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83) : 2018년 11월23일

30대후반과 20대후반 여자사람 환자 :수술후 집나간 목소리는 시간 지나면 돌아온다


2018년 11월22일 외래 진료시간,

"어서 와요, 방사성 요드 치료받는다고 고생 많았습니다. 150mCi 고용량 받았는데도 씩씩하게 보이네요.

근데 수술후 퇴원 할 때까지 목소리가 안돌아와서  고생 했는데 지금은 어때요?"

"아이고, 교수님, 수술하고 1개월 반쯤 되니까 완전 좋아졌어요"
"하긴 지금  듣기에도 정상으로 들리네요, 퇴원후 집에 있을 때 우리 간호사가 전화하니까 문제 없다고 했다면서요?"
"네, 이비인후과도 갈 필요가 없겠다 했죠"
"정말 다행이지요, 그동안 의료진이 얼마나 마음을 졸였느지 몰라요?"

"저는 괜찮았는데요"

이 환자는 지난 9월7일에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왼쪽 레벨3 측경부 국소 림프절 청소술(regional

neck dissection)을 받았다. 수술전 영상진단에서 왼쪽 갑상선날개에 있는 0.8cm크기의 암덩어리 2개중 한개는

피막을 침범해 있었고, 오른쪽 날개에도  0.6cm 암덩어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초음파영상에서 왼쪽 레벨3  측경부림프절중 몇개가 크지는 않았지만 요상한 모양을 하고 있어 수술중 긴급조직검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환자의 목살이 통통하여 최소침습기법은 다소 무리가 있겠다 생각되었지만 에라~ 요즘 환자는

흉터 걱정을 많이 하니 최소침습 절개로 수술하기로 한다.

콩콩이 닥터 김이 " 전통절개가 좋겠는데..."하는 얼굴 표정을 지어 보인다.


수술은 우선 왼쪽 레렐3 림프절중 큰놈 몇개를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냈더니 1.5mm 전이가 2개 있다고 한다.

"그 정도 작은 전이는 의미 없다고 되어 있으니 그냥 국소림프절 청소술만 해도 되겠다, 이제 최소침습기법으로

전절제와 중앙경부청소술을 해야 되는데 어째 수술시야가 좋지 않다?, 통통한 목은 아무래도 좀 무리가 된단 말이야"

그래도 왼쪽 갑상선과 중앙경부 림프절 제거술은 큰 무리 없이 되었는데 오른쪽 갑상선 절제가 장난 아니다.

시야가 좁아 견인기구로 근육을 우측으로 땡기고 갑상선은 엘리스 겸자로 내측으로 땡겨서 수술을 진행하였는데

시야가 나쁘니 우측 성대신경과 우측 상하 부갑상선을 보존하는데 온 신경이 소진되었다.

"내 다시는 통통한 목살 환자에게 최소침습수술을 하나 봐라, 에이구~~"
그렇게 그렇게 불평하면서도 오른쪽 갑상선 제거가 성공적으로 끝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환자가 마취에서 깨어 날 때 몸부림치며 상당히 괴로워 하는 것 같다.

"왜 저러지?  목소리가 이상한데? 잘 지켜 봐야 겠다. 뭔가 호흡에 문제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환자가 마취에서 깨어나고 회복실로 옮겨 진후에 호흡상태를 체크하니 호흡곤란은 없는 것 같다. 들숨 날숨이 고르다.

"환자분, 소리 내어 보세요, 아~, 아~"
" 하~, 하~~~"

"어, 이상하다. 마취가 덜 깨었나? 왜 목소리가 잘 안 오지? 더 기다려 봐야 되나...."

 

필자의 바램과는 달리 병실에 옮겨진 후에도 환자의 목소리가 어디로 가고 없다. 뭐야, 이거? 성대에 이상이 생긴 것 아냐?

수술중 성대 신경은 분명 보고 살려 두었는데? 이 무슨 시츄에이션?

초음파 절삭기를 쓴 것도 아니고...성대신경 근처는 전기열이 나는 기구(보비.말릭스, 엘베등)도 쓴적이 없는데 이 무슨 귀신 곡할 일이야?

수술시야가 나빠 오른쪽 갑상선을 너무 내측으로 견인해서 성대신경이 땡겨져서 신경기능이 떨어져서 그런가?

아니면 마취 깰때 삽관상태에서 너무 몸부림을 쳐서 그런가?


다음날 환자와 1층 음성클리닉으로 가서 이비인후과 임교수와 함께 환자의 성대 움직임을 체크한다.

하~, 성대는 반 이상 열려 있는데 좌우 성대의 움직임이 없다. 말하자면 숨은 차지 않은데 목소리가 안나오는 것이다.

"양쪽 성대 마비가 온 것 같은데요"

"헐, 수술중 잘못한 것 하나도 없는데 이 무슨 조화요?"

"그렇다면 시간 지나면 2~3개월 안에 돌아 오겠죠, 늦어도 6개월 안에는요, 다행히 기관조루술(tracheostomy)는 안해도 되겠고요"


그랬는데 수술후 1개월반만에 성대신경 기능이 돌아 온 것이다. 다른 환자에 비해 일찍 돌아 온 것이다.

성대신경을 다치게 한 일도 없는데 왜 이런 현상이 왔을까?  현재로서는  설명할 길이 없다.

몇년전에 신비한 일시적마비(mystic transient palsy)(Head Neck 2013;35(7):934~41)라고 표현한 논문도 있었는데

이 환자도 이런 케이스에 속할까? 어쨋든 돌아 왔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이 환자가 돌아가고 난 다음 이어서 20대 후반 여자사람이 진료실에 들어 온다. 지난 11월11일에 갑상선 전 절제술+ 중앙경부청소술

+우측 측경부청소술을 받았던 환자다. 근데  수술직후부터 쉰목소리가 나온다. 수술 12일이 지났는데도 호전이 없다.

물론 성대신경은 잘 보존했는도 이렇게 쉰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혹시 우측 미주신경초(nerve sheath)에 붙어 있던 암을

분리할 때 신경이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2~3개월, 최장 6개월 기다려도 안돌아 오면 성대주사주입술을 해야 할 것이다.

나쁜 일은 한꺼번에 밀려온다던가. 3~4개월전에 중년 남자 두분도 수술후에 목소리가 변했는데 이 분들은 2개월전후에

회복되었다.

이렇게 수술중 큰 이벤트가 없으면 집나간 목소리는 시간이 지나면 돌아오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돌아올 때 까지 마음 불편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갑상선외과의사의 숙명이라면?

어쩔 도리가 없지 뭐.......에혀~~화남 노란 동글이


2018/11/28 11:40 2018/11/2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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