할 만한 세포소견이 안보이기 때문에 재검을 할 필요가 없다고 까지 기술해 놓았다.


근데 필자가 보기에는 전체적으로 보아 암보다는 양성결절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되지만 단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

즉 뽑아낸 세포중 일부에서 세포핵이 커진 것(nuclear enlargement)이 보인다는 것이다.

이것은 암세포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인 것이다.


"어라~, 혹시 암일지도 모르겠는데?"

암이라면 수술을 권유해야 하지 않겠는가? 근데 확증은 아직 안되어 있다.

그럼 그냥 두고 보자고 해? 아니지 암을 놓지면 안되잖아, 사이즈도 큰데....

일단 진단을 정확히 붙이기 위해 수술을 권유해봐?  아니지, 암으로 나오지 않으면 미안 하잖아....


머리속에서 여러가지 가능성들이 서로 싸움을 하고 있는데 결국 당사자인 환자의 의견을 묻기로 한다.

"현재 암이라 하기도 곤란하고, 암이 아니라 하기도 곤란한 상태입니다.

 여러 정황으로 보아 암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확실한 것은 수술을 해서 조직검사를 해봐야 뭐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재수 없으면 수술중에 진단이 안되어 일주일 기다렸다가 재수술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불확실한 설명을 하는데도 환자가 수술을 받겠다고 결정을 해 준다.

그래서 수술 D-day인 오늘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수술대에서 환자에게 다시 말한다.
"혹시 암으로 나오지 않으면 만세 만세 만만세 할 것입니다"


수술은 우선 오른쪽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를 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오른 쪽 갑상선 날개를 떼는 작업을 한다.

속으로는 아마도 양성종양일거야 하면서.....

근데 어라~, 오른쪽 날개를  떼는 작업이 끝나기도 전에 림프절 조직검사결과가 컴퓨터에 뜬다. "림프절 전이 있음"

"아이구야, 그럼 오른쪽 결절도 암이란 말이 아닌가. 영상의학과에서도 완전 속았구만,  이 케이스, 합동 컨퍼런스에 올려 보자.

햐~~, 초음파만 보면 영락없는 양성결절 모양인데.....정말 모를 일이네....만세 만만세는 날라 갔네..."


결국 이 환자는 갑상선전절제를 한다.

떼어낸 갑상선과 종양을 병리검사실에 보냈더니 "갑상선 유두암의 낭종형 변종(papillary carcinoma, cystic degeneration)"

이란다.

"참, 갈 수록 어려워지네... 양성종양인줄 알았더니 암이였다니 말이야..."

2014/12/08 11:01 2014/12/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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