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127) :2월23일


53 세 여자 환자 : 전이 림프절이 성대 신경을 싸고 있으면 집도의는 긴장한다


지난12월 중순 건강진단에서 발견된 갑상선 유두암으로 전원되어 온 환자다.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을 보니 오른쪽 날개에 석회화(calcification)를 보이는 결절이 두개 보이는데

윗쪽 것은 사이즈가 0.9cm이고, 아랫쪽 것은 1.3cm다.

두개 모두 경계가 삐쭉삐쭉하고. 윗쪽 것은 뒷쪽 피막을 뚫고 나갔고, 아랫 쪽 것은 앞쪽 뒷쪽 피막을  다 침범했으나

윗쪽 것만큼 심하게 뚫고 나간 것  같지는 않다(abutting).

왼쪽 날개에도 똑 같은 모양을 가진 0.5cm 결절이 보이는데 세침검사에서는 암세포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아마도 작아서 뽑아져 나온 세포수가 적어서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암이 얼마나 더 퍼졌나를 알아보기 위한 초음파 스테이징(ultrasonographic staging) 을 보니까 오른쪽 중앙경부에 전이가 강력히 의심되는 림프절이 0.8cm크기로 두개 보이고, 오른 쪽  level 4 옆목림프절에도 1,0cm크기의  전이림프절이 자리잡고 있다.

림프절의 장축과 단축(long and short axes)의 비율(장축/단축) 즉 Solbiati index가 <2  이하이고,

지방문(fatty hilum)의 소실, 불규칙적인 경계, 약간의 고에코(hyperechoic)가 보이는 것을 봐서 전이가 의심되었던 것이다(Thyroid 2015 ;25(1):3~14).

결정적인 것은 오른쪽 level 4 림프절에서 체크한 Tg(thyrpglobulin)가 5000 ng 이상이 되어 옆목 림프절 전이가 확실한 것이라 생각 되었던 것이다. 

수술은 갑상선 전절제술+ 중앙경부 청소술+ 오른쪽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하기로 한다.

그래도 전이된 림프절 수가 많지는 않아 수술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런데 왠걸 오른쪽 옆목림프절 청소술은 스무스하게 진행되는데,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에서 그만 브레이크가 걸린다.

전이 림프절 한개가 오른쪽 성대신경을 감싸는 모양으로 침범해 있는 것이다.

이런 림프절 전이는 암세포가 림프절 피막(lymphatic capsule)을  뚫고 나갔기 때문에 재발율이 높고 장기 생존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Thyroid 2014 ;24 (12):1790~5)).


그렇다해도 우선 당장 급한 것은 성대신경을 살리면서 전이된 암조직을 성대신경으로 부터 분리해 내는 것이다.

수술후에 신경손상이 와서 목소리가 쉬게 되면 환자가 얼마나 실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어떡하든 살려내는데 까지는 살려야 하는 것이다.

온갖 신경을 다 써서, 필자의 어깨가 빠져나가는 긴장속에서 어찌어찌 신경과 암조직을 분리해 내는데 성공한다.

이 다음 부터는 일사천리로 수술이 진행되어 별탈 없이 수술이 종결되었다.


문제는 성대신경을 아무리 잘 보존했다 하더라도 수술후에 얼마동안은 목소리의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에 수술한 어느 약사도 이 환자와  마찬가지로 성대신경과 암조직을 잘 분리해 내고 신경보존도 잘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수술 1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목소리 회복이 안되어 속을 태우고 있지 않은가.

결국은 돌아 오겠지만 그때까지 환자가 고생할 생각을 하면 미안하기 짝이 없다.


수술이  끝나고 회복실의 환자를 찾아 간다.

"수술 끝났어요,   아~~, 해보세요,

"아~~,아~,  감사합니다"

아, 소리가 잘 나온다.  약간 저음이지만 저 정도는 수술 직후에 정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된 것이다.

수술중에 전이 림프절이 성대신경을 둘러 싸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 담당 집도의가 얼마나 긴장하게 되는지 환자는 모를 것이다.

아이구~, 아직도 오른쪽 어깨가 뻐근하네....ㅎㅎ..

2015/03/05 15:19 2015/03/05 15:19

진료일지(126); 2월 16일


33세 여자 환자 : 우쨋거나 피막침범 값을 하기는 하는구만...


오늘은 설날 연휴에 들어가기전 수술하는 날이다.  

내일이면 가족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큰 수술이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환자들만 골라 수술하기로 한 것이다.

여섯 건의 갑상선 수술이 있지만 전부 반절제 가능성이 많은 환자들이다.

연휴에다 외국여행전에 큰 수술을 했다가는 수술회복중에 무슨 일이 생길까 환자도 의사도 불안하기 때문에 큰 수술은

피하고 있는 것이다.


여섯 명의 환자중 한 사람은 양쪽 갑상선 날개에 여러개의 비정형 세포(atypia) 결절이 있어  이 결절이 암이든 아니든

환자의 원에 따라  전절제를 하기로 하고 남은 환자는 모두 반절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환자들인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이 33세 여자환자는 지난 12월초에 건강검진에서 왼쪽 갑상선날개에 0.7cm 크기의 결절이

세침검사결과 유두암(카테고리 6)으로 밝혀져 필자를 찾아 온 것이다.

암덩어리의 크기가 0.7cm 밖에 안되어  반절제 정도면 되겠지 하는 환자다.

암의 위치가 왼쪽 날개의 앞쪽 피막을 침범해서 (abutting) 좀 꺼림직 하기는 하지만

초음파영상에 중앙림프절이나 옆목림프절에 전이가 의심되는 소견이 없어 환자에게 설명한다.
"지금 상황으로는 왼쪽 반절제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암의 위치가 피막과 떨어져 있었으면 수술도 급히 서두러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안해도 됩니다"


그래서 오늘 수술하는 환자중에서 반절제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환자가 바로 이 환자인 것이다.

수술대로 옮겨 눕는 환자에게 다시 수술범위에 대하여 설명한다.

"반절제 가능성이 높아요. 단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전절제로 돌아설 수 있지만...."

말은 이렇게 하지만 속으로는 반절제로 끝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하고 있는 것이다.


수술은 별 이벤트 없이 왼쪽 반절제와 왼쪽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긴급조직검사실로 검체물을 보낸후에 수술창상을

닫는다.

마취를 께우고  환자를 회복실로 보낼까 말까 하다가 그래도 결과를 기다려 봐야지 하고

30~40분 기다리니까 결과가 컴터에 올라 온다. "림프절전이 5개중 4개가 있음. 크기는 5mm 이상"


"뭐야? 이거...5개중 4개라고? 그것도 5mm 이상이라고?  햐~~, 이거 예상이 완전 빗 나갔잖아.

아~, 가장 좋을 거라고 생각한 환자 였잖아...환자가 몹시 실망하겠는 걸... 그래도 우짜노 전절제 해주어야지....

2mm 이하 5개 라면 반절제 해도 되지만...."

그래서 닫았던 수술창상을 다시 열고 남겨두었던 오른쪽 갑상선날개까지  떼는 완결 갑상선 전절제술을 한 것이다.

5mm 이상되는 림프절 전이가 여러개가 있으니까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까지 추가해야 될 것이다.

정말 이 환자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굳이 생각한다면 암덩어리는 7mm정도로 작았지만 이 것이 피막을 침범했기 때문에 림프절전이가 일어난 것일 거다.

하기야 피막침범, 다발성, 가족성, BRAF 유전자 돌연변이. TERT유전자변이가 있으면

암덩어리가 작더라도 림프절 전이가 잘 일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해도 이 환자의 피막침범은 아주 미미했는데?

우쨋거나 피막침범 값을 하기는 하는구만.....

그나 저나 이 환자를 어떻게 위로 하나....에휴...

2015/03/04 11:25 2015/03/04 11:25

아침에 눈비가 펑펑왔는데, 금방 그쳤네요.

눈으로 볼 땐 정말 멋졌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잘 보이지 않아요.

3월에 내리는 눈비라 신기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5/03/04 11:24 2015/03/04 11:24

진료일지(125 ): 2월16일

 

하아~~,미분화암으로 변하고 난 다음에는 어쩔 수가 없는데....

지난 목요일 외래 환자 보는 날.

구정 연휴 때 볼 수 없게된 환자들이 밀려와서 그야 말로 갑상선암센터는 환자들로 북새통이다.

정신 없이 환자를 보는데 70대 아주머니 환자 한분과 여러명의 남자 보호자들이 같이 진찰실로 들어온다.

목을 보는 순간 "어이구야 이를 어쩌나' 생각밖애 안드는 상태다.

목 전체가 거대한 종양으로 뒤덮히어 있고 만져 보니 옴짝 달싹하지 않는다. 

오른쪽 종양의 한 가운데는 작은 바늘 구멍이 보이고, 바늘구멍을 통하여 암덩어리가 삐어져 나오고 있다.

"아주머니, 이 바늘 구멍은 어떻게 된 겁니까?"

"아, 일주일전에 바늘로 검사하고 갑자기 커지고 나빠졌어요. 그병원에서 잘못 한 것 같아요"

"아주머니, 그 병원 잘 못이 아니고요, 이 혹은 건드리면 더 빨리 나빠지는 종류예요, 이런 혹은 수술하면

상처가 낫기도 전에 금방 다시 자라 나오지요"

"그 병원에서 잘 못했어요, 더 커지고 나서 오른 쪽 어깨, 팔, 손이 이렇게 팅팅 부었어요"

아~~, 두말 할 것 없이 이 환자의 혹은 미분화갑상선암이 악화된 것이다.


가지고 온 CT스캔과 다른 영상을 보니 "히유~~대단하다 대단해" 말 밖에 안온다.

암덩어리가 전체 목을 다 침범하고 오른쪽 목은 혈관이 안 보일 정도로 종양이 완전 점령하고 있다.

타병원의 세침검사 결과는 왼쪽은 미분화암이고 오른 쪽은 악성육종세포로 가득 차 있다고 되어 있다. 

이것도 미분화암의 한 타이프인 것이다.

이제는 수술로 고치기는 물건너가도 한참 건너 간 상태인 것이다.

같이 온 보호자분들의 말에 의하면 왼쪽 갑상선 혹은 30년전부터 있었는데 이것이 갑자기 커지고 퍼져서 이렇게 되었단다.

상황을 설명하고 어쩔 수 없다고 했지만 어떡해 하든 필자가 맡아서 치료해 달라고 애원한다.

"죄송합니다. 그럼 우선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하고 종양이 수술할 정도로 작아지면 어떻게 수술을 생각해보록 하겠습니다. 

30년 전에 왼쪽 갑상선 혹이 발견되었을 때 수술했으면 좋았을 텐데.......지금은 어쩔 도리가 없어서....."

환자는 우선 종양내과로 옮겨서 치료받기로 한다. 예후는  글쎄.......생각하면서 말이지....


오후 진료가 다 끝나가는 시간에 이번에는 67세되는 남자 환자분이 여러명의 보호자분과 같이 들어온다.

아~~, 역시 심상치 않게 보이는 큰 종양이 목에 보인다. 만져보니 역시 미분화갑상선암이 의심된다.

이번에도 오른쪽 종양이 더 크고 옴짝 달싹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손으로 움직이게 해보니 약간의 가동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잘하면 수술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가지고 온 자료를 보니까 역시 미분화암이다.

영상사진에는 종양이 오른쪽 총경동맥을 덮고 있지만 수술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수술하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하면

어쩌면 절망적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근데 환자는 고혈압에다 관상동맥이 막혀 스탠트 시술을 받은 병력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전도 검사가 통과되어야 마취를 할 수 있다.

게다가 다음주는 설날 연휴가 있어 진료의 공백이 있고 필자도 외국여행이 계획되어 있어 참 난감한 상황인 것이다.

할 수 없이 환자와 가족에게 양해를 얻는다.

"수술을 빨리 하긴 해야 되겠는데 제가 직접 맡기는 지금 곤란하니까 제 아래에 있는 젊은 김OO교수가 우선 맡도록 하고 어려워지면 제가 돕는 것으로 하면 어떨지요?"

"예예, 어떡하든 수술만 되면......."

그래서 김OO교수가 내려와서 환자를 맡아 일을 빨리 빨리 진행되도록 조치를 취해 주었다.

빠르면 다음 월요일에 수술이 될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면서......


근데 집에 와서 컴터를 열어보니 이 환자의 딸로 부터 쪽지가 와 있다.

"고생만 해온 불쌍한 아버지다. 5년만 아니 2년만이라도 살려달라. 아빠가 없는 세상... 억울하고 분하고 세상이 싫다.

 아빠를 꼭 살려 달라"는 내용의 절절하고 애절하고 가슴 아픈 부탁이다.

속 시원하게 "염려말라, 내 살려 드릴께..." 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답답하고 가슴이 먹먹하기만 하다.


이튼날 아침, 김교수를 만나 물어본다.

"그 환자 어떻게 진행되어 가나?"

"아, 그분, PET-CT 해보니까 폐에 까지 새카맣게 전이가 되어 있어 종양내과로 옮겨 항암치료를 하기로 했습니다"

"할 수 없지, 폐까지 갔다면 수술이 아무런 의미가 없지.....에휴..."


그렇다. 미분화암은 아직까지 우리 인체암 중에서 가장 악질암인 것이다.  한번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미분화암이라도 사이즈가 작고 멀리 원격전이만 없다면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척극적으로 치료를 해 볼 수 있는데......

아니 이렇게 미분화암으로 변하기 전에 발견되어 치료하면 어느 암보다 치료가 잘되는 암이 갑상선암인데....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다" 라고 말하는 그 뭔가 " 비갑상선전문의"들이 이런 환자를 봐야 하는데......

초기에 발견되면 반절제만 하고 약도 안먹고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암이 갑상선암인데...........

하아~~, 미분화암으로 변하고 난 다음에는 어쩔 수가 없는데..........

2015/02/26 15:53 2015/02/26 15:53

진료일지 (124) :2월 13일

52세 여자 환자 : 저, 교수님을 수술실에서 못 봤는데요?


필자는 수술실에 환자가 들어와 수술대 위에 누우면 꼭 대화를 나눈다.

대화는 주로 마취되기전 환자가  수술실이란 낯선 장소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감을 줄여주고, 그날 환자가 받게될 수술내용에 대해서 간단히 다시 설명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내용들인 것이다.

"아, 00환자 왔네요, 이미 설명이 되어 있지만 오늘 수술은 이렇게 이렇게 진행 될 것입니다.  무슨 무슨 수술이 되면 만세 세번, 만세 두번, 만세 한번, 만세없다가 될 것이고....수술은 잘 될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 말고... 예쁘게 해 줄께요...한숨만 자고 나면 끝나 있을 겁니다" 등등의 얘기를 하면서, 그날 예측되는 수술 절개선을 앉은 자세에서 목에 디자인하고

마취의사에게 이제 마취해도 좋다는 싸인을 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수술후에도 회복실을 찾아가 환자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는지, 수술부위 출혈은 없는지를 체크하고 그날 환자에게

시행했던 수술내용을 간단히 설명하곤 한다.

"반절제가 되었습니다, 전절제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수술 잘 되었습니다"등등....

이렇게 하는 것이 환자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거의 모든 환자에게 행하고 있는 것이다.


근데 수술전후 환자와 나눈 대화를 기억하지 못하는 환자가 가끔 있어 필자를 실망시키는 수가 있다.

아니 가끔이 아니라 거의 30%이상 환자에서 이런 현상을 볼 수 있다.

그래서 수술전후 바쁜 와중에 없는 시간을 내어서 환자와 대화하는 것을 과연 계속해야 하나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오늘 수술한 환자중 52세난 여자 환자분 얘기다.

수술이 끝나고 다음 환자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환자 수술의 도우미를 했던 김00 선생이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필자를

찾는다.

"교수님, 이 환자 수술전 수술대에서 교수님께서 환자 목에 디자인하고, 수술할 내용에 대하여 말씀하시는 걸 분명 목격했는데

지금 마취 회복실에서 수술전 교수님을 못뵈었다고 서운해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교수님께서 직접 다시 환자를 보셔야 되겠는데요"

"그래?  그럼 한번 가 보자, 가끔 그런 환자가 있긴 하지........환자분, 수술 잘 끝났어요, 오른쪽 반절제만 했구요.   왼쪽의 작은 것은 암이 아닌 것으로 나왔어요. 아시겠어요?  그리고 수술전에 얘기 했던 것 기억 안 나요?"

환자는 마취에서 깨어나 있는 것 같지만 필자가 묻는 말에 반응은 하지 않고  계속 수술부위가 아프다고만 호소한다.

"흠, 이  환자분 병실에 올라가서 지금 나눈 대화도 기억 못하겠는데......."


마침 옆에 있는 회복실의 시니어 마취 간호사에게  물어 본다.
"요새 수술실로 가기전 무슨 진정제 쓰나요?"

"예, D--계통의 V---정맥주사를 놓아주고 있어요. 환자를 진정시키 위해 쓰는데 이 약의 특징은 진정은 잘 되는데 주사후 약 30분여분간 의식은 있는데 그동안 있었던 일을 기억을 못하는 수가 있다는 군요.  교수님은 열심히 설명했는데 나중에 환자들이 기억을 못해주니 억울한 면이 좀 있긴 하시겠어요, 호호..."

맞다. 주사맞고 시간이 지나 약이 완전 흡수된 환자는 필자의 말을 기억할 수 없고,  아직 덜 흡수되어 수술대로 옮겨온 환자는

기억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갑상선암카페에서 회원들끼리 댓글로 대화를 나누는 것 중에 한 회원이 "왜 나는 교수님을 볼 수 없었을까?" 하면

여기저기서 "나도 못 뵈었는데, 나도...나도 못 뵈었는데..."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을 본일이 있는 것 같다.

이거 참,.....

분명 거의 한사람 빠짐 없이 대화를 나누고 수술할 목에 절개선을 디자인 하는데, 이것 참 ...기억을 못해주니...헛수고 한 것이 아닌가.

목절개선 디자인을 집도의인 필자 말고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오늘 수술이 다 끝나고 병실로 가서 이 환자분을 만나 본다. 과연 수술 끝나고 마취 회복실에서 해준 말을 기억할 것이지 궁금하다. 병실에는 환자분의 남편분이 환자를 간호하다가 필자를 맞이 한다.

"환자분,  마취 회복실에서 나눈 얘기 기억하세요?  오른쪽은 반절제만 하고 왼쪽은 암이 아니라서 결절만 떼어 내었다 한 것을 요"

"아이 기억하지요. 근데 수술 시직전에 교수님 얘기한 거 기억 못한 것은 죄송해요. 그동안 교수님을 너무 보고싶어서 그랬었나 봐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그게 다 마취 하기전 진정제 주사 때문에 그렇게 된 걸요, ㅎㅎ"


환자가 되어 보면 자기를 수술해 줄 주치의를 수술실에서 볼 수 있어야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는 것을 필자는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환자들과 눈을 잘 맞추어 왔다고 생각해 왔는데 그놈의 진정제 주사 때문에  "교수님을 수술실에서 못 봤는데요?" 하는

오해를 사게 된 것이다.

그래도 우짜노, 오해를 사든 말든 지금까지 해 오던대로 하는 수 밖에 없지 않은가

2015/02/25 09:20 2015/02/25 09:20

진료일지 (123) : 2월11일

31세 여자환자 : 우리 애기 시집 보낼 때 까지 살 수 있을 까요?


"햐~, 이 환자도  미만성 석회화 변종(diffuse sclerosing variant of papillary thyroid carcinoma)이네...

요즘 미만성 시리즈로 나가네...그  참 희한 하네...우째 이런 환자들만 몰려 오노?

근데 이 환자는 퍼져도 너무 퍼졌다. 최근 미만성 환자중에 제일 심하네...출산한다고 병원을 늦게 찾아와서 그런가...."


이 환자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2월2일이었다.

사실 처음 갑상선에 이상이 발견된 것은 6월 중순경이었는데 그때는 임신중이라  갑상선보다는 안전한 출산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병원을 찾지 않고 있다가 9월 4일 딸아이를 출산하고 10월4일 우리 병원 내분비내과를 찿아 왔던 것이다.

내분비내과에서 초음파 가이드하 세침검사로 갑상선유두암이 진단되고 필자를 찾아 오는데도 거의 한달이나 더 걸리고...


처음 초음파영상을 본 순간 "헉, 이렇게 심한 석회화 변종이?  그동안 뭐 했어?" 싶은 생각이 확 들었던 것이다.

미만성 석회화 변종의 특징인 눈보라(snowstorm)모양의 암덩어리가 오른쪽 갑상선날개 전체를 휘몰아치고 여기서 부터 눈꽃 같은 암세포들이 왼쪽 날개까지 흩날리는 처럼 보인다. 전형적인 미만성 석회화 변종의 모양인 것이다.

이 변종의 특징대로 중경부 림프절과 오른쪽 옆목 림프절 체인을 따라 암이 퍼져 림프절들이 큼직큼직하게 커져 있다.

특히 오른쪽 내경정맥을 따라 퍼져 있는 림프절들은 장난 아니게 커져 있는데 맨 아랫쪽 내경정맥과 쇄골하 정맥이 만나는 부위에

꽉 박혀 있는 림프절전이는 어린애 주먹만하게 겉으로 봐도 불룩하게 올라와  보인다.


이렇게 커진 전이 림프절은 내경정맥과 총경동맥을 내측으로 밀고 있기 때문에 이 부위를 수술할 때는

 발발 기면서 혈관과 신경(미주신경, 교감신경, 횡격막 신경 등등) 보존에 온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교감신경 손상 때문에 오는 오너증후군이 골치가 아프지....젊은 여자인데...."

왼쪽 옆목림프절들도 약간씩 커져 있어 전이가 의심된다. 이곳 림프절도 떼어서 전이가 되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수술을 빨리 해주어야 하는데 허이구야, 갑상선 기능항진증이 동반되어 있어 금방은 수술이 불가한 것이 아닌가.

"죽어라 죽어라 하는구만...마음은 급하지만 기능항진 상태에서 수술하면 위험하지...."

할 수 없이 12월초부터 최근까지 항갑상선제제로 기능항진을 콘트롤하고 오늘에야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수술대 위로 옮겨 눕는 환자는 이미 울어서 그런지 눈과 코가 빨갛게 되어 있다.

"어, 울었구나,  잘 해 줄께요, 수술은 좀 커겠지만 염려안해도 될 겁니다. 잘 될 겁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오늘 전투는 만만치 않은 것이다.  수술이 연기 되는 바람에 암이 더 퍼져 버렸기 때문이다.  

갑상선 자체를  떼어 내는 데도 기능항진증이 있었기 때문에 지혈에 어려움이 많아 시간이 걸렸고,

옆목 림프절 청소술을 하는데도 고전했다. 다행히도 떼어낸 왼쪽 옆목림프절에는 전이가 없단다.

그래도 어찌어찌해서 수술은 큰 이벤트 없이 잘 종결되었다.


저녁회진으로 병실에 올라가니 비슷한 외모의 훈남 남편이 간호를 하고 있다.

목소리 좋고, 어깨 운동 장애 없고, 오너 증후군 없고, 손발 저림 없고....수술에 따른 문제들이 하나도 안 보인다.

"잘 회복 할 겁니다. 이제 2개월 후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하고, 또 6개월 후 2차 요드치료하고 하면 오래 오래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교수님, 우리 애기 시집 보낼 때까지 살 수 있을 까요?"

"뭔 말씀? 시집 보내고 손자 손녀 시집 장가 가는 것 까지 봐야지...."


이 환자는 임신중에 진단되고 출산하고, 갑상선기능항진증 콘트롤 하고 수술 한다고 암이 좀더 퍼진 상태에서 수술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잘된 것이다. 예후는 좋겠지 뭐..

2015/02/25 09:19 2015/02/25 09:19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5/02/23 09:11 2015/02/23 09:11

좀 늦었지만...

2014년 12월에 찍었던 크리스마스 사진 후기를 올려봅니다~~

moon_and_james-42


크리스마스 사진 찍으려고 준비중...

먼저 하트 만드신 김법우 교수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뭔가 어색한 김법우, 김석모 교수님 vs 자연스러운 박정수, 장항석 교수님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두 자리에 앉으셨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북이 가족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두 모여 단체사진~~^^

거북이 가족 최고~!line_characters_in_love-15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5/02/13 16:14 2015/02/13 16:14

김석모 교수님 소개입니다~*


진료과

  • 암병원-갑상선암센터

전문진료분야

  • <외과> 갑상선, 두경부, 내분비 외과

교육 및 임상 경력
  • 1997.3  -  2003.2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2003.3  -  2004.2  세브란스병원  인턴  수료 
  • 2004  -  2008  세브란스병원  외과  레지던트
  • 2012  -  2013  강남세브란스병원  강사
  • 2013  -  2014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임상조교수
  • 2014  -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임상조교수

학술관련경력

  • 대한의사협회 회원
  • 대한외과학회 회원
  • 대한 갑상선학회 정회원
  • 대한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정회원
  • 대한 갑상선내분비 외과 학회 학술간사
  • 대한 두경부 종양학회 편집위원

주요 관심분야

  • 두경부종양

학력사항

  • 연세대학교 의학과 학사(2003)
  • 연세대학교 의학과 석사(2013)

2015/02/13 10:07 2015/02/13 10:07

ATA 성명서, 국내 갑상선암 치료 변화?

 

2015년 2월 9일 Medical Observer 기사 바로가기~~~

 

 

3월 대한갑상선학회 학술대회서 초안 공개

환자 삶의 질과 생존율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선에서 비용 대비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게 이번 가이드라인 개발의 관건.

 

ATA, 2014 개정안부터 전환점 마련…국내 영향은?

 

"삶의 질 중시하는 방향성 같아"

 연세의대 박정수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는 "전절제술이 암 재발률을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에는 변함 없지만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는 반절제술이 유리할 수 있다"면서 "재발 위험을 감안하더라도 생존율 차이가 많지 않으면 반절제술을 고려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진단 당시 크기만으로 갑상선암이 향후 어떤 코스를 취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 개별적인 위험도를 따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5/02/13 08:53 2015/02/13 08:53
1  ... 2 3 4 5 6 7 8 9 10  ... 70 

카테고리

전체 (696)
갑상선암센터 소개 (4)
갑상선암센터 예약하기 (2)
교수님 이야기 (429)
갑상선암센터 자료실 (151)
갑상선암센터 이모저모~ (105)

공지사항

달력

«   201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