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46) : 2019년 8월2일

40대후반 남자사람 환자 : 10년만의 재발수술


수술 전날 저녁병동 회진 시간,  재발되어 10년만의 재수술인데도 환자의 표정은 밝다.

일반적으로 재발되었다 하면 환자는 불안 불안해서  예민해지는 것이 보통인데 이 환자는 속으로야

천불이 나 있을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뭐 잘 되겠지 하는 표정이다.

천성이 착하고 낙천적이어서 그럴지 모른다. 아니면 의료진에 대한 무한 신뢰 때문이지도 모른다.


이 환자를 처음 만난 날은 10년도 더 된 2009년 3월26일이었다. 지방대학 병원에서 갑상선유두암이 중앙경부림프절과

우측 측경부림프절까지 퍼진 것이 확인되어 전원되어 온 것이다.

가지고 온 자료를 보니 참 희한하다. 갑상선 본체의 암은  오른쪽 0.5cm, 왼쪽 0.3cm크기로 작은 크기였지만  중앙림프절과

우측 측경부림프절 레벨3와 4에는  전이가 심하다. 특히 오른쪽 측경부 레벨4 림프절 전이는 3.7cm크기로 눈에 보일 정도로 큰 전이다.

수술은 그해 5월18일에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청소술+ 우측 측경부 청소술을 하였는데

오른쪽 날개의 0.5cm 암이 크기는 작지만 뒷쪽 피막을 뚫고 나가  우측성대신경(회귀후두신경)과 한덩어리가 되고

그 주위로 림프절들이 오골오골 모여 있어 성대신경을 보존하면서 이들 전이림프절과 갑상선본체의 암덩어리를

분리해 내는데 애를 먹었다.

그래도 별다른 수술합병증 없이 잘 회복하여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150mCi)를  끝낸후 갑상자극뇌하수체 홀몬(TSH) 수치를

30 mIU/L 이상으로 자극하여 Tg (thyroglobulin)수치가 0.8ng/ml를 보여 일단 갑상선암세포의 활동은 멈춘 상태라고 판단되었다.

TSH자극 상태에서 Tg가 1ng이하로 나오면 안심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3년 11월12일 추적 초음파에서 0.52cm과 0.54cm 크기의 림프절이 오른쪽 성대신경 경로에서 보인다고 되어 있다.

혹시 우측성대신경 근처 림프절에 미세하게 있던 암세포가 다시 활동하나 의심되어 2014년 5월 세침검사를 했더니 암세포는

보이지 않지만 washout Tg가 5000ng/ml이상으로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활동하고 있음을 의심케 하였다.

미국 갑상선학회 진료지침은 이럴 때 전이 림프절 크기가 0.8cm까지는 지켜보다가 더 이상 자라고 퍼지는 증거가 있을 때 제거술을

해도 된다고 한다. 제거수술은 1차수술일로 부터 시간이 많이 경과한후 유착이 부드러워 진후에 하는 것이 수술이 용이해 지기 때문에

더 나빠지지 않으면 지켜 보다가 하는 것이 좋다고  권유한다.

2017년 7월 초음파에서 림프절 크기가 0.66cm이고 TSH 억제Tg가 0.26ng/ml (Tg 0.2ng/ml이하이면 안심수준이다)으로  나왔기 때문에 아직 암세포의 활동은 미미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러던 것이 2018년 7월에는 Tg가 0.34ng/ml이고 2019년 7월에는 0.7ng/ml으로 미미하지만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아

암세포 활동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당장 급하지는 않아도 이제는 전이림프절의 크기도 커지고 Tg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었지만

첫수술로 인해서 신경과 혈관, 식도, 기도, 부갑상선과의 유착이 심해서 수술이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성대신경 찾기가 태평양에 떨어뜨린 바늘 찾기와 다름 없고 부갑상선 혈류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임의 닥터 김에게 지시한다.

":내일 수술 때 신경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준비하셔, 내일 수술중 가장 신경쓰이는 환자가 될 거야"


 환자에게 재발 수술이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와 저칼슘혈증이 수술합병증으로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하고 옛날 수술절개선을 열고

재발 부위를 탐색한다.

옛 수술부위를 따라 총경동맥과 성대신경을 탐색하는데 이것이 만만치 않다.

흉터조직이 돌같이 굳어져 정상 해부학적  길을 찾아 재발림프절을 찾는 것이 위험하기 짝이 없다.

겨우겨우 총경동맥의 맥박을 느끼고 그 내측에서 박리를 조금하니까 가느다란 신경 같은 것이 눈에 들어 온다.

즉시 신경탐색기(neuromonitor) 프로브를 접촉시켜보니 신경이 아닌 조직은 뽀롱뽀롱 소리를 내고 신경이면 삐~ 소리를 내어 준다.

신경이 흘러가는 방향을 파악하고 보니 커진 림프절 한개를 신경이 둘러 싸고 있다. 조심조심 신경으로 부터

분리 해내니 나머지 한개도 연이어 보인다.

"흠, 하늘이 나를 도와 주는구만..."

다행히도 이 이후 부터는 큰 어려움 없이 전이 림프절 제거에 성공한다.


전임의 닥터김과 전공의와 같이 회복실의 환자를 보러 간다.
"아~, 해보세요, 수술 잘 되었어요"
"아~, 아~"

O K 다. 신경이 제대로 살아 남은 것이다. 이제 부갑상선 홀몬만 괜찮으면 된다.

"부갑상선 홀몬 수치는 어떻게 되었노?"  "네, 42pg(정상, 15~65pg/ml)입니다" "되었다, 오늘 수술은 만족스럽게 되었다,"

병실의 환자는 수술전과 다름없이  평온한 얼굴을하고 있다. 환자와 옆에서 간호하고 있는 와이프에게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하고

싫지만 방사성요드치료를 추가로 받는 것이 좋겠다고 해준다.

병실을 나서면서 전담간호사 한나와 전공의 닥터 정에게 말한다.
"저 환자 부부  참 좋지? 재발 수술인데도 참 밝은 얼글을 하고 있단 말이야,  내 경험에 의하면 저런 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대게

예후가 좋더라구, 인상쓰고 꼬치꼬치 따지는 환자는 대게 예후가 나쁘고 말이야..."미소 노란동글이

2019/08/28 12:23 2019/08/2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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