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41) : 2019년 7월12일

40대말 여자사람 환자 : 대한민국에 아직도 이런 환자가 있다니 ...


아침 첫 케이스로 반절제가 끝나고 다음 환자 준비 시간에 콩콩이가 전달해 온다.

"교수님, 터키에서 실습나온 여학생이 오늘이 마지막이래요, 1층 갑압센터에서 증서(certificate)주고 기념 사진 찍는데요"

"벌써 한달 되었나? 참 빨리도 지나 간다"

짧은 기념사진 행사후에 이용상 교수가 자문을 구해 온다.


"교수님, 이 환자 사진 한번 봐 주세요, 응급실로 왔어요, 엄청나요. 피부가 녹아 없어진 종양덩어리가 목 전체를 침범하고

있는데 옴짝 달싹하지 않은 거대 암덩어리입니다. 10년전부터 있어 왔다는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이 지경이 되었어요"
"완전 괴물이 자라고 있구만, 근데 안쪽으로는 어느 정도 퍼져 들어 갔는지? 바깥 쪽으로 아무리 자라도 그거는 큰 문제가  안되지만

안쪽 중요장기를 어느정도 침범했는가가 제일 중요한 관건이 되지"
"정맥은 물론 총경동맥을 싸고 있는 것 같고, 기도는 압박받고  좁아져  좀 위험하게 보여요"
"저 정도는 지금 당장 수술하기는 아주 위험하고 다 절제하기도 어려울거야"

옆에 있던 장교수가 거든다.

"먼저 항암제 투여하고 방사선치료해서 암 사이즈를 줄이고 난 다음에 다시 검사하고 그때가서 수술이 가능한가 알아 봐야 겠는데요"

"나도 찬성이야, 지금은 너무 위험해, 수술성공도 장담 못하고"
"영상의학과에서 혈관영상 보면서 종양으로 가는 혈관을 먼저 막아  종양을 줄여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하면 종양으로 가는 산소가 결핍되어 외부 방사선치료 효과가 떨어지니까 혈류는 보전하는 게 좋을 거야.

 수술하게 되면 수술전에 혈관을 막는 시술을 하면 수술 때 출혈은 줄일 수 있을 거야"


수술실에서 콩콩이가  말한다.  "교수님 그 환자 CT스캔  한번 보실래요?  10년전 개인  이비인후과에서 갑상선암이라

첫 진단 받고 아무런 치료를 않고 지나다가 5년전부터 갑자기 종양이 커지고 종양표면에서 출혈이 있어 왔다고 해요.

기록상에는 이때도 그냥 지내다가 종양이 급격하게 자라고 빈혈이 심해져서 타대학병원 들렸다가 거기서

우리 병원 소개 받고 왔는데 응급실 도칙했을 때 헤모글로부린치가  2.1 mg/dl(정상, 12~16)밖에 안되어 응급 수혈하고 지금 7mg/dl 이상으로 올라와 있는 상태가 되었어요"
"아니 왜 치료를 안받았데?"
"그건 모르겠어요"
 

CT스캔을 보니 ,와, 이렇게 하고 아직 목숨이 붙어 있는게 이상하다. 종양이 거대한 산처럼 보인다.

종양이 오른쪽에 만 있는 게 아니고  전체 목이 종양으로 뒤 덮혀 있고, 그나마 왼쪽 종양은 피부가 살아 있다.

오른쪽 내경정맥은 아예 종양이 침범되어 보이지 않고  하부총경동맥은 종양으로 완전 둘러 싸여 좁아져 있다.

그리고 기도도 종양에 밀려 좁아져 있다.

"저 정도면그 뒷쪽에 있는 척추동맥(vetebral artery)도 침범 당했을 거고, 또 오른쪽 성대신경도 온전치 못할 거고...왼쪽 목은 어떠냐?"
"왼쪽은 종양의 크기는 오른쪽과 별 차이 없지만 아직 총경동맥은 무사한 것 같고요, 내경정맥도 중간중간 좁아져 있긴한데 연결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수술한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한쪽 내경정맥은 살려야 하는데? 물론 양쪽 총경동맥은 살려야 하고...좌우간 수술은 어렵겠다"

"교수님, 양쪽 액와부 림프절 전이(axillary lymphnodes)도 되어 있어요"
"액와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예후는 극히 불량한 것으로 되어 있지, 또 피부전이도 있으면 예후가 또 나쁘고...

오른쪽 피부가 녹아 내린 것도 암이 피부를 침범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는네?"
"또 있어요,  폐전이도 있다고 영상의학과에서 판독했어요"
"어디 보자, 폐전이는 심하지는 않구만, 액와 림프절 전이가 만만치 않게 크네?, 어쨋든 이 환자는 현재상태로는 수술 불가다.

왜 초기에 치료 안했는지 불가사의하다. 하긴 조기진단 조기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떠드는 한심한 친구들이 아직도

있으니까  ... "

장교수가 말한다.

"교수님, 이 케이스를 진료일지에 올려주시지요"

"그래야 되겠다. 타 환자들과 조기진단할 필요없다는  비갑상선 전문의사들에게 이러면 안된다고 경고하는 의미도 있겠고..."


오후에 이용상 교수를  만나 얘기 한다.

"그 환자 어때?".'
"헤모글로부린치는 10mg/dl 으로 올라 왔어요, 근데 항암제 투여와 외부 방사선치료를 권유했는데 좀 부정적이던데요,

항암제 투여는 거절하고 방사선 치료는 좀 받아들일 것 같은데 그것도 아직 확실히 결정을 못하고 있어요"

"이렇게 까지 오게 된 것은 무슨 사정이 있겠지만 환자 자신이 살아보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가  결핍되거나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암치료 보다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은데?

살고자 하는 투지가 있어야 치료 효과가 있을 것 아냐?"

아이고~,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 이런 환자가 있다니 기가 막힌다. 에휴

2019/08/27 11:33 2019/08/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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