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506 ):2019년 1월30일

40대중반 여자사람 환자 : 항상 환자들에게서 많은 걸 배운단 말이야


수술 전날 저녁 회진시간, 병실에 들리기 전  전공의가  보고한다.
"내일 수술예정인 40대중반 여환입니다.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처서 몸이 좀 불편한 사람입니다"

"그래? 척추를 다쳤다니까 환자를 수술대에 옮길때 조심해야 될거야, 갑상선 수술에는 지장은 없겠지만..."

 병상은 환자의 남편이 지키고 있다. 선량하고 밝은 얼굴이다.

척추를 다친 환자는 당연 우울한 표정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엄청 밝은 표정으로 필자를 맞는다.

"내일 수술은 반절제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수술중 큰 전이가 발견되면 전절제로 변할 수도 있어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요"


환자는 2018년 7월31일 건겅검진에서 결절이 발견되고 8월2일 세침검사로 갑상선유두암이 확진되어 12월4일에

전원되어 왔다.

타병원 초음파영상에는 오른쪽 갑상선날개에 0.86cm 크기의 저음영(hypoechoic)이면서 불규칙 경계를 보이는

암덩어리가 앞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다. 피막 침범은 있어도 주위의 띠근육(strap muscles)은 괜찮게 보인다.

우리병원의 스테이징초음파검사와 CT스캔에서도 더 이상의 침범은 없는 것 같다. 주위의 림프절 전이도 안보인다.

간단히 우측 반절제만 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의료진 측에서 보면 간단한 수술일지 모르지만 환자의 몸 상태로는 이 정도의 수술도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호흡기내과와 마취과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호흡기능평가(pulmonary function test)에서 흉추 5번이하 부터 하반신마비이기 때문에 마취 회복시 호흡 문제가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흠, 이럴 때는 마취시간을 짧게해서 자기호흡이 빨리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수술을 초고속으로 번개처럼 해야된다"


이른 아침,  환자를 보기 위해 다시 병실에 들린다. 여전히 해맑은 표정으로 필자를 맞는다.

"언제 그렇게 다쳤어요?"

"17년전 시모님을 만나러 가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했지요"

"아~, 그랬구나,  그동안 마음의 고통을 엄청 겪었겠군요, 근데 두분 다 밝은 표정이어서 참 보기 좋아요, 오늘 수술은 잘 될거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돼요"

"네, 네, 잘 부탁 드려요, 근데 제가 소변조절이 안되거든요, 어떡하지요?"
"염려 마십시요, 여자들 요실금 때 쓰는 패드 쓰면 됩니다"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번으로 수술준비를 한다.

환자가 도착하자 수술실 간호사 4명이 조심스럽게  환자를 수술대위로 옮겨 누인다.

"숨을 깊게 한번 쉬어 보고 기침 한번 해 보세요, 흠 , 잘 했어요. 수술후에도 그렇게 심호흡하면 됩니다"

수술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이용상 부교수와  번개수술팀을 구성한다.

수술은 3cm 최소침습절개를 넣고 오른쪽 갑상선 반절제술을 초스피드로 해치운다.

"다른 환자처럼 중앙경부림프절 긴급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지 말고 마취를 깨우도록하자구,

육안으로는 전이가 없는 것 같으니까 말이야.  미국NCCN가이드라인은 5mm 크기 림프절 전이까지는 반절제가 허용된다고 했어,

자, 수술시간은 얼마나 걸렸노?"
"마취기록에 29분이라 되어 있어요"


환자를 마취 회복실로 옮긴후 수술실 간호사들과 얘기를 나눈다.

"자네들은 참 행복해 해야해"

"왜요? 교수님?"
"이렇게 걸어 가고 싶은데 가고, 일할 수 있고, 배변도 하고 싶을 때 하고.....얼마나 고맙고 행복한 일이아?"

"듣고 보니 정말로 그렇네요, 교수님"

"그러니 살면서 불평하지 말아야지..."


병실의 환자는 평온 그 자체다.

"심호흡 해 보세요, 숨차지 않지요? 옳지 ~, 호흡문제가 없군요, 잘 회복할 것입니다. 갑상선 약복용을 해야할지는

나중에 홀몬 검사해보고 괜찮으면 복용 안할 수 도 있어요, 모자라면 보충해야 될지 모르지만요"

 병실을 나오면서 전담간호사 한나와 전공의에게 말한다.

"내 환자중에 눈이 안보여 좋은 경치를 못보는 사람, 귀가 안들려 좋은 음악도 못듣는 사람, 말 못하는 사람, 오늘 환자처럼 잘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결같이 마음이 착한 사람들이었어. 세속적인 퓽요로운 삶은 아니지만 마음근육을 키워 감사하는 삶을 사는 것 같았어.

어떤 삶을 살것인가는 마음 먹 기에 따른 것 같아. 저 환자부부는 엄청난 고통후에 지금의 평온함에 도달했으니까

아마도 앞으로도 충만한 삶을 살아낼 수 있을거야,.....  항상 환자들에게서 많은 걸 배운단 말이야"미소 노란동글이

2019/04/17 16:00 2019/04/1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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