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28):2018년 3월16일

35세 여자사람 환자 :표정 밝은 사람은 큰수술이라도 잘 되더라구



15호 수술실, 미인형의 30대 중반 여자사람 환자다. 속으로야 엄청 고민을 많이 했겠지만 표정은 밝다.

수술대로 옮겨 눕는 환자의 목을 보니 오른쪽 갑상선 부위가 불룩하게 보인다.

"아이고, 드디어 수술실로 왔네, 표정 밝은 사람은 큰 수술이라도 잘 되더라구, 

작년 12월에 처음 발견했다는데 어쩌다가 발견되었어요?"
"제가 우연히 만져보니까 혹이 만져 지더라구요"

"참 그런 경우는 드문데...아기는 몇이나 되고?"
"없는데요,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서요"
"흠, 그렇구나, 어제 병실에 있던 분은 친정엄마하고 신랑이던가요?"
"아뇨, 시어머니요, 저와 사랑하는 사이랍니다"
"나이가 있으니까 치료받고 아기도 빨리 가져야겠네.... 그 지방 갑상선암 환자들은 심하면 다 이곳으로 오는 것 같아요"

"지방병원에서는 큰수술이 될거라고 부담스러워 하던데요"


이 유쾌한 환자는 지난 1월23일 외래에서 처음 만났다.

가지고온  지방병원의 데이터와 영상을 훑어 보니 "와~~, 대단하다, 또 강적이 나타났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오른쪽과 왼쪽 갑상선 날개에 전형적인 유두암덩어리가 흉칙하게 자리잡고 있다. 오른쪽 날개는 암덩어리로

대부분 점령당해 있고, 왼쪽은 사이즈는 작은 암덩어리지만 앞쪽 피막이 공격당하고 있다.

문제는 림프절 전이가 여기저기에 보인다는 것이다, 중앙경부림프절은 물론 양쪽 측경부 림프절에도

여러개의 전이 림프절이 기분 나쁘게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얼른 보면 전이림프절의 크기가 크지 않아 놓치기 쉬울 것 같았는데 고맙게도 지방병원에서 세침검사로

이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 병원 초음파스테이징 검사와 CT스캔도 지방병원과 다름이 없다고 나온다.

양측 측경부 림프절까지 퍼졌는데 다행히도  폐전이는  없다.

오코디는 많이 퍼진 환자를 보면 어떻게 하더러도 수술일을 땡겨 보려고 애를 쓰는 것 같다.

그렇게 해도 수술 D-day는 이제야 잡힌 것이다.

수술전 병실 회진에서 좀 많이 퍼져 큰 수술이 될 것이지만 잘 될 것 같으니까 너무 걱정말라고 위로해 준다.

수술에 따른 후유증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해 준다.

"이렇게 많이 퍼져 양측 측경부+ 중앙경부 림프절청소술+ 갑상선 전절제술하고 나면 제일 걱정되는 것이

부갑상선 혈액순환이 나빠져 칼슘이 떨어져 손발이 저릴 수 있다는 거지요,

그리고 목소리도 변할 수 있고 수술후 기침하다가  실핏줄이 터지는 수도 있고요.

물론 이런 것들이 안생기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입니다"


환자가 마취에 들어간 후 수술 조수 닥터 김과 얘기 한다.

"환자 목 주름이 흉골 근처에 있는데 그래도 목주름 따라 절개선을 넣는 것이 낫겠지?

절개선이 흉골과 가까워 지면 나중에 흉터가 좀 두꺼워질 우려가 있거든..."
"그래도 주름이 깊으니까 주름따라 하는 것이 좋겠는데요"
"그렇지? 이때는 짧은 절개선 보다 주름 따라 길게 하면 나중에 보기 흉하지 않더라고....부산의 00공주도 절개선을 이 환자와

비슷하게 넣었는데 지금은 수술자국이 거의 안보이는 것 같더라구"


수술은 의외로 쉽게 진행된다. 목주름을 따라 긴 횡절개를 넣고 넓은 수술시야를 확보해서 수술조작이 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환자의 피부가 얇고 피하지방이 적고 목이 긴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양측 측경부림프절 청소술과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어렵지 않게 한후 갑상선절제술을 할 때 닥터 김에게 말한다.

"이제 부갑상선을 어떻게 하든 살려야 한다구, 오른쪽 아래 것은  살려두긴 했는데 위태 위태한 것 같애, 그렇지만 왼쪽 두개는

확실히 살렸다구, 여길 봐, 자네가 증인이 되어 주라, 왼쪽은 살아 있다고...ㅎㅎ"
"네, 그런 것 같아요"


병실 회진전 전공의가 보고해 온다.

"교수님, 이 환자분, 부갑상선홀몬치가 27ng/mL로 완전 정상(정상치, 15~65ng/mL)으로 나왔습니다"

"흐흐. 그래? 확실히 살려 두었으니 그럴거야"

병실은 시어머니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환자는 너무 늠름하다. 대수술 환자 같지 않다.

"어머니, 며느리 성격 좋지요? 수술은 아무 차질 없이 잘 되었습니다. 걱정하던 수술 후유증은 하나도 안 생기고

잘 회복할 것입니다"

"네, 네, 우리 며느리 이쁘지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병실을 나서면서 전공의와 전담 간호사 솜솜에게 한마디 해 준다.

"큰 수술할 때는 수술전에 단단히 각오를 하고 준비해서 하면 대게는 생각보다 쉽게 끝나더라구, 내 경험에는 말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8/03/20 10:17 2018/03/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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