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05): 2019년1월25일

40대초반 여자사람 환자: LA에서 온 환자 이야기


아침 병실 회진 시간, 오늘 수술할 40대초반 여자사람 환자를 보려 간다.  미국 LA에서 온 환자다.

요즘은 아시아권외에 미국, 캐나다, 중남미권에서 수술받으려 오는 환자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분들은 미리 예약하고 오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의료진 입장에서는 좀 안타깝기도 하다. 멀리 타국에서 수술받기위해 고국에 찾아오는 환자가 안스럽기도 하고,

그 많은 비용은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분들은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빨리 수술받고 빨리 회복해서 돌아가기를 원한다.. 김영란법인가 뭔가 때문에 고국에 와서 고생하는 것을 덜어주기 위해

이미 올려진 수술 환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올려 놓는 식으로 수술을 과외로 올려 해결하려 노력한다.

필자에게는  과로라는 문제가 있지만 아직은 힘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서 즐겁게 해외 환자들을 본다.


병실의 LA 환자는 웃는 표정으로 필자를 맞으며 말한다.

"여기 제 남편이에요, LA에서 아침에 도착했어요"
"아, 그러세요, 반갑습니다. 낮과 밤이 바뀌어 힘들 겠습니다. 오늘 수술은 왼쪽 측경부에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이 있어 영상의학과에서

이놈들을 마킹하고, 수술할 때 이 림프절을 먼저 떼어서 긴급조직 검사하고, 만약 전이가 있는 걸로 나오면 측경부청소술과  갑상선전절제술을 할거고, 운이 좋아 전이가 아니라면 갑상선 반절제로 끝날 수도 있어요. 간단히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네,네, 잘 부탁드립니다"

"염려 마십시요, 잘 될 겁니다"


이 환자는 2017년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유두암 의심 결절(카테고리5)이 왼쪽 갑상선에 있다는 진단을 받고

미국에서 추적관찰을 하다가 2019년 1월 8일 필자에게 확실한 진단과 치료를 받고 싶어 찾아 오게 되었단다.

가지고온 초음파에는 왼쪽 갑상선 상부 1/3 지점 뒷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는 0.9cm 결절이 보인다.

저에코(hypoechoic)의 불규칙한 경계( irregular spiculated margin)를 보여 암이 의심스럽지만

다시 한번 초음파와 세침검사로 확인 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믿을 수 있고 빨리 검사가 되는 인근의 J의원에 의뢰해서 최단시일안에 결과를 알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최근 필자 병원 영상의학과는 초음파검사량이 넘쳐 빨리 해줄 수 없는 여건이 안되어 차선책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다.

3월이 되면 영상의학과 요원이 2명 더 채용할 예정이라 하니 환자들의 불편이 다소 해결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기대한대로 J의원의 검사결과가 금방 나와 환자에게 설명하고 수술날자를 잡아준다.

새로 찍은 초음파영상에는 0.9cm인던 결절이 1.03cm로 커졌고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왼쪽 측경부 레벨2와 4에 전이가 의심되는림프절이 보인다. 흠~, 수술이 좀 커질지 모르겠는데?


15호 수술실,  최단시일안에 수술일을 잡은 오늘, 영상의학과에서 측경부림프절 마킹을 끝낸 환자가 도착한다.

 반절제술과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대비한  절개선을 디자인하면서 환자에게 말한다.

" 내가 좋아하는 목주름이 절개예정인 라인을 따라 있어서 수술 흉터가 예쁘게 나올 것 같아요,

또 목이 가늘고 길어 수술이 어렵지 않게 될 것 같은데요"


먼저 최소침습절개 라인을 따라 수술시야를 확보하고 왼쪽 레벨 2와 4 림프절들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에 보낸 후

왼쪽 갑상선날개와 중앙경부 림프절청소술을 한다. 떼어낸 중앙경부림프절도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20분쯤 기다렸을까.

"교수님, 레벨 2에 2개의 전이가 있고요, 중앙경부 림프절에도 한개의 전이가 있다고 나왔어요"
"내 그럴줄 알았다.  남은 오른쪽 갑상선 완결절제술하고  왼쪽 측경부 청소술을 추가하자"

수술을 진행하면서 콩콩이 닥터 김과 얘기를 나눈다.
"지난 주에는 뉴저지에서 온 환자를 수술했고, 다음주에는 아틀란타 환자분을 수술할 예정이야.

이분들 의료비가 만만찮을거야.  아틀란타 환자 한분 수술비가 한국 환자 10배는 될거야, 좀 안타깝지.

오늘 이 환자가 미국 돌아가서 손발저리게 되면 타국에서 고생을 엄청하게 될거니까 부갑상선 혈류 보존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구"

수술은 아무런 이벤트 없이 스무스하게 잘 끝난다. 부갑상선 혈류도 잘 보존된 것 같다.


병실의 환자는 양호하다. 손발저림도 없다. 수술내역에 대하여 환자와 남편분에게 설명해 준다.

"수술은 만족스럽게 잘 되었어요,  아까 마취회복실에서 듣기로는 2주후에 돌아가야 된다고요?  잘 회복하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지만...

방사성요드치료를 6~8주후에 해야 되는데 사정에 따라 6개월 후로 연기 할 수도 있고요"

"꼭 2주후가 아니라도 됩니다"

"LA 청기와집 하고 북창동 순두부집 음식맛이 있지요"

"저희들이 청기와 근처에서 살고 있어요"

돌아서 나오려는데 환자가 수술통증으로 불편할텐데도 필자의 손을 잡고 한동안 놓지 않고 낮게 말을 한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2019/01/31 15:23 2019/01/31 15:23

진료일지(504  ) :2019년 1월23일

30대초반 남자사람 환자 : 젊은 사람이 저분화 갑상선암이라니....


저분화 갑상선암이란게 있다(poorly differentiated thyroid carcinoma). 전체갑상선암의 1~2%쯤 된다.

암세포중에서 분화암이라고 하면 암이라도 정상세포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 대체로 치료반응이 좋아

장기생존을 바라볼 수 있는데 반하여 저분화암은 정상세포에서 한창 벗어난 분화가 나쁜 세포암으로 되어 있어 예후가 나쁘다.  

분화가 가장 잘된 세포는 정상 세포다.

정상 갑상선세포 --->  분화암(, 유두암, 여포암)---> 저분화암(섬모양암 등) ---> 미분화암(역형성암) 순으로

정상세포에서 멀어진 암세포로 구성된 암일수록 예후가 불량하다.

문제는 갑상선암은 분화암에서 시간이 지나면 저분화암으로 변하고 저분화암은 미분화암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분화암은 우리 인체암중에서 가장 악질암으로 진단후 평균 6개월을 못 넘긴다.

치료자의 입장은 암이 더 나쁜 종류로 변하지전 분화암 단계 그것도 초기 단계에서 간단히 고치고 싶어한다.

분화암중에서도 키큰세포변종, 고형변종, 원주세포변종, 미만성석회화변종은 전형적인 분화 유두암보다 예후가 불량하다.


지난2019년1월8일, 30대초반 남자사람이 진료를 받으려 온다.  2014년6월에 건겅검진에서 2.0cm 크기의 결절이 발견되었으나

검진의사가 두고 봐도 된다고하여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2018년 9월 검진에서 세침검사에서 갑상선유두암의심(카테고리5)

으로 나와 필자를 찾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을 보니 헐, 미세석회알갱이들이 눈폭풍(snowstorm)을 만들어 오른쪽 갑상선날개를 완전 점령하고 있다.

"어이쿠, 이거 미만성석회화변종(diffuse screlosing variants)이 잖아,  주위림프절로 잘 퍼지고, 폐나 뼈전이 같은 원격전이도 잘 일어나는데? 더 퍼지기 전에 빨리 수술해 줘야 겠다. 오코디, 미안하지만 어디 끼워 넣어 봐요"

"네, 알았어요"


근데 말이지, 수술하기전 퍼진 정도를 알기위한 초음파스테이징검사와 목 CT스캔에는 벌써 레벨6(중앙경부림프절)와 

우측 측경부 례벨 3,4에 여러개의 전이 림프절이 보인다. 큰 것은 2.1cm나 된다. 다행히도 폐전이는 아직 안되어 있다.

그러나 더 놀라운 것은 건강검진 세침검사에서 유두암의심(suspicious papillary carcinoma)이라고 했던 것이 우리 병원에서 재판독한 결과는 저분화암이라는 것이다.

뭐야 이거... 이제 30대초반인데 저분화암이라고?  저분화암은50~60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건데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미만성석회화변종에 비할 수 없이 나쁜 건데?  "오코디, 초스피드로 입원시켜 수술하도록 준비해주셔"


그래서 다른 환자를 제친 초스피드 수술날이 바로 오늘인 것이다.

수술조수로 들어온 장 조교수와 초음파와 CT영상을 보며 얘기를 나눈다.

"먼저 레벨3와 4에 커진 림프절을 떼어서 전이가 진짜로 된 것인지 확인하고 림프절청소술을 하도록 하자"
"초음파상에는 전이가 거의 틀림 없겠는데요"

"림프절 긴급조직검사하는 동안 갑상선전절제와 중앙겸부 림프절 청소술을 먼저 하고 측경부림프절 전이가 확인되면 청소술(곽청술)

을 추가하자"
갑상선전절제하는 동안 긴급조지검사 결과가 전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결국 수술은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측경부청소술이 되었다.


수술후 환자가 마취회복실에 있는 동안 병실로 가서 가족들을 만나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해준다.

환자가족이 묻는다. "언제 퇴원해요? 일주일후부터 회사에 나간다 해서요"
"네, 벌써 퇴원요? 간단한 수술이 아닌데요. 이 수술 받으면 일반 병원에서는 2주 입원하는데요, 이 환자는 최소 1주는 입원해야....,

퇴원후에도 가능하면 1개월정도는 더 쉬어야 하구요"

"본인은 일주일후터 근무해야 한다고 해서요"
"안됩니다. 아무리 간단한 갑상선수술이라도 2주이상은 안정가료를 해야해요. 이 환자는 나쁜 암세포종이서 빨리 입원시키고 초스피드로

수술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도 해야 하구요, 근데 2014년에 바로 진단하고 수술했더라면 이렇게 큰 수술이 안되었을 텐데요"
"그때는 암으로 생각안하고 간단히 생각한 것 같아요"


병실을 나오면서 한나와 전공의에게 말해준다.

"우리나라 의료풍토중 고쳐야 할 것이 검진센터의사야, 자기분야가 아닌 장기에 이상소견이 발견되면 해당 전문의사의 진료를 받도록

권유해야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게 문제란 말이야, 하긴 아직도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라는 비전문의사가 있으니까..."

병실 회진을 끝내고 마취복실에 들러 문제의 환자를 다시 만난다.  수술한 내용을 설명하고 잘 회복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환자상태는 큰수술후인데도 평온하게 보인다. 

마취회복실을 나t서면서 한나와 전공의에게 말한다.

"저 환자, 지금 내가 한말 내일 기억해 낼지 모르겠다.

저분화암은 방사성요드 흡착이 잘 안되니까 일반 유두암보다 그 용량을 훨씬 올려서 투여해야 될 거야, 한번이 아니라 최소 두번이상.....

잘 치료되면 유두암치료 결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요즘 논문보고에는 성적이 많이 좋아진 걸로 나오고 있어, 

이 환자도 좋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J Clin Endocrinol Metab 99: 1245–1252, 2014).

그래도 젊은 사람이 저분화 갑상선암에 걸리다니 ...진작에 발견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2019/01/31 15:21 2019/01/31 15:21

KBS 3 Radio '명사들의 책읽기' 장항석 교수님께서 나오십니다.

(서울 수도권 FM 104.9)


본방 : 2019년 2월 10일 일요일 17:00~18:00

재방 : 2019년 2월 11일 월요일 2:00~3:00

외과의사비긴즈에 대한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 합니다^^

많은 청취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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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1 13:26 2019/01/31 13:26

2019년 1월 11일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열렸습니다.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의료 관광과 해외진출로 카자흐스탄에 계시는 김법우 교수님도 연자로 참여해 주셨습니다^^

카자흐스탄에 있는 케루엔 병원에 대해 설명하시는 김법우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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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장을 보신 장항석 교수님~

카자흐스탄, 중국 등 해외진출에 대해 다양한 강연을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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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은 어렵지만, 새로운 도전인 것 같습니다.

강남세브란스 병원이 해외에서도 유명한 중증 질환의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해 봅니다.

2019/01/29 17:14 2019/01/29 17:14
진료일지 499번, 박정수 교수님, 이용상 교수님께서 함께 수술하시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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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9 17:10 2019/01/29 17:10

안녕하세요?

조금 늦었지만 2018년 11월에 열린 건강강좌 후기입니다~^^

정말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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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석 교수님의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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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교수님의 열강이 이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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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피부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님의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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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중간에 열렸던 플루리스트 지윤영님의 연주...

갑상선암 수술을 받으셨었고.. 질병을 극복하신 같은 환우분의 연주였기 때문에 더 감동적이였습니다.

참석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박정수 교수님의 건강강좌 강의 동영상 링크해 드립니다.

보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 거예요~!

https://youtu.be/5vhHph0ecxo



2019/01/29 17:05 2019/01/29 17:05

진료일지(503): 2019년 1월21일

30대후반 여자사람 환자 : 아기 엄마는 보호받고 사랑 받아야 한다


아침 병실 회진 시간, 오늘의 하이라이트 수술 환자를 만난다.
"좀 빨리 퍼지는 미만성 석회화 변종(diffuse sclerosing variants) 유두암이어서 수술을 좀 땡기게 되었어요.

현재까지 검사로는 왼쪽 갑상선날개를 완전 점령하고 있는 눈폭풍 암덩어리에서 중앙경부림프절과 상부종격동 흉골 뒷쪽 림프절로

큰 전이가 있고, 왼쪽 측경부 림프절에도 전이가 의심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오전중에 영상의학과에서 전이 측경부림프절에

마킹을 할 것입니다. 수술은 전절제에다 중앙경부, 상부종격동림프절과 왼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곽청술)이 될 것입니다.

수술이 좀 크지만 잘 될거니까 너무 걱정안해도 되지요. 참 아기가 있다고요?"

"네, 19개월 아기가 있어요"

"보통 아기엄마들은 수술실에서 아기가 보고 싶어 100% 울게 되지요"

여기까지 말하는데 벌써 눈자위가 벌겋게 되고 눈물이 쏟아진다.


8호수술실, 오늘 중대한 수술을 도와줄 조교수와 영상을 보며 얘기를 나눈다.

"이 봐라, 왼쪽날개를 다 점령한 눈폭풍(snowstorm)이 보이지?  이 환자의 가장 큰 문제는 상부종격동 림프절에 큰 전이가

 있고 이 부위가 종격동속 큰 혈관에 둘러 싸여 좀 위험한 수술이 될 것 같다는 것이지. 오늘 수술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되는 부분이지. 그리고 왼쪽 레벨 4 전이림프절이 흉관(thoracic duct)과 너무 붙어 있어 수술후 유미루(chyous fistula)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지, 이 부위 수술 때도 신경을 많이 쓰야 될 것 같아"

"레벨4 림프절은 초음파 모양이 전이가 틀림없는 것 같은데요, 레벨 3도 그렇고.."
"여길 봐라,  레벨 6에도 전이림프절들이  총경동맥과 붙어 있잖아"
"최소침습은 안될 것 같은데요?"

"어림도 없다, 수술절개선이 길어지더라도 안전하고 완전하게 수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드디어 환자가 8호수술실로 옮겨져 온다. 벌써 눈물이야 콧물이야다.

"아이고 19개월 엄마가 왔구나, 너무  겁내지 말구요, 아기를 생각해서라도 이 어려운 거 잘 이겨내야지요"

"네, 교수님, 잘 부탁드려요"
"염려말더라고, 잠시 앉아 봐요, 절개선 디자인 하게..."

절개선은 전통적인 코크 절개에다 왼쪽 측경부로 길게 확대해서 수술이 쉽게 되록 디자인한다.

상부 종격동 림프절 청소술은 절개선을 길게 해서 수술시야를 넓게 확보해야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은 왼쪽 측경부림프절청소술(곽청술), 왼쪽 갑상선절제술, 오른쪽 갑상선절제술과 중앙경부청소술 순으로 하는데

걱정했던 흉관과 전이 림프절분리와 상부종격동 청소술은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생각지도 않게 왼쪽 성대신경과

갑상선 본체 암덩어리와의 분리에서 애를 먹는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이것도 무사히 해결되었다.

처음에 걱정했던 상부종격동 청소술이 잘 되지 않았더라면 흉골(sternum)까지 열어야하는 불상사로 이어졌을텐데

다행히도 주위 혈관과의 분리가 어렵지 않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혈관이 터지면 아주 위험한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병실의 환자는 아주 양호하다. 특이하게도 남편 말고도 시부모님까지 와서 안스러운 눈길로 환자를 보고 있다.

"친정 엄마는?"

" 아기 보고 있어요"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하고 잘 되었기 때문에 아무 일 없이  잘 회복할 것이라고 해준다.

그런데 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왜 울어요? 수술 잘되었는데...원래 눈물이 많은가?" 

"네, 좀 그래요"

아기를 두고 수술실로 올때 엄마의 마음은 어떠할 것인가는 짐작은 할 수 있지만 남자인 필자로서는 그 아픔이 어느정도일지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아기 엄마는 보호받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다행하게도

이 환자는 이미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래 그래,  참 보기 좋구나, 회복하고 나서도 더 많이 많이 사랑받도록 하셔...미소 노란동글이


2019/01/23 12:30 2019/01/23 12:30

진료일지(502) :2019년1월18일

20대후반 여자사람 환자: 갑상선설관 낭종암이 측경부림프절까지 퍼지다


2018년 12월4일 외래진료실,

"수술이 좀 커질 것 같은데요, 이미 알고 있는 처럼 갑상선설관낭종암(thyroglossal duct cytic carcinoma)이

왼쪽 측경부림프절까지 퍼져 있어요.  이런 암은 매우 드문데 아래쪽 레벨4 림프절까지 퍼진 경우는 더

드물지요. 현재 갑상선자체는 괜찮은 것 같아요. 그래도 갑상선설관낭종암을 포함한 갑상선전절제술과 왼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수술후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추가해야 할 것 같아요"

"네, 흉터 걱정은 말고 수술만 잘되도록 해주셨으면 해요"

"수술흉터도 생각해야지요, 아직 미혼인 것 같은데...."

이 말을 듣고는 눈자위가 벌겋게 되며 눈믈을 쏟아낸다.


갑상선설관낭종은 선천성 기형의 일종인 병으로 임싱적으로 목의 턱밑부터 흉골까지 어디에서나 혹으로 나타난다.

선천성이니까 소아에서 많이 발견되나 성인에서도 드물지만 볼수 있다. 일반적으로 혹이 자라는 것 외에 낭종 염증, 낭종이 피부로

터져서 생기는 누공(fistula), 그리고 낭종속 갑상선조직에서 생기는 갑상선설관낭종암(전체 설관낭조의 1%)이 문제가 된다.

암은  20세 이상 성인에서 많이 발견되고, 주로 설골(hyoid bone) 바로 아래쪽 정중앙에서 가장 많이 생기지만 이 환자처럼

설골 위쪽 바로 턱밑에서 발견되는 수도 있다.

암의 종류는 유두암이 대부분이며 초기에는 낭종벽안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낭종과 설골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시스트렁크(Sistrunk)수술을

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낭종벽을 뚫고 나오거나, 주위 림프절로 전이가 생기거나, 갑상선속으로 퍼지면 수술의 범위도 넓어지고

완치율도 떨어진다.


 이 환자는 지난해 5월에 가운데 턱 바로 아래 림프절 비대가 있어 지방대병원에서 세침검사와  절개 생검(incision biopsy)까지 해서

갑상선 설관낭종에서 생긴 유두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이후 왼쪽 측경부 림프절 레벨4까지 전이가 된 것이 밝혀저 11월6일 필자를 찾아 온 것이다.


2019년 1월18일, 8호수술실, 환자의 영상을 보며 수술절개선을 어떻게 넣는 것인가 대하여 수술조수와 얘기를 나눈다.

"이 봐라, 암은 턱바로밑이고 림프절 전이는 왼쪽 쇄골직상부 레벨4 에 있으니까 절개선 선택이 어려운데?

쇄골 위 횡절개 하나만으로 턱팀까지 올라가기는  어렵겠고, 턱밑에 또 하나의 절개선을 추가하면 수술은 쉬워 지는데

젊은 여자한테 목흉터가 두개 생기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우짜면 좋겠노?"

"쇄골위에 긴 힝절개를 넣고 턱밑까지 어프로치(approach)해 보시죠"

"그러면 횡절개 길이가 12cm 이상 되어야 할걸? 이렇게 하지... 아래는  왼쪽 쇄골위 6cm절개 넣고 턱밑은 설골위 목주름 따라

6cm절개 넣고 일단 아래애서 해보고 안되면 설골위 주룸따라 또 다른 절개선을 열고 수술하도록 하자..."


수술은 우선 우선 왼쪽 쇄골위에서 6cm 최소절개를 통해 왼쪽 측경부청소술과 갑상선전절제술까지는 어렵지 않게 되었지만

윗쪽 턱밑에 있는 설관낭종암은 도저히 안된다. 할 수 없이 설골위 6cm 절개선을 추가하여 낭종암을 설골과 함께 제거한다.

지방대학병원에서 절개생검을 했었기 때문에 암덩어리와 근육이 붙어서 깨끗한 분리가 어려웠지만 그럭저럭 수술은 무사히 끝난다.

"절개선이 두개가 되었지만 위쪽 설골위 절개 흉터는 잘 안보일거야..... 수술흉터 때문에 받는 마음의 상처를 최소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니깐..."


병실의 환자는 의외로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자기가 근무하는 지방대학 병원을 마다하고 필자를 찾아 왔는데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암,  그렇게 생각해 주겠지... 흐흐...미소 노란동글이


 사족: 다음 주소를 치면  갑상선설관 낭종암의 정보를 더 볼 수 있습니다

 https://cafe.naver.com/thyroidfamily/22602


2019/01/23 12:29 2019/01/23 12:29

진료일지(501) : 2018년1월16일

40대초반 여자사람 환자: 거북이처럼 300년만 더 사셔...


아침 병실 회진시간, 어제 저녁회진에서 만나지 못한 40대초반 여자사람을 만난다.

수술받을 생각에 긴장하고 겁나서 굳은 표정이 보통인데 이 환자는 유쾌하고 명랑한 표정으로 맞아주어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환자는 수술이 잘 될 것이다.

"어제는 자리를 떠서 못만났지요. 오늘 수술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암이 양쪽에 있기 때문에 전절제하고

중앙림프절 청소술을 할 것입니다. 수술후 목소리 변하고 손발 저릴 가능성은 1%미만 인데 이것도 안 생기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목근육이 발달되고 약간 굵어서 최소침습수술이 좀 어려울 것 같지만 한번 시도는 해 보겠습니다"

환자는 최소침습이 안된다는 소리를 들을까 긴장했는데 설명을 듣고는 안도의 표정을 짓는다.

병실을 나서려는데 필자가 쓴  "갑상선암 진료일지"책을 내 놓는다.

"교수님, 여기 좀...."

"아하~, 싸인 해 달란 소리군요. 지금 수술 때문에... 나중에 시간날 때 해드릴게요. 다 읽어 봤어요?"
"아뇨, 읽고 있는 중이예요"


환자는 2년전에 처음 갑상선결절이 있다는 걸 알았으나  어찌어찌하다가 이제야 세침검사를 하여 유두암이

양쪽 갑상선 날개에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가지고 온 타병원 초음파영상에는 오른쪽 날개에 삐죽 삐죽 1.3cm 암덩어리가 있고 좌측에도 두개의 암덩어리가 있다.

하나는 0.7cm로 기도벽에 붙어 있고 또 하나는 0.6cm로 왼쪽 갑상선실질 속에 자리하고 있다.

2년전에 손을 봤으면 어쩌면 한쪽 날개에만 암이 있어 반절제가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우리병원에서 찍은 초음파스테징검사와 폐CT스캔에는 더 이상 퍼진데는 없는 것 같다.


16호 수술실, 콩콩이 닥터 김과  초음파와 CT영상을 보며 얘기를 나눈다.
"교수님, 만성 갑상선염이 굉장히 심한데요, 갑상선조직의 얼룩이 전체 실질을 덮고 있고 ...... 이런 조직은 수술할 때

수술조작이 힘들고 출혈이 잘되어 어려운 수술이 될 것 같은데요.  목 근육도 잘 발달되어 있고 갑상선이 깊게 위치하고 있어서

최소침습수술이 힘들겠는데요"

"내가 봐도 고생 좀 할 것 같긴한데...수술후 저칼슘혈증도 잘 생기고....그래도 우짜노?  환자는 최소침습을 간절히 원하는 데..."


드디어 환자가 수술대에 눕는다. 마취 준비를 하고 있는데 환자가 갑자기 "교수님, 하이 파이브 해주세요" 한다.

"하이 파이브라구요?"
"네, 카페에서 그렇게 하라고 해서요"
"오호, 그래요? 어렵지 않지, 자 짝짝짝 하이파이브~~ㅎㅎ"


수술은 오른쪽 아래목 피부에 3cm 가량  최소침습 절개선을 넣고 오른쪽 갑상선, 협부, 왼쪽 갑상선절제술을 하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순으로 한다.

엄청 고생스러울 것이라 각오를 했는데 의외로  출혈도 적고 조직조작이 쉽다. 양측 상부 부갑상선도 잘 보존된 것 같다.

콩콩이가 말한다.

"교수님, 생각한 것 보다 잘 된 것 같은 데요"

"그러게 말이야,  단단히 각오를 하고 수술을 시작하면 이렇게 쉽게 풀리는 수가 많아... 경험상 말이지"


병실의 환자는 수술통증으로 불편할텐데도 이미 병상에 앉아  밝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런 환자는 일상 생활에서도 낙천적이고 긍정적이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즐겁게 살 것이다.

"아침에 책에 싸인 못한 거 지금 해줄게요, 책 일루 줘요,  뭐 그려 드릴까?"

"거북이요"

"거북이가 요즘 인기가 있단 말이야, 자~ 여기 거북이 싸인요, 거북이처럼 300년만  더 사셔..."

"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당, 교수님도  300년 더 저희들 곁에 계셔 주셔요


2019/01/22 15:40 2019/01/22 15:40

진료일지(500) :2019년 1월14일

30대중반 여자사람 환자:임신때 발견된 갑상선암은 출산후에 수술해도 된다


아침 병실 회진 시간,

"아이고, 드디어 수술하네,  이미 얘기 했지만 오늘 수술은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그리고  양측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오전 중에 영상의학과에서 옆목에 전이가 의심되는 부위를 표시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수술실에서  의심되는 림프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로 전이가 확인된후에 측경부청소술을 할겁니다.

수술이 잘 될 거지만 혹시는 목소리 변할 가능성이 1%정도 생기고, 림프절 전이가 심해 광범위하게

청소술을 하고 나면 부갑상선혈류가 나빠져 손발이 저릴 수도 도 있습니다.  다 예외적으로 생기는 거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되지요, 이런거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네, 네, 교수님, 잘 부탁 드려요"


환자는 2017년 11월부터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갑상선 홀몬인 신지로이드를 복용해 오다 2018년 5월1일 임신 때문에 타병원에서

산전관리중 갑상선유두암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필자를 찾아 왔을 때는 임신32주째였는데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에는 석회화 알갱이(microcalcifications)를 품고 있는

결절이 왼쪽 날개에 1.5cm,  오른쪽 날개에 1.1cm크기로 있고 양측 중앙경부에 전이 림프절들이 여러개가 보인다.

그리고 양측 측경부 레벨4에도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들이 보인다.

이제 임신 말기 접어 들기 때문에 수술은 출산후 100일 잔치이후에 해도 되겠다 판단되어 그렇게 하기로 한다.

환자측에서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수술받고 싶겠지만 임신중에 수술하나 출산후에 하나 예후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많이 퍼졌거나 악성도가 높은 암이 아니라면 출산후에 수술해도 된다고 되어 있다 (J Surg Oncol 2005;91(3):199~203,

J Adv Res 2016;7(4):565~570)  ).


16호 수술실, 수술전에 그동안 찍은 영상을 복습한다.

"이 봐라, 좀 심하긴 하지?"

"네, 그런 것 같군요, 미만성 석회화 변종이 아닐까요, 이렇게 양측으로 많이 퍼진 걸 봐서요, 나이도 젊고..."
" 젊은 여성이고 양측 측경부에 쫘악 퍼진 걸 보면 그런 생각도 들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아. 갑상선 본체 암덩어리 모양이

눈폭풍(snowstorm)이 아니고 미세석회화 알갱이들도 휘날리지 않거든, 측경부 전이는 주로 양측 레벨 4 같은데?"

"그래도 영상의학과에서 마킹한 림프절들을 먼저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고 측경부 청소술을 해야 하지요?"
"아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초음파 와 CT모양이 틀림없이 전이 림프절이야, 림프절 속에 작은 석회 알갱이 들이 보인단 말이야"

"림프절 전이 검사로 꼭 초음파와 CT검사 를 같이 해야 되나요?"
"두가지 검사가 서로 보완적인 관계가 있어서 같이 해야 빠뜨리는 게 없지, 측경부 림프절 전이를 찾는데는 초음파가 더 정확하고

중앙경부림프절 전이는 CT가 더 유리한 것으로 되어 있거든(AJR 2009;193:871~878)"


드디어 수술대에 환자가 눕는다.

"너무 걱정말고... 오늘이 출산하고 며칠째지요?"
"106일째요"
"그렇지요, 내가 출산하고 100일 잔치하고 수술하자 했으니까요, 한숨자고 나면 수술이 끝나 있을 거니까 안심하고..."

"교수님, 아기 보고 싶어요"


수술은 목아래쪽에 긴 횡절개를 넣고 좌우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먼저 하고 갑상선전절제와 중앙경부 청소술을 한다.

양측 레벤4 림프절은 따로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육안으로 봐도 전이가 틀림없게 보이지만 확인차 보내 본 것이다.

다행하게도 좌우의 상부 부갑상선(superor parathyroid glands)은 잘 보존된 것 같다.

긴급조직검사로 양측 측경부 레벨4 에 전이가 되었음을 확인하고 수술을 종결시킨다.


병실의 환자는 편안하게 보인다. 최소침습 기법은 아니지만 절개선이 길지 않게 보인다. 목소리도 좋고 손발저림도 없다.

환자와 보호자인 남편에게 수술내역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고 후유증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교수님, 아기가 몹시 보고 싶어요"

"왜 안그렇겠노.  빨리 회복해서  빨리 아기 보도록 하셔...ㅎㅎ"


2019/01/22 14:42 2019/01/2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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