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35) :2017년 3월29일

8세 남자 어린이 환자:검증 안된 다른 길로 가려고 한다니.. 허~참~


아침 수술 두 케이스를 끝내고 다음 수술환자가 준비되는 동안 짬을 내어 코디실에 들른다.

"별일 없어? 카페에 특별한 질문은 없고?"

"네, 요즘은 열심회원분들이 웬만한 질문은 다 해결해주세요. 이런 회원분들이 많아져서 참 좋아요,

근데 지난 주 8살 어린이 환자가 가여워서 자꾸 생각이 나요, 수술 안 시키고 그냥 가버려서요"
"으응, 그 꼬마 환자? 엄마가 좀 생각이 이상한 것 같던데? 왜 수술 안시키겠다고 그랬지, 오코디?"

"모르죠, 뭐, 그날 애기 아빠 말로는 식이요법으로 치료 하겠다고 했던가, 뭐 그랬어요..좌우간 수술수속은 안했어요"
"그 꼬마 환자를 위해서 3월말에 수술날짜를 따로 잡으라고 했잖아...암이 상당히 퍼져 있었는데...그참 이상하구만,

또 무슨 사이비에 걸려 들었나...."


이 꼬마 환자를 처음 본 것은 3월9일이었다.

"소아가 갑상선암에 걸리면 많이 퍼져서 오는데..." 생각하며 환아의 엄마가 가져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까 역시 예외가 없다.

엄청 많이 퍼져 있다. 오른 쪽 갑상선날개에 눈폭풍 암덩어리가 회오리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고 이 폭풍핵을 중심으로

미세석회화 파편(microcalcification)들이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다.

또 이 파편들은 왼쪽 날개까지 날아가 있고 왼쪽 날개에도 크기는 작지만 또 다른 암덩어리가 뒷면의 피막을 침범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경부와 오른쪽 측경부에는 암전이 림프절들이 자갈 밭을 이루고 있다.


"처음 발견은 어떻게 했어요?"

"지난 2월말에 목이 부어 오른 것 같아서 병원에 갔더니 이렇게 되어 있었어요"

"보통 소아는 어른과는 달리 갑상선결절보다는 옆목으로 퍼진 암이 커지고 퍼져서 발견되는 수가 많지요.
어른보다 많이 퍼진 후에 발견된다는 뜻이지요"

그렇다, 성인의 갑상선 결절은 5%정도가 암인 것에 반하여 소아는 20~73%가 암으로 밝혀지고,

첫 발견때에 80%정도는 이미 측경부 림프절에 전이가 되어 있고, 10~20%는 폐, 뼈등에 원격전이까지 되어 있다.

즉 소아는 초창기부터 많이 퍼지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Thyroid 2016;26(10):1480~1487).

이렇게 많이 퍼져 있어도 적극적인 치료를 해주면 성인과 비교해서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월21일, 다시 외래진찰 시간, 대거 몰려온 가족에게 그동안 시행한 초음파 스테이징검사와 CT스캔등을 보여주며,

소아 갑상선 수술은 어른과는 달리 수술이 어렵고. 나이가 어릴수록 조직이 덜 완성되어 미숙한 상태이기 때문에

저칼슘혈증이나 목소리 변화와 같은 수술 합병증이 어른 보다는 좀 있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갑자기 환아의 엄마가 타병원에서 찍은 조그마한 종이조각 초음파 사진을 꺼내며 설명을 다시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아~, 이 무슨 시추에이션? 그동안 한 설명은 어디로 가고?

헐, 이 엄마는 그동안 겪어 왔던 다른 소아환자 엄마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주머니, 아들을 제대로 치료할 생각이면 아주머니가 똑 바로 판단해야 해요,

이리저리 휘둘리면 곤란하지요, 전문가 판단을 믿어야지요"


어린아이가 큰 수술이 필요한 중한 병에 걸렸으니 지금 여러가지 생각으로 머리속이 복잡할 것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럴수록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어 바른 치료의 길을 찾아가야 할 것이 아닌가.

그저 어린아이게 수술시킨다는 것이 안스럽고 안타까워 검증이 되지 않은 다른 길로 가려고 한다니..허~참~~


"오코디, 전화 해 봤어요?"

"네, 해 봤지요, 근데 도무지 전화를 받지 않아요, 애기엄마와 아빠가 그날 치료방법을 두고 요앞에서 크게 다투는 것 같았는데....

참 안타까와요"

"할 수 없지, 그게 그 아이의 운명이라면 우리가 어떻게 하겠어....지켜 보는 도리밖에..."

"그렇게 되면 아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두고 보자구, 마음이 바뀌어서 또 올지 모르잖아, 더 퍼지기 전에 오면 더 좋고...."화남 노란 동글이

2017/03/31 11:42 2017/03/3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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