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68) :2017년 7월14일

33세 여자사람 환자 :확실한 것은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

8호수술실, 미인형의 30대 초반 여자사람 환자다.

차트에 그려진 암이 퍼진 상태를 보여 주며 오늘 수술할 내용에 대하여 설명한다.

"오늘 우리 수술의 운명은 요기 그려진대로 커진 림프절이 암전이 때문이냐 아니냐에 달려 있어요.

암전이 때문이라면 전절제가 될거고 아니면 반절제가 될 겁니다. 제발 반절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림프절 모양으로 봐서는 기분이 좀 안 좋거든요. 혹시 전절제가 되었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고요"

"네, 교수님이 알아서...." 전절제가 되어도 할 수 없지 하는 표정을 지어 준다.

환자는 지난 4월20일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유두암이 확실하다는 진단(카테고리 6)을 받고 필자를 찾아 왔다.

암이 퍼진 상태를 알기 위한 초음파스테이징 영상을 보니까 1.0cm가량되는 암덩어리가

오른쪽 갑상선 중간지점의 갑상선 앞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고 그 아랫쪽 기도-식도협곡에는 상당히 기분 나쁘,게 생긴

림프절들이 몇개 커져 있다(T3N1a).

영상의학과 손교수와 의견교환을 한다.
"손교수가 보기에는 어떠셔? 이 림프절 커진 것 말이야"

"전이가 맞는 것 같은데요, 여러개가 커져 있는데요"

"반대편에도 커진 놈이 1개가 보이는데? 반대편 갑상선은 깨끗한데도?"

"글쎄요, 거기까지 퍼졌을까요?"

"반대편 림프절로 퍼지는 수도 있긴 있지요, 요 며칠전에도 그런 케이스가 있었지요, 좌우간 이 케이스는

전절제 가능성이 높겠는데?"
"그럴 것 같은데요"

2015년에 개정된 미국 갑상선학회의 진료 가이드라인은 2mm이하 사이즈의 림프절전이가 5개이하라면

전 절제를 할 필요가 없다고 권유하고 있다. 2mm 이하라면 잘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다.

미국친구들은 유두암 수술 때 영상에서 보이지 않고 수술시야에서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으면 아예 림프절 청소술을

생략하기도 한다. 작은 림프절 전이는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들은 맨눈으로 보이지도 만져지지 않더라도 청소를 해보면 미쳐 인지하지 못했던 전이가

상당수 발견되기 때문에 예방적 청소술을 선호하고 있다. 재발율 억제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예방적 중앙림프절 청소술(prophylactic central node dissection)을 하여 림프절전이가 2mm이하가 아닌

3mm 사이즈 한두개가 있어도 바로 전절제로 전환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전에는 3mm가 한개라도 발견되면

전절제를 하곤 했는데 이제는 생각이 바뀌어 되도록이면 반절제를 하려고 노력한다.

재발율에서 약간의 차이가 날지 모르지만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고 삶의 질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이 환자는 림프절 사이즈가 5~8mm로 보이기 때문에 전이가 맞다면 전절제를 해야 할 것이다.

수술은 목 중앙부위 피부를 피해 약간 옆목에서 3cm절개를 넣는 최소침습기법으로 먼저 오른쪽 갑상선날개와

기분 나쁘게 생긴 림프절들을 떼어 내어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만성갑상선염이 심해 갑상선조직이 유연하지 못하고

딱딱해서 수술조작이 어려웠지만 그럭저럭 큰 이벤트 없이 무사히 끝난다.

이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 림프절의 병리조직검사 결과가 전이암이 있는 걸로 나오면 전절제술까지 해야할지 모른다.

30여분후 컴터에 결과가 올라온다. "7개의 커진 림프절중 전이는 한개도 없음( 0/7)"

"우와, 그럼 반절제로 끝내도 되잖아, 흐흐....역시 확실한 것은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단 말이야"

병상은 환자의 남편이 지키고 있다.

"대박입니다, 반절제가 되었어요, 예상과는 반대로 림프절 전이가 없었어요"

"네? 반절제라구요?"

"네,네, 많이 좋아해도 됩니다"

환자도, 남편도, 의료진도 환한 얼굴이 된다.

병실을 나오며 전담간호사 따솜이가 웃는 얼굴로 말한다.

"교수님, 오늘 수술 환자는 다 좋네요, 참 기분 좋은 불금이 되겠네요,ㅎㅎ"미소 노란동글이

2017/07/20 13:33 2017/07/2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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