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51) :2019년 9월11일

40대초 남자사람 환자 : 폐전이 되었다고 절망하지는 말자


지난 화요일(2019년 9월10일) 외래 진료실, 온화한 표정의 40대초 남자환자가 들어 온다.

"아이고, 어서 오십시요, 벌써 수술한지 7년이 넘었던가요?"

"네, 벌써 그렇게 되었네요. 금년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요?"

"최소한도 작년보다는 나빠지지는 않았어요.  목초음파도 괜찮고 염려하던 폐CT도 깨끗하게 보입니다.

그렇지만 혈청Tg(thyroglobulun)는 아직 6.84ng/ml로 높은 쪽에 있습니다.  초음파나 CT에서는 재발 증거가 없지만

Tg가 높아 어디엔가 미세하게 암세포가 숨어 있을 거라는 거지요. 신지로이드 복용해서 뇌하수체 갑상자극홀몬

(TSH)을 억제 시킨 상태에서 Tg가 0.1~0.2ng/ml  이하이면 암세포가 일단 죽었다고 보는데  환자분은 아직 좀 높은 상태에 있어요.

그러나 실망할 것은 없어요. 그동안Tg 변화를 보면  처음186ng/ml에서 13.9  -> 10.23 -> 9.71 - > 8.11로 해마다 떨어지고 작년에는

6,91ng/ml 이었다가 금년에는 6.84ng/ml 로 떨어져서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지요.

보이지 않는 미세암세포가 비실비실 해지고 있다는 거지요.

지금 수치로 봐서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추가하면 좋겠지만 그동안 200mCi씩 4번 총 800mCi 나 투여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좀 아껴두었다가 Tg가 다시 올라가려고 하면  그때 또 쓰도록하지요.

너무 많이 방사성요드가 축적되면 2차암이 생길 소지도 있고요"

"지금은 좋아지고 있다는 소리죠? 교수님?"

"그렇다고 보지요, 1년후에 다시 만나지요. 그동안 즐겁게 사시고..."


이 남자환자를 처음 만난 것은 2012년 5월29일이었다. 그 당시를 기준으로 6개월전전부터 오른쪽 옆목에 밤톨크기의 종양이

여러개가 줄을 서 있고 오른쪽 갑상선부위에 어린이 주먹크기의 종양이 보이고, 3년전부터 기침이 심해졌다고 한다.

"어라, 이거 심상치 않은데? 오코디, 초고속으로 검사하고 수술날짜 빨리 잡아주셔, 많이 퍼진 것 같애"
급히 찍은 목초음파와 CT 스캔, 그리고 폐CT 스캔에는 짐작한대로 눈폭풍이 휘날리는  미만성 석회화변종유두암이 오른쪽 날개를

완전  점령하고, 이 눈발은 왼쪽 날개를 다 덮어 버리고 , 오른쪽 왼쪽 측경부에 감자밭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폐CT스캔에는 작은 깨알 같은 폐전이 병소가 양쪽 폐에 짝 깔려 있다.
"와, 굉장 하군,  우짜다가 이 지경이 되도록 키웠노? 미련한 남자들이야,  아니 갑상선암은 검진도 치료도 필요없다는

8인연대 같은 엉터리 비갑상선전문 의사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좌우간 환자부터 살려 놓고 보자. 

근데, 이거 대전투가 되겠는데?"


수술 D-day는 2012년6월11일로 하고 제1조수는 김법우 조교수를 세우기로 한다.

이렇게 큰 수술은 손이 빠른 조교수급 이상의 협력이 있어야 한다.

수술은 목아래에 긴 횡절개를 넣고 오른쪽 왼쪽 갑상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양측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 순으로 한다.

험악한 산악지대에서 적군섬멸작전을 수행하는데 오른쪽 갑상선 암덩어리가 오른쪽 기도벽의 연골피막, 성대신경, 그리고

오른쪽 식도외부근육을 침범해서  엄청난 난관에 봉착한다.  기도외벽 침범과 식도 외부 근육층은 면도식으로 잘라내고

오른쪽 성대신경은 할 수 없이 암덩어리와 같이 잘라 낸다, 그리고 음성클리닉팀의 지원으로 주사 성대성형술을 즉석에서 해준다.

실로 진땀나는 대전투였던 것이다.


수술후 환자의 목소리는 일상생활에 지징이 없을 정도로 잘 나오고 있고 부갑상선홀몬치도 23.2pg/ml 로 정상벙위였다.

헛되지 않은 대전투를 치룬 것이다.

수술후 환자는 엄청난 고통속에서 200mCi씩 4번의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받고 매년 체크한 깨알크기의

미만성 전이가 수술후 7년만에 CT스캔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아직 Tg 수치가 깨름칙 하지만 말이지...

"환자분, 축하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밝은 전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내년 이맘 때 다시 보도록 하지요"
"교수님, 너무 고맙습니다 .내년에 뵙지요"
이 환자는 폐전이가 전이가 되어도 작은 미세전이(micronodular)이였고, 추적 중에 발견된 것이 아니고 일차 수술중에 발견되었고,

방사성요드 흡착이 잘되었고, 뼈, 뇌, 간등 다른 장기와의 병합전이가 없었고, 또 젊은 나이에 치료하였기 때문에 결과가

좋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갑상선암의 사망원인으로 폐전이가 가장 많다고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10년 생존율이 85%, 20년 생존율이 71%가 되어

지금까지의 외국 성적보다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Thyroid 2014;24(2):277~86).

이는 페전이가 되었다고 절망에 빠지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희망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2019/09/19 12:59 2019/09/1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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