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507 ) :2019년2 월1일

50대후반 남자사람 환자 : 아틀란타에서 온 환자 이야기


오늘은 수술이 없다. 내일부터 설날연휴 시드니 가족여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오코디가 인심을 쓴 것 같다.

예정된 수술이 없으니까 마음이 느긋해진다. 평소처럼 번개 회진을 안 돌아도 된다. 환자와 여유로운 얘기도 가능하다.

아침회진 전 전공의와 얘기한다.

"문제 환자는 없지? 오늘 퇴원은 몇명이고?"
"네, 입원환자 다 좋습니다. 6명 입원환자중 오늘 세명 퇴원하고 내일 다 퇴원할 예정입니다"

"하반신 마비환자분 수술 이틀째던가? 오늘 퇴원이지? 우리들에게 많은 걸 느끼게 한 환자분 말이야"
"네, 오늘 퇴원 원하십니다"

"그리고 같은 날 수술한 아틀란타 환자는 내일 퇴원 예정이던가? 그분은 전절제를 했으니까 ..."

"네 그렇습니다"

"그럼 그 환자 부터 먼저 보자"


아틀란타에서 온 환자는 작년 10월12일 타병원 건겅검진에서 양쪽 갑상선 날개에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한  결과 오른쪽은

유두암 의심(suspicious papillary carcinoma)으로 나오고 왼쪽은 비정형(aytpia)으로 나와 전원되어 왔다.

타병원 초음파에는 오른쪽 날개에 1.6cm, 1.12cm, 0.7cm 크기의 암덩어리가 있는데 제일 큰 1.6cm짜리는 뒷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고, 왼쪽 날개에는 0.91cm 와 0.6cm 크기의 비정형 결절이 보인다.

비정형이라도 0.6cm는 미세석회알갱이(microcalcifications)를 품고 있어 아무래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수술전 퍼진 정도를 알기 위한 초음파스테이징(ultrasonographic staging)검사와 CT스캔에는 그동안 암덩어리가 약간 커지긴 해도

다른 곳으로의 전이는 보이지 않는다.


수요일(1월30일), 첫번째 하반신마비 환자를 초피드로 반절제를 하고(진료일지506 참조) 이 환자를 두번째로 수술한다.

멀리 타국에서 온 환자는 수술 합병증 없이 깔끔하게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물론 국내 환자도 합병증이 없어야 하지만 타국에서 온 환자에서 저칼슘혈증이나 성대마비가 생기면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미국은 합병증 치료비가 상상이 안될 정도로 비싸기 때문이다.

수술은 최소침습절개가 아닌 정통 코크절개로 한다. 남자이기도 하지만 수술시야 확보를 확실히 해서 안전하게 수술을 끝내기 위해서다

수술은 별 어려움 없이 우측 갑상선엽전절제(total)와 좌측 근전절제(near total lobectomy)를 하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해준다.

물론 성대신경과 부갑상선은 잘 보존되었다.

수술이후 환자의 회복코스는 아주 스무스하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병실에는 환자가 아침식사를 끝내고 와이프와 함께 편한 자세로 있다가 의료진을 맞이한다.

"수술 이틀째인 오늘 부터는 수술부위 통증은 사라질 겁니다. 별일 없으면 내일 퇴원해도 되겠습니다"
"아~, 교수님, 오늘 퇴원하면 안되겠습니까? 보험 없으니까 비용이 엄청나서요"
"하~. 그걸 깜밖했군요,  상처 베액량이 아직 30cc가 넘어 내일 퇴원을 생각했는데 오늘 오후쯤 퇴원하도록 하지요.

상처에 고인 액체를 조금이라도 더 뻐고요. 액체가 고이면 상처봉합이 늦어질테니까요"

"다음 외래 방문은 언제?"
"명절 연휴 끝나고 만나지요. 수술 1주후터는 상처부위 새로 테잎만 남기고 샤워하셔도 됩니다. 방사성요드치료 여부는

다음 방문 때 정밀 검사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입니다. 퍼진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생략하기도 하지요.

방상성요드치료를 하게 되면 또 그 먼데서 왔다 갔다 해야 되니까 안해도 되는 결과가 나오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은 시간 여유를 얻었으니 환자와 좀더 얘기를 나누어도 되겠다.
"아틀란타는 언제 가셨어요?"

"20년이나 되었어요"

"아이고, 아틀란타는 안좋은 기억이 있어요, 아주 오래전에 아틀란타에서 미국외과학회 참석할 때였는데 그때는

가난한 젊은 외과의사이어서 학회에서 소개해주는 호텔중 싼 호텔을 예약해서 밤중에 도착했는데 식당도 없는 망해가는 호텔이었어요.

호텔에서 좀 떨어진 가스스테이션에서 먹을 걸 몇가지 사서 돌아오다가 길가의 흑인청년들 한테 잡혀서 음식을 뺏긴적이 있었어요.

피치 스트리트(peach street)라고 이름이 예쁘서 그쪽을 택했던거지요, 그 이튼날 당장 시내의 큰호텔로 옮겼지요.

악몽같은 밤이었어요.."
"아, 피치 스트리트요? 좀 그런 동네이지요, 지금은 아틀란타 참 많이 좋아졌어요"

"좀 더운 지방 아닌가요?"

"그렇게 많이 덥지는 않고... 살기 좋은 곳인데요"

"또 있어요, 옛날에는 아틀란타 갈려면 LA에서 뱅기 갈아타야 했는데요, 티킷팅 흑인 아가씨가 어디가냐? 하기에

아틀란타 간다 했더니 What? What did you say? 하면서 못알아 듣는 척해서 Atlanta라고 써 보였더니 아, 알라나

하며 무안을 주더라고요, 그때는 한국이라면 못사는 나라로 인식되어 있어서 그런 대접을 받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렇게 보는 외국인은 없어졌지만요. 옛날에는 수술받으려면 외국으로 나갔는데 지금은 거꾸로 외국 교포분들이

수술 받으려 오게 되었지요"

"예, 예, 이제는 한국이 잘 하니까요"


시간 여유가 있어 이렇게 환자와 느긋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어디 환자수를 확 줄여 볼까? 환자가 너무 많아  영상의학과에서 더 이상 일 못하겠다 몽니를 부리는 일도 없어질테고 말이지.

아서라, 그렇게 되면 애궂은 환자들만 고생하게 되지, 참 어렵다 어려워....미소 노란동글이

2019/04/17 16:01 2019/04/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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