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417) : 2018년 1월29일

30세 남자사람 환자 :건강검진을 안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침 병실 회진시간, 오늘 수술예정인 30세 남자사람 환자를 만난다.

"오늘 수술은 양쪽 옆목 림프절 커진 것이 암이 퍼져서 그런 거라면 수술이 좀 확대 될 것이고 그냥 커진 거라면

수술은 갑상선절제술과 중앙림프절 청소술로 끝날 것입니다. 근데 림프절 커진 것이 오른 쪽 옆목림프절은

암 전이 가능성이 좀 있다고 생각되고 왼쪽은 괜찮치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오른쪽 림프절도 Tg가 1.93ng/mL 밖에 안되어

전이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 됩니다. 그렇지만 수술대에서 커진 림프절들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 결괴를

보고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추가 할지 안할지 결정할 겁니다"
여기까지 얘기를 하는데 옆에 서 있던 환자의 어머니가 폭풍눈물을 쏟아내며 말한다.

"교수님, 우리 아들 살려 주세요, 아들 어떻게 되면 안되요"
"염려 마세요, 잘 될 겁니다"
"교수님, 어머니께 제가 70세 까지는 살 수 있다고 말씀해 주세요"
"그럼, 그럼, 70세 아니라 80세까지 문제 없을 겁니다.. 손자손녀 몇마리 안겨 드릴 수도 있을 겁습니다"

이렇게 말 해주는데도 필자의 손을 잡고 "잘 부탁합니다, 부탁합니다" 하며 눈물을 뿌린다.

이 젊은 남자사람은 지난 11월24일 건강검진에서 결절이 발견되고 이어 세침검사로 유두암이 진단된 후 12월26일 필자를

찾아 왔던 것이다. 가지고 초음파영상을 보는 순간 탄식이 나온다.

"에혀, 남자들은 불쌍하단 말이야, 발견 순간 이미 많이 퍼져 있단 말이야"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2.51cm결절이 험악한 모양으로 버티고 있고 이 주위로 작은 미세석회화 알갱이들(microcalcifications)이

흩어져 있다. 왼쪽 날개에는 이 보다 큰 3.35cm 결절이 갑상선날개의 2/3를 점령하고 있는데 모양이 오른쪽과는 달리

둥그스럼하여 얌전하게 보인다. 오른쪽 왼쪽 옆목 림프절들이 커져 있기는 한데 전형적인 전이 림프절과는 좀 다르게 보인다.

환자가 마취에 들어가기전 다시 얘기해 준다.
"요 그림에 그려진 림프절이 별거 아닌 걸로 나오면 오늘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게 끝날 겁니다.너무 염려 마셔, 잘 될 것 같으니까"
"네, 네, 잘 부탁드립니다"

"닥터 김, 오른쪽 결절은 세침 검사로 유두암 카테고리 6로 암은 틀림 없는데 왼쪽은 어떤 것 같애?"
"좀 얌전 하긴 한데 결절을 둘러싸고 있는 할로(halo)가 좀 불규칙한게 기분 나쁜데요, 암이라면 유두암의 여포변종일 가능성이

높겠는데요, 아니면 양성종양이든지요"

"어쨋든 갑상선은 전절제를 해야겠지? 근데 옆목림프절은 어떤 거 같아?"
"글쎄요, 일단 영상의학과에서 위치표시(localization)한 놈들을 다 떼어서 긴급조직검사해 보시지요"

수술은 우선 양쪽 옆목림프절중 커진 놈들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 후 오른쪽 갑상선과 왼쪽 갑상선 절제술을 하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해준다.

왼쪽 갑상선을 절제하는 과정에서 만져지는 결절이 웬지 암이 아닐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매끈한 표면과 부드럽게 만져지는 촉감이

그런 느낌을 들게 한다.

"림프절 긴급조직 결과는 어떻게 되었노?"

"아, 왼쪽 거는 떼어낸 8개중 하나도 전이가 없다 했고요, 오른쪽 거는 3개중 한개에서 전이가 발견되었는데 크기가 0.5mm 미만이라

합니다"

"OK, 그러면 되었다, 수술을 더 확대할 필요 없다. 환자 깨워서 내 보내라"

회복실의 환자는 너무 늠름하다. 수술에 따른 문제가 없다.

"수술 잘 되었어요, 옆목림프절이 괜찮아서 큰 수술이 안되었어요"
"고맙습니다 교수님"
"근데 아침에 보니까 어머니가 너무 걱정하시던데?"

"아, 예, 제가 외동 아들이 되어서요, 장가도 아직 안갔고요"

"딸도 없고?"
"제가 외동이니까요"

병실은 여전히 어머니가 지키고 있다.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해 주고 잘 회복할 것이라고 안심시켜 준다.

"어머니, 이젠 걱정 안해도 됩니다. 아들 장가 보내고 손주만 보면 되겠네요"

"아이고, 교수님, 너무 고맙습니다. 옆목으로는 안 퍼진 거지요?" 말하면서 필자의 손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그럼요, 그럼요, 근데, 아드님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네요, 아드님 여친 생겨 며느리감 오면 아드님보다

며느리감을 더 사랑해 주셔야 해요, 공주 대하듯이요 ㅎㅎ"
"네,네, 우리 아들 정말 괜찮은 거지요?"

"그럼요, 아무 탈없이 잘 회복할 겁니다, 예후도 좋고...염려 마십시요"

건강검진을 안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젊은 환자들은 더 빨리 퍼지니까 아마도 더 퍼져서 곤란 한 지경에 빠져

발견되었겠지......오늘 어머니의 소원도 무너졌을 거고.....에혀, 갑상선건강검진 필요없다고 하는 사람들아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고? 미소 노란동글이

2018/02/01 16:13 2018/02/0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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