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49) :2018년 6월23일

XX대 환자 :암의심이 수술후 암이 아니라고 항의를 해오다(2)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사는가?

혜민스님의 행복론이나 요즘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독일의사 에르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의 저서 "행복은 혼자 오지 않는다"등 행복에 대한 수없이 많은 글이나 담론이 있지만 정작 "나는 행복한가?" 란 질문에 이르면 명확한 답을 찾지 못사고 있다.

저마다 행복한 삶을 원하고 있으면서 말이지...

 필자도 이 나이까지 나름대로 정말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말 행복한 삶이었는가?" 자문해 보면

"나는 행복했었노라"라고  말할 자신은 아직 없다.


그러나 거창한 행복론 보다는 행복은 그리 큰 것으로 오는 게 아니고 일상에서 얻는  작은 기쁨이나 감동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필자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다.

옛 어른들의 가장 큰 행복은 자식들의 입에  음식이 들어가는 것을 볼 때라고 한것과 같이 필자는  필자와 연이 닿는 사람들이

필자로 인해 불편한 감정이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고 좋은 감정이나 득이 되는 일이 많아져 기쁨이 충만한 삶이 되게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직업은 의사이고 교수다.

가족, 친지, 동료, 후배,  제자, 지인, 환자들에게 이렇게 하려고 노력해 왔다 생각해 왔는데, 말이 쉽지 어려웠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은 잘해주려고 하는데 실천이 어려운 때가 많았다는 얘기다.


필자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이기 때문에 여러 상태의 환자들을 만나게 된다.

필자는 필자의 환자들이 다  잘 회복하고 필자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남은 생애를 행복하게 살게 되기를 정말로 바라고 바란다.

그러나 모든 환자가 희망대로 좋은 결과를 보게 되면 좋겠지만 의학 자체가 아직 완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퍼부어도 좋지 않은 결말을 보게 되는 수도 있다.  어느 누구의 생명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의료진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이 스트레스가 싫어서도 최신 연구결과를 포함한 온갖 지식과 열정을 바쳐 환자를 돌보고 치료한다. 끊임없이 공부한다는 얘기다.

요즘 와서는 국가가 일선 의료에 간섭을 하여 의사의 소신진료가 제약을 받아 더 곤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얼마전 수술전에 암의심(카테고리 5)이 되어 진단적 수술을 받게된 환자가 왼쪽 반절제를 했는데 나중 최종정밀검사에서는 양성종양으로 밝혀지자 이의를 제기해 왔다.

의학적으로는 정당했다고 하다라도  환자측에서 처음과 달리 나온 결과 때문에 경제적으로

손해를 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도의적으로 미안 하지만 보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X월XX일 환자와 나눈 얘기.

환자측, "암보험을 신청할 수 있도록 진단서를 해달라"

필자, "곤란하다, 허위진단은 의사의 생명을 끊는 행위다"

환자측, "그러면 보험 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수술전 암이 의심되어 수술했다고 해주었으면 좋겠다"

필자, "그건 가능하다, 암이 의심되어 수술했는데 결국 암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해 드리겠다.

환자측, "진단서비용과 오늘 진료비는 누가 내야 하나? 이런 문제로 병원에 오고 진단서 끊어야 했으니까...

필자, "그럼 제가 내어야 할까요?"

하~~, 의사와 환자측이 이런 불편한 얘기를 나누어야 할까? 심한 자괴감에 마음이 몹씨 불편해 하고 있는데 민원을 넣겠다고 선언하고 갔단다.


간추린 민원내용은 다음과 같다.

속성검사에서 감상선 암1기라서 한쪽 갑상선 완전절제해야 한다고 했다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일반 종괴로 나왔다 암이 아니라고 한다
처음부터 암이 아니었으면 완전절제 할 필요가 없었던거 아닌가?
처음에 설명을 들었는데 정신이 없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전화를 해서 물었더니
진료를 보라고 해서 다시 접수해서 진료를 봤다
진단서도 암1기라고 생각하고 발행했는데 아니라고 해서 다시 발행했고
상처밴드도 암이면 얼마 안할텐데 아니라고 해서 20만원가량 지불했다
처음에는 암이 아니라고 해서 다행이다 하고 생각했는데
암이 어떻게 종괴가 됬는지 모르겠다
병원비가 너무 많이 나온다
주치의는 마음은 이해하나 보상을 해드릴 것이 없다고 한다
회신해 달라
 
결국은 암이 아닌걸로 나와  암보험신청도 못하고 진료비도 비싸게 나왔기 때문에 환자측이 화가 난 것이다.
필자의 평생에 이렇게 항의해 오는 환자는 처음이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직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신을 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그동안의 진료과정을 자세히 기록하고 필자의 불편한 심정과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환자측 입장에서 생각하면 이해 못할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쩌랴,

이 환자의 경우와 반대로  암의심이 되는 것을 수술하지 않고 내버려 두었다가 암이 많이 퍼져 어떻게 할 수 없는

불행한 상황이 되는 것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의료진의 책무일진데 현재 의학수준으로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은 생기게 될 것인데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우리 망구님 충고대로 이제 이 직업을 접어야 될 때가 되었나 심히 고민해봐야 될 것 같기도 하고.......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를 다시 정독해 봐야 겠다.

에르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의 저서도 다시 읽어 봐야 겠고 ........에휴~~~화남 노란 동글이


콩콩이 닥터 김과 수질암에 대하여 얘기한다.

"닥터 김, 저번 YES회 세미나 때 수질암에 대해서 발표했지? 그때 혈청 칼시토닌치가 얼마 이상이면 수질암을 의심하라고

되어 있었지?"

"갑상선결절이 있고 칼시토닌이 50pg/mL이상되면 수질암을 의심하라 했고  150 pg/mL이상이면 재발을

의심하라고 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그전에는 정상 칼시토닌치가 10pg/mL 이하라고 볼 때 20pg/mL 이상되면 수질암을 의심해 보라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50pg/mL으로

상향 조정되었지. 근데 재발 수치는 중구난방 말이 많은 것 같아.......오늘 환자는 칼시토닌수치가 1000pg/mL이상이 되어

그만큼 암세포가 활동을 많이 하거나 퍼졌다는 걸 의미하는데 이 환자는 영상으로는 림프절 전이가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이럴 때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꼭 해야 할까?"

"가이드라인에는 500pg/mL 이상이면 예방적 양측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고려하라고 되어 있던데요"

"옛날에는 200pg/mL이상이면 측경부청소술을 하라고 되어 있다가 그후 400pg/mL이상이면 하라고 되어 있었지. 요새는

또 500pg 이상으로 상향조정 되었군 그래... 오늘 이 환자는 1000pg/mL이상이니까 당근 양측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까지 해야 되겠구만..."


수술은 아랫쪽 목에 긴 횡절개를 넣고 갑상선전절제-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양측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해준다.

수술은 어렵지 않게 스무스하게 잘 진행된다. 임상적으로 심한 측경부 림프절 전이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갑상선 뒷면에 있는 작은 부갑상선을 제자리에 보존 하는데 전력을 다 해 준다. 최소 2개이상은 잘 보존된 것 같다.

"어떻노? 부갑상선 사이즈 정상이고 색깔도 좋지?" 

"네, 좋은 것 같은데요"


저녁회진시간, 환자의 어머니가 간호를 하고 있다.

환자상태는 OK다. 목소리 좋고 손발저림도 없다. 이제 칼시토닌 수치만 정상범위내로 떨어지면 될 것이다.

그러나 칼시토닌은 금방 떨어지지 않고  차츰차츰 조금씩 몇개월 걸려 떨어지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오늘 체크한 부갑선 홀몬과 칼시토닌 수치는 어떻게 나왔노?"

"칼시토닌은 141pg/mL 로 많이 떨어졌어요.부갑상선 홀몬수치도 15.1 pg/ml(정상, 15~65)으로 정상범위고요"


"근데 어머니가 와 있으니까 가족성 가능성에 대하여 다시 알아 봐야 될 것 같애,

저, 어머니는 잘 아실 것 같아 다시 물어 보는데요, 고모가 여러명 있는데 수질암 환자가 몇명 있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2명이 수질암이라 했어요"
"그 밑에 태어난 아이들은요?"
"두 고모 밑의 아이들 두명씩 다 수질암이라 했어요"
"그 위 할머니는 요?"
" 할머니 두명도 갑상선암이 있었다고 해요, 수질암인지는 확실치 않지만요"
"그럼 오늘 수술한 이 환자도 가족성 수질암이 틀림없군요. 밑에 동생들은 어때요?"
"남동생, 여동생이 있는데 아직 검사를 안해 봐서요"

"반드시 검사를 해보록 하세요, 가족성은 유전이니까요. 유전성이라고 다 유전되는 것은 아니고 50%에서만 유전된다고

되어 있어요"


병실을 나오면서 전공의에게 얘기해 준다.

"저 환자 유전성 수질암 가계도를 의무기록에 그려 놓도록 하셔. 수술전에 가족력에 대하여 더 알아 봤어야 했어...."

유전형(가족성)은 다시 MEN2A형과 MEN2B형으로 나누는데  80~90%가 MEN2A형으로 되어 있다.  95%에서 RET유전자

돌연변이가 있고, 50%는 부신 갈색종과 부갑상선 비후증을 동반하고 있다. 갈색세포종은 동시에 발견되는 수도 있고

시간차를 두고 생기기도 한다. MEN2A형은 5세이전에, 2B형은 1세이전에 수술하면 완치된다.

현재 혈압 변동이 없는 것으로 봐서 갈색세포종은 아직 동반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콩콩이 닥터 김, 이 환자 갈색세포종(pheochromocytoma) 정밀 검사를 하도록 하셔, 소변, 혈청검사에서

아직 이상 없다는 걸 알아 놓아야 하니까 말이야"

헐, 오랫만에 유전성 수질암 환자를 만났네 그려...미소 노란동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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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cafe.naver.com/thyroidfamily/34788

2018/06/27 12:27 2018/06/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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