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15 ) :2019년 3월20일

20대후반 여자사람 환자:재발은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갑상선암 수술후  환자와 의사들이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재발이다.

재발은 수술할 때 암이 많이 퍼져 있을 수록, 암세포가 더 나쁜 종류일수록 잘 된다.

그리고 수술전 암이 퍼진 상태를 얼마나 잘 파악했느냐, 수술할 때 파악된 암덩어리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철저하게 제거했느냐, 수술후 보조치료(방사성요드치료, TSH억제치료)에 잘 반응했느냐에 따라 재발율이 달라진다.


가장 재발이 적은것은  암종류 중에서도 분화가 잘된 갑상선유두암이고 가장 나쁜 것은 미분화암(역형성암)이다.

말하자면 암종류별로 유두암, 여포암, 휘틀세포암, 수질암, 저분화암, 그리고 미분화암순으로 재발이 잘 된다.

어느 종류이든 초기에 발견해서 완벽하게 제거하면 치료성적이 좋은 것은 불문가지다.

다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치료성적이 좋은 유두암이 전체 갑상선암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 유두암도 종류가 다양하여 암이라 부를 필요가 없다고 하는 종류(NIFTP)에서부터 저분화암까지 14~15가지나 된다.

이런 것 저런 것 다 감안해서 갑상선암 환자를 위험도에 따라 저위험군, 중간 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나누었을 때

각각의 재발율은 5%, 20%, 30~55% 정도로 보고된다(THyroid 2016;26(1):1~133).


오늘 수술할 20대후반 젊은 여자 사람은 재발한  환자다.

1차수술은 2017년 5월12일에 최소침습기법으로 우측반절제술과 우측 중앙경부청소술을 하였다, 당시 병리조직검사결과는

1.2cm 피막침범없는 유두암이었고  제거된 우측 중앙경부림프절 8개중 4개에 전이가 있었는데 모두 2mm이하 크기였다.

미국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은 2mm이하 5개까지는 전절제가 필요없고 반절제면 충분하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이 환자는 더 이상의 추가치료없이 추적관찰만 하기로 했던 것이다.

2017년12월 19일 추적초음파와 갑상선 홀몬 검사에서는 수술부위는 물론 남아 있는 왼쪽 갑상선엽과 주위 림프절이

깨끗하고,  신지로이드 복용없이도 TSH가 2.81로 재발없이 양호한 상태였다.


그후 아무런 의심없이 그냥 정규 초음파검사를 1년후인 2018년 12월18일에 시행했는데, 아이쿠야, 이게 무슨 일이람,

남은 왼쪽 갑상선엽에 1.2cm 기분나쁘게 생긴 결절이 보이는 것이 아닌가. 재발이 강력히 의심된다.

급히 세침검사를 하니 유두암 의심(카테고리 5)이란다.

환자 얼굴 보기 미안해서 혹시 1차수술때 놓친 것이 없나 다시 그 당시 초음파를 복습해도 완전 괜찮다.

그야말로 새로 생긴 것 아니면 1차때 초음파나 육안으로 보이지 않던 미세먼지같은 암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야 나타난 것이리라.

저위험군에 속했던 환자라 5%재발율에 속한 환자인 것이다. 그참~.


수술 D-day인 오늘 16호수술실에서 환자를 만난다.

수술대에 옮겨 눕는 환자의 눈이 벌겋게 되며 눈물이야 콧물이야 한다. 왜 속이 안 상하겠노.

"울지 마셔. 대신에 예쁘고 깨끗하게 해 줄께..."

환자가 마취에 들어 가고 수술조수로 들어온 콩콩이 닥터김에게 말한다.

"자네가 다시 함 봐라, 1차수술 때 놓친 것 있는지 말이야"
"그때는 전혀 괜찮았는데요"

"그렇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야"


수술은 1차수술 때의 우측 최소절개반흔을 따라 죄측 갑상선을 찾아 가운데로 견인해서 좌측갑상선엽과 그 주위에 커진 림프절들을

청소해 낸다. 1차 때 결절보다 크기가 커서 1.64cm나 된다.

완결 갑상선전절제술후에는 부갑상선혈류가 나빠져 저칼슘혈증에 빠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갑상선 근처의 정상갑사선조직을 0.5gm

정도 남겨두는 꼼수를 쓴다. 어차피 수술후에 고용량방사성요드 치료를 할 것이니까  이정도의 조직은 충분히 소멸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2수술 조수 전공의에게 말한다.
"여기 자네 눈에 아랫쪽 부갑상선 보이냐? 증인이 될 수 있지?"

"네, 맞습니다. 바로 그것 같습니다"


병상은 젊은 훈남 남편이 지키고 있다. 아직도 환자는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다.

수술과정을 설명하고 이번에는 고용량 방사성요드 치료가 필요할 것이라 설명한다.

괜히 안스러운 마음에 한마디 해주고 병실을 나선다.

"하느님께서 하필이면 이런 선물을 주시다니... 내일 하루만 더 고생하면 잘 회복할 겁니다"

역시 재발은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닌 것이다.엉엉 회색동글이 

2019/04/22 14:51 2019/04/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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