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44) :2018년 6월4일
30대 초반 남자사람 환자: 암크기가 작다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이른 아침 병실 회진 시간, 환자에게 오늘 예정된 수술에 대하여 설명한다.
"오늘 수술은 갑상선은 암이 있는 오른쪽 뿐 아니라 왼쪽까지 다 제거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같이 할 것이고요. 청소술이란 것은 방안의 쓰레기가 있으면 그것만 없애는 것이 아니고 방안의 쓰레기 뿐 아니라 먼지까지
몽땅 싹 쓸어내는 것을 말하지요. 물론 중앙경부 청소술도 할것이고..."
"예, 예, 수술이 좀 크군요"
"맞아요. 좀 크지요. 환자분은 갑상선 본체의 암이 오른쪽에 두개 있는데 둘다 0.3cm 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것인데도
측경부까지 퍼졌어요.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이렇게 작은 것도 퍼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근데 갑상선에 결절이
발견된 것은 3년전이라했는데 그때 어떤 처치를 왜 안했는지요 ?"
"그때 검진의사는 무시해도 된다고 했어요, 지난 4월초 건강검진때 임파선까지 전이되었다는 걸 알았어요"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1cm보다 작은 것은 그냥 두고 보다가 커지면 고치자 하는 소위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lance) 정책이 있기는 한데 흔치는 않지만 환자분 처럼 이렇게 퍼지는 수가 있으니까 문제지요.
하긴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다라고 한때 비갑상선전문의사들이 떠들었던 때도 있었지요. 덕택에 지금 암이 퍼져 오는 환자들이
많아져 골치가 아프게 되었지만요"

사실 이 정책은 일본 고베의 미아우치(A. Miyauchi)그룹이 주장한 것으로 1cm미만 작은 유두암은 (1) 불규칙한 경계,
(2) 림프절 전이 (3) 갑상선의 후면에 위치 (4) 갑상선 피막을 뚫고 나온 것외에는 즉시 수술을 하지않고 6~12개월 간격으로
검사해서 (1),(2), (3), (4)의 소견이나 3mm이상 크기의 차이가 나타나면 그때가서 수술해도 생존율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아우치는 이외에도 암의 위치가 기도에 붙어 있거나 성대신경 근처에 있으면 기다리지 말고 수술을 해야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주장은 갑상선유두암의 대부분은 다른암과는 달리 천천히 자라고 퍼진다는 데에 기인 한 것이다.
최근에는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뉴앙스가 있는 적극적 감시라는 용어보다는 지연수술(deferred intervention)라는 용어가 더 합당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필자는 이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처음 발견시 작을 때 더 퍼지기전에 간단히 최소침습기법으로 암이 있는 갑상선엽을
떼주면 걱정을 미리 없애줄 수 있고 퍼지고 난 다음에는 오늘 환자처럼 큰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는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작은 암은 부담없는 작은 수술로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아우치의 보고를 보면 10년단위로 추적했을 때 연령별에 따라 암의 성장율에 차이가 나서 20대는 60%, 30대는 37%,
40대는 27%, 50대 15%, 60대 10%, 70대 3.5%의 환자에서 암이 진행되더라는 것이다.
즉 연령이 젊을 수록 암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Surgery 2018;163 : 51~54).
당장 퍼지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 수록 나빠질 소지가 있으니 연령을 고려하여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1cm미만 작은 암이라고해서 모두 유두암이라는 보장이 없고 여포암, 수질암, 저 분화암, 미분화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두암 중에서도 키큰 세포암, 말발굽세포, 고형 세포(solid), 원주세포암(collumnar cell), 미만성석회화변종
(diffuse sclerosing variants)등 경과가 나쁜 암 변종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냥 암크기가 작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오늘 수술은 목 아랫쪽에 중앙경부 피부를 피해 7cm정도의 절개를 오른쪽 목피부에 넣고 오른쪽 측경부청소술, 오른쪽 갑상선
절제술, 중앙경부청소술, 왼쪽 갑상선절제술 순으로 한다.
근데, 세상에~~ , 조직 박리하는데 특별한 출혈 포인트 없이 조직표면에서 피가 스미듯이 나오는 출혈이 장난이 아니다.
잡고 또 잡고 전극도자로 지지고 또 지지고 해도 스멀스멀 피가 어디서인지도 모르게 스며 나온다.
"이 환자 무슨 약 먹은 히스토리 없어? 아스피린, 홍삼, 플라빅스 등 지혈이 안되는 약을 먹은 일 없어?"
"모르겠는데요"
"나중에 환자하고 가족에게 알아봐라, 분명 무슨 약 먹었을 거다"
어째 어째 지혈을 하는데까지 하고 우리병원에 비치된 최대 강력 지혈제 플로실 (floseal)을 수술부위에 뿌려주고, 그것도 안심이 안되어
티셀을 덧 붙여 뿌리고 서지셀을 또 덧 붙여 준다.
전공의에게 말한다.
"출혈때문에 재수술하는 악몽은 피해야 된다구"
그럭저럭 지혈이 되어 창상을 봉합하고 수술을 끝낸다.
"에휴, 오늘 혼났다"

병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환자를 만나고 이어서 보호자인 와이프를 만난다.
"아, 혹시 홍삼 같은 보약을 환자가 복용하지 않았어요?"
"홍삼을 오래동안 복용해오다가 교수님 진단후에는 끊었는데요"
"아하~, 원인은 홍삼이었구나, 아 그놈의 홍삼~~어쨋든 지금은 지혈이 된 것 같으니 안심해도 돼요"
"네, 네, 고맙습니다. 교수님"

미소 노란동글이
2018/06/15 11:40 2018/06/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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