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40) 6월 23일

 

 

 60세 남자환자 :  건강 검진에서 오른쪽 강상선날개와 왼쪽 날개에 0.5cm와 0.95cm결절로 내원한 환자다.

세침세포검사결과는 오른쪽은 카데고리 6로 유두암이 확실하고 왼쪽은 초음파영상에서 양성일 가능성이 높아 세침검사를

생략한 상태다. 0.5cm암이니까 지켜 봐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위치가 갑상선피막을 침범한 것 같아 수술을 권유했는데

환자분이 순순히 응해 준 기라.

나이가 45세이상면서 피막침범이 있으면 림프절전이도 잘 되고 재발율도 높아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수술 게획에 대하여 환자에게 말 한다.

"오늘 수술은 오른쪽 반절제술 가능성이 많지만 혹시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전절제로 돌아 설지 모르겠습니다.

또 반대편 결절이 현재로서는 암이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그래도 수술중 암이라고 밝혀지면 전절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환자는 그저 그저 알아서 해주시겠지 하는 표정만 지어 준다.

 

초음파영상으로 오른쪽 결절은 저음영(hypoechoic)에다 키가 크고(taller than wide) 불규칙한 경계(irregular margin)를 보여 암일 가능성이 높지만 왼쪽 결절은 덩치가 커지만 둥그스럼한 것이 양성결절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되어

환자분에게 이건 건드리지 않겠다고 얘기 했었는데, 어라 ?... 수수술실에서 다시 보니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아닌 것

같은 거라.

수술조수에게 물어 본다."저 왼쪽 결절 좀 냄새가 나지 않나?"

"글쎄요"

"위치가 한가운데 있어 고것만 들어내기가 좀어렵겠는데...?  그래도 떼어 내서 조직검사해보는 게 좋겠지?

나중에 암으로 나오면 골치 아파지니까 말이야...."

"그러게요"

 

그래서 오른쪽 반절제와 중앙 경부림프절 청소하고 왼쪽은 결절만 따로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낸 기라.

어라? 검사결과가 빨리 안나온다.  아니나 다를까 면역염색으로 들어갔단다.

"아이쿠, 암일지도 모르겠네...결과를 기다려 보는 수 밖에....."

 

한참을 기다리니까 드디어 결과가 "암아님, 림프절 전이 없음"으로 나온다.

"만세 만만세다"

그래서 수술은 우측 반절제로 끝난기라. 

수술후 갑상선 홀몬검사가 잘 나오면 이 환자는 "에레라 디야~~"가 되는 거다.ㅎㅎ

 

53세 여자환자 :2011년에 왼쪽 갑상선에 결절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별다른 처치 없이 그냥 지내오다가 이번에 세침세포검사에 여포종양이 의심되어 찾아 왔단다.

초음파 영상을 보니 왼쪽 갑상선날개에 2.67cm 크기의 결절이 있다. 둥그스럼하고 예쁘게 보이는데

이것만 가지고는 암이다 암아니다 할 수는 없는 기라. 이 종양 말고 바로 그 윗쪽에 2~3mm 크기의 결절이 하나 더 있고,

오른 쪽 날개 아랫쪽에도 3mm 크기의 결절이 있다.

왼쪽 날개에 있는 결절이 여포종양으로 나왔으니까 수술을 해서 암인지 아닌지 밝혀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여포종양이라 하면 30%는 여포암이고 70%는 양성인 여포선종이다.

여포선종(follicular adenoma)은 시간이 지나면 여포암(follicular carcinoma)으로 변한다. 따라서 암으로 변하기 전에 수술을 해주면 완치가 되는 것이다.

여포암으로 진단 되려면 종양세포가 종양의 피막이나 혈관을 침범한 것이 증명되어야 한다.

근데 이걸 증명한다는 것이 어렵다. 육안으로 보일정도로 침범한 것이면 진단은 간단하지만, 육안으로는 안 보이고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정도의 침범은 정말로 어렵다. 이것은 수술중에 진단되기는 어렵고 수술후 영구조직표본으로

세밀히 보아야만 진단이 가능한 것이다. 이 과정이 1주일이나 걸린다는 것이다.


암으로 진단되어도 피막까지만 침범된 것이면 예후가 양성종양 비슷할 정도로 좋으니까 반절제만 해도 되지만

혈관까지 침범한 것이면 남은 갑상선 조직을 다 떼는 수술(completion thyroidectomy)을 하고 방사성요드치료를 추가로 해 주어야 한다.


이 환자는 우선 왼쪽 날개와 오른쪽 아랫쪽에 있는 결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여기까지의 수술은 1시간도 안  걸리게 간단히 끝낸 기라.

근데 왼쪽 날개에 있는 여포종양의 진단이 어려워 면역 염색까지 해야 한단다.

"에휴~, 시간께나 잡아 먹겠다.."


1시간 가까이 되어도 조직검사실로부터 소식이 없는 기라.

"면역 염색이 사람 죽인다. 왜 이래 빨리 안되노?" 

재촉하고 재촉한 끝에 결과가 컴푸터보고란에 뜬다.
-왼쪽 큰 결절은 여포선종임, 바로 윗쪽에 600umm 유두암도 있음, 오른쪽 결절은 선종양 증식증임"

"뭐야 여포선종이 확실한 거야? 전화 다시 해서 확인해 봐"

"더 확실한 것은 영구조직검사를 봐야 한다는 데요. 지금으로서는 피막이나 혈관 침범이 안 보인다는 데요"

"그럼 할 수 없지. 일단 수술 종결하고 일주일 기다려 보는 도리 밖에 없지......"

600um크기의 유두암은 암이라고 이름은 붙어 있지만 무시해도 되는 암이다. 생명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여포종양 진단은 이렇게 어려운 거라. 환자측에서 보면 불만이 있을 수 밖에....

더우기 일주일후에 재수술하자고 하면 기가 막힐 것이다.

"그래도 우짜노 현실이 이런 걸.... "


저녁 회진시간에 환자와 가족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니 다 알고 있다는 듯 쉽게 이해 준다.

"오늘 암인지 아닌지 진단이 안된 환자는 1주일 후에 암으로 밝혀진다해도 아주 작게 퍼진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안해도 될 것입니다. 물론 암으로 변하지 않은 단계라면 더 좋구요"

환자도 모든 가족도 기분좋게 웃는 얼굴을 필자에게 보내 준다. ㅎㅎ

2014/07/07 14:42 2014/07/07 14:42

아버지의 처방

 

내 아버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것과 같이 외과의사다.

그는 젊은 시절 뜻하지 않은 계기로 의사가 되었고, 역시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강직하기 이를 데 없는 스승을 만나 호된 수련을 쌓아 소위 3D인 외과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이런 아버지가 가장 혹독한 수련을 쌓고 있을 때 태어나 역시 어렵게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당시 천둥벌거숭이 마냥 자랐었다. 내게 아버지는 늘 어렵고 먼 대상이었으며, 정말 어쩌다 한번 집에 오시면 다들 숨도 쉬지 못하게 하는 어머니 탓에 아버지 얼굴을 보는 것도 두려운 정도가 되었다. 물론 어머니는 아버지께서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을 하시는 지 아느냐, 너희가 다 아버지를 존경하고 편하게 해드려야 한다 했지만, 우리는 아버지란 존재는 가족이라기 보다는 뭐랄까 머나먼 저 하늘 언저리쯤 어딘가에 있는 그런 분이라 생각했었다.

아무튼 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그리 두텁지 못하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야 겨우 한마디쯤 말을 주고 받아 보았을까? 그리고 대학 3-4학년 정도 되어서야 소위 대화라 할 수 있는 그런 비슷한 것을 할 수 있었을 정도다. 그러나 그렇게 대화가 가능해진 때에도 어린 시절처럼 그분은 여전히 하늘 언저리에서 내려오실 줄 몰랐다. 적어도 내 마음속에서는 말이다.

 

아버지께서 멀리 계셨던 것처럼, 나 역시 아주 멀리 멀리 달아나 있었던 것 같다. 시선을 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말이 섞일 기회를 만들지 않으려 애썼다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나 역시 땅 언저리 어디에선가 숨어 지내는 대척점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는데 참 오랜 세월이 걸렸다.

나는 늘 갈증을 느끼는 가련한 아들인 것으로 포장했었고 스스로 피해자 아닌 피해자인양 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에서야 인정하지만아주 필수적인 대화 외에 다른 것을 시도했던 건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 단 한번도 흔들림이 없었던 내 미래 희망이 잠시 위기를 맞았었다. 본과 4학년이나 되어서 난데 없이 방사선과(요즘은 영상의학이라 불린다.)가 내 눈 앞에 나타났었다. X-ray film 을 보며 병을 진단해 내고 병의 원인을 유추하고 치료의 방향을 제시하는 등 방사선과가 내게 보여준 매력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내 인상으로는 Smart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예리하고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감수성이 필요한 그런 분야였던 것이다. 마치 영상을 보고 길을 알려주는 예언자 같은 그런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이 부분은 동료나 선배에게 조언을 구해 보았지만, 아무래도 풀리지 않는 고민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었겠는가? 다 도토리 키 재기지아는 게 다 고만 고만 한 녀석들끼리 모여서 이야기 해 보았자 결국 도토리, 상수리 등등 그런 나부랭이 아니겠는가? -  아버지께 의견을 여쭈어 보았었다.

그러자 우리 부친역시 무뚝뚝에서는 일가를 이루신 분이시라 단 한마디로 일도양단(一刀兩斷), 가을철 김장 무 자르듯 하셨었다.

엑스레이가 의사냐?”

예나 지금이나 외과의사들은 다른 과를 알기를 뭐의 뭣처럼 (차마 그대로 옮기기 힘든 점을 살펴 주시라…) 하는 데 아버지는 그들 중에서도 극상(極上)의 레벨! 과연 외과의 극우(極右)에 해당한다 하겠다.  어쨌든 그 결과 나는 가던 길을 멈추지 않고 외과의 품으로 다시 돌아 와 지금도 이 길에 있게 되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을 마친 후 우여곡절 끝에 군대를 가기로 결정 했을 때, 내가 그 지경을 당하게 된 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정말 실망했지만, 그리고 부모님들이나 가족에게 다 미안하기도 했지만, 사실 나는 내 배경이 되어주지 못하는 아버지를 적잖이 원망하기도 했었다. 실력으로 이기고도 밀려나는 심정은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사실, 당시가 내게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을 추스르기도 힘들었고 엄동설한에 군대 훈련을 받을 생각도, 그리고 당장 하고 싶은 일들과 계획이 많았는데 그걸 다 접어야 한다는 것도 다 내겐 고난이자 형극이었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나라가 부른다는데.

그나마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인륜에 위배되고 삼강오륜에 비추어도 천인공로 할 짓이란 것을 조기교육으로 깊이 세뇌된 장남인 나는, 표면적으로는 적어도 장남으로서 할 도리는 하고 있느라 애썼다.

 

비록 인턴 때도 집에서 떨어져 있기는 매 한가지였지만 군대 입대를 앞두고 인턴 마지막 근무가 진주에 있는 병원 파견이었던 까닭에 주말에 가끔 집에 들를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뭐 지금 생각하면 그게 마지막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 시기엔 그래도 아버지와 대화를 자주 나눌 기회가 있었던 것 같다. 나도 의사가 되고 나서 좀 담대해졌고, 아버지 역시 내가 군대를 가게 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술도 대작하고 가끔 함께 노래도 부르고 아마 이때처럼 부자간 사이가 돈독했던 적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아버지로부터 과거 당신이 겪으셨던 이야기들, 외과의사로서의 어려움과 고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 끝까지 드높은 자존심에 대해서도 잘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버지는 외과의사 그 자체였다고 기억한다. 참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그냥 외과 그 자체.

게다가 스승 장기려 박사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무한정한사명감까지.

그때서야 나는 내 아버지가 왜 그렇게 어려웠었나 깨닫게 되었다. 정말 하늘 언저리에 계셨던 것이다! 높은 이상에 매여 계시니 발이 땅에 닿지 않고 현실의 티끌을 경원(敬遠)하니 늘 청빈’ (요새 이런 말은 별로 좋은 말이 아님을 잘 안다. 허나 과거에도 가족에겐 그리 좋은 말이 아니었던 것도 분명하다.) 하시니 힘도 없고, 아들을 돕기도 힘든 것이었지.

 

하지만 나는 그 때부터 정말 아버지를 존경하기 시작했다. 숨도 크게 쉬지 말라는 어머니의 강요라거나 뭐 그런 것 때문이 아니라, 진정 동료이자 선배로서, 그리고 외과의 스승으로 존경하게 된 것이다.

요즘 내 동생들이 진저리를 치는 것 하나는 이런 것이다. 그들의 말을 한마디 인용하면 바로 이해가 될 것으로 믿는다.

오빠! 요새 정말 아버지랑 똑 같은 것 알지?!”

그렇다. 나는 외과의사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을 닮는 것이 뭐 나쁘단 말인가?

 

그리고 그 시절에 의사로 수련 병원이 아닌 외부로 첫발을 내디딜 초짜 의사인 아들을 보며 못내 불안하신 심경을 감추지 못했던 아버지께서 내게 주신 것이 하나 있었다.

얼마 전 서류더미를 정리하다 바로 그것을 발견했다.

내 기억으로는 나를 옆에 앉혀두고 병원에서 쓰는 의무기록지에 아버지의 휘갈긴 듯 날라가는 달필로(아버지는 나와 달리 달필이시다. 내 부모님들은 내가 졸필인 것을 보고 지금도 도무지 이해를 못하고 계시다. 누굴 닮아 그러냔 것이다.) 감기약 처방, 소화불량, 등등으로부터 농약중독에는 뭘 써야 하고하는 내용들을 다 세세히 써서 주신 것이 있었는데, 그걸 다시 찾은 것이다!

나는 지금도 감기약이나 소화제 같은 기본적인 처방은 이 아버지의 처방대로 쓰고 있다.

사실 내가 처방하는 감기약은 참 잘 듣는다고 꽤 소문이 나있다. 환자들이 다 타가고 싶어하는 약이다. 그런 이 약이 바로 내 아버지의 처방인 것이다.

 

나는 내일 작년에 갔던 몽골을 다시 방문한다.

작년과 동일하게 난치성 갑상선 암 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을 하나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평생 아버지와 함께 수술을 진행해 보고 싶다는 소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몽골 방문에서는 가장 어려운 증례 한 건을 지금 나와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내 동생(장호진)과 부친과 함께 수술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의 처방전을 받고 집을 나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참을 걸어온 것처럼, 아버지의 길 역시 한참 된 세월이 존재한다. 내가 이 처방전을 다시 찾은 것처럼 아버지의 길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희망한다.

내게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그날의 그 감격처럼, 이제부터 그리 길지 않은 1주일이란 일정에 내일을 살아갈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기를.

그리하여 내 마음을, 그리고 모두의 마음을 치유할 새 처방전을 갖게 되기를.

 

2014/07/04 15:51 2014/07/04 15:51

진료일지 (38) 6월 18일 



76세 남자 환자 : 오른쪽 갑상선 날개의 2.0cm 크기 유두암으로 오늘 수술대에 오른 분이다. 초음파 영상에 보이는 암덩어리의 모양이 험악하기 짝이 없다.  또깨비 뿔 달린 것처럼 암의 표면이 삐쭉삐쭉 튀어 나와 보인다.

같은 유두암이라도 표면이 부드럽게 생긴 놈과 비교하면 삐쭉 삐쭉이가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되어 있다.

암 표면에서  더 빨리 자라고 퍼진 부위가 삐쭉삐쭉 하게 보이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이 환자분은 이 삐쭉삐쭉 자라 나온 부위가 갑상선 피막의 앞쪽을 침범하고 있다.

초음파 영상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에는  암은 없으나 만성 갑상선염의 소견이 심하다.

 

이 분은 항상 온화한 미소를 보내주어 상대로 하여금 편안한 마음이 들게 한다.

어제 저녁에 수술전 설명을 하러 병실로 갔더니 온 가족이 다 모여 있다. 근데 모든 가족의 표정이 이 분과 비슷하다.

보통은 긴장한 얼굴로 이것 저것 질문이 많은데 이분들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76세 고령이라 걱정들이 많을 텐데 그냥 무한의 신뢰를 보내주는 기라.

오히려 긴장하는쪽은 우리 의료진이다.

"심장 문제만 없다면 갑상선 수술자체는 위험한 수술이 아닙니다. 잘 될 것입니다"

"아주 건겅하세요, 베드민턴도 잘 치시고요..."

"아마 내일 수술은 반절제보다 전절제를 할 가능성 더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반절제하면 아무래도 재발율이 좀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수술대에서 반절제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반절제도 고려는 하겠습니다"

"아이구, 교수님께서 알아서 해 주시겠지요"

 

근데 얘기가 오가던 중에 알게 된 것이 환자분이 목사님이시란다.(그러면 그렇지....어쩐지.....)

"그럼 지금도 목회일을 ?" 

"아니요, 은퇴하셨지요..."

목회일을 하신다면 설교하실 때 목이 쉽게 피로해 질 것이라고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그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심장 문제 때문에 아스피린을 복용해왔던 것이 약간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뭐 잘 되겠지 하는 믿음이 생긴다.

 

수술은 전절제를 한다. 암이 피막 침범을 한 것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이기 때문이다.

근데 수술중 갑상선을 만지는 느낌이 딱딱한 돌덩이를 만지는 것 같은 기라. 만성갑상선염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런 갑상선은 수술조작이 어렵다. 또 수술후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액순환이 나빠져 저칼슘혈증이 오기 쉬운 기라.

조심조심 부갑상선들을 제자리에  모셔 두긴 했는데..... 글쎄, ,,결과는 나중에 혈액검사를 해봐야 알겠지.......

괜찮겠지.뭐........ㅎㅎ

 

저녁 회진으로 병실에 가니 여전히 그 온화한 미소를 보내주는 기라.

수술후 목소리. 부갑상선 홀몬 수치, 칼슘수치 모두 정상이다. 무탈하게 회복 될 것이라 예측되는 기라.

 

 

 

 오늘은 터키에서 온 Makay교수 일행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 새벽 비행기로 이스탄불로 간단다.

그동안 많이 배워서 너무 고맙단다. 터키 자기병원을 꼭 방문해 달라고 한다.

오늘은 Makay 교수가 터키에서 경험한 갑상선암 환자의 사진을 보며 설명을 듣는 짧은 시간을 가진 거라.

물론 심한 환자 증례를 담아온 것이겠지만 대체로 우리나라 환자들 보다 많이 퍼진 환자들이 많다.

식도, 기도, 근육, 혈관 침범 등등 끔직한 환자들이 많다.
"아니 니네 나라들은 왜 심한 환자들이 많냐?"

"한국처럼 건강진단을 해서 발견되어 오는 환자수는 적고 대부분 암이 진행되어 증세가 심해져야 병원을 찾아 오기 때문이다.

터키는 한국보다 경제수준이 낮아서 그런 것 같다"

"1cm 미만 암은 적겠다. 니네도  작은 암은 반절제를 하냐? "

"우리는 대부분 전절제를 한다. 미국 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우리 병원에 체류하면서 느낀점은?"

"많다, 다 열거하기 어렵지만 시스템이 참 잘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환자수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돌아가서 우리도 갑상선 암센터를 만들고 싶다"

"고맙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라"

필자는 Makay교수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 터키의 엘리트 교수라는 것을 그동안의 주고 받은 많은 얘기를 통하여 알겠는 기라.

앞으로  활발한 교류를 하면 서로가 많은 것을 배울 것 같다.

맨날 똑 같은 일을 해오다 터키 교수 일행으로 부터 새로운 활력소를 받은 것 같은 기라.



2014/07/04 10:12 2014/07/04 10:12

 진료일지 (38) 6월 17일

 

 33세 남자환자 :  지난6월2일 왼쪽 갑상선 날개에 생긴 2.0cm 유두암으로 갑상선 전절제술과 중앙 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받고 6월5일퇴원후 오늘 처음 방문한 환자다. 수술후 목소리, 혈청 칼슘치 등 모든 것 모든 것이 문제 없다.

암수치를 나타내는 혈청 타이로글로부린(Tg, thyroglobulin도) 0.2 ng 으로 최저 수치다.

"햐~~, Tg항체 증가없이 Tg가 0.2ng 이하라면 이거 뭐 방사성 요드치료를 꼭 안해도 되잖아..... 나이도 33세로

젊고........ 이거 Tg 수치가 좋은데요" 하면서 환자의 병리 조직검사 결과를 본다.

 

어?  그런데 이상하다?  전형적인 유두암이 아니라고?

뭐?   저분화암(poorly differentiated carcinoma) 이라고?

아니 환자의 나이가 이렇게 젊은데 저분화암이라고?

저분화암이라면 미분화암의 전단계가 아닌가?

말도 안돼.......말도 안돼............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동안 방치하였을 때 암세포의 성질이 더 악질로 변질(transformation)되어 저분화암이 되고 저분화암이 미분화암으로 변하는 것인데.......

그래서 보통은 60대, 70대 고령환자에서 볼 수있는 암이 아닌가....

 

근데 이 환자는 이제 30대 초반이 아닌가?

이런 종류의 저분화암은 고령의 환자에서 보는 것과는 진행과정이 완전히 다른 종류의 암일 것이다.

무슨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빨리 온 것일 거다.

 

Tg수치가 0.2ng으로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은 잘 분화된 유두암과는 달리 저분화암이었기 때문에 Tg생산이

잘 안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Tg 생산이 잘 안된다는 것은 분화가 나빠 방사성 요드를 투여해도 이를 흡착하는 능력이 없거나 적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방사성요드치료는 이 환자에게는 아무런 효과를 못볼 것이다.

 

이런 경우는 할 수 없이 차선책인 외부방사선치료(또는 토모 테라피)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신지로이드 복용으로 갑상자극홀몬 억제치료(TSH 억제치료)를 병행해야 하고...

 

근데 아무래도 전형적인 갑상선유두암보다는 예후가 좋지는 않을 것이다.

갑자기 환자의 가족 상황이 궁금해서 물어 본다.

"장가 갔소?"

"예, 쪼끄만 딸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그렇구만, 열심히 치료해서 딸아이 시집도 보내야지...."

"예................."

아니 심각한 환자 앞에서 뭐 이런 말이 위로가 된다고 이거 원............

참 이상도 하지......왜 요즘에 이렇게 휘귀하고 이상한 환자들이 늘어가지......

 

근데 전이가 잘 된다는 저분화암인데도 불구하고 중앙림프절에 전이 림프절이 한개도 없다는 것이 그래도 고무적이라

생각 되는 기라.

그래, 희망을 가지고 이놈의 암과 전투를 치루어 보자구. 

 

사족: 8인의 의사연대 주장대로라면 이 환자는 진단도 치료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014/07/04 10:12 2014/07/04 10:12
진료일지 (37) 6월 16일

 

 66세 여자환자 : 5년전인가 6년전인가 환자가 잘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전에 갑상선에 결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암은 아니라는 말을 듣고 그냥 지나 왔다고 한다. 근데 2 년 전부터 이 혹이 갑자기 커기 시작하여 이제는

누가 봐도 왼쪽이 불룩하게 보일 정도로 커져 버렸단다.

초진 전에 타병원에서 한 세침검사결과는 암은 아니고 양성결절인 선종양증식성 결절(adenomatous hyperplasia)이란다.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을 보니 5.3cm크기의 커다란 결절이 왼쪽 갑상선 날개를 완전히 점령하고 있고, 결절의 한 가운데는 물혹으로 변해 있다.

의사라면 누가 봐도 "이건 양성이다"라고 생각되는 결절인기라.

그래도 결절의 크기가 4.0cm보다 훨씬 커져 있기 때문에 수술을 권유헀는 기라.

"4.0cm 넘는 결절은 절대로 저절로 작아지지 않는다, 점점 커지면 기도와 식도를 압박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전에 세침검사에는 암이 아니라고 했지만 실지로 수술해 보면 암으로 나오는 경우가 20% 넘는다...."등등의 이유로

수술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득하니 고맙게도 수술을 받겠다고 한 것이라.

 

수술실에서 터키에서 온 교수(A.Makay)에게 묻는다.

"너는  이 환자, 양성이라고 생각 하냐? 아니면 암이라고 생각하냐?"

"초음파영상으로는 양성이 틀림없는것 같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만 최종진단은 결절을 포함한 왼쪽 갑상선을 떼어서 조직검사결과를 봐야 할 것이다"

 사실 속으로는 "이거야말로 양성이 틀림없을거야" 하고 왼쪽 갑상선날개를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 기라.

 

근데 이상하다. 양성이 확실하다면 금방 답이 올텐데 소식이 없다. 알아 보니까  면역염색이 들어 갔단다. 그렇다면 뭐가 이상한 것이다.  혹시 암?

에이 설마...... 그래도 결과를 기다려봐야지.....암으로 나오면 남은 오른쪽 갑상선 날개도 완전 떼어 주어야 하니까

(completion thyroidectomy).

 

면역 염색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40분인가 50분후에 결과가 컴퓨터에 뜨는데... 어이구야...암이란다.

뭐? 유두암의 여포변종(Macrofollicular variant of papillary carcinoma)라고?  그리고 바로 옆에 0.5cm 크기의

전형적인 유두암이 하나 더있다고?

히유~~~~~~~.

터키 Macay 교수에게 묻는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나?"

"놀랍다.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나도 그렇다"

 

암으로 나왔고 1.0cm보다 훨씬 큰 거대암이고 또 하나의 유두암이 있기 때문에 오른쪽 남은 갑상선도 반드시 떼 주어야 한다. 그리고 방사성요드치료도 추가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다시 수술창을 열고 남은 오른쪽 갑상선 날개까지 완전히 제거해 준기라.

"근데 환자는 반절제를 기대하고 있었을텐데........뭐라고 위로해 주지?....요즘 이런 류의 환자가 늘어가고 있단 말이야... 참 이상하다....이상한 환자만 나한테 와서 그런가?"

저녁 회진 때 환자와 가족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니까 의외로 크게 놀라지 않고 잘 수긍해 주는 기라.

역시 4cm 이상 결절은 수술을 권유하는 것이 정답인 기라.

 

 

47세 여자환자 :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1.3cm 와 0.9cm 크기의 결절로 내원한 환자다.

타병원의 세침검사 결과는 "휘틀 세포종양 의심(suspicious Hurthle cell neoplasm)"이다.

이럴 때는 진단적 우측 갑상선 절제술을 해서 정밀 조직검사를 해봐야 암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세침세포검사로는 도저히 구분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종양은 수술중 긴급 동결조직검사로도 진단이 안되는 수도 많다. 종양세포가 종양의 피막을 침멈했나 혈관까지 침범했느냐를 보고 암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환자의 오른쪽 갑상선 날개를 떼어서 긴급병리조직 검사를 보낸다.

틀림없이 면역염색을 할 것이다. 그러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기다리는 동안 준비해온 음악이나 듣지 뭐....

마침 "바흐의 아리오소"가 나온다. 이곡은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그저 그만이다.
Makay교수에게 묻늗다. "너 음악 듣기 좋아 하냐?'

"좋아 한다"

"이곡은 어떠냐?"

"바흐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곡인 것 같다"

"수술할 때 수술이 잘 안풀려 불안하거나 흥분될 때 이음악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 진다. 너도 한번 시도 해 봐라"

"그럴 것 같다. 나도 이 음악이 좋다"

 

이윽고 긴급동결절조직검사 결과가 나온다.

--휘틀세포 종양임, 그러나 암인지 아닌지는 영구조직검사 결과를 봐야 됨--

"아이구야~~별 수없지 뭐. 여기서 수술 끝내고 결과에 따라 2차수술 각오해야 되겠네........."

Makay교수가 묻는다. "영구 조직 검사결과는 얼마나 기다려야 하나?"

"일주일안에는 나온다. 만약 암으로 결론이 나면 1주일 후에 다시 환자와 함께 수술실로 올 예정이다"

"일주일? 그렇게 빨리 결과가 나오나? 우리는 2주쯤 걸린다"

 

Makay교수가 말한다.
"너희는 수술절개선 길이가 우리와 비교해서 짧게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 피부봉합을 예쁘게 한다"

"한국사람은 미용에 신경을 많이 쓴다. 이쁘게 안해주면 불평한다"

"터키사람은 수술이 잘되는냐에 신경쓰지 목피부 미용에는 별로 신경 안쓴다"

"수술후에 목소리 톤 낮아지고, 목이 땡기는 것(tightness)에 대헤서 콤프레인 안 하나?"

"그건 당연한 것 아닌가?  그런 걸로 콤프레인 하는 것 보지 못했다"

터키와 한국의 문화의 차이가 많이 있나 보다. 까짓거 때려치우고 터키에 가서 수술하며 여생이나 보낼까?....

안되지.....큰일 나지..... 많은 자식같은 환자들은 우찌하라고....

 

저녁회진때 환자에게 사전에 두번 수술 가능성에 대하여 얘기를 해 주어서 그런지 오늘 상황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었더니 역시 잘 이해를 해 준다.

그래도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에 한마디 날려주고 병실을 나온 기라.

"1주일간 열심히 기도해보십시다. 2차수술 안하게요..."

사족: 이 분은 영구조직검사결과가 휘틀세포선종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암까지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완치다.

  "에헤라 디야"

 

2014/07/04 10:11 2014/07/04 10:11

박정수 교수님 칼럼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데" 를 기억하시나요?

2014년 4월 28일에 올린 박정수 교수님 컬럼입니다.


헬스미디어 오피니언 칼럼 주간 인기글 1위에 오르기도 했었어요.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바로가기~~~click~!!!!!


이 기사를 현대 그린푸드에서 보고 조리원님을 찾아서 포상을 하였다고 해요.

생각지도 못한 칭찬에 놀란 조리원님은 정말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박정수 교수님의 글이 이렇게 다른 분께 큰 기쁨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리원님의 좌우명은 "남에게 뒤쳐지지 않고, 열심히 사는 것" 이라고 합니다.

10여년 전 집에 화재가 발생해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남들보다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현대백화점 그룹 6월 사보에 실린 내용 올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4/07/03 13:46 2014/07/03 13:46

 진료일지 (36) 6월 13일

 

 

44세 남자 환자 : 건강검진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에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세포 결과 갑상선 유두암이 진단되어 온 환자다.

수술전 암이 어디까지 퍼졌나 알아 보기 위해 정밀 초음파 스테이징(ultrasonographic staging)검사와 CT스캔을 했더니

0.67cm 크기의 암덩어리가  왼쪽 날개 안에 얌전히 자리잡고 있고, 오른쪽은 깨끗하게 보인다.

잘 하면 왼쪽 반절제 해도 되겠네 하면서 면밀히 들여다 보니 왼쪽 중앙 경부와 왼쪽 옆목에 약간 커진 림프절이 보이는 기라.

"에구...저놈들이 암때문에 커진 것이면 수술이 커지겠는데........."

 

그래서 오늘 아침 영상의학과에서 초음파 가이드하에 커진 림프절에 X표를 해달라고 부탁을 한기라.

수술중에 요놈을 먼저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서 전이된 것으로 판명되면 무조건 갑상선전절제술, 중앙 경부림프절 청소술, 왼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로 수술이 확대 될 것이다.

만약 이 림프절이 암전이로 커진 것이 아니면 옆목 림프절 청소술은 생략해도 될 것이다.

근데 옆목 림프절 청소술은 안 하더라도  커져 있는 왼쪽 중앙경부림프절이 암전이 때문에 커진 것이라면 중앙 림프절 청소술과  함께 갑상선 전절제술을 해야 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커진 림프절들이 암전이 때문이 아닌 걸로 밝혀져 왼쪽 갑상선 반절제술만 해도 되는 것인데

글쎄 바라는 대로 될지...................

 

마침 터키 친구 (A. Makay 교수)가 있어 필자의 계획을 얘기하고 물어 본다.

"네 환자라면 어떻게 하겠나?"

"나는 전적으로 교수님이 하시는 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만약 수술중 암이 피막 침범을 한 것이 발견되면 어떻게 하겠나?"

"그때는 전절제술을 고려해 보겠다"

"나는 수술중 육안으로 보일정도로 피막침범(Macroscopic capsular invasion)이 있으면 전절제술을 하겠지만

현미경으로 봐야 피막침범(Microscopic invasion)이 있는 정도는 반절제술안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현미경적 피막침범은 예후에 크게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논문들이 많이 나온다"

 

 수술중 긴급동결 조직검사한 결과는 옆목림프절은 암전이 때문에 커진 것이 아니고 왼쪽 중앙 림프절만

암전이 때문에 커진 것이란다.  

결국 갑상선전절제와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까지만 하고 수술을 종결시켰는 기라.

 

 

32세 여자 환자 : 역시 왼쪽 갑상선 날개의 0.7cm크기 유두암으로 수술 받게 된 환자다.

초음파영상에 암의 위치가 갑상선피막에 인접하고 있으나 피막을 뚫고 나간 것으로 보이지 않고 커진 림프절도 없어

잘하면 반절제술만해도 되겠다 싶은 환자인 기라.

제발 림프절 전이만 없어라.......그러면 반절제만 하지......

환자에게 반절제 가능성이 좀 더 있겠다는 말을 하고 수술을 시작 했는 기라.

어?  그런데 중앙 림프절이 좀 커져 있다.

"아니  초음파에는 깨끗이 보였는데........."

다시 초음파 영상을 봐도 커진 림프절은 안 보인다.

 

일단 커진 림프절을 떼어서 긴급 동결조직검사실로 보낸 기라.

그리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왼쪽 갑상선 날개를 절제해 주고......

커지긴 해도 암전이 때문에 그런 건 아니겠지  하고 일단 수술창을 닫기 시작하는데

컴퓨터 보고란에 "림프절 전이 있음. 0.5cm 임" 이라고 뜬다.

"아이쿠야,  이건 정말 예측 못 했는데........."

할 수 없이 닫고 있던 수술창을 다시 뜯고 남은 우측 갑상선 날개 까지 절제해 준 기라.

(환자가 몹시 실망 하겠는데.......)

 역시 수술전에 반절제를 할 수 있겠다고 환자에게 너무 희망적인 말을 하면 안 되겠는 기라.

 

저녁 병실 회진을 가니 환자의 가족들이 다 모여 있다.

할 수 없이 전절제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니까 환자와 가족들이 이해를 해 주기는 한다.

근데 환자가 이제 신혼 2개월 째란다. 환자 어머니가 묻는다.

"그 뭐 동위원소 치룐가 뭔가 하나요?  애기를 빨리 가져야 하니까..."

아뿔사 그렇게 되었구나...

"아~, 이거 미안 하구만... 그래도 동위원소 치료는 해야 하는데....출산 후로 미룰 수도 있지만....

그냥 한번만에 치료하고 임신하도록 하지요"

"얼마 있다가 임신하면 됩니까?"

"빠르면 6개월 후부터 임신가능합니다"

환자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다. 무거운 마음으로 병실을 나오면서 생각한다.

"아~~, 하필이면  이때 암이 걸릴게 뭐람......

그래도 우짜노, 훗날을 위해 확실히 치료해 주어야지.......에휴......"

2014/07/03 13:41 2014/07/03 13:41
진료일지 (35) 6월 12일

 

 

  65세 남자 환자 :  

 

" 어이구, 교수님은 여전히 바쁘시군요"

"예, 어서 오세요, 잘 지내셨지요?"

"네, 덕택에 이렇게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교수님한테 수술 받은지 벌써 32년 되었습니다. 그때 2살베기 아들이 지금은 미국에서 변호사가 되었어요. 참 세월 빠르지요..허허.."

그렇다. 이분도 이제 백발이 성성한 초로의 노인이 되었다.

32년 전이라면 이 환자도 팔팔한 30대 초 연배고 필자도 미국에서 연수를 마치고 막 돌아온 때다.

젊었을 때라 한창 겁없이 일할 때였지.........

 

32년 전  이분은 그 당시의 한국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듣고 전전긍긍하다 마침 미국에서 이 분야를  공부하고

막 귀국한 필자를 찾아 냈는 거라.

어느 정도 심했는가 하면  갑상선에는 정상조직이 없을 정도로 암덩어리가 점령하고 있었고, 중앙경부와 양쪽 옆목 림프절은 감자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하게 전이가 되어 있었던 거라. 또 희한하게도 두피까지 전이가 되어 있었고....

패기만만 했던 필자는 이 거대한 강적을 두고 전투를 벌일 생각을 하니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 한번 해보는 거야...

아침부터 저녁 늦게 까지 거의 12시간이 넘게 셀 수없이 많은 암덩어리들과 전투를 했는 기라.

엄청 큰 수술었지만 환자도 젊고 집도의사도 패기 만만하고 해서 대전투에서 승리을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거라.

근데 옥의 티는 부갑상선 4개를 모두 살릴 수가 없었던 거라.  도대체 전이 림프절들속에 부갑상선들이 파묻혀서

도저히 찾아 낼 수가 있어야 말이지............

덕택에  이 환자는 평생동안 비타민-D와 칼슘을 복용해야 했던 것이다.

수술후 여러차레의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했던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고....

 

"어떠세요. 요새는 손발에 쥐가 안 나던가요?"

"괜찮은데요.  칼슘 복용을 가끔 빠뜨리기도 했는데 괜찮던 데요"

"저칼슘혈증이 있어도 몸이 적응해서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귀찮지만 제가 드린 비타민D와 칼슘은 꼭 드셔야 합니다"

"예, 예, 까짓거 약 먹는 거야 이제 이력이 나서 별 문제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검사에도 재발이 없습니까?"

"네, 네, 좋습니다. 안심하고  사십시요. 이제 2년마다 보면 되겠는데요"

"아이구, 1년후에 오겠습니다. 박사님 얼굴 뵈려 와야지요...허허...."

"예, 그럼 1년 후에 뵙지요"

 

이 환자와 필자는 평생을 함께 하고 있다.

이제 친구같이 가깝게 느껴지는 거라.

아마도 내년에도 이 환자는 그 보기 좋은 웃는 얼굴을 필자에게 보여 줄 것이다.

비록 목에는 길고 긴  갑상선암과의 전투 흔적이 흐미하게 남아 있어도 말이지...........

 

2014/07/03 13:41 2014/07/03 13:41
진료일지 (34) 6월 11일

 

 

  58세 여자 환자:  오른 쪽 갑상선날개의 1cm크기 유두암 환자다. 왼쪽 날개 끝에도 같은 크기의 결절이 있는데 아직 암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그리고 초음파 영상으로  갑상선 전체에 만성갑상선염이 좍 깔려 있다.

이런 경우 미국 갑상선 학회의 가이드라인은 반대편 날개의 결절이 암이든 아니든 일단  전절제술을 권유한다.

나이도  45세 이상되어도 전절제를 권유하고....

반대로 일본은 이런 경우에도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반 절제를 한다.

근데 최근의 미국의 기류는 과거보다 저위험군에 포함되는 환자는 점점 덜 공격적인 치료 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 같은 기라.

 

마침 우리 갑상선암센터에 터키 이즈밀 대학병원에서 견학 온 교수가 있어 물어 본다.

"너 생각은 어떠냐? 이 환자가 너의 환자라면 어떻게 수술 할것인가? 반절제? 아니면 전절제 할 것인가?

"나라면 전 절제하겠다. 반대편 결절도 있고,... 나이도 좀 있는 환자이고......재발을 조기에 발견(early detection)할 수 있는 잇점도 있고.......교수님은, 오늘 이 환자 수술 플랜은  무엇인가?"
"우선  오른쪽 반절제하고 왼쪽은 결절만 떼어서 긴급동결 조직검사 보내고, 결과 나올 때 까지 중앙경부림프정 청소술해서 또 동결 검사보내고 둘다 암이 없는 것으로 나오면 반절제로 수술을 종결할 예정이다. 물론 검사결과 한가지라도

암이 있다고 판명되면 전절제할 것이다. 환자의 삶의 질이 더 낫기 때문이고, 생존율에서 전절제나 반절제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반절제가 재발율이 약간 높다는 건 알고 있다. 나도 그전에는 미국처럼 전절제술을 많이 했는데

차츰 반절제술로 수술 정책(policy)이 바뀌고 있다"

"이 문제는 언제나 큰 논쟁거리다(big fight between two opinions)"

터키 친구 말대로  1cm 미만 갑상선암의 수술범위는 아직도 일치된 의견이 없는 실정이다.

 

이 환자는 결국 반절제술로 수술을 종결지었다. 물론 반대편 결절과 중앙경부림프절에 암세포가 없다는 것을 수술 중

긴급 동결조직검사로 확인하고 나서다.

 

38세 여자 환자 : 나이만 틀리지 상황은 앞의 환자와 똑 같다. 수술계획은 마찬가지로 반대편 결절이 양성이고 중앙 경부림프절에 전이가 없으면 반절제만 하기로  한다.

수술을 진행하면서 터키 친구와 얘기한다.

"니네는 조직 박리할 때 하모닉 스칼플(초음파 절삭기)을 안 쓰냐? 나는 안쓴다. 우선 한국에서는 비용이 비싸다.

국가 의료보험에서 커브를 안해준다.."

"나도 하모닉은 안 쓴다. 역시 코스트가 비싸다.  국가에서 커브 안해주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신에 리가슈어(Liga sure)를 쓴다. 기계 하나로 5명의 환자에게 쓸수 있으니까  비용이 1/5로 줄어 든다. 이 것도 자주 쓰지는 않는다.

기본적으로는 교수님이 하는 방법인 전통적인 방법을 좋아 한다. 젊은 외과의사는 기본적인 수술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적으로 너의 의견에 동의 한다. 하모닉이나 리가슈어를 쓰면 약간 편리하긴 하지만 세밀한 박리작업에는 전통적인

수술칼이 더 좋다"

"전적으로 교수님 의견에 동의한다.Absoulutely agree with you"

역시 외국에서 온 의사와 의견 교환을 하는 것은 재미 있다.

 

이 환자는 나이도 38세로 젊고 해서 가능하면 반절제로 끝냈으면 좋겠다 했는데...........

근데 긴급동결 조직 검사에서 그만 중앙경부림프절에 0.3cm가 넘는 전이가 2개나 발견된 것이다.

할 수 없이 전절제를 할 수 밖에 없었는 기라. 환자는 좀 불만일지 모르지만........

저녁 회진 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의외로환자가 만족해 준다. 고마운 기라.

 

 33세 여자 환자 : 오른 쪽 나비날개에 어린아이 주먹 크기의 결절로 온 환자다. 처음 발견은 9년전 쯤 된단다.

타병원에서 양성종양으로 진단받고 고주파치료를 2번이나 받았는데 약간 작아지는 듯 하더니 다시 커져서 찾아 왔단다.

초음파영상을 보니 4.95cm 큰 결절이 오른쪽 갑상선 날개를 완전히 점령하고 있고, 왼쪽 날개에도 1.5cm크기의 결절이 있다.

얼른 봐서는 " 이거 양성종양이네..." 할 정도로 결절의 모양이 예쁘게 생겼다.

타병원의 세침검사결과도 양성으로 보고 되어 있고.........

그렇지만 4cm이상은 수술을 권유하라고 되어 있다. 또 4cm 이상은 세침검사에서 양성이라고 나왔다해도 나중에 암으로 밝혀지는 것이 20%이상이나 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자에게 수술을 권유했더니 의외로 순순히 수술을 받겠다고 하는 기라.

"만약 양성이 확실하다면 오른쪽 날개 떼고 왼쪽 것은 결절만 떼고 나오겠다. 그래도 수술후 남긴 갑상선이 기능이 좋지 않으면

신지를 먹어야 될지도 모른다"고 얘기하고 수술을 시작한 기라.

오늘쪽 날개와 왼쪽 결절을 떼어서 "그래도 암으로 나올지 모르니까 긴급동결 조직검사 보내 보자 "고 하고 일단 수술창을 봉합하고 결과를 기다린 기라.

근데,  어라~~, 결과는 "유두암의 여포변종"이란다. 양쪽 것이 다 그렇단다.

아~~, 봉합했던 수술창을 다시 열고 남은 왼쪽 갑상선 날개를 다 떼어 준기라. 긴급동결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환자를

마취에서 깨워 병실로 보냈으면 어쩔번 했겠나.......

역시 4cm 이상 결절은 아무리 양성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수술을 권유하는 것이 정답인 것 같은 기라


23세 여자 환자 : 참 귀엽게 생긴 아가씨 환자다. 항상 생글생글 웃느다. 수술대에 누워도 생글생글이다.

근데 아가씨 암이 심상치 않다. 불과 3주전에야 갑상선에 뭐가 생겼다는 걸 알았다는데 이거  퍼져도 너무 많이 퍼져 있는 거라.

초음파영상에는 우측 갑상선 날개 전체가 눈보라(snow storm)가 치는 것 같은 암영상이 보이고 이것이 커져서 육안으로도

오른 쪽 목이 불룩하게  나올 정도로  되어 있다.

목CT영상에는 우측 옆목에 자갈들이 더글더글 깔려 있고, 왼쪽 옆목에도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들이 몇개 보인다.

그냥 두었다가는 얼마 안있어 폐까지 퍼질 것 같다.

이런 암은 유두암의 미만성 석회화 변종인이 틀림 없는 기라.

그래서 초스피드로 입원시켜 오늘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요즘 참 이상하다. 왜 젊은 아이들이 많이 퍼져서 오지?....)

수술대에 오른 이 아가씨가 짠~하여 위로 한다.

"최대한으로 예쁘게 해줄게....한숨만 자고 나면 끝나 있을 거야..."


터키에서 온 친구에게 말한다.

"너희 나라도 미만성 석회화변종(diffuse screlosing type)이 많으냐? 우리 나라는 이상하게도 유듀암 변종중에서 이 타이프가 가장 많다. 미국에서 많은 여포변종은 그 다음에 많고...."

"터키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유두암 다음으로 여포변종이 많다. 미만성 변종은 그렇게 흔하지 않다"

"요즘 와서 한국도 여포변종이 늘어가고 있다는 느낌은 나도 받고 있다"


터키 친구가 또 질문한다.

"한국은 수술중에 성대신경 찾으려고 신경 모니터는 안 쓰나?"
"나는 이 기구 없어도 육안으로 신경찾는데 지장없다. 재발하거나 암이 너무 진행되어서 수술시야가 잘 안보일 때만 가끔 사용한다. 너는 어떠냐?"

"터키도 마찬가지다. 기계가 너무 비싸 잘 안쓴다"

"나도 동감이다. 한번 쓰는데 60~70만원쯤 환자가 더 부담해야 한다. 내가 좀 더 고생해서 환자 부담 줄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터키 친구가 부갑상선 보존하는 필자의 수술테크닉을 보고싶다고 하는 기라.

어느나라 갑상선외과의사라도 갑상선 수술에서 부갑상선 보존하는 문제가 가장 골치 아픈 것이라..........

아무리 아무리 잘 남겨 두었다해도 저칼슘혈증이 와서 환자들이 손발이 저리다고 하니 .....

필자의 비장의 기술을 보여 줬는기라. ㅎㅎ

서양친구들은 일시적 저칼슘혈증이 우리들 보다 약 10배쯤은 생기는 것 같으니 .......

어쨋든 부갑상선 문제는 우리가 훨씬 우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 같은 기라.


이 아가씨 환자는 많이 많이 퍼져 있어도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양측 옆목 림프절 청소술이

큰 이벤트 없이 깨끗이 끝난 것 같은 기라. 저녁 회진 때 보니 손발 저림도 없고 목소리도 좋다. 몹시 아플 텐데도 생글 웃어준다.

물론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몇차례 추가해야 될 것이지만 생글생글 인상좋게 웃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잘 이겨 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기라.


2014/07/02 16:35 2014/07/02 16:35
진료일지 (33) 6월 5일

 

 소아에서도 갑상선암이 생긴다. 다만 그 발생율이 어른에 비하여 아주 낮다. 전체 갑상선암 환자에서 소아가

차지하는 비뷸은 1.5~5.5 %정도 된다.  그러나 구소련의 체르노빌이나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로 사고 지역에는 소아 갑상선암 환자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하게 많이 발견된다.  방사선 피폭 때문이다.

소아 갑상선암은 어른과는 다소 다른 특징을 보인다.

소아갑상선암은 어른에 비해 진단 때 이미 많이 진행되어 발견된다. 림프절 전이율이 40~90%나 되며 나이가 어릴 수록 전이율은 더 높아진다. 어른에 비해 다발성이 많아 50~90%나 된다.

원격전이율도 어른 보다 2~3배 높아 20~30%정도 되며, 폐, 뼈, 뇌순의 전이 빈도를 보인다.

페전이는 일반 폐사진에는 잘 안보이고 방사성 요드스캔에만 보이는 미세 전이가 많다. 따라서 방사성요드 치료에 효과가 좋다.

소아 갑상선암은 나이가 어릴수록 예후가 나쁜 경향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보면 많이 퍼진 정도에 비해 어른보다

예후가 좋다. 20년 생존율이 90.3% 쯤 된다.  그러나 수술이 어른 보다 어려워 수술합병증이 잘생기고  재발율도 어른 보다 높다.  어른에서 30년에 30% 재발이라면 소아는 20년에 30% 재발이다.

즉 수술합병증과 재발율이 높아도 장기생존은 기대 할 수 있는것이다.

 

34세 여자 환자: "햐~~, 이제 나 하고 같이 늙어 가려고 하네... 수술한지 이제 몇년이나 됐노?" 

같이 온 환자의 어머니가 대신 대답한다.

"아이고~, 교수님,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가네요...나이가 40 이 다 되어가니..."

"ㅎㅎ.. 세월 참 빠르네...."

그러니 보니 처음 수술하던 때의 귀여운 소녀의 얼굴은 어딜가고 이젠 완전 숙녀가 되어 앞에 앉아 있다.

그렇지 그동안 결혼도 하고 얘기도 가졌으니...이제 다섯살쯤은 되겠다.

 

이환자는 15세가 되던 1995년 10월에 처음 만났다.

끔찍하게 많이 퍼져 찾아 온 것이라.  양쪽 갑상선에 여러개의 유두암이 정상 갑상선이 안 보일 정도로 꽉 차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고, 중앙경부와 양쪽 옆목 림프절들이 자갈 밭으로 변할 정도로 전이가 심하게 되어 있었던 거라.

당시 거의 하루 낮시간 동안 악전고투 하면서 갑상선 전절제술, 중앙경부청소술, 양측 옆목 림프절 곽청술(청소술)을 했었지.....

다행히도 큰 수술합병증이 없이 잘 회복은 했으나 워낙 심하게 퍼져 있었기 때문에 수술후 보조치료로 방사성요드치료를 여러차레 해야 했는기라.

 

근데 처음에는 몰랐는데 방사성 요드치료중에 양쪽 폐에 새카맣게 전이가 된 것이 발견된거라.

꼬마 아가씨이지만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6~12개월 간격으로 추가로 투여 해 준기라.

놀라운 것은 그 힘든 치료과정을 잘도 버텨 주는 기라.

 

설상가상으로 수술했던 중앙경부와 옆목 림프절에 재발암이 첫 수술 2년후터 슬슬 한두개씩 나타나는기라.

 

재발암이 한개씩 나타날 때마다 제거하고 제거하고....4번이나 재발 수술을 한 것이라.

가장 힘든 것은 중앙경부의 기도와 식도 사이 협곡을 따라 올라가는 성대신경 부위에 림프절 재발을 제거하는 것이었지.....

이 부위의 재수술은 엄청 어려워 어려워.... 아무리 조심해도 수술후 목소리가 쉴 수 있기 때문에

수술하는 주치의는 미치지 ....

 

이렇게 했는데도 2005년에는 또 오른쪽 성대신경부위에 재발이 나타나는 것이라.

이제는 수술하면 성대신경마비가 필연적으로 생기기 때문에 수술대신에 에탄놀을 주사로 주입하여

재발암을 녹이는 치료법을 쓰기로 한 것이라.

다행히도 세번의 에타놀 주입으로 재발암이 작아졌는기라.

아직 완벽하게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자라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제는 잡히기 시작한 것 같은기라.

더 고무적인 것은 2012년부터는 폐CT 스캔에서 폐전이 병소가 사라지고 안보이는 것이다.

오늘 찍은 CT스캔에서도 안 보이는 것이라.

이제 일단 더 이상 악화되는 증거는 없는 기라.  에휴~~,  환자도 고생했고 주치의도 고생했고....

덕택에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라.

8인의 의사들은 이 환자를 보고 무엇이라 그럴지 궁금하네......

2014/07/02 16:34 2014/07/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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