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96) : 2018년 12월31일

30대 중반 남자사람 환자:내년에는 황금돼지랑 건강하게 출발합시다황금돼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아침회진 시간, 병실에서 30대 중반 남자환자에게 오늘 수술할 내용에 대하여 요약 설명한다.

이미 콩콩이 닥터 김이 전화로 미리 얘기한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설명하는 것이다.

"오늘 수술에서 변수가 좀 있을 것 같습니다. 암 사이즈는 크지 않고 위치도 좋은데 이상하게도 우리 병원에서 찍은

초음파 스테이징검사(ultrasonographic staging)에서 예기치 못했던 왼쪽  측경부 레벨 2와 3에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이

발견되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초음파실에서 이 커진 림프절의 위치를 정확히 표시(localization) 하고

수술 때 이 림프절을 먼저 떼어 긴급조직 검사를 하고 만약 전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왼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과 갑상선전절제술을 할 것입니다. 운 좋게도 전이가 아니고 중앙경부림프절 전이도 없다고

밝혀지면 왼쪽 반절제로 끝날 수도 있지요. 제발 반절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얘기를 들은 환자는 젊은 나이임에도 침착하고 온화한 표정으로 의료진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뜻을 표한다.

이런 환자는 어떤 수술이 되든 경과는 좋을 것이다.


이 환자는 지난 5월 어느날 건강검진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에서 1cm가 안되는 작은 결절이 발견되어 1개월여 뒤

세침검사를 한 결과 유두암으로 진단되었단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에는 만성갑상선염이 양쪽 날개에 쫘악 깔려 있고 왼쪽 날개에 송충이 같이 생긴 0.97cm 암덩어리가

갑상선 날개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암덩어리 가장자리에서 송충이 발처럼 옆으로 뻗어 나간 모양이 기분 나쁘다.

"흠, 가장자리가 매끈한 결절보다 저렇게 잔 가지가 많은 암덩어리는  림프절 전이도 잘하는데? 주위 림프절 전이 여부를

 잘 체크해 봐야 겠다"

아니나 다를까 초음파스테이징 검사에서 의심스런 림프절들이 왼쪽 레벨 2와 3에서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영상의학과 판독도 전이가 의심된다고 하면서 수술 때 림프절 긴급조직검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충고해 준다.


16호 수술실, 다시 한번 초음파와 CT스캔을 복습하며 얘기를 나눈다.

"저 림프절 함 봐라. 커지기도 했지만 림프절 속에 작은 석회화 알갱이(microcalcification)들이 있는 것은 암이 전이되었다는 걸

의미한단 말이야, 혹시 결핵 앓은 병역이 있는지 모르겠네, 결핵성 림프절염도 석회화 알갱이들이 나타나니까 말이야"

"환자분, 혹시 결핵 앓은 적 있었어요?"
"없는데요"


 수술은 왼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이 될 가능성을 생각하고 예상 절개선을 디자인한 후

왼쪽 측경부 림프절 레벨2와 3 림프절들 중 큰놈들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낸다.

"제발 전이가 아닌걸로 나왔으면 좋겠는데... 2018년 마지막 수술이 간단하고 삼빡하게 끝났으면 좋겠는데...."

30분후 연락이 온다.

"왼쪽 레벨 3 림프절에 6mm 가 넘는 전이가 있다는데요'

"아이고, 결국 그렇게 나왔구나...좀  쉽게 넘어 가주면 어디가 덧 나냐, 에혀~~  왼쪽 측경부 청소술 준비해라.

이렇게 작은 암도 측경부 전이가 심심찮게 보인단 말이야,  갑상선암은 알고도 모르겠단 말이야"

결국 수술은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 왼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이 된다.


"왼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 때는 유미루(chyle fistula)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누출부위를 찾아 결찰해야 된다구,

 이 환자는 근육에서 피가 질질 나오는구만, 별도리 없지, 보고 또 보고 해서 수술시야를 깨끗하게 해야지

유미루가 생기면 퇴원이 늦어지고 환자가 고생을 많이 한다고, 유미루가 생긴 할머니 환자가 2주째 고생하고 있잖아, 

오늘로 거의 해결이 되고 있지만 안생기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지"

수술은 큰 이벤트 없이 잘 끝난 것 같다.

이제 손발저림, 목소리 변화, 유미루와 같은 수술 후유증만  생기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병실 회진에서 만난 환자는 너무 늠름하다. 아무런 후유증이 없다.

"환자분은 2018년 12월31일 우리 센터의 마지막 수술 환자이었습니다. 이제 회복하고 1개월반 내지 2개월후에

방사성요드치료만 받으면 걱정없이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수술 부위 아픈 것은 내일 하루만 더 지나면 견딜만 할 겁니다. 

오늘로 말끔히 제거 되었으니까 내년에는  황금돼지랑 건강하게 출발합시다, 우리 파이팅합시다, 파이팅!!"

이 젊은 친구도 주먹을 쥐고 낮게 외친다. "파이팅!, 감사합니다"

환자뿐 아니라 우리 의료진과 병원도 황금돼지복을 받고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해 본다.


회진이 끝날 즈음 휴가간 한나 대신 오늘 하루 환자를 돌본 전담간호사 박윤희가 말한다.
"교수님, 오늘 수술한 환자분들 아픈데도 다 웃어주어서 넘 보기 좋아요"

"그렇지? 환자와 정서적 교감이 있으면 그렇게 되는거지....."


2019/01/04 11:31 2019/01/0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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