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44) : 2019년7월26일

20대말 여자사람 환자 :젊은 미혼여성앞에서는 마음이 약해진단 말이야


수술전날 환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하여 전공의와 함께 그동안 찍어 두었던 초음파와  CT스캔을 복습한다.

"타병원에서 가져온 세침검사 슬라이드를  우리 병리과에서 복습한 결과는 어떻게 나왔노?"
"아, 왼쪽 결절에서 유두암(카테고리 6)으로 나왔어요"

"초음파는 어떻게 보이는데?"
"네, 왼쪽 갑상선엽 앞쪽 피막 근처에 1.9cm 결절이 있고요, 저에코(hypoechoic)와 불규칙한 종양마진(tumor margin)

이고 , 바로 윗쪽에 mm 크기의 작은 결절이 연이어 있습니다.  이 왼쪽 결절이 유두암으로 진단된 것입니다"
"오른쪽은 ?"
"오른쪽은 여러개가 있는데 기분 나쁘게 생긴  0.8cm결절이 뒷쪽 피막과 붙어 있고요, 비슷한 사이즈의 결절이 바로  윗쪽에 붙어

있는데 이 두개가 다 암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보다 작은 것들이 더 있고요. 또 협부에도 작은 결절이 있어요,  이건 암은 아니 것

같아요"

"중앙경부 림프절 전이는 없고?"
"안 보이는 데요,  측경부에도 림프절 전이는 안 보이고요"

"근데 갑상선 전체 크기가 보통 사람보다 크게 보인다. 아마도 만성 갑상선염이  같이  동반 하고 있어서 그럴거야,

만성갑상선염은 일반인에서 10%에서 발견되지만 갑상선암 환자에서는 미국에서 25%정도에서 동반하고 있다고 되어 있지.

한국은 내경험에 의하면 90%쯤 되지 않을까 싶어,  다시마 같은 고요드식이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고 있고...."


외래 진료시간이 끝나고 내일 수술할 환자를 중심으로 오후 회진을  돈다.

내일은 불금이어서 큰 수술 없이 다섯 케이스가  예정되어 있다.

세 케이스는 반절제가 될 것 같고 두 케이스는 전절제가 될 것 같다. 오늘 복습한 이 환자는 양쪽 날개에 암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전절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반절제 예정인 환자도 수술중 긴급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전절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병실에서 오늘 복습한 환자를 만난다. 20대말 젊은 여자환자다.

"에고, 전절제를 해야 겠는데 갑상선이 부어있고 목근육도 발달 되어서 최소침습 수술이  좀 어려울지 모르겠는데?"

"교수님, 작고 예쁘게 해주세요, 저 아직 결혼도 못했거든요"
"아이고, 나를 압박하는구만,  젊은 미혼 여성에게 약하다는 걸 알고 그러나?,  근데 이쁘고 작게 수술하는 것 보다는 확실하게

암을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수술대 위에 누운 젊은 여자사람을 보니 마음이 짠하다.

"애고, 어렵지만 최소절개로 해 볼까? 미혼의 젊은 여자를 보면 공연히 마음이 약해진단 말이야..."

수술은 오른쪽 아랫목에 3cm 절개를 넣고 오른쪽 갑상선날개와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예측한 대로 수술시야가 나빠 신경이 곤두 선다. 수술시야가 나쁘면 성대신경과 부갑상선 보존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수술팀에 합류한 의대학생에게 잘문을 해 본다.

"갑상선 수술후 가장 위험한 수술합병증으로는 어떤 게 있나?"
"성대신경 손상이 있습니다"
"성대신경손상으로 생명이 위험해지지는 않지?"
"아, 부갑상선 손상..."
"그걸로 죽지는 않지...수술후 가장 위험한 것은 출혈이지, 기도 주위 갑상선을 뗀 자리에서 출혈이 되면 기도가 눌러져서 숨을 못쉬어

사고가 날 수가 있단 말이야. 만약 병실에서 환자 호흡이 안될정도로 출혈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즉시 상처를 열어 기도 주위에 있는

피떡을 제거해야 된다고...  그래서 수술 종료할 때 출혈점를 보고 또 보고 출혈을 잡아야 안심할 수 있단 말이지"

만성갑상선염과  갑상선암이 공존해 있기 때문에 수술수기상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큰 이벤트 없이 수술은 무사히 끝난다.

"휴~, 내 이런 무리한 수술은 하지 말아야하는데...젊은 미혼 여성앞에서는 마음이 약해진단 말이야"


전임의 닥터 김과 함께 회복실의 환자를 보러 간다.

"아, 소리 내어 봐요"

"아~"

"목소리는 OK이고.... 뭐라고 손이 저리다고요? 벌써? 왼손만 저린 것 같다고?  오른 손은 괜찮고?,  왼손도

손가락 일부만 그렇다고? 그러면 칼슘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지.  그냥 좀 두고 보자구"


병실의 환자는 평온해 보인다. 목소리도 좋다. 물론 상처부위도 출혈이 없이 붓기도 없다.

"부갑선 홀몬 수치는 얼마로 나왔노?"

"40.5pg/ml(정상,15~65)이고 칼슘과 인치도 정상범위내에 있습니다"
"흐흐, 고생은 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구만, 환자분, 아무 탈없이 잘 회복할 겁니다.

 환자분 원하는대로 최소침습수술해서 예쁘게 잘 나을 것 같아요"

돌아서 나오는 의료진을 향해 베시시 웃어주는 환자의 모습이  예쁘고 귀엽다.미소 노란동글이


2019/08/27 11:36 2019/08/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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