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2월5일

33세 여자사람 환자: 절개선이 짧아져도 암 제거에는 차이가 없다

이른 아침 병실 회진시간, 앳딘 얼굴의 30대 초반, 오늘의 하이라이트 여자사람 환자를 만난다.

"아이고, 드디어 수술날이네, 집이 ㅂㅅ 이라고? 그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들은 암이 많이 진행되어서

온단 말이지. 2~3년 전부터 몹씨 피곤한 것 말고는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고?
"네, 가까운 지인이 의사인데 갑상선 검사 한번 해보라 해서 했더니 이렇게 되어 있었어요"

"그렇군요, 암사이즈는 1.2cm밖에 안되는데 위치가 성대신경이 올라가는 경로를 따라 있어요.

그리고 왼쪽 옆목 림프절로 퍼진 암이 만만치 않아요. 혹시 수술후에 목소리가 변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교수님, 예쁘게 잘해주셔요"

"하~, 열심히 잘해줄게요"


8호 수술실, 환자가 들어 오기전에 수술조수 닥터 김과 초음파영상과 CT스캔을 복습하며 얘기를 나눈다.
"이 봐라, 암이 사람 죽여주는 위치에 있다구, 소위 마의 삼각지대에서 왼쪽 성대신경을 애워싸고 있단 말이야,

그리고 왼쪽 레벨 4(下내경정맥 림프절)에 전이된 암의 위치도 내경정맥이 쇄골하 정맥(subclavian vein)과 만나는 부위에

꽉 처 박혀 있단말이야, 이 부위가 바로 흉관(thoracic duct)이 들어오는 부위거든, 전이 된 암덩어리를 떼고 나면 흉관이 열려

소위 유미루(chyle fistula)가 생겨 환자나 의료진이 엄청 고생하게 된단 말이지. 우유빛 유미루가 비치면

악몽이지, 오늘 수술에서 유의해야 할 것은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과 유미루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

어떡하든지 이런 합병증은 막아야 해"


"목절개선은 어떻게 하실려구요?"
"당근 요즘 내가 즐겨하는 최소 침범 절개지..."

"요즘도 귀밑까지 절개선을 넣는 의사들도 있다고요?"

"글쎄 말이야, 아직도 그런 의사가 있다는 게 한심하단 말이지. 소위 J 절개선 또는 하키 스틱 절개선은 갑상선암 수술

에서는 쓸 필요가 없는 방법이라구, 이 절개선은 설암(舌癌)등 두경부암에서 림프절 전이가 위에서 부터

즉 레벨 1, 2, 3,4, 5순으로 퍼지기 때문에 J 절개선을 쓰게 된 것이데, 갑상선암은 레벨3,4,로 대부분 전이가 일어나고

레벨1,2나 5에는 전이빈도가 낮은 것으로 되어 있어 레벨1,2 림프절 청소에 유리한 J 절개선은 과잉절개라고

볼 수 있지. 환자도 의사도 고생하고 미용적으로도 보기 흉하고....이런 절개방법은 사라져야 하는데... 에휴...

수술기구도 좋아 졌고 수술기술도 향상되었고 해서 옛날 처럼 긴 절개선은 피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의사들의 습관은 고치기가 참 어려운가 봐."


수술은 중앙경부 피부를 피해 좌측 아랫쪽 목피부에 약 6cm 절개를 넣고 왼쪽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먼저 시행한다.

아니나 다를 까 예측한대로 왼쪽 레벨4 전이 림프절을 떼고 나니 흉관이 열려 림프액이 흘러 나온다.
"어이쿠, 저걸 막아야지, 수술후에 며칠간은 금식을 시켜라, 기름기 있는 음식이 장으로 들어가면 림프액이 증가하여

유미루가 잘 안막히게 되니깐 말이야, 물이나 과일은 허락 해도 될꺼야"


"교수님, 왼쪽 성대신경도 암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요?"
"우짜노, 암조직을 신경으로 부터 깍아 내어야지(shave off). 내 전용 확대경 가져 온나"

어찌어찌 필자의 오른쪽 어깨가 빠지꼬 눈알이 빠지는 고통 끝에 큰 이벤트 없이 무사히 수술이 끝난다.

'닥터 김, 최소침습 절개가 암제거에 있어 옛날의 긴 절개에 비해 어떤 것 같노?"
"절개선은 작아졌지만 암제거에는 전혀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회복실의 환자 상태는 마취에서 완전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것 같다.

"목소리 내어 봐요, 아~~ ,아~"

" 아~~, 아~~"

희유~~, 목소리가 좀 낮아졌지만 신경은 살아 있구만, 이제 유미루만 안 생기면 되겠다.

이 환자 역시 피곤한 것 외에는 갑상선암으로 인한 증상은 없었던 것이다.

좀더 시간이 지나 발견되었다면 목소리가 완전 망가졌을 지 모른다. 또는 페로 전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병실은 역시 앳딘 모습의 남편이 지키고 있다. 환자의 목소리는 아까 회복실에서 보다 훨씬 좋아진 것 같다.

어려웠던 수술과정에 대하여 설명하고 절개선은 길지 않지만 양쪽 갑상선과 옆목 림프절들이 잘 제거 되었다고 말해 준다.

"교수님, 중앙 림프절도 제거 하셨나요?'
"물론 입니다,. 앞으로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두어번 하면 큰 문제 없이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예,예, 수고 하셨습니다, 교수님"

"오늘하고 내일지나면 통증은 많이 사라질 겁니다"

그렇다, 절개선이 길지 않아 통증도 적고 회복도 빠를 것이다. 수술은 이렇게 해서 발전 하는 것이다.미소 노란동글이

2018/02/07 17:32 2018/02/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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