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37) : 2019년 7월1일

30대 후반 여자사람 환자:생각을 하면 보이고 그냥 보면 잘 안보인다

 

아침 병동 회진 시간, 30대 후반 여성환자에게 오늘 수술할 내용에 대하여 설명한다.

"오늘 수술은 갑상선 전절제와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그리고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이 될 겁니다.

1.6cm암이 왼쪽 갑상선 뒷쪽 피막과 기도벽과 붙어 있고 바로 근처 중앙림프절과  왼쪽 레벨 4번 림프절 전이가

의심스럽기 때문입니다. 첫 수술 때 깨끗이 잘 되어야 하니까요"

그러고 보니 비슷한 분위기의 훈남이 보호자로 병상 근처에 서 있다.

"신랑이구나,  환자 옆에 좀 서 보셔, 마누라도 동안이고 신랑도 동안이고, 둘이가 같은 분위기로 닮았네, 잘 살거요"

"예,  예, 감사합니다, 참 MRI사진 찍는다고 했는데 아직 안 찎었는데요?"

"아, 취소 했습니다. 초음파에서 기도와 식도 침범이 의심스러웠는데 CT스캔과 비교하면서 보니까 직접 침범은 안된 것

같아서요, 수술 때 내가 좀 더 고민하면 되니까요, MRI는 비용도 많이 들고..."


환자는 지난 5월, 타병원에서 갑상선유두암 진단을 받고 필자를 찾아 왔다.

가지고 온 초음파 사진을 보니까, 아이고, 암의 위치가 만만치 않다.  암덩어리의 직경이 1.6cm이지만 암세포가 퍼져 나가는

길이로 보면 2.7cm나 되고 일부는 기도벽과 식도벽을 침범한 것 처럼 보인다. 그것도 소위 마의 삼각지 근처이고

식도는 암덩어리에 밀려 일부가 좁아져 있다.

"흠 , 강적인데.....왼쪽 성대신경이 위험하다, 수술 후 목소리가  쉴 수도 있겠는데...더 퍼지기 전에

빨리 수술하는게 좋겠다"


오코디의 노력으로 드디어 수술일이 오늘(2019년7월1일)로 잡혔나 보다.

지난 금요일 오후 수술전 영상복습시간에 영상의학과 판독이 레벨6와 레벨4림프절에 전이가  의심스럽다고 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레벨4 림프절중 두어개가 커져 있고 미세 석회 알갱이가 림프절 속에 있는게 보인다.

"저런 소견은 전이를 의심해야 되는데... 아예 처음부터 저 림프절들을 포함해서 측경부림프절 청소술로

없애 버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수술대에 누운 환자에게 수술절개선을 왼쪽 아랫목에 5cm 가량 넣으면서 환자와 얘기를 나눈다.

"예쁘게 해 달라 그러겠지? 예쁘게 하는 것 하고 완벽하게 제거 하는 것 하고 어떤 것을 선택하면 좋을까요?"

"예쁘게 하는 것요"
"어? 정말?"
"아, 아뇨,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요"

"내 같으면 예쁘면서 완벽하게 해달라고 할텐데..."
"맞아요, 교수님, 예쁘고 완벽하게요"

"염려 말더라고, 내 잘해줄게요, 근데 애기 있다 그랬던가?"
"네, 아들 만 둘이요"   순간 눈시울이 촉촉해진다. 젊은 엄마들은 아이 얘기만 나오면 눈물이 나온단 말이지.

"아이고, 힘들겠다, 아들 두놈 키우는 거...."


수술은 왼쪽 아랫목에 5cm 남짓 길이 피부절개로 우선 왼쪽 내경정맥을 따라 내려오는 림프절들을

청소하고 다음 왼쪽 갑상선절제술,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그리고 오른쪽 갑상선 절제술순으로 한다.

우려 했던 식도, 기도, 성대신경은 암덩어리와 붙어 있긴 하였지만 쉽게 분리 되었고,

림프절 전이도 육안으로 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림프절 청소술도 어렵지 않게 끝났다.


수술중 새로 갑상선암센터 팀원이 된 전임의 닥터 김에게 말 한다.

"전절제할 때 성대신경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부갑상선을 보존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

잘못보고 부갑상선이 제거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지만 부갑상선으로 가는 거미줄 같이 가느다란 혈관의 혈류보존이

잘 안되는 수는 제법 있단 말이지, 아랫쪽 부갑상선은 생각보다 갑상선의 앞쪽 피막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고,

윗쪽 거는 성대신경이 후두로 들어가는 뒷쪽에 있는 경우가 많아. 생각을 하고 찾아 보면 보이고 그냥 보면

안 보인단 말이지, 지난번 로마학회에 보니까 외국 놈들은 전절제후에 부갑상선 기능저하 발생율이

우리 보다 훨씬 높더라구,  우리는 1% 내외인데 외국은 높게는 16%까지더라구.

여기에 보이는 것이 아랬쪽 부갑상선이고 저기 위에 보이는 것이 윗쪽 부갑상선인 것 같애,

수술후 부갑상선 홀몬치가 어떻게 될지 궁금한데?"


병실의 환자는 평온한 상태다.

목소리도 좋고 손발 저림도 없다.
"부갑상선 수치 어떻게 나왔어?"

"!9.2 pg/ml 요 "

"대박, 대박, 환자분, 수술 잘 되었어요, 아무일 없이 잘 회복할 겁니다. 아들 두놈이 있다면서요?"

"네, 4학년, 1학년요"
"벌써? 이렇게 동안이?  두놈 잘 키워 내셔,  병은 걱정말고...ㅎㅎ

2019/07/25 15:18 2019/07/25 15:18

진료일지(536 ): 2019년 6월26일

40대초 여자사람 환자: 전절제를 해야 될 상황이면 전절제를 해주어야 한다

 

12호 수술실, 새로 들어온 전임의 닥터 김과 초음파 사진을 복습한다.

" 이 초음파 사진 함 봐라. 5년전 건겅검진에서 발견되었는데, 2017년 타병원 세침검사에서 비정형(atypia)으로

나와 두고 보다가 금년2월 재검으로 유두암 의심(suspicious papillary thyroid carcinoma, 카테고리 5)으로

진단되어 찾아 온 환자야, 우리 병원 병리에서 슬라이드를 다시 판독한 결과는 비정형(atypism, 카테고리3)으로

나오긴 했는데 유두암 가능성도 있다고 했단 말이야, 자네가 보기에는 어때?"
"전형적인 유두암 같은데요, 좀 험악하게 생겼는데요, 사이즈는 1.7cm이고... 근데 위치가 왼쪽 갑상선 뒷면 피막과

붙어 있어요, 마의 삼각지대 보다는 약간 아래인 1/2지점에 있어 성대신경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 일단 열어 봐야겠지만 100% 안전한 위치는 아닌 것 같아, 반대편 날개는 어때?"
"왼쪽 날개에도 0.67cm 결절이 있긴하지만 암은 아닌 것 같은데요?"

"나도 그렇게 생각되지만 일단 수술중에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 봐야 될 것 같아"


수술전날인 어제 저녁, 환자에게 설명한다.

"오른쪽 결절은 암이 틀림없는데 왼쪽 결절은 아직 확실치 않아요, 수술 중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나오면

전절제 할거구요, 근데 현재로는 반절제 가능성이 더 있다고 생각하는데, 재수 없게 큰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또 전절제로 바뀔 것이고..."

"교수님께서 알아서 해주시겠지요"


수술대에 누운 환자의 목을 보니 최소침습 절개로 하기에는 목이 좀 두껍게 보인다. 그래도 최소침습을 시도해 보기로 한다.

"수술은 잘 될겁니다. 한숨 자고 나면 끝나 있을 거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될 겁니다"

"잘 부탁해요, 작고 예쁘게 해주세요"
"글쎄, 예쁘게 해드려야 ...모두들 예쁘게 해 달라고 하니..."


수술은 오른쪽 아래 목 피부주름을 따라 3.0cm 약간 넘는 최소절개를 넣고 오른쪽 반절제를 시행한다.

어? 그런데 암덩어리가 오른쪽 성대신경이 후두로 들어가는 부위를 완전 둘러 싸고 있다.

우리의 예상이 완전 빗나간 것이다. 초음파에서 윗쪽 1/3 지점이 아닌 1/2지점인데 어떻게 성대신경을 싸고 있단 말인가.

하~,  수술전에 목소리가 변할 가능성이 1%정도 된다고 설명 했지만 이런 정도로 둘러 싸고 있을 줄은 예측하지 못

했단 말이지....

환자 가족을 불러 내려 이런 상황을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일단 성대신경이 암으로 둘러싸인 것을 사진으로

찍어 두어 차트에 보관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어깨가 빠지는 세밀한 작업으로 암조직과 신경을 분리 하니까 신경이 크게 손상받지 않고 서서히 그 속살을 내 보인다.

환자 가족 부르지 않아도 되겠다.

신경을 완전 분리하고 보니까 암으로 둘러싸인 부분이 변색되어 있다.  저 변색된 부위 때문에 신경기능이 떨어져

목소리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신경이 짤리지 않고 연속성이 유지 되어 있으니까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 볼수는

있을 것이다.

"교수님, 암조직이 갑상선피막을 뚫고 신경을 싸고 있엇으니까 전절제를 해야 되지 않을까요? 아까 반대편 결절보낸 것이

양성으로 나왔다 하더라도요"
"당근, 이 케이스는 전절제를 해야지.  우리가 신경을 암과 분리를 잘 했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말이지. 이걸 죽일려면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해야니까 전절제가 선행되어야  하지"


수술은 남아 있는 왼쪽 갑상선날개를 다 떼는 완결 갑상선전절제술을 한다.

만성갑상선염이 심해 수술 조작이 어려웠지만 그럭저럭 큰 탈없이 끝난다. 만성갑상선염이 심한 환자는 부갑상선혈류가

나빠져 저칼슘혈증이 생겨 손발이 저릴 수 있다.

"에휴~, 5년전 처음 발견되었을 때 제대로 진단되었으면 간단한 반절제가 되었을 텐데...."


마취 회복실로 보낸 환자의 목소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닥터 김, 그 환자 목소리 어때?
"괜찮던 데요"
"그래? 정말 다행이군, 환자분, 아~ 해보세요"
"아~ 아~"
"정말 괜찮네,  근데 환자분, 미안 하지만 전절제가 되었어요"

저녁회진 전 닥터 김이 보고한다.
"교수님, 부갑상선 홀몬치도 36pg (정상,15~65 pg/ml)으로 완전 정상입니다"

병상의 환자는 평안해 보인다. 전절제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설명하니 잘 수긍해 준다.

환자들은 아무리 반절제를 선호해도  전절제를 해야 될 상황이면 전절제를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환자의 미래가 불안해 지지 않기 때문이다.

2019/07/25 15:16 2019/07/25 15:16

진료일지(535) : 2019년 6월10일

60대후반,30대중반 여자두사람, 40대초 남자환자 : 반대편 갑상선에 결절이 있을 때 어떻게 하나?


"오코디, 다음 주는 큰 수술은 말고 간단한 것만 몇 케이스 올려 주셔,  목요일(6월13일)에  세계 갑상선암 학회가 열리는

로마로 출발해야 되니까 ..."

"알았어요, 간단한 반절제만 올릴게요, 수요일에는 3 케이스 간단한 거 올리고요"
"이런 독한 사람 봤나. 출발 전날까지 수술하는 사람이 어디 있노?"

 "안 그러면 밀린 환자들 처리가 안되니까요, 환자들한테는 수술 다음날부터 교수님이 안 계신다는 걸 다 얘기 했어요"


외국 학회를 앞두고는 큰 수술은 피해야 한다.

수술후 환자 회복에 문제가 생기면 학회고 뭐고 비행기고 뭐고 다 취소해야 되고 금전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밀리는 환자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개운하지 못한 캥김이 자리 잡고 있다.


60대 후반 여환이다. 직경 2.14cm 유두암 덩어리가 왼쪽 갑상선 상부를 점령하고 있는데 아뿔사, 소위 "마의 삼각지대"에 위치하면서

갑상선 앞면과 뒷면 피막을 뚫고 나가 있다.  "흠, 피막을 뚤고 나가면 전절제를 해야 되는데? 림프절 전이도 2mm이상 5개 있거나

5mm이상 짜리가 있으면 전절제를 해야 되는데..... 그리고 기도벽이나 성대신경 침범이 있어도 전 절제를 해야 되는데--,

일단 열어 봐서 반절제가 될지 전절제가 될지 결정해야 될 것 같구만, 환자는 반절제를 원하고... 글쎄 희망대로 될지 모르겠네"

반절제의 희망을 가지고 왼쪽 갑상선을 노출시켜 보니 하~,  암조직이 앞뒤 피막을 뚫고 나와 버렸구만,

이것만 가지고도 전절제를 해야 하잖아.  방사성요드치료를 하려면 정상 갑상선조직이 남아 있으면 안되니까 말이지..

회복실에서 환자는 눈을 뜨자마자 " 저, 전절제 했어요?" 한다.

무슨 죄지은 기분으로 대답한다  "네, 전절제 했어요" 


다음 세 환자는 한쪽 갑상선 날개에는 분명한 암결절이 있고 반대편 날개에는 물혹 아니면 양성모양으로 보이는 몇mm짜리

작은 결절 환자들이다. 이럴 때 암으로 진단되지 않은 반대편 날개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반대편 결절을 세침검사해서 암이면 수술하고 암이 아니면 남겨두면 될 거 아니냐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동시에 2개 이상 세침검사는 인정하지 않는다. 한쪽 세침검사비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심평원에서 한 얘기란다.

반대편 검사해서 암이라 진단되지 않은 환자는 수술대에서 그 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서 그 결과에 따라 떼든지 말든지 한다.

그러나  몇mm결절이 갑상선 뒷면에 자리 잡고 있으면 앞에서 뒷쪽까지 갑상선을 면밀히 검사해서 요행히도 작은 결절이

찾아지면 몰라도 초음파에서 mm크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평양 같이 넓은 한쪽 날개에서 몇mm짜리 결절을 찾아 정확히 떼어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작으면 세침검사에서 뽑아내어 검사하기도 쉽지 않다. 그 작은 것이 암이 아니라면 몰라도

암세포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훗날에 재발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의사는 디렘마에 빠지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 반대편이 암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우선 암이라 진단된 쪽 갑상선날개까지만 떼어주고 반대편은 추적검사

하면서 지켜 보자는 쪽이다. 설사 나중에  암이라고 밝혀지더라도 그때가서 조기진단 조기치료하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미국은 어떤가? 미국은 반대편이 암인지 암이 아닌지 확실치 않지만 일단 반대편까지 다 떼어내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래에 생길 지 모르는 문제를 미리 차단하자는 얘기인 것이다.

한국은 ?  한국인들은  반절제를 선호한다. 전절제를 하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니까 반절제가 좋다고 생각 한다. 조금이라도 정상조직을

가지고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필자도 이 생각에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절제하고 방사성 요드 치료까지

해야 되는 상태인데 반절제를 하게 되면 불완전 수술로 그때부터 재발-재발치료로 고행길로 접어 드는 것이다.

무조건 반절제만 고집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반절제하면 약을 복용 안해도 된다는 생각이 환자는 물론 일부의사들도 그렇게 믿고 있는 것 같다.

오산하지 마시라. 절대 그렇지 않다. 남겨둔 갑상선조직에서 갑상선 홀몬 생산이 충분히 잘 되는 환자는 복용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복용을 해야한다. 기능저하에 빠지면 재발도 높아지지만 기능저하로 인해 모든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어 서서히 사망에 이르게 된다.

사실이 이럴진데 왜 약을 복용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약의 부작용이 있긴 하다.  모든 약은 다소간의 부작용이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도 부작용이 없다 할 수 있는가?


30대 중반 여자 한사람은 오른쪽 갑상선의 후측 피막 근처에 0.766cm유두암이 있고 왼쪽 후측피막에  두개의0.2mm 결절이 있고,  

40대초 남자 사람 환자도 오른쪽 앞쪽 피막근처에 1.85cm 결절이 있고,  왼쪽  후축 피막근처에 2~3mm 크기의 결절이 있고,

남은 30대 중반 여자사람은 오른쪽 후측 피막과 협부에 0.939cm과 0.72cm 암덩어리가 있고 왼쪽 날개에 역시 1~2.5mm 크기의

정체가 모호한 작은 결절들이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필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일본이나 미국과는 달리 환자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환자가 반대편 결절이 찜찜해서 제거를 원하면 제거해 주고 두고 보겠다 하면 그렇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

위 세분중 한명은 본인 이 결정하기 못하겠으니  의료진의 결정에 따르 겠다 했고 두분은 되도록 남겨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이런 것 저런 것 다 감안해서 결국 수술은 반대쪽 날개를 남겨두는 수술을 해 주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지금은 말 할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건강한 갑상선 조직을 많이 남겨두어도 재발이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술이 가장 좋은 수술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오늘 60대후반 환자와는 달리  암이 많이 퍼지기 전에 수술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9/07/25 15:15 2019/07/25 15:15

2019.7.16.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에서 갑상선암에 대해 방송되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암에 대한 설명과 함께, 착한 암이란 이름 뒤에 숨겨진 갑상선암의 무서운 점에 대해 소개가 되었습니다.


 설명중이신 장항석 교수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암이 기도와 식도까지 침범해 호흡이 어려워 기관절개술을 한 환자분과 장호진 교수님의 인터뷰도 나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한 삶을 누리시길 바라며, 아래로 들어가시면 전체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다시보기~CLICK !!!


2019/07/19 08:27 2019/07/19 08:27

진료일지(534 ) :2019년 6월3일

40대 초반 여자사람 환자: 좋은 환자 만난 것도 복 받은 거지


 2019년 6월3일 아침 회진시간,

"드디어 오늘 퇴원하게 되는 군요.  오래동안 너무 고생시켜 미안 합니다, 퇴원후 2주만 더 기름기 없는

무지방 식이를 하십시요"

"아뇨, 교수님께서 더 마음 고생 많이 하셨지요,  주말인데도 저 때문에 나와 주시고.."
"자기 환자가 고생하는데 봐 드려아지요. 어제 그제 식사를 했는데도 배액관으로 유미액이 비치지 않았으니까

이제는 된 것 같습니다.  별것 아닌 수술받고 이렇게 고생하다니요, 이제 식이를  하니까 얼굴이 많이 좋게 보이는 군요"
"고맙습니다, 교수님"

환자는 그렇게 고생했는데도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환자는 지난 4월15일 왼쪽 갑상선 날개의 1.6cm 유두암으로 최소침습기법으로 왼쪽 반절제술과 중앙경부청소술,

그리고 왼쪽 측경부 레벨4림프절중 커진 것 6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왼쪽 레벨4 림프절 제거는 암전이가 증명된 것이

아니라 커져 있었기 때문에 검사 목적으로 제거하여  전이가 증명되면 왼쪽 측경부청술을 하고 오른쪽 갑상선 날개까지

떼는 수술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제거된 레벨4 림프절에는 암전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수술은 간단히

왼쪽 반절제와 중앙경부림프절 제거술만 받았다.

간단한 수술이어서 큰 걱정없이 수술후 예정대로 3일후 퇴원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말이지, 4월30일 퇴원후 첫 외래 진찰 때 어?? 왼쪽 아랫쪽 목이 좀 불룩하게 부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흠, 배액관 삽입없이 퇴원했으니까 수술부위 체액이 흡수되지 않고 고여 있는 거구만,  주사기로 뽑아주면

간단히 해결 될거야"

그런데 주사기로 뽑혀나온  액체가 우유빛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우유빛이면 유미루(chylous fistula)가 생긴 것인데?
그래도 뭐, 림프절 청소술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간단히 검사용으로 몇개를 뗀 것이니까 저러다 멈추고 말겠지 생각하고

저지방 식이를 하면서 이틀에 한번씩 내원해서 주사기로 뽑아 내기로 한다. 한번에 45~50cc 정도씩 나오니까 큰 문제는 없겠다 했는데

그게 아니다. 이틀에 한번씩 일주일 이상 뽑아도 줄어들 기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5월13일 재입원해서 기름기 없는 과일만 섭취하게 하고 영양제 주사맞고 옥테레오타이드를 복부피하에 매일 주사하여 흉관으로

유입되는 림프액을 최소화 시켜 유미액 누출부위가 자연적으로 막히게 하는 치료를 시작한다. 주말까지 출근해서 환자상태를 체크하고

적극적으로 왼쪽 아래목 레벨4부위에 고이는 유미액을 주사기로 뽑아내어 액체는 맑아지는데 그량이 21cc~102cc까지 도무지 줄지 않고

부어오른 왼쪽 목이 약간 붉은 색을 나타내고 열감까지 느끼기 시작 한다.  백혈구 수도  10000 이상, 염증수치CPR도 솟아 오른다.

아~, 유미루 부위에 염증까지 생기는 것이다. 아니 논문에는 이렇게 하면 1주일 전후에 막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된거야?

(JAMA Otolaryngol H& N Surg 2015;141(8):723~727).

환자에게 거듭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환자의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어떻게 하든 좋아질 것입니다"

환자는 고생스러운데도 웃는 얼굴로 무한신뢰를 보내준다. 남편분과 아들도 마찬가지다.

"하~, 빨리 호전되어야 할텐데....안되겠다, 주말지나도 안 좋아지면 손을 좀 봐야 겠다"


5월20일, 환자를 수술실로 옮겨 부어 있는 부위를 씻어내고 배액관을 삽입하는 간단한 시술을 한다.

이 시술후 환자상태는 염증수치가 떨어지고 열도 내려 가고 빠른 회복을 보인다. 배액관에서 나오는 림프액도 맑아지며 량도

줄어든다. 염증반응이 유미루가 막히는데 일조를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식사다운 식사를 못한 환자가 안스러워 배액량이  맑게 21 cc이하로 나온 것을 보고  5월23일 무지방죽으로 식이를 하게 한다.

하루가 지난 24일에도 맑은 배액이 나와 이제 곧 해결이 되려나 보다 생각한다.

근데 말이지,  25일 부터 맙소사, 다시 우유빛 배액이 나타나고 배액량도 150cc로 증가한다.

"아고, 닫혔던 림프관이 다시 열렸나 보나, 다시 금식시키고 옥테레오타이드 피하주사 시작해야겠다. 물과 수박정도만 섭취하게 하고"

이래도 안막히면 림프관을 통해 리피오돌(Lipiodol)을 주입해서 흉관(thoracic duct)을 막아보든지, 이도 안되면 흉강내시경(thoracoscope)으로 림프관을 결찰하는 방법을 쓰든지 해야 할 것이다.


영상의학과 교수는 환자의 서혜부림프절을 보고 림프절 크기가 3cm 이하이어서 리피오돌 주입술은 곤란하다고 한다.

근데, 하느님, 고맙습니다.

금식시키고  경정맥고영양 투입과 옥트레오피하주사 요법을 다시 시작한  26일이후 부터 배액이 맑아지며 량도 54cc-30cc- 24cc로

급격히 줄어든다. 5월31에는 4cc까지 떨어진다. 이제는 막힌 것이다.

1cc까지 떨어진 6월 1일에는 드디어 대망의 무지방 식이를 시작한다.  식이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배액은 보이지 않는다.

그 다음날에는 밥으로 바꿔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만세, 에헤라디야, 해결 된 것이다.

그동안 환자도 의료진도 너무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전공의 닥터 김이 말한다. "교수님, 잊지 못할 환자가 되겠습니다"
"맞다, 정말 간단한 수술 받고 큰 고생한 환자다,  그래도 불평 한마디 않고 참아준 환자가 너무 고마운 거지,

좋은 환자 만난 것도 복 받은 거지"

환자는 6월3일, 웃는 얼굴로 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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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퇴원 이틀후인 6월5일 전공의 닥터김이 말한다. "교수님, 궁금해서 그 환자에게 전화를 해 봤는데 아무 문제 없이 식사를 잘 하신다

했어요, 전화까지 주었다고 많이 고마워 하던데요"


2019/07/19 08:23 2019/07/19 08:23

진료일지(533):2019년 5월31일

20대후반 아가씨 환자 :측경부 전이암이 먼저 발견된 갑상선암


5월30일 외래 진료시간, 오코디가 긴급응원을 요청한다.
"내일 수술 예정인 아가씨 환자 있잖아요, 중이염이 심하고 편도도 부어 있고, 열도 있다는 데요. 내일 예정대로 수술

올려요? 아니면 연기해요?"

"환자 보고  결정하지, 환자 들여 보내요, 어 ? 괜찮게 보이는데? 지금도 열이 있어요?"

"아뇨, 좋은데요"

"오른쪽 콩팥 수술도 아무 문제 없이 회복했고? "

"네, 갑상선 수술도 빨리 받고 싶어요"

"그럼 입원해서 항생제 좀 맞고 좋아지면 내일 수술 하지, 뭐"


환자는 지난 2월하순 왼쪽 측경부에 뭔가 불룩하게 만져지는 느낌이 있어 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더니 갑상선암이 양측 측경부로

퍼져 있고, 또 오른쪽 콩팥에도 어린애 주먹만한 종양이 발견되었단다.

4월30일, 가지고 온 초음파를 보니, 우와,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이렇게 젊은 아가씨에게 이렇게 심한 시련을 주시다니....

갑상선 본체의 암은 그리 크지 않은데  측경부 림프절로 퍼진 암덩어리들이 감자밭을 이루고 있다. 왼쪽 측경부 감자밭이 더 험악하게

보인다. 아이고, 고생좀 하겠다, 환자도 의료진도....

근데 정작 환자인 아가씨는 속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늠름하다.  의료진이 알아서 해주겠지 하는 표정이다.

하기야, 징징 우울 표정보다는 예쁘게 웃어주는 편이 훨씬 더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아이고, 예쁘지나 말지...."

문제는 갑상선암외에도 콩팥에도 큰 종양이 있다는 것이다. 비뇨의학과로 긴급 콜라보를 요청하니 곧 연락이 온다.
"우측 콩팥 암입니다. 이것부터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셔"
그렇게 해서 5월2일 우측 신장암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이제는 갑상선암 수술을 위해 다시 찾은 것이다.


5월31일, 15호 수술실, 콩콩이 닥터 김과 그동안 찍어 두었던 영상을 다시 복습한다.

"왼쪽 측경부에 혹이 먼저 만져지고 나중에 갑상선 본채암이 발견된 케이스다, 소위 측경부 종양이 먼저 나타난 갑상선암이라는 것이지.

내가 80년대에 이에 관한 논문을 미국 두경부학회지에 게재해서 그 때 학술상을 받았던 적이 있었지(Head Neck 1989 11(5):410~3).

지금 기준으로는 참 창피한 논문이었는데.....어디 초음파 영상 보고 얘기해 봐라"

"네, 왼쪽이 훨씬 심하네요, 레벨 2,3,4 를 따라 큰 종양들이 줄을 서 있고요, 레벨 2 에서 4로 내려 올수록 크기가 점점 커지고

 흉관과 정맥이 연결되는 부위에는 여러개가 엉켜 있는데요, 몇개는  낭종변성이 되어 있고요"
"흉관근처의 전이 림프절을 분리해낼 때 흉관손상이 오기 쉽지, 끔직한 유미루(chylous fistula)가 생기면 환자도 의사도 엄청 마음 고생

하게 되지,  지금 그런 환자 한분이 입원해 있잖아, 지금은 해결되고 있지만..."

"네 알고 있어요, 조심해야겠네요, 오른쪽 측경부에도 왼쪽 못지 많게 전이 림프절들이 레벨 2,3, 4 에 진을 치고 있는데요.

양쪽 중앙경부림프절 전이도 보이고요, 갑상선 본체암은 왼쪽 것은 1.5cm, 오른쪽은 0.5cm 밖에 안되는데도 이렇게 많이 퍼졌네요"
"왼쪽 것이 갑상선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잖아, 꼭대기 암은 중앙경부림프절을 거치지 않고 바로 측경부로 퍼지는 경향이 있지,

PET-CT는 어떄?"

"PET-CT 는 오히려 좀 얌전하게 보이는데요, 왼쪽 측경부 전이는 잘 보이지만 오른쪽은 전이가 없는 것 처럼  보이는데요"
"분명히 오른쪽에도 전이 림프절이 있는데 왜 PET-CT에는  잘 안보일까?"
"암이라도 분화도가 좋은 암세포는 포도당 대사가 활발하지 않아서 PET에는 잘 안보이는 수가 있다는 데요"

"맞다, PET-CT가 암진단에 만능이 아니라는 것이지. 이렇게 암이 있어도 없는  것 처럼 보이는 위음성(false negative)일 수도 있고,

반대로 염증부위는 포도당대사가 올라가서 암이 아니어도 새카맣게 흡착이 일어나서 소위 위양성(false positive)을 나타내기도 하지,

한마디로  PET-CT가 만능이 아니라는 얘기지, 근데 일반 사람은 PET 이 모든 암을 다 잡아낼 수 있다고 오해를 있으니...."


수술은 목 아래쪽에 전통적인 긴 횡절개를 넣고 왼쪽, 오른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먼저 하고, 양측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과 

갑상선전절제술을 한다.

림프절 전이가 심한 환자는 수술후 부갑상선 혈류가 감소하여 저칼슘혈증으로 손발이 저린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부갑상선 두개는 보존하려고 온 힘을 쏟는다. 아프칸 산악 행군도 이 보다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왼쪽 흉관(thoracic duct) 과 붙어 있는 전이림프절을 분리한 후에는 혹시 유미루가 생길까 체크하고 또 체크한 후에

서지셀(surgicel, 국소지혈제)을 도포하고 그 위에다 티셀(tissel)조직접착제를 뿌려 준다.

진땀 나는 수술이었지만 그런대로 잘 된 것 같다.

"에휴, 요즘 이렇게 심한 환자가 자꾸 늘어 난단 말이야, 이 사태에 대하여 갑상선암은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그 엉터리 의사들이 책임져야지, 정말 이상한 나라야"


회복실의 환자는 모든 것이 안정적이다.

"아, 소리 내오 봐요"
"아~, 아파요, 아파요"

 이제 부갑상선 홀몬과 칼슘수치만 괜찮으면 된다. 저녁 병실 회진 때는 검사결과가 나올 것이다.

전임의(fellow) 닥터 김에게 말한다.
" 아까, 자네 부갑상선 살려 놓은 것 봤지?"
"네 분명, 봤는데요"


저녁 회진 시간, "부갑상선 수치하고 칼슘수치 나왔냐?"

"11.8 pg/ml이고요, 혈청칼슘치는 9.1mg/dL입니다"
"음, 부갑상선수치가 정상(15~65pg/ml)보다 약간 낮지만 곧 정상으로 올라 올거고, 칼슘은 아주 좋고. 오늘 수술은 성공이다.

이제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만 두어번 하면 안심하고 살수 있겠다"

침상에서 아픈 걸 참고 웃어주는 환자가 참 예쁘다.  그래 이 맛에 수술하고 사는 것이여, ㅎㅎ"

추가: 다음날 부갑상선수치는 24.9 pg/ml 로 완전 정상으로 진입했다.


2019/07/19 08:22 2019/07/19 08:22
진료일지: 2019년 5월29일

60대 중반 여자사람 환자 :얼굴 험악하다고 다 악인은 아니다


16호 수술실, 콩콩이 닥터김과 다음 수술할 환자의 초음파를 보며 얘기를 나눈다.

"60대중반 여환자다. 오래전에 양쪽 갑상선 날개에 결절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으나  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1월 말에 오른쪽 결절을 세침검사한 결과 여포종양의심(카테고리4)이라고 나와 전원되어 온 환자야.

우리 병원에서  세침검사 슬라이드를 다시 리뷰했는데 이번에는 비정형 세포(atypia, 카테고리3))라고 판독했단 말이야.

콩콩이, 초음파 보고 자네 의견을 말해 봐"
"네, 오른쪽 날개에 2..3cm 결절이 보이는데 아주 못생겼는데요, 저에코에 미세석회 알갱이(microcalcifications)들이

좀 있고요,  결절 가장자리가 약간 흐려져 (blurring) 있고 미세혈관(microvasculature)이 많지는 않지만 좀 보이고...

암으로 생각해야 겠는데요?"

"그렇지? 나도 동감이야, 그리고 왼쪽 날개에도 결절이 여러개 있잖아"

"왼쪽은 뒷쪽 피막 근처에 1.3cm, 1.2cm, 1.1cm 결절들이 나란히 누워 있군요, 맨 아랫쪽 1.3cm결절은 오른쪽 것과

모양이 비슷해서 냄새가 좀 나는데요"
 

"그런데 아직 암이라는 증거는 못 잡아 내었단 말이야,  여포종양 의심은 수술로 떼어 내어서

검사를 해봐야 암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고, 비정형은 한두어번 세침검사를 더 해 볼 필요가 있고... 세침검사결과가

이렇게 나오면 환자는 답답해하고 의료진은 참 난처해 지고.....뭐 획기적인 진단 방법이 나와야 할텐데...

우물쭈물하다 암을 놓쳐 퍼지게 되면 환자측으로부터 비난을 면하지 못하게 될거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교수님이 주장하시는 진단적 수술을 생각해볼 수 있잖아요"

"지금까지  교과서적으로는 진단적 수술로는 결절이 있는 날개를 다 떼는 반절제술이 추천되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옛날같이 수술 중 긴급조직검사가 여의치 않을 때는 의심스러운 결절이 있는 갑상선 날개를

다 떼어서  암으로 최종 진단이 나왔을 때는 재수술을 피하는  방법으로 가장 좋다고 생각되었지만

만약 암이 아닌 양성종양으로 나오면 쓸데 없이 정상조직이 제거되는 것이지. 환자측으로는 불만이 안생길 수 없잖아,

그래서 나는  진단을 얻기 위한 수술로는 우선 해당 결절만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서 암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만약

암으로 나오면 그자리에서 암수술을 하고, 암이 아닌 걸로 나오면 그냥 수술을 종결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단 말이지,  암이 아닌데 반절제이상 수술을 해서 평생 갑상선 홀몬을 먹게 되면  억울하잖아"


"오늘  이 환자는 우짜면 좋을 것 같애? 바로 진단적 반절제술을 할까? 오른쪽 결절이 아주 험악하게 생겼으니까 말야.

만약 암으로 나오면 바로 전절제술을 하고. ... 시간이 절약되고 좋잖아?"
"아뇨, 그래도 결절만 먼저 떼어서 진단을 확실히 얻은 다음에 결정하시지요"
"OK,  그럼 진단적 결절 적출술을 먼저 하자"

수술은  오른쪽 쇄골 상방 3cm 최소침습기법으로 결절만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요새는 거의 다 면역염색을 하니까 1시간 가까이 걸릴거야... 내 휴게실에서 컴터랑 놀고 있을테니까

결과 나오면 연락하라구"


정말 1시간 까까이 지난 후에 연락이 온다.
"교수님, 암이 아니래요"
"뭐? 정말이야? 암이 아니고 양성결절이라고? 와 대박이다. 그래도 반대편 세개중 제일 큰것 한개는 떼어서 확인해 봐야하지 않을까?"

반대편 결절은 수술조작중에 만져지는 느낌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암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떼어서 쪼개 본다.

"음, 암은 아니네, 그참, 얼굴 험악하다고 다 악인은 아니듯이 결절이 못생겼다고 다 암은 아니란 얘기지,

반대로 얼굴 이쁘다고 다 착한 사람은 아니듯이 예쁜 결절이 다 양성은 아니란 말이지, 여포변종 유두암은 거의 다 예쁘게 생겼잖아 ,

마치 BB 크림 바른 얼굴처럼 예뻐서 의사들이 속아 진단이 늦어져 상당히 커서 수술받게 된단 말이지. 사람이나 갑상선이나

외양만 보고 판단 하면 안된단 말이지.

OK, 면역염색 CD56 포지티브, HBME-1 네가티브니까 암이 아닌 건 틀림없다. 상처 닫고 수술 종결시키자.

세침 검사로 진단이 안될 때는 진단적 결절 적출술이 좋은 것 같아"


저녁회진으로 병실에 들러 보니 이미 환자는 침상을 벗어나 병동복도에서 서성이고 있다.

"아, 아주머니, 아까 회복실에서 말씀드렸듯이 양쪽 결절 다 암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절만 떼는 간단한 수술이 되었습니다"

"아, 정말요? 회복실에서는 꿈속인가 했지요, 정말 암이 아니였단 말이지요, 그리고 결절만 떼고 갑상선이 남아 있단 말이지요"

너무 기뻐하며  필자의 양손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교수님,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서울시내 큰 병원은 다 돌아봤는데 모두 전절제를 한다 했거든요, 교수님, 너무 고맙습니다"

 그렇다. 얼굴 험악하게 생겼다고 다 악인은 아닌 것이다....흐흐

2019/07/19 08:21 2019/07/19 08:21

진료일지(531) :2019년 5월27일

60대초 여자사람 환자:성대신경 침범이 있으면 외과의사 신경은 예민해 진다


지난 5월9일 오래 진료시간, 60대초 아주머니 환자가 진료실로 들어 온다.  한눈에도 심한 환자로 보인다.

목을 촉진하기도 전에 양측 측경부 림프절들이 불룩불룩하게 보여 "하~, 많이 퍼졌구나" 생각이 든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 헐, 해도 너무 했다, 양측 갑상선에 여러개의 크고 작은 암덩어리가 여기저기 진을 치고 있는데

특히 왼쪽 갑상선에 있는 것들이 갑상선 뒷쪽 피막을 뚫고 나갔고 오른쪽도 여러개가 있긴한데 뒷쪽 보다 앞쪽에 자리잡고

있다. 왼쪽 뒤 피막을 뚫은 것은 왼쪽성대신경(회기후두신경)을 덮고 있어 수술 때 골치 아픈 일이 생길 것 같다.

중앙경부림프절과 양측 측경부림프절들이 석회화 돌밭속 감자밭을 이루고 있다.


"어쩌다가 발견되었어요? 지금 좀 심하게 퍼져 있어서요"
"지난 4월초 건강검진에서 발견되었지요. 아무런 증세는없었구요"
"그렇죠, 증세가 있어 발견되면 이미 완치가 힘들어지지요, 일반적으로 갑상선암은 증세가 없는 게 보통이지요,

암이 성대신경을 침범했거나, 식도를 침범했거나, 기도를 침범했으면 목소리 변화, 삼킬때 걸리는 느낌, 숨쉴때 숨차거나 기침이 생기는

증세가 나타나는데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완치는 어렵게 되지요, 근데 4월 9일 지방대 병원에서 세침검사하고 유두암이라고

진단받았는데 왜 수술을 안받았어요?"
"그 병원에서는 곤란하다고 해서 이리로 옮겼어요"
"잘 오셨어요, 너무 많이 퍼져 있기 때문에 수술을 땡길 수 있으면 땡겨 보도록 하지요"


수술전 검사가 끝나고 오코디에게 부탁을 한다.

"이 환자 좀 땡겨 보셔, 심해도 넘 심해"

양측 측경부림프절에 다발성으로 암이 퍼지면 다음 순으로 폐로 전이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다행하게도 폐CT스캔에는 폐는 괜찮은 것 같다.

수술전 아침회진에서 환자에게 말한다.

"좀 퍼져 있지만 수술은 잘 될 것입니다. 다만 림프절전이가 심한 환자에서는 전이된 림프절을 다 제거하면 부갑상선 혈류가 나빠져서

저칼슘 혈증이 생겨 손발이 저릴 수도 있어요. 그리고 성대신경 때문에 목소리가 변할 수도 있고요,  수술후 1%정도씩

생길 수는 있어요"
"네네 알겠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드디어 환자가 8호수술실로 옮겨져 온다.

"잘 주무셨어요? 수술 잘 될거니까 한숨 주무시고 나면 수술이 끝나 있을 겁니다"

수술은 아랫쪽 목주름을 따라 긴 횡절개선을 넣고 왼쪽, 오른쪽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크고 작은 감자들이 내경정맥을 따라 이리저리 엉켜 있어 혈관을 피해 감자들을 다 케어낸다. 왼쪽 레벨4 근처에 박혀 있는 감자를 캘때는

흉관(thoracic duct)이 다치지 않도록 조심조심 작업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왼쪽 갑상선과 중앙경부청소술을 할 때 암덩어리가 성대신경을 둘러 싸고 있어 신경을 다치지 않고 암과 신경을 분리하는

작업이 장난 아니게 어렵다. 상부 왼쪽 성대신경은 그럭저럭 분리가 되었는데 하부쪽은 암덩어리와 완전 한덩어리가 되어 있어

아무리 조심조심 엉금엉금해도 성대 신경을 온전하게 남겨두기가 용이치 않다.

암이 싸고 있는 신경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점점 가늘어 지는 것이다.

"안되겠다, 가족 한테 이 상황을 보여 주어야 겠다. 나중에 목소리가 변했다고 오해하지 않게 말이지... "

"교수님, 환자 가족 오셨어요"
"아, 따님이신가요? 큰일은 아닌데 암이 신경을 싸고 있어서 수술후에 목소리가 쉰목소리로 변할 수가 있다는 걸 이해하시라구요"
"네, 네, 아예 말을 못하는거는 아니구요?"
"그럼요, 말은 할 수 있지요, 수술후 반드시 목소리가 변한다는 것이 아니고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네, 네, 알겠어요"


 수술조수에게 옛날 얘기를 해 준다.

"옛날에 이 보다  더 심한 남자환자는 정말 신경을 절단햐야 할 상황이었는데 그때는 환자의 와이프가 내려와서 봤지,

신경을 절단하고 그 자리에서 성대 성형술을 했는데 수술후 목소리가 그대로인거야,  환자도 가족도 많이 기뻐했지.

얼마전에 추적검사 했는데 재발없이 건강한 상태더라구"

옛날 얘기하면서 오늘 환자의 성대신경과 암덩어리를 분리하는데 위태위태 고비가 몇번 있었지만 에레라디야, 신경이 껍질 벗긴

전선처럼 날씬한 자태가 그대로 노출된다.
"성공, 성공이다, 아마도 목소리 괜찮을 거다"

나머지 오른쪽 갑상선절제술과 림프절 청소술은 일사천리로 어렵지 않게 끝난다.


마취 회복실의 환자는 아직 비몽사몽이다.

"아, 아, 소리 내어 보세요"
"하~~하~"
"더 크게 내어 보세요"
"아~, 아~"
회복실 간호사가 기뻐허며 말한다.
"교수님, 좀전에 소리 내어 보라 했을 때 제대로 못 내었는데 지금은 잘 나오네요, 호호"


침상의 환자는 양호하다.

"아까 수술실에 들어온 사람은 큰 딸이었던가요? 간이 쿵하고 떨어졌지요?"

"네, 좀 그랬지만 진료일지 읽어봐서 짐작은 하고 있었어요"

병실을 나오면서 전담간호사 한나와 전공의 닥터 김에게 한마디 해준다.

"성대신경 침범이 있으면 외과의사 신경은 예민해 진다구..."

2019/07/19 08:19 2019/07/19 08:19
2019년 6/24일부터 7/12일까지 Gülşah ARINCI 선생님이 터키에서 연수를 오셨습니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였다고 말씀하시며,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셨습니다.
밝고 예쁜 선생님으로 기억이 남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날 센터에서 수료증을 주며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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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12:14 2019/07/12 12:14
MBN뉴스 장호진교수님

6/23일 MBN 저녁 뉴스에 장호진 교수님께서 출연하셨습니다.

http://www.mbn.co.kr/pages/vod/programView.mbn?bcastSeqNo=1215762



폐전이가 있으신 환자분의 인터뷰와 함께 치료가 수월한 암이라는 인식이 걸림돌이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인터뷰해주신 환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많은 분들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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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12:12 2019/07/1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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