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암센터 카페 거북이가족 '나의 갑상선 이야기'에 올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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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에 수술했어요.

진단 때 부터 기억을 더듬어 보겠습니다.


작년 가을에 종합건강검진을 했습니다.

3년 전 종검땐 안 했던 갑상선초음파를 하네요.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상선에 혹이 좀 크니 정밀 검사를 받아보랍니다.

그래서 그길로 집근처 유방갑상선전문 의원으로 갔습니다.

왼쪽에 사이즈는 1cm정도... 모양이 안 예쁘다네요.

바로 세침검사하였습니다.

이틀 후 검사결과가 나왔는데, 유두암 의심된다 하네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가서 수술 받아야한다고...


어느 병원을 가야하나 고민하며 수소문 했습니다.

수소문 끝에 강남세브란스 장항석 교수님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전이는 없어 보이나 피막침범 때문에 전절제 해야한다 하셨습니다.


머리가 복잡해 지더라구요.

전절제 하면 수술 합병증도 더 많고, 약도 평생 먹어야 하고,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도 해야할텐데...

애들하고 어쩌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잘 실감이 나질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렇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었기에....

사람들은 '그동안 많이 피곤하지 않았어?' 라고 묻던데,

결혼후 9년 동안 세 아이 낳고 키우면서 피곤하지 않을리가요...

피곤하다고 암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안 피곤한 사람이 있을까요.. ^^;;


수술 날짜가 다가오면서 슬금슬금 두려움이 밀려오더라구요.

그러면서 거북이카페를 통해 많이 공부했습니다.

위안도 받았구요, 용기도 얻었구요. ^^


드디어, 입원일.

아침에 5인실 배정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2인실 아니어서 다행이다 하고 병원으로 향하는데...(2인실이 6인실 보다 좁다길래)

6인실 배정되었다고 문자가 또 옵니다. 아싸~! ^^

54병동이었는데, 단기병동이라 하더라구요.

병실이 무척 깨끗하고 넓어서 강남세브란스 병실은 다 이런가보다...했는데,

다른 환자분들이나 보호자분들 이야기 들으니 아니라 하더라구요.


병실에 저 말고도 갑암환우가 두 분이나 더 계십니다.

특히 바로 옆환자께서 수술 이틀 먼저 하셔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덕분에 입원기간 동안 심심하지 않고 편하게 잘 지낼 수 있었답니다.

그외 환자분들도 모나신 분들 없어서 병실 생활이 정말 편했어요.

간호사님들 친절하신 건 말 하나 마나^^


수술 당일.

아침에 샤워하는 사이에 교수님 회진 하셔서, 얼굴도 못 뵙고 수술 들어갔어요. ㅜ.ㅜ

난 갑상선 낳으러 가는 거야... 라고 마음을 다잡으며 걸어갔습니다.

수술경험 전무... 세 번의 자연분만이 신체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이었기에,

반절제 했던 지인에게도 출산보다 아프냐고 물었더랬죠.

그랬더니 '출산이 그리 쉬웠냐, 거기에 비교를 하게' 하더라구요. ^^;

근데 병실 전절제 선배님이 많이 힘들어 하셔서 반절제 보단 힘들겠지...싶었습니다.


마취대기실에 누워있는데, 오히려 덤덤해 지더라구요.

잡생각 안나게 집주소, 전화번호, 가족들 주민번호 등등 속으로 읖조리며 시간 보냈어요.

병원 목사님도 두번이나 오셔서 말씀 해주시고...

그리고 수술실 들어간 기억이 마지막이네요.

회복실에서 깨우는데, 정말 한숨 자고 나온 기분이더라구요.

수술부위가 약간 욱신욱신 했는데, 진통제라고 주사 놔주시고는 금새 괜찮아졌어요.

목소리도 나오더라구요! ^^

성대신경 부근이라 교수님께서 신경쓰인다고 하셨거든요.


병실로 와서 마취 깨도록 호흡하면서도 남편이랑 대화를 나누는데,

목소리가 멀쩡해서 정말 기분 좋았어요.

얼마후 전담 간호사님께서 수술경과 설명해 주시는데,

또 깜짝!

반절제 했다는 겁니다.

전절제 하기로 했는데, 반절제 했다니 어안이 벙벙해서 순간적으로, 혹시 수술 잘 못한 거 아닌 가 했을 정도에요.

수술 중 동결절편검사결과 암은 맞고, 임파선 전이 없답니다.

로또라도 당첨된 듯 기분이 좋았습니다.

행운 중 대박행운이지요! ^^


기분 덕인지... 반절제하면 그런건지...

회복이 빠른 것 같았습니다.

수술부위 별로 아프지도 않고, 움직일때 불편한 것 외엔

가족들도 쌩쌩해 보인다 했어요.

병실 다른 환자분들은 젊어서 다른가 보다 하시더라구요.

60대 아주머니도 반절제, 많이 아프다고 하셨거든요.

제 생각에는요...

아이들도 없이, 할 일도 없이, 남이 차려준 밥상에,

침대에 누웠다 앉았다 편히 지내서 그런거 같기도 해요. ^^

수술전에 제 컨디션은 많이 안 좋았거든요.

만성 피로에, 한창 말 안 듣는 아이들과 늘 전쟁....

거기에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더했겠죠.


편안한 입원생활 아쉽게 마무리 하고 집으로 오니,

우리 강아지들이 반갑게 맞아주네요.

특히나 막내 재롱 보면서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 같아요.

상처를 보고 막내가 '아야~'하면서 고개를 저으며 가리라고 합니다.

한참 호기심 많을 때라 만지면 어쩌지...걱정했는데,

18개월짜리를 제가 너무 과소평가했나봅니다. ㅋㅋㅋ


그리고 오늘.

수술 후 첫 외래 다녀왔습니다.

병원에서 집으로 오는 길이 참 즐거웠습니다.

신지로이드 열심히 먹고, 상처부위에 연고 열심히 바르고, 목운동도 열심 하고,

즐겁게 살고 싶어졌어요.

난 지난 해 건강검진을 시작으로 행운이 참 많았다는 생각과 함께요.


이곳 선배님들께서 많이 말씀하셨듯이,

수술 후에는 맘이 편해지네요. ^^

그리고 저도 수술을 앞두신 분들께 작으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게 되어 기쁘네요.

의료진과 거북이 카페에 감사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또 감사드려요. ^^

2013/04/05 09:23 2013/04/05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