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518  ):2019년 4월5일

30대중반 여자사람 환자:좋은 수술 결과는 빈틈없는 사전준비와 정밀한 수술수기의 결과이다


아침 7시 출근 하자마자  핸폰 벨이 울린다. 전공의의 보고 전화다.

"교수님, 오늘 수술예정인 30대 여자사람 환자가 열이 38도이상 올라가고 있는데 수술을 어떡 하실건지요?"

"어떡하긴...당근 캔슬하고 이비인후과 협진해서 인후염 있는지 알아보고 항생제 투여하라고...수술은 미루고"

간단히 끝날 다른 환자의 수술을 끝내고 병실 회진을 돌기로 한다.

전공의가 또 보고를 해온다.

"교수님 또 다른 수술 예정인 40대 환잔데요. 아침에 갑자기 맥막이 180/분 이상으로 뛰고 있어요. 역시 수술을 미루어야

겠지요?"

"외래에서 심장과 협진은 봤을 텐데?"

"예, 그때는 심장과에서 수술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는데요?"
"안돼, 180빈맥은 위험해, 심장문제를 완전 해결하고 하자고... 갑상선암은 급하게 수술을 안해도 되니까 말이야.

수술하다가 사고 나면 큰일이 잖아. 오늘은 왠일로 두 환자나  캔슬되는구만, 불금에 일찍 퇴근하는것도 나쁘지 않지만...ㅎㅎ"


다음 수술을 위해 수술갱의실에서 수술복으로 갈아 입는데 장호진 교수가 말한다.
"교수님, 이틀전에 수술했던 환자인데 어제 밤에 응급수술했어요"
"수술부위 출혈 때문이구나, 지금은 괜찮겠지?"
"네, 아마도 환자 가족이 목마싸지 해주다가 핏줄 하나가 터진 것 같아요"
"나는 수술 2주후에 목을 숙여 세수 하다가 피가 수술부위로 쏠려 실핏줄이 터진 경우가 있었지, 그래서 2주까지는 목을 숙이거나,

힘을 쓰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거든,  아무리 작은 갑상선 수술이라도 우습게 보면 안된단 말이지.

가족들 한테 공주대접을 해주워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이지. 공주는 일 안한다고 말이야"


"한나야, 오늘 수술할 무슨 방송국 30대 중반 아나운서 우측 레벨 3 림프절 비대되어 있는 거 다시 초음파해서 위치 표시하기로 했잖아,

초음파에서 진짜 암전이 때문인지 그냥 비대인지 알아보고 그냥 비대라면 수술중 긴급조직검사를 할 필요가 없잖아"

"영상의힉과 김교수, 잘 좀 봐주셔, .."
"아, 교수님, 위치 마킹할 필요도 없겠는데요, 사이즈는 커져있지만 만성갑상선염 때문인 것같아요"

"아이고, 고맙소, 그럼 레벨3 림프절은 아예 근처에도 안가도 되겠네요, 수술침습이 그만큼 줄어 들게 되는 거지요"


아나운서 환자에게 농담 비슷하게 말한다.

"내가 싫어 하는 환자의 직업이 뭔줄 알아요?"

"아나운서.."

"아뇨, 소프라노가 제일 스트레스이지요, 다음이 아니운서, 다음이 텔런트, 학교 선생님... 아무리 수술이 잘되었다해도

환자 본인은 만족하지 못하니까요"

그래도 필자에게는 수술후 성악을 계속하는 초인같은 소프라노들이 여러명 있다. 바로 얼마전 독창회를 연 박00소프라노, 정00

소프라노가 대표적이다. 자랑스러운 사람들이다.

일반 환자들도 갑상선수술후에는 목소리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는 사람은 많다. 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은 호전된다.


수술후 목소리 변하는 것 외에 수술후에 가장 신경쓰이는 후유증은 갑상선전제술후에 생기는 부갑상선혈류 감소 때문에 오는

저칼슘형 손발저림이다.  옛날에는  수술후 6개월이후까지 증상이 계속되면 영구적 저칼슘 혈증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2년후에도

회복되는 수가 많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Thyroid 2015;25(7):830~3 ).


8호 수술실, 드디어 대망의 아나운서 환자가 들어 온다. 눈시울이 젖어 있다.

"어? 울려고 하네, 걱정하지마, 잘 될거요"
"네, 잘 부탁 드려요,  상처 작게요"

"염려 말더라고, 암위치가 마의 삼각지 근처이지만 뭐 어렵지 않게 될 것 같아요, 만성갑상선염이 동반되어 있으니까

브라질 넛(Brazil nuts)을 하루에 2일정도씩 복용하면 도움이 될거요"
"네, 2알씩 먹고 있어요"
"허, 요즘 브라질 넛 열풍이 불었네, 그 회사에서 내 한테 상을 줘야 될 거야"


수술은 오른쪽 아래 목주름을 따라 3cm 남짓 최소절개를 넣고 우측 반절제와 중앙림프절 청소를 해준다.

만성갑상선염이 심해 수술조작이 어려웠지만 별일 없이 잘 끝난다. 커진 림프절을 제거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냈더니 1개에서

0.2mm 전이가 있단다. 이런 전이는 예후와 전혀 관련없다.


병실의 아나운서 환자는 편안하게 보인다.

"반절제 되었어요, 만성갑상선염이 심했지만 수술 잘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옆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남편분에게 물어 본다.

"어때요? 목소리가 수술전과 달라 졌나요?"

"전혀요, 똑 같은데요"

"만성갑상선염이 심하기 때문에 앞으로 갑상선 기능이 떨어질 것입니다. 이런 경우 일반인에 비해 갑상선암이 약 3배 더 잘 생기지요.

앞으로 갑상선홀몬은 평생 복용해야 될 것입니다. 모자란 만큼 보충도하고 암재발도 억제시키기 위해서지요"

이 환자는 갑상선 암 수술후에 생길 수 있는 목소리 변화, 출혈, 손발저림등의 수술합병증이 전혀 생기지 않았다.

순조로운 회복이 예측된다. 좋은 수술 결과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빈틈없는 사전준비와 정밀한 수술수기의 결과인 것이다.

기분 좋은 불금이 될 것 같다.미소 노란동글이

2019/04/22 14:55 2019/04/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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