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420 ) :2018년 2월7일

81세 여자사람 환자: 고령의 진행된 갑상선 수질암 환자

2018년 1월16일 외래 진료시간, 한눈에도 얼굴이주름으로 덮힌 80대 초반 할머니 환자가 가족과 함께 진료실로 들어 온다.

'아이쿠, 부담이 되는 환자이구만, 간단한 병이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오셨어요?"

같이 온 가족이 대신 답한다.

"갑상선암이 생겨서 왔어요"

그러고 보니 오른쪽 갑상선 부위가 약간 불룩하게 올라와 있다. ' 간단한 환자가 아니겠는데?'


환자는 지난 11월초 어지러움으로 쓰러져서 지방 병원에 갔더니 고혈압에다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어 중심부바늘생검(core needle biopsy)을 한 결과 갑상선 수질암(meullary thyroid carcinoma)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 헉, 설악산 울산바위 모양 암덩어리가 오른쪽 갑상선을 거의 점령하고 있다.

'아니 암덩어리 가장 자리가 뾰족뾰족 하고 석회화 변화가 있는 걸 봐서는 수질암 보다는 유두암에 더 가깝게 생겼는데?'


그런데 혈청 칼시토닌(calcitonin)치가 1326pg/mL(정상, 10pgmL이하) 으로 엄청 상승되어 있는 걸 보아 수질암이 틀림없다.

그 것도 많이 진행된 것 같다.

고혈압이 있고 또 척추 협착증도 있고 ...고령층이니까 심장, 폐, 콩팥등 모든 중요장기에 숨어 있는 문제가 있을 지 모른다.

수술이 성공하려면 우선 전신마취가 안전하게 되어야 한다. 수술전 전신상태가 마취와 수술을 견뎌 낼 수 있는지 여러가지

검사를 해 봐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심장과 폐기능이다. 이게 나쁘면 마취와 수술에서 회복을 장담 못한다.

"오코디, 이 환자 수술예정일보다 며칠전에 입원 시켜 주셔, 먼 지방에서 왔다 갔다 검사하기에는 무리가 되니까 말이지..."


그래서 미리 입원해서 여러가지 검사를 한다.

심장검사, 폐기능검사, PET-CT스캔을 해서 수술을 견뎌낼 수 있는지, 또 폐, 뼈, 간 등 원격장기로의 전이가 있는지 알아 봐야 한다.

그런데 심장검사와 PET-CT 검사가 많은 환자 때문에 빨리 되지 않는다. PET-CT는 어제 밤 늦게 찍었지만 가장 중요한 심장 에코검사가

아직 안되어 있다 .다행히도 PET-CT에서 원격전이는 안 보인다고 하고 폐기능검사는 안전할 것 같긴 한데 경계선에 있다고 한다.

그동안 검사에서 심장이 부어 있다고 했으니까 심장에코검사를 해서 심장기능을 반드시 체크해 봐야 한다.

어제 저녁 환자와 가족에게 혹시 내일 수술이 안될지도 모른다고 얘기 해둔다.


오늘 이른아침 회진전에 전공의가 보고해 온다.

"교수님, 심장 에코 오늘 아침에 하기로 했어요"
"응, 그래? 그럼 일단 오늘 수술하는 걸로 병실에 연락해라, 에코 결과가 괜찮으면 오늘 수술해 드려야지, 아침 식사 못하도록 했냐?"
"이미 그렇게 조치를 해 놓았어요"


심장에코 결과도 경계선에 있지만 수술은 할 수 있겠다고 판독이 나온다.

"환자분, 오늘 수술 해드리겠습니다"

"아, 그런데 아침밥을 쬐끔 드셨는데요"
"뭐라구? 연락이 안되었나?" 다혈질 필자가 화를 내고 있으니까 마침 영양과 배식 아줌마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용서를 구한다.

"제가 잠간 착각을 했어요, 용서해 주세요"

"헐, 그러면 수술을 오후로 미룰 수 밖에, 금식이 안되면 마취를 안해 주잖아..."

마취의사한테 노인네니까 금식기간이 길면 지치니까 좀 땡겨서 수술하자고 부탁해도 요지부동이다. 원칙에 벗어난 마취는 못 하겠단다.


결국 수술은 오후 2시가 넘어 시작된다. 수술조수 닥터 김과 얘기 한다.

"칼시토닌 수치가 1000pg/mL넘으니까 교본대로 갑상선 전절제술 +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양측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해야한다구.

중앙경부림프절 전이는 확실히 보이는데 측경부는 아주 큰 전이는 안보이는 것 같아, 그래도 200pg/mL넘으면 예방적 양측 측경부청소술을 하는 게 원칙이라구(Thyroid,2015;25(6):567~610),

근데 초음파 모양은 전형적인 수질암하고는 좀 달리 보인단 말이야"

" 혹시 유두암 하고 섞여 있는지도 모르지요"


수술은 아랫쪽 목피부에 긴 횡절개를 넣고 시작한다.

연세가 많은 노인네니까 시간이 걸리지 않도록 초스피드로 진행해서 큰 이벤트 없이 무사히 수술을 끝낸다.

휴~~, 고령의 환자에서 수술중 출혈이 생기면 혈압과 맥박등 활력 징후의 변화가 와서 돌이킬 수 없는 악결과가 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환자의 기본 체력만 있으면 회복하는데 별 지장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완전 회복이 될 때까지는 조마조마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고령자는 한번 삐끗하면 회복을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까 말이지.....


막 수술이 끝나고 돌아온 환자의 병실은 많은 가족들이 환자를 애워 싸고 있다. 힘든 수술이었지만 출혈도 없이 대수술이 아주 잘 되었다고 설명해 준다.

"교수님, 환자가 아파 하니 무통주사는 안되나요?"
"안됩니다. 갑상선 수술에서는 무통주사는 구역질 구토가 유발되어 해로울 수가 았습니다. 차라리 진통주사가 낫습니다.

근데 연세 있는 환자에서 진통주사를 너무 맞으면 호흡이 잘 안되어서 회복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정 아프면 맞긴 맞아야 하지만요"

"예,예, 수고 많으셨습니다"

환자의 손을 잡아준 후 병실을 나서면서 전공의와 전담간호사 솜솜에게 말해준다.

"오늘 수술은 최상의 수술이었는데 단지 영양과 배식원의 착각으로 수술이 늦게 시작되었다는 것이 옥의티가 되었지, 덕택에 오늘 체육관가고 사우나 하는 것이 취소 되었지만 말이지...ㅎㅎ"

2018/02/13 12:14 2018/02/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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