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환자의 불안증을 없앨 수 있을까?
 
 
어제는 외래 환자를 보는 날.  언제나와 같이 외래 보는 날은 환자로 붐빈다.
예약 환자가 오전에 85명, 오후에 55명이다.. 이게 가능한 얘기인가?  외국 학회에 갔을 때  사석에서 환자 보는  얘기가  나와서
필자의 환자 수를 얘기 했더니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서 정말이냐고 되묻는다.
미국 친구들은 아무리 많아도 하루에 30명은 안 넘고 일본 친구들은 50명을 안넘는단다.
그것도 너무 많아서 죽을 지경이라고 한다.
미국친구가 충고한다." 너는 일에 미쳤다. 너 그러다가 죽는다. 일을 반으로 줄여라"
아, 반으로 줄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필자의 망구님도 충고하다가  이제는 포기한지 오래다.
누구는 줄이고 싶지 않아서 못 줄이나.....
오래 전부터 보아오던 환자들은 이제 친구같이 되어서 1~2년에 한번씩 보려 오는데 어찌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할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이래저래 연줄 연줄해서 찾아오는 신환들을 어찌 매몰차게 못 본다 할 수 있겠는가....
또 필자에게 수술받았던 환자분들의 가족이나 친지들이 오겠다는데 어찌 못 오게 막을 수가 있단 말인가.
이러다 보니 봐드려야 하는 환자분들의 숫자가 장난아니게 많아지는 것이다.
 
여기에다  예기치 않게 갑자기 찾아오는 환자수도 만만치 않다.   바로 불안증이나.염려증 환자들이다. 요즘 이런 환자들이 자꾸 늘어간다.
얼마전에 보고 6~12개월후에 다시 검진하기로 했는데 그때까지는 불안해서 못 견디겠다고 한다.
대개는 다시 검사해 달라고 조른다.. 괜찮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다. 말로 해서는 안된다. 간단한 검사라도 해서 증거를 보여 주면서 설득을 해야 한다.
 
갑상선암 진단받고 수술날짜까지 받아놓고 기다리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때까지는 도저히 불안해서 못견디겠단다.
빨리 퍼지지 않으니까 너긋하게 기다려도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다.
"어제부터 기침이 나는데 폐까지 퍼진 것 아닌가?  삼킬 때 목에 뭐가 걸리는 것 같다   식도까지 퍼진 것 아닌가? "
"계단 올라 가는데 숨이 차다, 두통이 생겼다,  목이 조이는 느낌이다, 허리가 아프다, 목 림프절이 커졌다.......".
실제로는 정상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들인데도 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은  이 모든 것을 암이 퍼져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오해한다.
신경이 엄청 예민해진 탓이다.
지어는 "허벅지 피부밑에 뭐가 스물 스물 기어가는 것 같다, 암이 피부 밑으로 퍼져간다고 그러는 것 아닌가...걱정스러워 한숨도 못 자겠다"고 한다.
한번 불안한 생각이 들면 기하급수로 급불안이 밀려 오는 것이다.
"교수님, 빨리  빨리 수술해 줄 수 없나.요... ................"
햐~~,환자들은 이렇게도 생각을 하는구나.....
 
필자 입장에서는 바빠서 미치겠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호소를 듣고 있자니 기가 막히는기라..
환자 본인으로서는 심각하기 짝이 없는데 이를 보고 웃어 넘길 수도 없고.......
말로 설득이 안되면 역시 검사를 다시해서 별탈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그래야 안심한다.
이렇게 해도 납득이 안되는 환자는 수술이 빨리되는 다른 병원으로 옮겨간다.
누가 말리겠노. 그렇게 해서라도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 도리 밖에 없겠지.....
근데 제발 제대로 하는 병원에서 했으면 좋겠다.
 
갑상선암은 알다시피 여러종류가 있다. 유두암, 여포암,수질암, 미분화암 등등........
우리나라 갑상선암은 유두암이 대표적 암이다. 전체 갑상선암의 95%를 차지한다.
유두암은 일부의 변종을 제외하고는 퍼지는 속도가  느리다. 일본의 일부병원은 크기가 1.0cm 이하되는 유두암은 금방 수술하지 않고 6~12개월 간격으로 지켜 보다가 커지는 증거가 있을 때 수술 해도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유두암은 퍼지는 속도가 느리다는 뜻이다..
우리 환자들이 걱정하는 것 처럼 진단 받고 금방 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1cm이하라도 암의 위치가 기도, 식도, 성대신경 근처에 있거나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수술을 미루어서는 안된다.
그러니 유두암으로 진단 받았다고 해서 이것이 금방 퍼질 것이라는 공포심에 빠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
물론 처음 진단 때부터 많이 퍼져 있는 환자는  필자의 스케쥴에 무리가 오더라도 일찍 해결하도록 노력한다.
(망구님 한테서 경고를 받지만 우짤 도리가 없는기라.............)
 
또 다른 불안증 환자들이 있지.
이미 수술을 받았는데 재발 될까 보아 불안에 떠는 환자들이다.
론 유두암도 암은 암이니까 재발은 할 수 있다. 보통 수술후 30년에 30% 재발이다.  첫 5년안에 15%, 10년안에 누적 재발율 20%,다.
전체 재발의 반수가 5년안에 생긴다는 말이다. 재발의 70~80%는 목의 림프절에서 생긴다. 림프절 재발의 대부분은 다시 수술해서
고칠 수 있다.
다른 암과는 달리 유두암은 재발해도 순식간에 확 퍼지는 일이 거의 없다. 어제 재발이 발견되었는데 오늘 확 퍼지는 일은 없다.
초음파검사에서 재발이 안보인다고 판정 받으면 거의 믿어도 되는 것이다.  
 
근데 환절기가 되면 목 림프절이  갑자기 커져서 불야불야 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많다. 재발이 아닌가 하고......
보통 커진 림프절의 위치가 옆목의 뒷쪽 승모근 전면이거나 턱밑 침샘 근방이면 인후염이나 편도선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커진 림프절은 인후염이나 편도선염이 호전되면 같이 호전된다.  삼킬 때 목구멍이 불편하다가 호전되기도 한다.
목의 림프절이 커졌다해서 이것이 바로 림프절 재발인가해서 화들짝 놀라지 말고 작아지는지 계속 커지는지 지켜 보다가
커지면 병원에 와서 검사를 받아도 된다. 재발이 의심된다 해도  0.8cm 이하로 작은 것은 금방 서둘지 말고  지켜 보다가 커지는 속도가 빠르면 검사하고 수술해도 늦지 않다. 필자의 개인 생각이 아니고 미국 갑상선학회의 권고안에 나와 있는 얘기다.
 
어쨋든 갑상선암 환자가 되면 불안하다. 수술전이면 퍼질까 불안하고 수술후에는 재발될까 불안하다.
이런 불안증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환자라도 다 가지고 있다.
불안증도 분명  "병은  병"이다.  원인은 암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 때문이다. 유두암의 실체보다 무섭게 받아들여져서 생긴 현상이다.
때문에 갑상선암 의료진은 갑상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에게 유두암의 실체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도록 온갖 노력을 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현재의 우리나라 진료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환자수를 확 줄이고 환자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현재 필자가 돌보아야 할 환자 수로는 어림도 없는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당장 보는 환자수를 줄일 수는 없고......
고생스럽지만 현재 하는대로 해? 
그럼  환자는 계속 불안 속에서 헤매여야 하고?
우리 "거북이 가족" 에게 물어봐?  
"어떻게 하면 환자의 불안증을 없앨 수 있을까?"
 
2013/08/08 11:59 2013/08/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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