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41) :2018년5월14일

82세 여자사람 환자 ; 협부에 생긴 암은 양사방으로 퍼진다

14호 수술실, 드디어 오늘 수술 환자중 가장 신경이 쓰이는  82세 여자사람 환자가 수술대로 옮겨진다.

"우와~~, 엄청나군"   암 덩어리가 목정면에서 경주 왕릉처럼 둥그렇게 솟아 올라와 있다.

초음파 영상에는 직경이 6.3cm 되는 혹덩어리가 기도를 누르고 있고 일부는 기도벽을 침범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갑상선 하단 기도 전방 림프절들이 커져 있고 이들과 연결되어 상부종격동 림프절들도 비대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쪽 레벨 3림프절들도 커져 있다.

"흠 , 저 림프절 놈들을 다 박멸하자면 시간께나 걸리겠는데.... 노인네들은 수술시간 많이 걸리면 회복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좀더 일찍 발견되어 수술하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실  이 환자는 2016년 7월에 처음 찾아 왔을때 이 정도로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그 당시 피곤하고 씹고 삼킬때 불편감이 있어 타병원에서 초음파하고 세침검사를 한결과 유두암이란 진단을 받고

필자를 찾아 왔던 것이다.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에는 3cm 크기의 결절이 기도 앞쪽 협부갑상선을 점령하고 있었지만

주위의 림프절 비대는 보이지 않아 수술은 별로 어렵지 않게 되겠다 생각되었던 것이다.

가족중의 자제분 한사람도 10여년전에 갑상선암으로 필자에게 수술받은 가족력이 있어 되도록이면 더 퍼지기 전에

수술하는게 좋겠다고 권유하였다. 또 협부에 생긴 암은 양사방으로 퍼지는 성질이 있으니까 더 퍼지기전에 몰아내는 것이

유리하다.


근데 수술을 하기 위한 검사중 갑자기 환자가 수술을 못하겠다고 하다가 이번에 다시 받겠다고 재내원한 것이다.

그냥 육안으로 봐도 암덩어리가 커지고 주위 림프절들이 정상을 벗어난것 처럼 보인다.

"아이고, 수술은 더 어려워지고 시간 더 걸리고, 환자는 더 고령이 되었으니까  더 위험해 지고 수술 회복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재수 없으면 예기치 못한 합병증(뇌경색, 뇌출혈, 심장마비등)도 생길 수도 있고....

아이고, 골치 아프네..."


연세가 높은 분의 수술은

수술전 혈압, 심장검사, 폐기능검사, 혈당 검사등을 해서 폐나 심장이 마취와 수술을 견뎌낼지 확실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만약 수술에 고위험인자가 있으면 일단 수술진행을 멈추고 위험인자가되는 질병을 조절한 후에 수술을 해야한다.

"오 코디, 검사 끝나고 해당 각과에 협진을 부탁해서 수술에 지장이 없도록 하셔...."
"애고, 교수님, 가족되시는 분이 이런이런 검사를 왜 하는지 깐깐하게 묻던데요"
"그건 귀찮아도 알아 듣도록 설득해야지, 그래도 안하겠다 하면 수술은 못하는 거지....일본 쿠마 갑상선전문 병원은

고령환자 수술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어요, 만약 회복중에 문제가 생기면 골치가 아파지니까 말이야"


각과 협진의 결론은 위험하기는 하겠지만 수술을 못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마음 한구석은 찜찜하지만

수술 D-day를 오늘로 잡은 것이다.

수술대에 누운 환자분에게 말한다.

"염려 마세요, 잘 될 겁니다. 이전에 수술했더라면 더 쉽게 고칠 수 있었을 테지만 뭐, 오늘은 좀 어렵지만  잘 해드릴께요.

너무 걱정말고 한숨 푹 자고 나면 끝나 있을 겁니다"
"네, 잘 부탁합니다"


수술은 목아래 쪽에 긴 횡절개를 넣고 갑상선 전절제술과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시행한다.

협부에 생긴 큰 암덩어리는 뒤로는 기도벽을 침범하고 앞으로는 띠근육(strap muscles)을 뚫고 나온다.

양옆으로는  좌우 갑상선 날개에 암세포를 퍼지게 한다. 그래서 이런 경우는 전절제를 해주어야 한다.

우측 갑상선을 절제하고 협부를 암덩어리로 부터 분리할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이 전달되어 자세히 보니까 기도 앞쪽 벽면의 연골막을

침범한 것이 확인된다. 무우껍질을 에리한 칼로 져며내듯이 기도에 침입한 암을 박리해 내고, 이어서 좌측 갑상선을 절제한다.

그리고 기도전 림프절(pretracheal nodes)과 상부종격동 림프절을 청소해 낸다.

수술이 거의 끝났다고 생각되어 작은 출혈점을 잡으면서 보니까 오른쪽 내경정맥 림프절중 레벨3림프절이 좀 요상하다.

"조놈들, 떼어서 긴급조직검사 해야 되겠다"

레벨 3림프절중 커진놈 3개를 긴급조직검사를 보냈더니, 아뿔사, 3개 모두에게 전이가 되었단다.

할 수 없이 우측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추가로 해준다.


수술을 종결하고 수술 도우미에게 말한다.
"한국환자들, 특히 연세가 있는 분들은 꼭 병이 악화된후에 치료를 결정한단 말이야. 서로가 힘들잖아,

오코디 말로는 이런 환자일수록  뒤늦게 심각성을 깨닫고 수술을 빨리 해달라고 조른다는 거야, 그참, 알다가도 모르겠어"

국소적으로 퍼진 암덩어리를 모두 절제하고 주변부 림프절을 광범위하게 청소를 하고 나면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류감소가

일어나 손발이 저리는 후유증이 생기게 되어 있다.

이를 감안하여 암이 덜 퍼졌다고 생각되는 왼쪽 부갑상선의 혈류를 보존하기 위해 왼쪽 갑상선의 후측 피막과 조직을

미량 남겨두는 꼼수를 부려 본다.


병실의 환자분의 상태는 양호하다. 목소리 좋고 아직 손발저림은 없다.

"환자분, 수술 잘 되었어요, 좀 퍼져 있어 수술이 커졌지만 별일 없이 잘 끝났어요, 혹시 칼슘이 떨어져 일시적으로

손발이 저려올 수는 있어요. 그때는 칼슘 보충하면 되지요, 근데 저번에는 왜 수술을 안받고...?."

"내가 얘기 했는데요. 우리 영감 건강이 나빠져서... 그런데 나, 오래 살 수 있어요?"
"그럼요, 그럼요, 1개월 반 후에 방사성요드치료하고 나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어요. 너무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

아마도 그렇게 될 것이다. 오늘 수술이 만족스럽게 되었으니까 말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8/05/30 12:53 2018/05/30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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