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52) 7월18일

 

 

 60세 남자 환자 :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오른쪽 갑상선 날개의 유두암으로 찾아 온 환자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까 2.5cm 크기의 암덩어리가 오른쪽 기도에 인접해서 있는데 모양이영~ 험악하다.

만져보니 딱딱하고 기도와 붙어 있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촉감으로도 암이란 걸 금방 알겠다.

어? 그런데 우측 옆목에도 혹덩어리가 두어개 만져 진다.

갑상선에 결절이 있고 옆목에 혹이 만져지면 그 결절은 갑상선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저 있다. 

이것은 갑상선암이 옆목림프절로 전이가 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근데이 환자에서 이상한 것은 커진 림프절에서 세침검사를 했는데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림프절에서 뽑아낸 물질에서 측정한 Tg(thyroglobulin) 수치도 3.6ng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암이라면 당연히 Tg수치가 올라가야 하는 데 말이지......

그럼 뭐야? 암이 전이된 것이 아니란 말인가?  커진 림프절이 1.67cm나 되는데도?

세포 분화도가 나쁜 저분화암(poorly differentiated)인가? 

저분화암이라면 전이 림프절이라도 Tg가 적게 측정될 수 있긴 하지....

 

어쨋든 어제 저녁에 갑상선 전절제술, 중앙 림프절 청소술, 그리고 오른 쪽  옆목림프절 청소술의 가능성에 대하여

환자에게 설명을 한 것이라.

환자는 모든 것을 의사에게 맡기겠다는 의사 표현을 하고.....

 

근데 아침에 수술 조수로 참여예정인 닥터 김이 환자의 흉부CT사진을 가지고 와서 보고를 한다.

"교수님, 혹시 이 환자 옆목 림프절 커진 것이 암이 아니고 결핵성 림프절염 때문에 그런 것인지 모르겠는 데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저...흉부 CT사진에 과거에 결핵을 앓은 흔적이 보이거든요. 여기 보십시요. 오른 쪽 윗쪽..."

"음..... 그렇네....그럴 가능성이 있겠는데.....그럼 수술시작 하자마자 그 커진 림프절부터 먼져 떼어서

긴급조직검사 결과보고 옆목 림프절 청소술을 하든지 말든지 하자"

 

 그렇게 해서 오른쪽 옆목림프절 커진 놈을 먼저 떼어서 긴급 조직검사를 했더니 아닌게 아니라 암이 전이된 것이 아니고 결핵성 림프절염이란다.  천만 다행인 것이지....

갑상선암 수술 때에 가끔 이런 일이 있다. 결핵성 림프절염을 마치 암이 전이되어 온 것 처럼 속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환자들을 모아 정리해서 국제 학술지에  얼마전에 발표하기도 했었지(ANZ J Surg 2014 Jul 1 . epub).....

의심스러우면 바로 옆목 림프절 청소술을 하지 말고 이 환자처럼 긴급조직검사를 하면 불필요한 대수술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한 논문인 기라.

 

그래서 이 환자는 재수 좋게도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까지만 하고 옆목 림프절 청소술을 생략할 수 있었던 거라.

저녁회진 때 환자에게 자초지종을 얘기 하니까 대단히 만족하는 기라.

 

환자를 치료할 때는 아랫사람의 의견이라도 무시하지 않고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35세 여자환자 : 지난 4월부터 왼쪽 갑상선 날개 부위에 결절이  크게 자라

이제는 그냥 보아도 눈에 보일 정도가 되어 찾아온 환자다.

외래 진찰 때 혹을 만져 보니 표면이 부드럽고 딱딱하지 않고 몽글몽글하다.  

초음파 사진은 결절의 크기가 4.02cm로  좀 큰 편에 속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아무래도 암보다는 양성혹에

가깝다는 느낌을 준다.

그래도 결절의 사이즈가 4.0cm 이상이 되고 세침세포검사 결과가 비정형 세포(atypia)로 나왔기 때문에

수술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를 하니까 환자가 순순히 수술을 받겠다고 한 것이라.


아직 암이라고 확정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혹이 있는 왼쪽 갑상선 날개를 먼저 떼고(diagnostic left lobectomy), 그 결과가 암으로 나오면 암수술로 확대 될 것이고, 양성으로 나오면  왼쪽 날개만 떼는  간단한 수술이 될거라고 수술전 설명을 했던 것이다.

아주 재수 없으면 수술중 긴급조직검사로도 진단이 안되어 일주일 후 암으로 확진이 되면 재수술 가능성도 있다고 덧 붙이고....

환자 입장에서는 기가 찰 것이다. 무슨 설명이 이랬다 저랬다 하노 하고 말이지.....


우선 왼쪽 갑상선을 간단히 떼어서 보니 이건 뭐 말랑말람하고 표면이 매끈한 혹이라 양성혹이 틀림 없을 거야 하면서

긴급조직 검사를 보내고 일단 수술창상을 봉합한 기라.

환자를 마취에서 깨울까 하다가 그래도 기다려 봐야지 하고 기다린 것이라.

"암은 아닐거야...암은 아닐거야...."


어?  40분쯤 후에 조직검사 보고가 컴퓨터에 뜬다.

"뭐야?  유두암의 여포변종이라고?  에휴~~ 안 기다리고 환자 깨웠으면 큰일 날뻔 했잖아..."

닫았던 창상을 다시 열고 남겨둔 오른쪽 날개까지  떼는 수술을 한다.

4cm가 넘는 암이니까 전절제수술을 하고 수술후 보조치료로 방사성요드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포변종은 처음부터 2%정도는 원격전이가 되어 있다고 작년인가 미국에서 보고를 했지 아마.......(Thyroid 2013;23:1263~8).

45세 이상, 피막침범, 원격전이가 있으면 예후가 나쁜 쪽에 있다고 하는데 이 환자는 우선 35세이고 원격전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되니까 당장 어떻게 될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될 것이다.

하여튼 4.cm 이상 결절은 양성이라고 생각되어도 수술을 권유해야 된다는 것이 정답인 것 같은 기라.ㅎㅎ

2014/08/04 11:24 2014/08/04 11:24
진료일지 (51) 7월17일

 42세 남자환자 :

"아이구, 고생 많았습니다.  이번이 세번 째 고용량 방사성 요드 치료를 마친 거지요?"

"예, 그래도 견딜 만 했습니다"

"그래도 힘들지요. 방사성 요드치료라는게 수술보다 힘들다는 사람도 있어요. 그놈의 저요드식이하고 신지로이드 끊고

2주견딘다는 것이 참 힘들지요. 근데 이번 치료로 Tg(thyroglobulin)는 지난 번  보다 많이 떨어지긴 했는데

아직 완벽하게 떨어지지 않았어요.  1차 때 28.4ng , 2 차 때 18.4ng 에 비하면  이번이 12.9ng으로 많이 떨어지긴 했는데....."

"얼마까지 떨어지면 되는 데요?"

"2ng 이하로 내려가면 안심수준이 되었다고 하지요"

"그럼 아직 암이 남아 있다는 소린가요?"

"Tg라는 것이 정상갑상선세포나 갑상선암세포에서 나오는 것이니까 엄격하게 얘기하면 암이 남아 있거나 갑상선세포가 남아 있다는 소리가 되는데 , 이번 초음파영상이나 요드전신스캔 에서 남아 있는 암조직이 안보이고, 또 저번의 PET-CT에서도 이상이 발견되 않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 안해도 됩니다. 소위 장기 구조의 변화(structual change)가 없으면 생명의 위험이 없다고 봅니다"

"또 추가로 동위 원소  치료를 받아야 합니까?"

"아니 6개월 후에 영상진단 다시하고 Tg 검사 다시해서 변화가 없으면 일단 지켜 봐도 될 것입니다. 어떤 떄는 Tg가 저절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Tg가 다시 올라가는 추세가 되면 또 추가치료를 해야 하구요. 말하자면 북한의 공비가 내려 와서

동굴속에 가만히 있어 우리나라에 해를 끼치지 않으면 굳이 잡으려고 애를 쓸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Tg 수치의 변동이 없으면 동굴 속의 공비가 가만히 있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

 

이 환자는 2012년 12월28일에  미만성 석회화 유두암으로 갑상선 전절제와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받았다.

그때 갑상선 피막 침범 갑상선암이 2.7cm이었고 중앙경부림프절 전이가 14개나 되어 있었던 것이다.

수술후 ㅣ차 방사성요드치료 150mCi를 받았을 때 측정한 Tg가 28.4ng 으로  높게 나와 2차요드치료 100mCi를 받았고......

2차치료후에도 Tg가 높아 이번에 3차 치료 100mCi를 추가로 받았던 것이다.

 

주치의로써 환자치료후 가장 기분 좋은 것은 방사성 요드치료후 측정한 Tg가 2ng 이하로 나와 환자에게

"이제 안심해도 되겠습니다, 몸속에 갑상선 암세포가 다 죽었습니다" 라고 말을 해 줄 수 있을 때다.

근데 오늘 이 환자처럼  Tg가 완벽하게 떨어지지 않을 때는 뭔가 뒤가 찜찜 한 것이다.

주치의가 이러니 환자의 기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예민한 환자는 몸속에 암세포가 잔류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 항상 불안 불안 초조 한 것이다.

 

이럴 때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방법이 있다.

 Tg 배가 시간을 보는 것이다. 소위 Tg수치가 두배되는 시간(Doubling time)을 보는 것이다.

Tg배가시간이 빠르면 빠를 수록 예후가 안 좋고, 배가시간이 느리면 느릴 수록 예후가 좋은 것으로 되어있다.

암세포의 증식이 빠를 수록 배가 시간이 빠른 것이다.

즉 신지로이드를 복용하는 상태에서 Tg배가시간이 1년 미만이면 10년 생존율 50%가 되고, 1~3년 이면 95%, 3년 이상이면 100%가 10년 생존율을 보인다는 것이다(Thyroid 2011:21:707~16).

 

그러므로 오늘 3번의 방사성요드치료에도 Tg가 높은 이 환자의 경우는 Tg배가 시간으로 볼때는 Tg가 내려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에 생명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그래서 걱정하고 있는 환자에게 말한다.
"6개월후에는 요드치료를 안하고 Tg 측정과 초음파검사를 할 것입니다.  초음파검사에서 정상으로 보이고

Tg가 감소하는 추세라면 추가 요드치료를 안하고 그냥 지켜 봐도 될 것입니다"

 

아무래도 다음에는 Tg가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기라. 이 환자는.....

 

 

2014/07/25 14:57 2014/07/25 14:57

 진료일지 (50) 7월 16일

 

 

 65세 여자환자 :  3개월전 건강검진에서 오른쪽 갑상선 날개와 왼쪽 날개에 결절이 발견되어 전원되어 온 환자다.

가지고 온 초음파 사진을 보니까 오른 쪽 날개 결절은 사이즈가 1.27cm 밖에 안되지만 세침검사를 안 봐도 갑상선  유두암인 것 같고, 왼쪽 결절은 4.48cm로 크기는 큰데 암일 수도 있고 암이 아닐수도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근데 오른쪽 것은 작지만 위치가 매우 나쁘다.  송충이 모양의 저에코성 결절이 갑상선 뒷면   윗쪽 1/3 지점에서 피막을 완전히 뚫고 나가 성대신경부위를 둘러 싸고 있는 기라.  하~~, 암이라면 수술할 때 만만치 않겠다.

 

근데 세침세포검사 결과를 보니까 어~~?  암세포는 안보이고 "비정형 세포(atypia)"만 보인단다.

"뭐야 이거....... 이 결절이 암이 아니라면 뭐란 말이야....내 손에 장을 지진다 이 결절이 암이 아닌 걸로 확정되면....."

 

어차피 이 작은 결절이 암이 아니라도 수술은 해 주어야 한다.

왼쪽 결절이 4cm 넘는 4.5cm이니까 수술을 권유해야 하는 것이니까... ....

 "오른쪽 것은 암일 가능성이 많고, 왼쪽 것은 암이 아닐 가능성이 좀 있을지 모르지만 수술해보면 암으로 나올 가능성이 20% 이상됩니다. 그러니까 양쪽 날개 다 떼고 약을 드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설명했더니 의외로 순순히 수술을 받겠다고 동의를 해 준다. 그냥 신뢰를 해 주는 기라.

 

그래서 오늘이 수술 D-day 인데 "암이 틀림 없을거야" 하고 생각하지만

또 마음 한구석에는 "혹시 암이 아니라면?" 하는 생각도 들기는 드는  기라.

암이 아닌 걸로 나오면 환자에게는 정말 좋은 일이지만 집도의로서는 스타일 구기는 일이지.....

 

우선 문제의 오른 갑상선 날개를 떼기로 하고 절개선을 넣고 우측 갑상선 결절을 만져보니  감촉이 딱딱하고 울퉁불퉁하다. 암이 틀림 없다. ㅎㅎ

살살 분리작전을 하는 데 아니나 다를까 성대신경이 후두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암덩어리로 둘러 싸여 있다,

같이 절제해? 말어?

겨우겨우 어떻게 해서 암덩어리와 성대신경을 분리하긴 했는데 아무래도 육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미세하게는 암세포가 신경을 따라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완전하게 제거하려면 신경도 같이 잘라야 하겠지만  신경은 살려두기로 결정한다.

이런 정도의 현미경적인 미세암은 남겨 두더라도 나중에 고용량의 방사성요드로 박멸이 가능한 수가 많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오른쪽 날개를 무사히 분리해서 긴급 조직검사실로 보냈더니 유두암이 피막을 뚫고 나간 것이 맞단다.

남은 왼쪽 갑상선도  별 탈 없이 잘 제거 된다. 소위 말하는 갑상선 전절제수술이 된 것이다.

수술을 마치고 회복실에 간 환자의 목소리를 체크하니까 에헤라 디야 목소리가 잘 나오는 기라.

이제는 손에 장을 지지지 않아도 되겠다. ㅎㅎ

 

36세 여자 환자 : 건강검진에서 양쪽 갑상선 날개에 여러개의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세포진 검사를 한 결과 갑상선유두암으로 진단되어 온 환자다.

가지고 온 초음파 사진을 보니 와~~심하다.  요새 왜 이렇게 심한 환자들이 몰려 오지....?

양쪽 갑상선 날개에 크고 작은 결절들이 쫘악 깔려 있다. 큰 것은 왼쪽의 3.24 cm부터 작은 것 0.79cm까지 뭐 성하다 싶은 정상 갑상선 조직이 잘 안보일 정도로 많은 암덩어리들이 포진해 있다. 중앙림프절들도 큼직큼직한 것들이 여러개가 기도 앞쪽, 양쪽 기도식도 협곡(tracheoesophageal groove)을 따라 줄을 서 있다.

거기에다 갑상선실질에는 만성갑상선염이 전반적으로 같이 동반해 있고........이런 소견은 소위 미만성 석회화 유두암이다.

초창기부터 잘 퍼지는 성질을 가진 암이지.....


 잘 보니까 옆목 림프절들도 커져 있는 게  보인다. 영상의학과에서 검사를 하다가가 전이가 의심되어서

왼쪽 옆목 Level 3 림프절  하나에서 세침검사를 한 모양인데 결과는 전이가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괜찮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기라.

특히 왼쪽 Level 4 림프절이 냄새가 많이 난다. 크기는 Level 3보다는 작지만 모양과 에코가 심상치 않은 기라.

그래서 수술 D-day인 오늘아침에 의심되는 림프절에 X표를 하고 수술중 그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하기로 계획을 세운 거라.


오늘 아침 회진시간에 이렇게 저렇게 할 가능성에 대하여 얘기하니 환자가 완전 멘붕이 된다.

남편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예쁘게 상처가 작게 수술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 기라.

"아이고, 림프절 전이만 없다면 ....예쁘게 해 줄께요"

"부탁합니다" 눈물을 훔치면서 억지로 웃는 얼굴을 만들어 주는데 아이고 제발 전이가 없으면 환자가 원하는대로 해줄 텐데....

글쎄...  아무래도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않다.


수술대 위에 누워 불안해 하는 환자에게 다시 한번 얘기한다.
"옆목 림프절 검사해서 전이가 없는 걸로 나오면 만세 만만세 할께요"


근데 만세 만세 만만세가 아니다. 긴급조직검사를 보내니까 아이쿠나 여러개의 전이가 있다고 보고해 오는 기라.

할 수 없이 왼쪽 옆목림프절 청소술(곽청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갑상선전절제술을 한다.

그러면 오른 쪽은?  다시 초음파와 CT스캔을 면밀히 보니까 커진 것은 없지만  역시 안심을 못하겠는 기라.

"아이구, 어차피 작고 이쁘게 수술하기는 틀렸다, 철저하게 제거해서 재발없이 오래 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그래서 오른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도 추가로 해준다.

결과는 역시 여러개의 전이 림프절이 있다고 보고가 올라 오는 기라. 휴~~

이렇게 림프절 청소술을 넓게 해준 환자는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액 순환이 나빠져 저칼슘혈증이 와서 수술후에 손발저림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병실로 올라가서 환자를 보니까 멘붕에 멘붕이 된 줄 예측하고 갔는데  대수술후인데도 환자의 표정이 밝다.

환자와 남편에게 자초지종 얘기를 해주니 잘 이해를 해준다.

"작게 수술이 안되어 미안한데 ...그것보다 재발없이 오래 오래 두분이 해로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목소리도 좋고 손발 저림도 아직까지는 없다.

예정보다 수술이 엄청 커졌지만 결과적으로는 환자에게는 참 잘 된 것이다.


오늘 수술한 이 두분은 건강검진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초음파검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 무슨 연대인가 하는 사람들이 이 환자들을 보면  무슨 소리를 할까  참 궁금해 지네..........



2014/07/25 14:56 2014/07/25 14:56

 진료일지 (49) 7월 9일

 

 

57세 여자 환자: 57세라지만  50대초반 정도로 젊어 보이는 아주머니다.

초음파검사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에 3cm정도의 결절과 오른쪽 날개에 그보다 작은 결절이 두개가 발견되어 우선 왼쪽 것을  세침검사를 한  결과 휘틀세포종양(Hurthle cell neoplasm)이 의심되어 전원되어 온 한자다.

여포종양과 마찬가지로 휘틀 세포종양도 수술을 해서 종양세포가 종양의 막을 침범했거나 (capsular invasion) 혈관을

침범한 것(vascular onvasion)이 있나를 확인 해야 휘틀 세포암인지 휘틀세포 선종인지를 구분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세침세포검사로는 세포모양이 똑 같으니까 도저히 암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되는 기라.

수술중 긴급조직검사로도 구분이 잘 안되어 일차수술후 떼어낸 종양을 얇은 종이 두께 슬라이스로 만들어 정밀하게 현미경으로 들여다 봐야 구분이 되는 것이다.

아주 재수 좋으면 일차수술중 진단이 내려지는 수도 있으나 이는 아주 드물다.

암으로 되어 육안으로도 주위 조직으로 파먹어 들어 간 것이 보이면 일차수술 때 진단이 가능하긴 한데 이는 암이 심할 때 그렇게 보이는 것이니까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닌 것이다.

 

암과 선종은 천지 차이니까 이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먼저 의심되는 왼쪽 날개를 먼저 떼어서 수술중 긴급조직검사해서 암으로 확진되면 바로 전절제 하고, 애매모호 하면 정밀 영구조직검사결과를 기다려 암이면 남은 갑상선을 다 떼는 완결 절제술을 하고, 암이 아닌 선종으로 나오면 암이 되기 전단계이기 때문에 그 이상 수술 없이 완치 판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수술전날인 바로 어제 저녁에 이런 복잡한 내용을 얘기하니 돌아오는 대답이 시원 시원하다.

"휘틀세포종양은 이렇게 골치 아픈 것이니까 혹시 수술을 두번 할지 모르겠어요"

" 아이 그럼 일 주일 기다려 2차 수술 하지 말고 바로 한번에 다 전 절제해주세요"

"아, 그럼 저는 마음이 편하지요, 복잡한 과정 거치지 않고 바로 한번에 수술을 끝낼 수 있으니까요.

 혹시 양성으로 나오면 좀 억울할지 모르지만요..."

"괜 찮습니다, 그냥 전절제 해주셔요"

 

오늘 수술대에 누운 아주머니가 다시 말한다.

"교수님, 저 전절제 하는 것 잊으면 안됩니다"

"예, 예,  우리 아주머니 참 쿨하다..ㅎㅎ"


수술은 우선 왼쪽 날개를 떼어서 긴급조직 검사로 보내고, 다른 때와는 달리 바로 우측 날개를 떼는 수술을 한다.

시간이 엄청 단축 된 기라.

긴급조직 검사결과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수술을 종결 시키기 때문이다.


사실 휘틀세포암은 여포암보다 예후가 나쁘고 여포암은 유두암보다 나쁘다.  때문에 휘틀세포암은 여포암과는 달리 막까지 침습한 최소형이라도 전절제술을 해야 한다.

근데 수술이 끝나고 다음 수술이 시작 될 때 까지도 긴급조직 검사결과가 나오지를 읺는 기라.

전절제술을 했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오든 상관은 없지만......


다음 수술이 끝나고 이 아주머니 결과를 확인 하니까 아~~, 최소침습 휘틀세포암으로 나온 거라.

저녁 회진으로 병실에 올라가니 아주머니와 남편분이 반갑게 필자를 맞이 한다.

"아주머니, 무슨 선견지명이 있었나 봐요. 최소침습암으로 나왔거든요. 전절제술 하기를 정말 잘했습니다.

수술합병증도 없고....잘 회복 하실 겁니다"


수술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이런 경우도 있는 기라.


23세 여자환자:  미국유학중에 있는 예쁜 아가씨 환자다.

한국에 다니려 왔다가 목욕탕 아주머니가  "목에 뭐가 있네"  해서 발견되었단다.

근데 이 아가씨, 갑상선암이 장난 아니게 많이 퍼져 있다. 오른 쪽 날개에 눈폭풍(snow storm))처럼 보이는 미만성 석회화 유두암이 꽉 차 있고, 이 암이 오른쪽 옆목 림프절  구역 2,3,4,5 에서 감자밭을 일구고 있다.

"거참 이상하네...왜  요새 이런 환자들이 많아 지지?  특히 젊은 사람 한테 말이야.  퍼진 환자들만 몰려 와서 그런가?"


수술대 위에 누운 이 예쁜 아가씨에게 물어 본다.

"미국에서 무슨 공부 하노?"

"음악 공부...."

"무슨 음악?"

"인디 음악요"

"뭐? 인디 음악? 야야, 수술하고 나면 고음이 잘 안될텐데?"

"괜찮아요. 낮은 음으로 하면 되요. 예쁘게만 해주세요"

정말 이 아가씨 암이 오른쪽 성대신경이 올라가는 기도식도협곡(tracheoesophageal groove)이 암덩어리로 꽉 차있기 때문에

수술후 목소리가 정상으로 나올지 몹시 걱정이 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암 덩어리가 오른쪽 성대신경을 둘러싸고 있고, 오른쪽 부갑상선들은 흔적도 없이 암덩어리에 파 묻혀 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강적중의 강적이다. 수술전 부갑상선 홀몬수치가 정상범위 안에 있지만 낮은 쪽 정상(27 ng)에 있어 이상하다 했더니 아마도 이미 2개의 부갑상선이 암으로 점령 당했기 때문이리라....

암덩어리를 성대신경으로부터 분리 해 놓고 나니 성대신경이 가느다랗게 되어 있다.

에휴~~목소리나 제대로 나오려나...

오른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도 만만치 않았지만 별 이벤트 없이 무사히 끝나고...


병실로 올라가서 우선 목소리를 체크하니 어? 정상으로 잘 나온다. 옆에 있는 어머니께 물어 봐도 수술전과 같단다.

휴~~, 손발도 저리지 않단다. OK !! 우선은 안심인 기라.

예쁜 상처라인이 나오도록 미래의 목주름을 따라 절개선을 선택했는데 글쎄 결과는 두고 봐야지.....

그 것 보다는 재발 없이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더 중요한데....

돌아서는 필자에게 아픈데도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가씨가 참 예쁘고 보기 좋은 거라.

그래... 경과는 좋을 거야.



2014/07/24 12:33 2014/07/24 12:33
진료일지 (48) 7월8일

 

 69세 여자환자 :  어제 아침 회진 시간.  필자의 담당 전공의가 보고한다.

"교수님한테 환자의뢰가 왔어요.  17년전에 교수님한테 수술받았다고 하는 데요. 현재 호흡기내과에 입원해 있어요"
" 아 그래? 무슨일 인데? 호흡기내과에는 왜 입원 했는데?"

"페렴으로 입원했는데 원인이 기도와 식도 사이에 구멍이 뚫어져서 식도내용물이 기도를 통해 폐로 들어가서....."
"으음~~알겠다. 기억 난다. 어디 그 환자한테 가보자"

 

17년전에 신촌 세브란스에 근무할 때 수술한 환자다.

기억이 안날리가 없는 환자지.........황00 씨.

갑상선외과, 이비인후과, 위장관외과의사들이 달라 붙어 무려 이틀에 걸쳐 수술을 했던 환자니까 잊을 수가 없다.

평생에 갑상선암으로 이분과 비슷한 대수술을 한 환자가 열손가락안에 셀 정도로 적은 숫자니까 그럴 수 박에.....

 

이환자가 처음 필자의 진찰을 받을 때 "아이구야, 이롷게 많이 퍼지도록 뭐 했노"할 정도로 갑상선암이 무지 많이

퍼져 있었던 거라.  갑상선은 물론 뒤쪽에 있는기도, 식도, 후두까지 침범한 것이다.

여러가지 영상사진을 종합해서 보니까 잘하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도의 일부는 짜르고 이어주고, 식도벽은 근육층까지

절제하고, 후두로 침범한 암은 면도식으로 깍아 주면 될 것으로 판단되었던 거라.

그래서 용감하게 수술을 진행했는데....하~~~갑상선, 기도, 식도까지는 계획한대로 암덩어리가 분리되어 나왔는데

그만 후두 부분에서 전진이 그 이상 불가능해 진거라.

암이 후두속으로 자라고 있어

후두를 짜르지 않고는 암 제거가 완벽하게 안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던 거라.

 

할 수 없이 수술을 중단하고 가족을 수술실로 들어오게 하여 상황을 얘기하고 이해를 구한 것이라.

후두를  잘라내면 환자가 말을 못하는 불구에 빠지고 호흡은 평생 기관조루(기도를 목피부와 연결해서 이 기고구멍을 통해 호흡을 하도록 하는 수술)를 통해 해야되기 때문에 환자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술을 중단하고 환자를 마취에서 깨우고 자초지종 애기 하니까 처음에는 완강히 수술을 거부하다가

고맙게도 결국은 승락을 해 온 것이라.

 

그래서 3개과가 달라 붙어 기도, 식도, 후두를 절제하고 식도대신 위를 끌어 올려 인후와 연결시켜 식도 역할을 하게 하는  대대 수술을 했던 것이다.

 

그후에 이 환자분은 기적적으로 회복해서 오늘날 까지 불구의 몸이지만 가족들과 잘 살아 왔던 것이다.

당시에 이런 수술을 하지 못했다면 이 환자분은 결국 호흡로가 막혀(airway obstruction)으로 얼마 연명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년 필자를 찾을 때 마다 손을 꼭 잡아주는 고마움을 표시해 왔는데 그만 기도와 식도사이가 헐어서 식도 내용물이 기도로 넘어와서 폐렴으로 발전되었던 것이다.

이런 치료는 우선 식도를 통하여 음식물이 내려가지 못하도록하고 항생제를 적절히 쓰면 작은 구멍이면 저절로 막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영양 섭취는 따로 소장(공장)에 투브를 설치하여 고영양 액체를 주입하면 될 것이고......

 

어제에 이어 환자 병실로 들어서니 환자와 따님이 필자를 반가이 맞아 준다.

"염려 마세요. 이렇게 치료하면 곧 좋아집니다. 폐사진을 보니까  어제 보다는 오늘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며칠만 더 고생하면 되겠는데요"

환자의 따님이 어머니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는 것이 눈에 보인다. '역시 딸이 있어야.......'

병실을 나오며 딸에게 농담을 한다.

"옛날 그때는 몇살이었어요?"

"아, 예, 그때는 27살이었요"
"아니 지금 27살이 아니구요?"

병실 밖에서 갑상선전담 간호사 한나가 웃으면서 말한다.

"역쉬 교수님은 여자의 마음을 잘 알고 말씀 하시네요"

 

사람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이 환자를 통해서도 다시 배운 거라.

그 당시 의료진의 판단을 믿고 따라준 환자의 결심이 17년이 지난 오늘까지 우리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있는 기라.

 

2014/07/23 10:24 2014/07/23 10:24
진료일지(47) 7월7일

 

 50세 여자환자 :  요즘 필자의 머리 속에는 이 50세 여자환자 문제로 꽉 차있다.

오늘로서 벌써 수술 10일째가 된다.  정상으로 회복했다면 수술 5~6일 후에 퇴원이 가능했을 환자인데 아직까지 입원해 있는 것이다. 수술중에 무슨 이벤트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말 쌈빡하게 수술이 마무리 되었는데.....

암이 심하게 퍼져 있었던 것도 아니고.... 기가 차는 환자다.

 

건겅진단에서 우연히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유두암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 온 환자인데

수술전 암이 어느정도 퍼졌나를 알아보는 초음파스테이징(ultrasonographic staging)과 CT 스캔에서도 그리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였던 것이다.

오른쪽 날개에 1cm남짓 크기의 암덩어리와 왼쪽 날개에 0.3cm 크기의 작은 암이 있었고, 오른 쪽 옆목에 림프절 전이가

몇개 보이는 정도였는 거라.

그래서 수술은 갑상선 전절제술, 중앙경부와 오른쪽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별 어려움 없이 했던 것이라.

 

수술 4일까지는 배액관으로 수술1일 160cc, 2일 128cc, 3일 59cc, 4일 56cc로 나와 회복이 순조로워 다음날이면 퇴원해도 되겠다 했는데.. 어럅쇼 , 5일째 되는 날 환자가 기침을 심하게 하고 난다음부터 78cc로 늘더니, 6일째는 210cc로 느는 기라.  게다가 색갈도 연한 우우빛으로 변하고...

아이구야  맙소사,  유미루(chyle leakage)가 생긴 것이다.

아니 이제와서 유미루가 왜 생기노 말이다.  그것도 오른쪽에는  림프액이 흐르는 흉관(thoracic duct)이 작거나 흔적이 있을 정도이어서 유미루가 잘 안 생기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말이지....

 

그래서 흉관으로 흐르는 림프액을 줄이기 위해 무지방 식이로 변경시켰더니 7일째는 105cc로 줄어드는 기라.

내친 김에 아예 식사는 금식으로 하고 기름기가 전혀없는 과일로 배를 채우고, 영양은 정맥을 통한 고칼로리수액으로

변경시켜 주말동안에 말라 붙기를 기대한 것이다.

그랬더니 8일째 67cc, 9일째 75cc가 되어 이제 해결되나 보다 했는데 웬걸 10일째일 오늘은 90cc로 늘어 간거라.

차라리 몇백cc로 나오면 용감하게 다시 수술실로 가서 유미루 부위를 막는 수술이라도 생각해 볼 텐데

이 정도 량 가지고는 그렇게 하기에는 아까운 거라.

또 이 정도 량은 재수술해도 누출부위를 찾기가 용이하지 않을 것이다.

 

이쯤되면 환자도 이제는 불안불안해 지게 되는데 사람 좋은 환자분은 그런 내색을 안 한다.

오히려 필자가 빨리 낫게 해주지를 못하니까 미안하고 조급해지는 거라.

저녁 회진 시간에 상처부위를 눌러주는 드레씽을 해주고는

"어떡하든 시간이 지나면 낫게 되어 있으니까 너무 걱정마시라" 하고 격려를 해준기라.

 

어쩐지 요즘 큰 수술해준 환자들이 아무일 없이 잘 낫고 잘 퇴원해 주니까

필자가 나태해질가봐 하느님께서 경고를 내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35세 여자 환자 : 갑상선 전절제와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왼쪽 옆목림프절들이 몇개 커져 있어

진단목적으로 이들 커진 림프절을 제거해준 환자다.

오늘로서 수술3일째, 내일이면 퇴원이 예정되어 있는데 웬걸 배액관으로 오늘부터 우유빛 액체가 살짝 비치는 거라.
"어이쿠, 또 유미루가 생기나 보다"

다행히도 배액되어 나온 량이 28cc로 많지는 않다.

"지금부터 무지방 식이로 바꾸고, 아니 과일 외에는 먹지 말고 내일 아침에 봅시다"

거참, 희한하다.  동시에 유미루 환자가 두명이씩이나 생기다니.....

갑상선암 수술은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 해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되겠는 기라.

내일 아침에 제발 배액량이 확 줄어야 할 텐데.....

 

 

#두 환자의 그 후 소식: 두 분 다 주말을 지나 월요일(7월14일) 퇴원하였다. 특히 첫번째 50세 여자환자분이 고생을 많이 했다.  두분 다 불평을 할만도 한데 쿨하게 이해를 잘 해주어서 고맙기 그지 없다.

외과의사는 이래서 평균수명이 다른과 보다 10년 쯤 짧다고 헀던가.....

 

2014/07/22 11:05 2014/07/22 11:05
진료일지 (46) 7월 4일


  28세 여자환자:  지난 2월에 왼쪽 옆목 맨 꼭데기, 아랫턱뼈 바로 아래에 불룩하게 부어 오른 큰혹이 있어 지방 병원에갔더니 갑상선 유두암이 옆목 림프절에 전이된 것이라고 해서 찾아 온 환자다.

처음에는 혹이 지금 보다 훨씬 컸는데 물혹 부위가 터지고 난 다음에 조금 작아졌다고 한다.

가지고 온 영상사진을 보니까 아이구야~~ 이렇게 심하도록 뭐 했노~~싶다.

하기야,젊은 아가씨 환자지만 몸집이 좀 있고 목에 살집도 좀 있어 웬만한 혹덩어리가 목속에서 자라고 있어도 누가 봐도 겉에서는 표시가 안 날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영상 사진에는 장난이 아니다.

왼쪽 옆목 맨 꼭데기부터 아랫 쪽 쇄골 근처까지 감자밭이 되어 있다. 맨 윗쪽 감자는 어린애 주먹만 하고 그속에는 물이 차 있다. 갑상선암에서 림프절이 물혹으로 변해 있으면(cystic change) 전이 림프절을 의미한다.

왼쪽 갑상선 날개에는 미만성 석회화 유두암 변종에서 볼 수있는 눈폭풍(snow storm)모양 암덩어리가 확 퍼져 있고, 오른쪽 날개에도 큼직한 혹덩어리가 자리잡고 있다.

이런 종류의 갑상선암은 주위 림프절로 빨리 퍼지고 원격전이도 다른 유두암에 비해 잘한다.

이 환자의 특이한 것은 갑상선 본체의 암덩어리 보다 옆목 림프절 전이가 먼저 커져서 암이 진단되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아들이 아버지보다 덩치가 커진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갑상선 본체의 암은 1~2mm 정도로 작은데 옆목으로 퍼진 암의 크기는 이 보다 훨씬 큰 몇 cm 씩 되는 것이 허다 하다고 보고되고 있는 것이다(Head Neck 1989; 11(5);410~3).

즉 몇m m크기의 작은 갑상선암도 옆목 림프절로 크게 전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그참, 희한하네... 부산에서 올라 오는 아가씨 환자들은 하나 같이 이렇게 심하게 되어서 찾아 오네"

우연의 일치 인지 모르지만 이상하게 그쪽 지방에서 올라오는 젊은 아가씨 환자들이 이 환자처럼 심하게 퍼져서 찾아 온단 말이지.......하긴 심하니까 서울까지 찾아 왔겠지만......

"암이 좀 퍼져 있기 때문에 수술이 좀 커질 것이다" 

겁나게 설명해 주어도 허~~, 이 아가씨 별로 걱정하는 빛이 안보인다.

뭐, 교수님이 알아서 해 주시겠지 하는 표정이다. 신뢰를 해도 너무 신뢰를 한다.

그럴수록 필자의 마음의 부담은 더 커지고.....

 

그래서 초고속으로 수술전 검사를 하고 수술날짜를 땡기도록 오 코디에게 부탁을 했더니

 오늘로 수술 날이 잡힌 거라. 큰 수술이 될 것 같으니까 다른 수술환자보다 좀 땡겨서 수술을 시작하기로 한다.

수술대위에 누운 늠늠한 아가씨에게 말한다.

"부산 집이 어디고?"
"남포동이라예"
"아, 남포동? 내가 어릴때 놀던 나와바리 아이가...대신동 하고 ..ㅎㅎ"

 

이 아가씨 수술은 좀 어려울거라 각오 하고 들어 갔는데  뭐, 각오 한것 만큼 어렵지는 않게 수술진행이 잘 되는 기라.

감자밭에 감자가 너무 많이 박혀 있어 중요한 혈관과 신경을 피해가며 제거하려니 보통환자보다 까다롭기 그지 없다.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그럭저럭 아무런 이벤트 없이 수술이 잘 된 것 같다.

중앙경부 림프절에도 와글 와글  전이가  많이 되어  성대신경 보존에 힘이 들었지만 무사히 제거가  된다. 

어? 그런데 오른쪽 성대신경의 위치가 정상이 아니고  상부 갑상선 동맥 근처 미주신경에서 바로 분지되어 나오는

비반회성대신경2형이다. 필자팀에서 수술한 6546 예의 갑상선암 수술중에서 20예(0.3%)밖에 안될 정도로 엄청 휘귀한 선천성 기형 인 기라(Otolaryngol Head Neck 2011; 145:204~7).

이런 환자를 수술할 때 경험이 많지 않은 외과의사라면 성대신경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렇게 심하게 림프절 전이가 많이 된 환자를 수술하고 나면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나빠져서

수술후 저칼슘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조심조심 부갑상선들을 제 자리에 남겨두긴 했는데 글쎄

결과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저녁회진으로 병실에 가니 이 아가씨, 너무 멀쩡하다. 별로 이프지도 않단다.

매우 낙천적인 아가씨다.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있다가  큰 수술이 무사히 끝났다고 생각되니까 엔돌핀 분비가

왕성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목소리도 좋고 우려하던 저칼슘혈증 증세도 없다, 왼쪽 어깨 움직임도 좋다.

어쨋든 큰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밝은 표정을 보여 주니까

금요일 오후는 일주일 중에서 가장 피곤한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필자의 기분은 UP 되어 지는 기라.

이 명량한 아가씨 환자, 많이 퍼졌지만 예후는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ㅎㅎ


 

2014/07/22 11:04 2014/07/22 11:04

 진료일지(45) 7월2일



 76세 여자 환자:  2013년 여름부터 오른 쪽 갑상선 부위에 뭐가 불룩하게 보였는데 그냥 무시하고 지나오다

이번 5월에 타 병원에서 초음파 유도하 세침 검사를 했더니 딱히 암세포는 보이지 않지만 세포핵의 모양이

이상하게 보인다고 하여 전원되어 온 환자다.

초진 때 환자분을 보니까 깡마른 몸에 목도 가늘다.

한눈에 봐도 오른쪽 갑상선 부위에 결절이 크게 보인다. 만져 보니 딲딱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한 결절이 오른 쪽 갑상선 날개 전체를 점령하고 있다. 이건 안 봐도 암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오른쪽 옆목에도 단단하게 커긴 림프절들이 자갈 밭을 일구고 있다.

"어이구야~~암이 옆목 림프절 동네까지 퍼졌네....."

 

수술전 퍼진 정도를 더 자세하게 알기 위한 초음파 스테이징 검사(ultrasonographic staging)와 CT스캔을 해 보니까

우측 갑상선 날개에 2.8cm암덩어리가 있고 바로 옆에 0.8cm암덩어리가 이웃하고 있고, 반대편 날개에도 이보다는 작지만 여러개의

결절들이 포진하고 있다.

역시 오른쪽 옆목에는 내경정맥을 따라 여러개의 전이 림프절들이 줄을 서 있다. CT스캔에는 후측 삼각부위(posterior triangle)에도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이 보인다.

이 정도면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청소술, 우측 광범위 경부청소술을 하고 수술후 고용량의 방사성 요드치료를

해야 한다.

76세에다 약골인 할머니가 이런 큰 수술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드디어 수술 D-day 인 오늘 수술대에 누운 할머니에게 말한다.

"아주머니, 염려 마셔, 내 잘 해드릴께....한숨 푹하고 나면 끝나 있을 겁니다"

"잘 해주시오. 이쁘게........"

"예, 예...."

수술이 할머니에게 좀 부담스러울 것이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전혀 문제가 없다.

할머니의 목이 깡 말라 있어 암은 많이 퍼져 있지만 수술이 어렵지 않은 것이다.

수술진행이 생각보다 빨리 빨리 잘 된다. 출혈도 별로 안된다.

"그렇지 그렇지 역시 뚱뚱한 사람보다 마른 사람이 수술이 쉽단 말이야"

 

수술은 예상보다 훨씬 단축되어 끝난다.

마취 회복도 빠르다.

이 할머니 환자, 암은 많이 퍼졌지만 웬지 잘 회복하여 장수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저녁회진때 보니까  목소리도 좋고 부갑상선 홀몬 수치도 좋고 전신 상태도 젊은 사람 못지 않게 좋다.
(우짜든동 오래  오래 사이소...ㅎㅎ)"

 

 41세 남자환자:  이 환자는 재발한 환자다. 타대학병원에서 2013년 12월에 갑상선유두암으로 갑상선 전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받고 수술후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받았는데, 왼쪽 옆목에 전이 림프절이 발견되어

찾아온 환자다.

타 병원에서 수술 받고 온 환자니까 되도록이면 그 병원에서 계속 치료 받으면 좋겠다 싶어

" 웬만 하면 그 병원에서 재수술 받으시지요" 했더니 환자는 다시는 그 병원에 가고 싶지 않단다.

하긴 일년도 안되어 재발 했으니까 그쪽 병원과는 정이 떨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재발이라고 표현 했지만 사실은 일차 수술할 때 부터 옆목 림프절에 전이가 있었던 것인데 수술할 당시에

이걸 발견하지 못했을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필자도 이런 경험이 간혹 있다.

이런 종류의 재발을 피하기 위해 수술전에 초음파,  CT스캔, MRI 등등 영상진단 방법을 동원하여 암이 어디까지 퍼져 있나를 철저히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다.

필자는 수술전날 그동안 검사했던 영상사진을 수술팀과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면밀히 체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하는데도 드물게는 재발이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수술 당시에는 영상이나 수술자의 눈에 안 보이던 먼지처럼 작게 퍼져 있던 암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커져서 소위 재발이란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환자의 영상사진도 영상의학과 교수와 어제 복습하였다.

영사의학과 교수가 말힌다.
"이번 사진에서도 얼른 보면 재발 림프절을 발견하지 못하고 넘어 갈 뻔 하겠네요. 레벨 3과 4 에 크지는 않지만

재발 림프절이 몇개 있긴 하네요"

 

아마 이 환자도 타대학병원에서 수술할 당시에는 이 옆목 림프절 전이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아직도 현대의학이 아무리 발전 했다하더라도 아직 헛점이 많은 것이 사실인 것이다.

 

이 환자 역시 몸매가 날씬하고 목에 살집이 없어 왼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이 어렵지 않게 시행된다.

혹시 또 빠뜨린 작은 전이 림프절이 있을까 염려되어 림프절 청소한 옆목을 다시 체크하고 체크한다.

수술 조수에게 말한다 " 어떻노? 이제 된 것 같나? 자네가 한번 더 체크해봐..."

다시 봐도 남은 전이 림프절은 없단다.

긴급조직검사 결과에서도 절제해낸 림프절들에서 전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 해 준기라.

제대로 수술이 되었다는 것이지........

 

환자는 암이 재발되었다고 하면 마음이 상처를 크게 입는다.

그렇게 때문에 첫번째 수술 때 철저하게 "보고 또 보고 "  수술을 해야 할 것이다.

집도의 혼자보다는 조수까지 참여해서 말이다.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니까 ............................

2014/07/18 08:31 2014/07/18 08:31

 진료일지 (44) 6월30일 

 

 

33세 여자환자 :  왼쪽 갑상선날개에 1.2cm 크기의 유두암으로 진단받고 온 환자다.

초음파를 보니 갑상선의 암덩어리외에도 중앙경부 림프절이 2~3개 커진 것이 보인다. 유두암의 위치는 피막을 침범하지 않고 갑상선안에만 얌전히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1cm 보다 약간 커지만

림프절이 커진 것이 전이된 것이 아니고 그냥 염증반응으로 커진 것이면 나이도 30대 초반 젊은 여성이니까

잘 하면 반절제만 해도 될 것 같기도 하다.

수술대에 누운 환자에게 말한다.

"잘하면 반절제도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단 림프절 전이가 없어야 합니다. 요즘은 전이가 있더라도 2mm 이하 크기로

한두개만 있으면 반절제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교수님께서 알아서.....근데 교수님 저 아토피 피부가 좀 있거든요. 그래서 좀 이쁘게 해주세요"

"그래요. 최대한 이쁘게 해 줄게요. 아이는 몇이나 있어요?"

"둘있는데 큰아이는 9살이예요"

"와~~그렇게 큰 아이가....."

 

수술은 우선 왼쪽 반절제와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해서 긴급조직 검사실로 보낸다.

제발 림프절 커진 것이 전이가 아니기를 바라면서 ........

 

근데 우리의 희망과는 달리 청소해낸 림프절 7개중 3개가 전이 림프절이란다.

그것도 제일 큰 놈은 갑상선 암덩어리와 같은 1.2cm 나 된다고 한다.

"히유~~, 생각보다 크네"

할 수 없이 닫았던 수술창상을 다시 열고 남은 갑상선 조직을 다 절제해 낸다(completion thyroidectomy).

아마도 수술후 보조치료로 고용량의 방사성 요드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저녁회진으로 병실로 올라가니 남편분과 같이 있다.이미 환자는 전절제를 한 것을  알고 있다.

전절제를 했기 때문에 환자분이 약간 실망하는 눈치이지만 이렇게 해야 안심하고 잘 살 수 있다고 설명하니

잘 이해를 해준다.

환자가 원한다고 전절제를 해야할 환자를 반절제를 했을때 따르는 재발문제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이 환자에게는

전절제가 정답인 기라.



 32세 여자환자 :  왼쪽 갑상선 날개에 갑상선유두암으로 진단 받고 전원되어 온 환자다.

근데 왼쪽 날개에 암덩어리가 1cm, 0.8cm, 0.4cm  크기로 세개나 있다. 또 왼쪽 옆목에도 여러개의 전이림프절이 보인다.

갑상선 전절제수술,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왼쪽 광범위 림프절 청소술을 해야 한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많이 퍼지다니 ......수술대에 누워 있는 환자에게 긴장감을 줄여주기 위해 여러 말을 시켜본다.

"아이고, 내가 좋아 하는 목이네.... 목주름이 내가 딱 쫗아하는 위치에 있어요. 요 주름 따라 수술하면

나중에 흉터가 잘 안보게 되지요...ㅎㅎ"

정말 목 주름이 아랫쪽 1/3 지점에 깊게 길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목이 수술하기 좋지......

 

"애기는 몇이나 되요?"  필자가 최근 두째 손녀를 봐서 그런지 애기에 관심이 많아 물어 본다.

"셋 있어요. 4살 두살, 6개월......"

"와~~, 애국자다. 이 나이에 셋이나....우리집은 두째 손주 보는데도 10년이나 걸렸는데..흐흐..

잘 해줄테니까 걱정말고..... 한숨자고 나면 끝나 있을 거야"

"네~. 잘 부탁합니다"

 

수술은 별 이벤트 없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이렇게 많이 퍼진 환자는 수술범위가 넓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아무래도 수술에 따른 수술합병증이 잘 생길 수 있다. 목소리변화, 저칼슘혈증으로 인한 손발 저림, 눈꺼풀이 내려오는 오너 증후군, 림프액이 새어 나오는 유미루 누출,

왼쪽 어깨 처짐, 목과 어깨의 당김 현상, 목피부의 감각이상 등등.....생각하면 수술 받기가 겁날 것이다.

우짜든동 이런 수술합병증들이 생기지 않도록 수술을 잘 해 주어야 한다.

 환자들은 외과의사가 수술할 때 이런 저런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걸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환자의 목이 두꺼워 수술시야가 다소 나빴지만 수술은 삼빡하게 끝난 것 같다.

회복실에서 "000씨, 아~~소리 내어 보세요, 왼쪽 팔 올려 보세요" 등등

무슨 합병증이 생겼나 테스트를 해 봐도 걱정하던 수술 합병증은 하나도 안 생겼다. 

앞으로 2~3일만 고생하면 잘 회복될 것이다.


병실로 올라가니 역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술한 부위가 아프고 불편 것 외에는 .....

아무래도 2~3일은 고생하겠지..........

2014/07/18 08:30 2014/07/18 08:30

진료일지 (43) 6월 27일


 41 세 여자환자 :약 2년전 부터 앞목에 자라는 종양이 있어 세침세포검사 결과 갑상선의 비정형세포 내지 선종양 증식(adenomatous hyperplsia)이라는 진단을 받고 찾아온 환자다. 어쩌면 휘틀세포 종양일지도 모른다는 소리도 기록되어 있다.

얼마전부터는 이 종양이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고 최근에는 통증까지 느껴 지더라고 한다.


초진때 환자의 목을 보니 와~~~~, 이건 장난이 아니다. 목 앞에 어른 주먹만한 혹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것이 보인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큰혹을 목에 달고 살았다니.....

만져보니 어? 이거 심장치 않다. 양성종양이라면 사이즈가 큰 혹이라도 만져보면 다소 가동성이 있는데 이 환자의 혹은 그렇지 않다. 움직여지지 않는 것이다.

"암인가?" 의심하지만 아직 세포검사에서 암이라는 증거는 못 찾았단다.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을 보니까 와~, 직경 6cm 이나 되는 결절이 왼쪽 갑상선 전체를 점령하고 있고 이 것이 목앞으로 밀며 나오기도 하고 기도를 누르고 있기도 하다. 뿐 만아니라 오른쪽 날개에도 크기는 크지 않지만 여러개의 결절이 포진하고 있다.

좌측의 큰 결절은 BB크림을 바른 것처럼 깨끗하고  표면은 둥글다.

누가 봐도 이것은 양성 종양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그러나 '요즘 이런 종양으로 한두번 속아 봤나' 하면서 환자에 설명한다.

"이건 암이든 아니든 4cm 넘는 큰 결절이니까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4cm가 넘는 결절은 수술전에 세침검사로

암세포가 안 나왔다하더라도 나중에 암이 발견될 율이 20%가 넘습니다. 또 이렇게 큰 결절은 절대로 작아지지 않고 점점 커지니까  수술을 해서 제거해야 안심하고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오늘 이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대에 누운 것이다. 근데 챠트에 첼로 여인이라고 메모되어 있다.

음악하는 사람이라면 필자는 맥을 못 춘다. 그저 흐물 흐물 한다.

"암이든 아니든 오늘 수술은 양쪽 전절제를 할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약을 복용해야 할 것입니다.

아, 그리고 첼리스트라구요? 첼리스트라면 무지 좋아 하지요. 연주회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네, 얼마 안있어 연주회가 있습니다"

"독주?"

"아니요. 트리오 입니다"
"무슨 곡 하실 건데요?"

"베토벤의 대공입니다"
"가만 있자, 내 스마트폰에 있는데......아, 여기 있다. 이 사람이 하는 첼로 파트를 하신다구요?"

"네~"

대공을 들려주는 동안 환자는 마취가 시작되어 꿈나라로 간다.


근데 이 첼리스트 수술이 만만치 않다. 양성종양이라면 웬만큼 커도 조금만 박리하면 종양이 수술시야로 올라 오게 되어 있는데

이 환자의 종양은 주위의 조직과 유착되어 쉽사리 올라오지가 않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조직을 박리하는 부위마다 출혈이 된다. 생각보다 강적인 것이다. 겨우겨우 큰 종양을 포함한 왼쪽 갑상선 날개를 먼저 떼어서 긴급병리조직 검사를 보낸다. 아무래도 암일 것 같아서 중앙경부림프절들도 떼어서 같이 검사실로 보낸다.

그리고 나서 우측 갑상선 날개를 떼는 작업을 한다.

이 또한 쉬운 작업이 아닌기라.  마치 순두부를 박리해내는 것처럼 조직이 흐물흐물 하다.

따라서 지혈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수술시야가 지저분해지다보니 부갑상선이 어디어디에 계시는지 수색하기가 엄청 어렵다.

첼리스트가  저칼슘혈증이 연주중에 생겨서 손에 쥐가 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짜든동 손에 쥐가 나는 부작용은 막아야 하는 기라.

등에 식은 땀이 날 정도로 조심조심 부갑상선들이 있는 부위를 성역 다루듯이 해서 겨우겨우 잘 보존이 된 것 같다.


그동안에 긴급조직 검사결과가 나온다. 역시 암이란다. 림프절 전이도 두개 보인단다. 에휴~~

역시 4cm 이상 덩치가 큰 결절은 세침검사에서 암이라고 진단이 안되었다고 하더라도 수술을 해야한다는 것을

이 환자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배우게 된 것이다.


다행하게도 회복실로 옮긴 환자는 모든 활력징후들에 이상이 없고 양호한 상태를 보인다.

휴~~~




2014/07/17 16:29 2014/07/17 16:29
1  ... 4 5 6 7 8 9 10 11 12  ... 58 

카테고리

전체 (580)
갑상선암센터 소개 (4)
갑상선암센터 예약하기 (2)
교수님 이야기 (352)
갑상선암센터 자료실 (133)
갑상선암센터 이모저모~ (84)

공지사항

달력

«   201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