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49) :2019년 9월2일

30대 여자사람 환자:수술전 의사결정할 때는 환자의 생각도 고려해야 한다


일요일 늦은 저녁,  병원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고 망구님께서 핸폰을 넘긴다. " 이 늦은 시간에 전화 보고해올 일이 없는데?

환자한테  무슨 문제가 생겼나?"
"교수님,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이번 새로 로테이션 온 이oo입니다. 다름 아니고   내일 수술 예정인 환자분 중에서 원래는

반절제를 하실 예정인데 전절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까 이해가 안된다고 해서....전절제는 반대편  결절을 세침검사하고

결정하겠다고 합니다"
"그래, 그럴려면 내일은 수술 못하는데?  전절제로 바뀐 것을 이해 못했구만,  일단 내일 아침에 내가 다시 설명할 테니까 ...

그래도 반절제를 고집하면 할 수 없지, 수술 못하는 거지, 환자가 거절하는데 수술하면 안되잖아, 뭔가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 같애"


이런 일은 흔치 않다.

보통은 처음에 반절제를 생각하다가도 수술중에 예상외의 암상태라고 판단되면 반절제에서 전절제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이 일어 날 수 있다고  외래 진찰 때나 수술전날에 반드시 설명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일요일 입원은 보통 수술 당일인

월요일 아침에 설명을 한다.

월요일 아침 회진 시간, 전공의에게 지시한다. "그 환자 초음파 사진을 병동에서 환자가 볼 수 있도록 준비하셔,

다시 설명이 필요한 환자 같애"
환자를 만나보니 환자는 오늘 수술이 취소된 걸로 알고 있다.

"어? 누가 취소 시켰어? 나하고 면담후에 결정할 일인데? 누구야, 어제 설명한 놈이? 환자가 잘 못 이해하고 있잖아?"

왜 전절제를 생각했는지 환자가 잘 알아 들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는데 웬지 마음이 편치 않다.


병동 간호사실에서 환자와 가족에게 초음파를 보여 주면서 설명을 한다.
"여기 보세요, 왼쪽 갑상선암 덩어리는 크기가 1.01cm 밖에 안되지만 왼쪽 기도벽과 성대신경 근처에 있어요, 기도벽쪽으로 암이 피막을

뚫고 나갔으면 오른쪽 결절이 암이든 아니든 전절제를 해야 합니다. 이거는 수술중에 육안으로 확인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반대편  결절이 타병원에서 지난4월에 찍은  4.4mm에서 이번에 우리병원에서 찍은 것이 5.0mm 로 커졌고 모양도

좀 더 나빠 졌어요. 기분 나쁘게 변했다는 것이지요"
"그럼 반대편 결절을 먼저 세침검사해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전절제를 하면 안되나요?"
"이렇게 작은 것은 세침검사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고 설사 암으로  안나왔다해도 안심하기에는 뭔가 찜찜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집도의가 의심스럽다고 생각되면 일차 수술 때 같이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세침검사하면  결과를 기다려야 되고 수술도 지연되고 하지요"

옆에서 같이 설명을 듣던 부모님이 말을 한다.
"그럼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대로 해 주시지요"
 

"교수님, 수술때 근절제술한다고 했는데 그건 어떤 수술인가요?"
"반대측 갑상선 조직 뒷면을 1gm쯤 남기는 수술이지요"
"왜 그렇게 하나요?"
"그건 부갑상선을 살리기 위해 그 근처 갑상선조직을 쪼끔 붙여서 남기는 것입니다"


8호수술실, 드디어 환자가 수술대에 눕는다. 아침에 만났을 때 보다 얼굴 표정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에고, 이제 맘이 안정되었나 보다,  수술하다 반절제가능하다고 판정되면 만세만세할 겁니다"

 수술 조수 C-조교수와 얘기를 나눈다.

"우선 왼쪽 갑상선 떼고 중앙경부청소술하고 오른쪽 결절을 적출하여 긴급조직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근전절제를  할 것인지

결정하자구"
"결절 크기가 작으니까 수술실 초음파로 위치를 표시하고 하는 게 어떨지요?"
"그럼 그렇게 하지, 그래도 작은 결절의 위치가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찾아내기가 어려울 거야. 낙동강 오리알 찾기지"


수술은 우선  왼쪽목 아래에 최소침습피부절개를 넣고 왼쪽 반절제술과 중앙경부 청소술을 한다.

여기 까지는  쉽게 진행되었으나 오른쪽 결절을 찾는데 위치가 어디인지 오리무중이다.
"아이구 이런 경우 미국놈들은 처음부터 전절제를 하지, 시간 절약을 하기 위해서지, 미국은 수술시간에 비례에서 수술실 사용료가 

올라가니까 그렇게 하는 것 같아, 우리나라는 그런게 없으니까...."

마침 중앙경부림프절 긴급조직검사 결과가 2개에서 전이가 발견되었는데 하나는 3mm이고 또 하나는 2mm크기란다.

3mm짜리가 마음에 걸리지만 이 정도 전이는 반절제가 허용될 수는 있다. 단 오른쪽 결절이 암이 아니어야 한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오른쪽 갑상선 조직 깊숙한 곳에서 쪼끄만 결절을 찾는데 성공한다.

주위 정상 조직까지 약간 포함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낸다. "암이 아니면 수술은 이것으로 끝내도 되는데....제발 아닌 걸로 나와라"

우리들의 바램과는 달리 1시간후에 나온 결과는 유두암이란다. "할 수 없지,  남은 갑상선조직을 다 떼어야지..."

이렇게 해서 반절제의 꿈은 날아가 버린 것이다.


병실의 환자는 수술전의 불안한 표정과는 달리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아니 미소까지 보내 준다.

"수술중 검사때문에  수술시간이 1시간 이상 더 걸렸지만 수술은 만족스럽게 되었어요. 목소리변화나 손발저림도 없을겁니다"

회진을 끝내고 전공의와 전담간호사 한나가 말한다.

"처음부터 교수님 말씀대로 했으면 고생도 덜하고 빨리 끝냈을 건데요"
"요즘은 수술전 의사결정할 때  환자의 생각도 고려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구, 환자의 희망도 참고하라는 것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9/09/16 14:43 2019/09/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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