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493 ) :2018년 12월21일

30대중반 여자사람 환자 :확실한 진단 받고 마음 편하게 지내야지


이 30대중반 여자사람 환자는  타병원에서 우측 갑상선날개에 1.2cm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를  한 결과 비정형세포(atypia)로  나와

전원되어 왔다. 비정형이라면 카테고리 3로 정상을 벗어난 세포로 된 결절이란 뜻으로 아직 확실한 진단을 못하겠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환자의 약 15%는 결국 암으로 밝혀지고 있으니 6~12개월 간격으로 추적검사를 하라고 가이드라인에서는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6개월쯤 후에 세침검사를 다시 했더니 이번에는 여포종양(follicular neoplasm) 내지 암과 양성종양 사이에 있는

소위 암이라 하기도, 암이 아니라 하기도 곤란한 유두암 세포핵 비침습갑상선여포종양 (NIFTP)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NIFTP는 한때 암이지만 암이라 부르기는 너무 예후가 양성종양에 가까워 암가족에서 양성가족으로 옮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종양이다.(https://cafe.naver.com/thyroidfamily/28939 )

이 종양이 알려지기전에는 그냥 갑상선암 치료에 준하여 치료했는데 이제는 양성종양 수술에 준하여 치료한다.

문제는 수술로 종양을  완전절제해서 종양전체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전체 갑상선암의10~20%가, 한국에서는 2%가 NIFTP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NIFTP진단은 처음 NIFTP존재를 발표했을 때보다 엄격해져서 BRAF유전자 변이, 림프절 전이, 피막침범, 혈관 침범이 없어야 하고

추적중에 원격전이가 발견되면 진단에서 제외 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따라서 처음 논문 발표때보다 NIFTP의 숫자는 감소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NIFTP는 양성종양에서 암으로 옮겨가는 중간단계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흐름인 것 같다.


15호수술실, 콩콩이 닥터 김과 초음파를 보며 얘기를 나눈다.

"어떠냐? 자네가 보기는?"
"글쎄요, 세침에서 여포종양이라 했으니 진단적 적출술을 해서 종양전체를 다 살펴봐야 겠는데요"
"그렇지, 여포선종과 여포암은 종양피막이나 혈관침범여부를 보고 침범이 있으면 암이고 없으면 암이 되기 전단계인 선종이라 진단되지.

 근데 내가 보기는 결절 모양이 너무 얌전하게 보이는데?"
"그렇긴 해요. 초음파에는 NIFTP도 얌전하게 보이잖아요, NIFTP로 나오면 그래도 오른쪽 날개는 다 떼어 주어야 겠죠?"
"그렇게 해야 되겠지, 이런 진단 내리려면 면역검사까지 해야 되니 시간께나 잡아 먹겠는데?  처음부터 NIFTP에 준해서

오른쪽 날개를 다 떼어 주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

"우~~, 그건 안돼죠,  만약 암이 아닌 양성 결절로 나오면 환자가 서운해 할텐데요?"
"그렇지? 환자한테 진단적 종양적출술하고 그 결과에 따라 양성이면 만세하면 되고 암으로 나오면 암수술하겠다 했으니 약속은 지켜야지...

가이드라인은 진단적 수술도 한쪽 날개는 다 떼 주라고 되어 있지만 언젠가 내가 주장하는대로 종양만 먼저 떼어서 그 진단 결과에 따라

수술범위를 결정해야 된다고 바뀌게 될거야, 자네 말대로 양성인데 한쪽 날개를 다 떼게 되면  환자가 억울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말이야"


수술은 오른쪽 아래목 피부에 3cm 최소절개를 하고 결절만 떼어내어 긴급조직검사를 보내는 걸로 한다.

여차하면 결과에 따라 수술이 확대되는 것을 각오하고 말이지.

"어떠냐? 콩콩아, 암일 것 같아?"
"잘 모르겠지만 만져지는 느낌이 덜 딱딱해서 암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그렇게 되면 만세 만세지... 일단 창상을 닫고 결과를 기다리자, 암으로 나오면 다시 열게 되더라도 말이야.

결과 나오면 휴게실로 연락해 주셔...."

 30 분후 연락이 온다.  "교수님, 암세포가 안보인다는 데요, NIFTP 도 아니고요"

"그럼 환자 깨워서 회복실로 보내라구"


병상의 환자는 밝은 표정으로 의료진을 맞는다.

"만세 만셉니다. 암이 아닌 걸로 나왔으니까 고것만 떼었지요. 확실한 현미경진단은 퇴원후 1주일쯤 알게 될 겁니다.

보통은 오늘 진단이 95%이상 맞는 걸로 나오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되지요. 빠르면 내일쯤 퇴원해도...."
환자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너무 기뻐하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그렇다, 암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되는 결절진단을 받고 밤잠 못자고 불안해 하는 것 보다

이 환자처럼 간단한 진단적 결절적출술(diagnostic nodulectomy)로 확실한 진단을 받고  마음 편하게

지내게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생각된다.미소 노란동글이

2018/12/26 13:27 2018/12/26 13:27

진료일지( 492 ) :2018년 12월19일

40세 여자사람 환자 : 환자의 콤프레인을 무시하면 안된다


12월18일 저녁회진 시간, 다음날 수술예정인 환자를 중심으로 본다

푸근하고 마음씨 좋게 보이는 40세 여자사람 차례가 되어 내일 수술할 내용에 대하여 설명한다.
"내일 수술은 큰 변수가 없는 한 오른쪽 반절제와 중앙림프절 청소술이 될 것입니다. 만약 큰 림프절 전이가 수술중에

발견되면 전 절제로 바뀔 수도 있지만...."
"아, 그런데 교수님, 외래에서 설명하실 때는 왼쪽 기도에 붙어 있는 3mm 결절 때문에 전절제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랬어요? 어제 우리 병원에서 찍은 수술전 초음파 영상을 복습힐 때는 왼쪽 것은 발견 못했는데요?"

환자에게 말하고는 간호사실에서 타병원 초음파와 우리 병원 초음파를 비교해서 다시 점검해 본다.


근데 말이지, 타병원에서 찍은 초음파 영상에는 1.3cm암덩어리가 오른쪽 갑상선 앞쪽 피막을 침범해 있고,

왼쪽 갑상선 뒷쪽 피막 근처 마의 삼각지대에 기도벽과 붙어 있는 0.3cm결절이 분명히 보이는데,

우리 병원 초음파에는 이게 잘 안 보이는 것이다. 어느 것을 믿어야 돼? 그동안 없어 졌나? 갑상선염이 국소적으로

있다가 저절로 호전되면 초음파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는 하는데...글쎄....이럴 때는 다시 찍어서 확인 해 봐야 한다.

병실로 다시 가서 환자에게 말해준다.
"환자분 말이 맞아요, 이럴 때는 다시 정밀하게 찍어서 그 결과에 따라 수술범위를 결정하는 게 좋아요"

"네,네. 교수님께서 하라시는대로 하지요, 저는 이미 전절제도 각오하고 있었는 걸요"


16호 수술실, 드디어 환자분이 입실했다고 연락이 온다.

"아이고 어서 오십시요, 조금전에 초음파 다시 찍었다구요? 초음파 다시 비교해 보고 말씀 드릴께요,

마취 선생, 잠시만 기다려 주셔,  환자한테 수술범위에 대하여 얘기가 끝난 후에 마취해 주셔...."

콩콩이 닥터 김과 새로 찍은 초음파를 면밀히 검토하며 얘기를 나눈다.
"어떠냐? 왼쪽 것이 보여?"
"네, 3mm이하 크기지만 보이는데요,  영상의학과 판독에도 있다고 했고요,  그리고 암일지도 모른다고 했고요"

"내가 봐도 보인다구, 문제는 위치가 마의 삼각지대에 있다는 것이지, 저렇게 작은 것은 수술 때  잘 안 보일 수도

있고.., 콩콩이는 어떻게 생각해? 최소침습절개가 나을지 전통 절개가 나을지...."

"글쎄요, 반대편 작은 것을 정확하게 제거하려면 전통절개로 수술시야를 확실히 해서 하는 게 안전 할 것 같은데요.

위치도 마의 삼각지대에 있구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 환자는 수술자국보다는 정확한 수술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환자분, 아무래도 전절제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반대편 것을 확실히 제거해야 하니까요"

"네, 교수님께서 결정하시는대로 ..."

수술은 전통적인 횡절개를 통해 우측 갑상선날개를 먼저 떼고 중앙경부청소술, 그리고 좌측 근전절제술(near- total thyroidectomy)

순으로 진행한다.

어? 그런데 우측 갑상선 암덩어리가 피막을 뚫고 나와 띠근육(strap muscles)의 일부를 침범해 있다.
콩콩이가 말한다. "교수님, 띠근육까지 침범해 있으면 좌측에 아무 것이 없어도 전절제하고 나중에 방사성요드 치료해야

되잖아요"
"그렇지, 어차피 이분은 전절제를 해야할 환자였나 보다"


마의 삼각지대 근처의 암을 제거하고 나면 그 뒷쪽에서 부갑상선으로 들어오는 미세 혈류가 감소되어 수술후

저칼슘혈증으로 손발이 저릴 수 있다. 그리고 성대신경(되돌이 후두신경)의 기능도 일시적으로 떨어져서

목소리변화도 올 수 있다.

"마의 삼각지대에 있는 암을 제거할 때는 보통 때 보다 몇배 신경이 쓰인단 말이야, 암의 크기가 3mm이하로 작으면

더둑 더 그렇단 말이지, 잘 안보이고 잘 안 만져지니까...."

그래도 수술은 큰 이벤트 없이 스무스하게 종결된다. 콩콩이 닥터 김에게 말한다.
"환자가 무어라고 콤프레인(complaints)하면 무시하지 말고 다시 생각하고 다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해,

그래야 실수를 피할 수 있다구"


병실의 환자는 평온한 상태다, 아니 웃는 표정으로 의료진을 편하게 하려 한다.

"수술은 계획한대로 전 절제를 했어요, 손발저림 같은 부작용없이 잘 회복할 겁니다"
"나중에 방사성요드 치료를 할 건가요?"
"아마도 해야 할 거라고 생각 합니다, 피막 밖으로 암이 뚫고 나온 경우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미세암세포가 흩어져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요드치료로 없애버려야 하거든요"

어쨋든 이 환자의 예후는 좋을 것이다. 환자의 콤프레인을 무시하고 반절제를 했더러면 재발의 가능성을

남겨두는 불완전한 수술이 되었을 것이지만 현재로는 만족스런 수술이 된 것 같다.미소 노란동글이


2018/12/26 13:25 2018/12/26 13:25

진료일지(491) : 2018년 12월14일

50대초와 중반 여자사람 환자 : 기분 좋은 불금


아침 병실 회진시간,  40대 중반 처럼 보이는 50세 여자사람 환자를 만나 오늘 수술할 계획에 대하여 설명한다,

환자의 남편되는 분과 예쁜 두딸이 환자를 지키고 있다.

"오늘 수술은 변수가 좀 있어요. 제일 간단한  오른쪽 반절제부터 전절제에다 오른 쪽 측경부림프절까지 수술이 확대될 수도

있습니다.  초음파와 CT 스캔에서 보이는 레벨 2 림프절 때문이지요. 수술중 이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수술이 확대 되는 것이지요"
환자는 이미 각오하고 있다는 표정이다.  의료진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표정이다.

이런 환자는 의외로 수술이 간단하게 끝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병실을 나선다.


이 환자는 작년 여름 타병원에서 갑상선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세침검사를 했으나 어떤 결론을 얻지 못하고

지난 8월17일 추적 세침검사에서 유두암의심(카테고리 5)으로 나와 찾아온 것이다.


15호 수술실, 콩콩이 닥터 김과 영상과 데이터를 복습한다.

"이 봐라,  오른쪽 레벨2 림프절이 커져 있지? 영상의학과 판독은 전이가 의심된다고 했는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해?'
"아,  딱 한개가 커지기는 했는데 글쎄요,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나도 좀 그런 생각이 들긴해,  근데 저놈을 아래 절개선을 통해 떼어내기에는 좀 어렵겠는데?

그리고 갑상선은 어떻게 보여?"

"오른쪽 꼭대기에 1.15cm 결절이 있고, 그 아래 좀 떨어져서 4.11cm나 되는 대형 결절이 보이는데요? 그리고 왼쪽 갑상선에도

1.0cm 내외의 예쁜 결절이 있는데 암은 아닌 것 같고요"

"그 아래 큰놈에도 작은 석회 알갱이(microcalcification)가 쫘악 깔려 있잖아, 나는 이 큰놈도 암 같은데?"

"네, 그런 것 같아요"


수술은 전통적인 횡절개로 왼쪽 갑상선날개에 있는 작은 결절 두개와 오른쪽 날개 전부, 그리고 오른쪽 레벨 2의 림프절 몇개를

떼어 내어  긴급조직 검사실로 보낸다.

30~40여분후 콩콩이가 연락해 온다.
"교수님, 왼쪽 결절과 오른쪽 레벨 2림프절, 중앙림프절 보낸 것은 다 괜찮다고 나왔어요"
"그럼 되었다, 수술은 이걸로 OK다"
"교수님, 환자가 좋은 사람으로 보여 좋은 결과가 나왔나 봐요"

"맞아, 딴지 거는 환자들한테는 꼭 무엇이 생겨도 생기는데 말이야ㅎㅎ"


다음은 50대 중반 여자사람이다.

2년전에 타대학병원에서 협부에 생긴 유두암으로 협부절제술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왼쪽 갑상선 날개에 4.14cm 크기의 큰 결절로 찾아왔다. 4cm이상이면 그 결절이 암이든 암이 아니든 일단 수술을 권유하게 되어 있다.

근데 타병원에서 시행한 세침검사가 휘틀세포종양이 의심된다고 하였다.

휘틀세포종양이라면 40%는 휘틀세포암이고 60%가 휘틀세포선종으로 밝혀진다. 암으로 변하기전 선종 단계에서 수술하면

완치가 된다. 환자도 이제는 수술을 원하여 그 수술 D-day가 오늘인 것이다.

"콩콩아, 초음파 모양은 어때?"
"크기는 큰데 좀 얌전하게 보이는데요"

"암이 아닐수도 있다는 얘기군, 나도 그런 생각이 좀 든다구,  암까지 안 갔으면 더 좋은거구..."


수술대 위에 누운 환자와 다시 얘기를 나눈다.

"2년전 수술 할 때 왼쪽 날개에 있는 결절을 발견 못했나요?"

"지금보다 작았지만 그때도 있긴 있었는데 제가 남겨두고 싶어서 남겨두라 한 것이지요"
"아이고, 그랬구나,  그 의사는 내가 기른 여제자인데 그만 환자분의 기에 밀렸군요.

만약 그 때 환자분이 내 한테 수술 받았더러면 결절을 떼어서 정확한 진단 내리고 그에 따른 수술을 했을 겁니다.

수술을 결정할 때 의사가 환자의 의견을 참고는 하되 환자가 원하는대로 수술을 하면 안되지요. 의학의 원칙대로 해야지요"

"옛날에도 교수님 한테 수술받고 싶었는데 6개월 이상 기다려야 된다 해서요"


수술은 옛날 절개선을 따라  결절이 있는 왼쪽 갑상선 날개를 떼어주는 수술을 한다.

콩콩이 닥터 김이 묻는다.

"교수님, 만약 암으로 나오면 오른쪽까지 떼는 전절제를 하실건가요?"

"아니,  떼고 나면 4cm 이하로 줄어 들고, 암보다는 선종 가능성이 더 높고, 암이라도 미세침범암일 가능성이 있고...

제일 바람직한 것은 암이 아닌 것으로 나오는 거지"

결국 긴급조직검사 결과는 아직 암 세포로 변한 것은 없다고 나온다.
"으흐~, 대박 대박이다,  수술은 이걸로 종결이다"

기분 좋은 불금이 되는 구만.....뭐, 이런 날도 있어야지.... 흐흐...미소 노란동글이

 

 

2018/12/17 17:03 2018/12/17 17:03

진료일지(490 ) :2018년12월12일

40대초 남자사람 환자: 미세침범 휘틀세포암은 반절제만해도 된다


16호 수술실. 콩콩이와 40대초반 환자의 초음파 영상을 보며 얘기를 나눈다.

"초음파 영상에  왼쪽  2.5cm결절은  최근 세침검사에서 휘틀세포 종양(Hurthle cell neoplasm)이라 해서 어치피 진단 목적으로

왼쪽 반절제는 해야 하는데, 문제는 1.5cm오른쪽 결절이란 말이야, 위치가 오른쪽 뒷면 피막을 물고 있어  이거 떼서

긴급검사하는 것도 간단하지 않을 것 같애.  뒤쪽의 성대신경과 너무 가까워서 말이야, 자넨 오른쪽 결절이 뭣일 것 같아?

암? 아니면 양성 결절? 내기 할까?"
"잘 모르겠는데요 하면 정치적 답변이라 하실거고...저는 암이라 생각되는 데요"
"나는 웬지 모르게 양성종양에 가깝다고 생각되는데?  결절의 윗쪽 가장자리에서  암 냄새가 좀 나기는 하지만 말이야"


이 환자에서 갑상선결절이 발견된 것은 2015년 8월14일 건강검진에서였는데 왼쪽것은 1.5cm, 오른쪽것은 0.65cm 크기이었다.

당시 왼쪽 1.5cm 것의 세침검사결과가 비정형(atypia)으로 나와 본 원에서 다시 세침검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양성결절인

선종양증식증(adenomatous hyerplasia)이어서 일단 1년간 지켜 보고 다시 추적검사를 하기로 하였다.

1년후 2016년 8월11일에 다시 찍은 초음파에는 큰 변화가 없어 다시 1년을 기다려 2017년 9월21일에 초음파를 찍었는데

사이즈가 왼쪽 것이 2,5cm, 오른쪽 것이 1.09cm로 커 보여  세침검사를 다시 하기로 해서 2018년 10월2일에 2.5cm

왼쪽 결절을 세침검사를 하였다.

근데 말이지, 세침 검사 결과가 휘틀세포종양(Hurthle cell neoplasm)이라는 것이 아닌가?


휘틀세포종양이라면 반드시 이 종양을 포함한 반절제를 해서 암인지 아닌지 감별을 해주어야 한다.

여포종양(follicular neoplasm)과 마찬가지로 휘틀세포종양도 휘틀세포암과 휘틀세포선종을 포함하는 용어로 세침검사로는

세포모양이 똑 같기 때문에 종양 전체를 떼어서 종양세포가 종양막(tumor capsule)을 침범했거나 종양의 혈관이나

림프관을 침범했으면 암이라 진단하고 그렇지 않으면 양성종양인 휘틀세포선종이라 진단되는 것이다.

휘틀세포선종은 암으로 변하기 전단계이기 때문에 선종단계에서 수술해주면 완치가 되는 것이다.

암으로 변했다 하더라도 종양막을 미세하게 침범했거니 혈관이나 림프관 침범이 4개 이하면 미세침습 휘틀세포암(minimlly invasive)이고

그 이상 침범하면 광역침범 휘틀세포암(widely invasive)이라 한다.

광역침범형은 전절제를 해야 하는데  미세침범형은 예후가 양호하기 때문에 반절제만 해도 된다( Onco Targets Ther. 2016; 9: 6873–6884).


수술전 환자에게 설명한대로 오른쪽은 결절만 떼어서 암인지 아니지 알아보고 왼쪽은 진단목적의 반절제를 하기로 한다.

아래 목에 전통적인 횡절개를 넣고 우선 오른쪽 결절적출술을 하여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계속해서 왼쪽 갑상선엽 반절제술을 해준다.

오른쪽 결절 적출후 수술대에서 떼어낸 결절을 쪼개어서 육안으로 관찰한다.

"어때? 암인 것 같아?"
"아닌 것 같은데요"


휘틀세포종양은 일반적으로 사이즈가 3.5~4.0cm보다 크고, 남자이고, 나이가 많은 환자이면 광역 침범암일 가능성이 많고

그 이하이면 양성이거나 미세침범형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늘 이 환자는 양성인 휘틀세포선종이거나 미세침범암일 것이다.

"왼쪽 반절제한 갑상선과 중앙 림프절 긴급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려 보자, 나는 휴게실에서 기다릴 테니까 연락해주셔,

만약 광역 침범한 걸로 나오면 남은 오른쪽도 다 떼는 완결 절제술을 할거야"


콩콩이로 부터 연락이 온다.
"교수님, 오른쪽 결절은 양성인 선종양 증식증(adenomatous hyperplasia)이고요, 중앙림프절에는 전이가 없구요,

왼쪽거는 휘틀세포종양(Hurthle cell neoplasm)이 맞는데 양성인 휘틀세포선종(Hurthle cell adenoma)인지

암인지 구분이 잘 안되어 영구조직검사를 봐야 된다고 해요. 암으로 나온다 해도 미세침범형(minimally invasive)

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구요"

"OK, 그러면 되었다. 수술은 이걸로 끝낸다, 광역 침범형만 아니면 이 정도 수술이면 OK다"


저녁회진으로 병실에서 환자의 와이프를 만나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해 준다.

"반절제가 되었어요, 암이라도 초기암이니까 안심해도 될 것입니다"

"네, 네, 수고 하셨어요"

휘틀세포암은 여포암보다는 예후가 좋지 않지만 이 환자와 같이 미세침범형은 반절제만해도 좋은 예후를 기대해도

되는 것이다.미소 노란동글이


2018/12/17 17:01 2018/12/17 17:01

진료일지(  489 ):2018년 12월 7일

20대 후반 남자,30대후반 여자 환자:못 생겼다고 다 악질 아니고 예쁘다고 다 좋은 것 아니다


지난 11월1일 외래 진료시간,  지난 9월말 왼쪽 갑상선날개에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후 유두암으로

진단되어 찾아 온 환자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 어이쿠, 마의 삼각지대에 2.41cm 크기의 못 생긴 결절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저 위치라면 성대신경(되돌이 후두신경)은 물론 기도와 식도에도 암이 침범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마의 삼각지대란 해부학책에는 없는 필자가 붙인 이름으로 암이 갑상선 뒷면 상1/3지점을 가르키는 말이다.

이 지점은 성대신경, 식도, 기도가 서로 가깝게 붙어 있어 아무리 작은 암이라도 이 위치에서 발생하면 이 세가지 장기중

어느 것이라도 암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환자와 같이 2.4cm나 되는 암이 이 지점에서 발견되면 당연 긴장하게 된다.

수술전인 어제 저녁, 수술후에 생길 수술합병증 중 성대신경문제로 목소리가 변할 가능성에

대하여 강조한다. 그리고 암이 갑상선피막 밖으로 자라거나 림프절전이가 발견되면 전절제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한다.

.

8호수술실, 수술대에 누운 환자가 부탁해 온다.

"교수님, 되도록이면 반절제가 되었으면 좋겠는데요"
"림프절 전이가 없거나 있더라도 작은 전이라면 반절제를 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최소침습으로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나도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거는 안될 것 같아요. 암의 위치가 마의 삼각지대에 있어 성대신경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되기 때문

입니다. 최소절개로 하면 수술시야가 좁고 나빠 수술조작이 어렵게 되어 성대신경 보호가 잘 안될 수 있지요.

수술흉터는 나중에 레이져 치료하면 비교적 보기 좋을 겁니다"


수술은  최소절개가 아닌 전통적 횡절개로 왼쪽 갑상선절제와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암덩어리의 위치와 모양으로 보아 성대신경은 물론 기도외벽까지는 침범되어 있을 것이라고 각오했는데

앗싸,  의외로 성대신경과의 분리가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기도벽과 식도벽과도 잘 떨어지는 것이다.

신경모니터로 제 자리에 남겨둔 성대신경이 제 기능을 잘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이어서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우측 갑상선엽을 살려두는 반절제를 하고 수술을 종결한다.

"중앙경부림프절 긴급조직검사 결과가 괜찮으면 수술은 이걸로 끝낸다. 만약 큰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남은 갑상선을 다 떼는 전절제를 할거야. 결과 나오면 휴게실로 연락하셔....."


2016년부터 사용하는 미국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2mm이하 크기의 림프절 전이가 5개 이하이면 전절제 대신

반절제만 해도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림프절 전이가 확인되면 크기에 관계없이 남겨둔 갑상선을 다 떼는 완결 갑상선전절제를 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더 나아가 또 다른 미국 가이드라인인 2018년도 판 NCCN(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Center Network , 전국 포괄적암 네트워크)은

2mm 보다 큰 5mm크기까지 반절제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림프절 전이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처럼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걸 말하는 것이다.


휴게실로 연락이 온다.
"교수님, 림프절 전이가 3개 있기는 한데 모두 1mm 라고 합니다"
"OK, 그럼 됐다, 환자 깨워서 병실로 보내셔..."

흐흐..전절제를 각오하고 있었는데?   얼굴 못 생겼다고 다 악질은 아니구만....

환자가 원하는대로 최소침습으로 할 걸 그랬나? 아니지,  수술시야를 좋게 했기 때문에 사고 없이 수술이 잘 된 것이지......


다음은 30대 후반 여자사람으로.오른쪽 갑상선 날개의 0.75cm 유두암으로 수술을 받는다.

1cm가 안되는 작은. 암이니까 당연 반절제 대상이다. 근데 CT스캔에서 우측 레벨 6에 조영증강이 있는 림프절이 보인다.

환자에게 말한다. "반절제 가능성이 높은데 혹시 큰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전절제로 바뀔지도 몰라요"

수술은 오른쪽 아래 목에 3cm최소절개로 우측반절제를 하고 레벨 6 깊숙히 있는 림프절들을 제거하여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콩콩아,  어떠냐? 전이림프절 같애?"

"네, 딱딱한 것이 기분이 별로 안 좋은데요"

결국 긴급조직검사 결과가 6mm이상 크기의 전이가 두개 있는 것으로 밝혀져 남아 있는 왼쪽 갑상선날개를 다 떼어 주는

완결 갑상선전절제술을 해준다..앞의 남자사람 환자와는 달리 갑상선본체의 암은 0.75cm밖에 안되는 예쁜 암이었지만

림프절 전이는 크게 있었던 것이다. 얼굴 예쁘다고 성질이 다 좋은 것은 아닌 것이다.

병실 회진 때 환자에게 말한다. "전절제가 되어 좀 실망했겠는데요"

근데 돌아오는 환자의 대답이 참 쿨하다. "아뇨, 괜찮아요, 수고 하셨어요"

엄청 춥고 피곤한 금요일 저녁이지만 이 젊은 여자사람 환자의 말이 필자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해 준다

2018/12/10 12:01 2018/12/10 12:01

진료일지(488 ) : 2018년 12월 5일

40대 초반 남자사람 환자 :와이프도 전절제 했고, 본인도 전절제했고..


아침 병실 회진 시간, 오늘 수술할 40대초 남자 환자를 만난다.

"오늘 수술은 양쪽 갑상선을 다 떼는 전절제술이 될 것입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에다 갑상선암이 생긴 것인데

이럴 때는 전절제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니  교수님 잠깐만요, 전절제 말고 반절제하면 안되나요? 아무래도 전절제는 받고 싶지 않은데요"
"아이고, 반절제하면  나도 편하고 좋지요, 그렇지만 환자분의 경우는 반드시 절제를 해야 되는데요.

암이 왼쪽에 두개있고 오른쪽에도 한개 더 있거 든요. 설사 오른쪽에 암이 없더라도 전절제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되어 있어요.  갑상선 기능항진증만  있어도 미국에서는 전절제를 권유하고 있어요, 첫번째 수술 때 확실히 해야

안심하고 살 수 있지요.

"예, 그러면 교수님께서 알아서 해 주시지요"


이 환자는 6년전부터 지방병원에서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항갑상선제제인 메티마졸을 불규칙적으로 복용해 오다가

3개월전 왼쪽 갑상선엽에 5.3mm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  결과 유두암으로 진단되어 필자를 찾아 왔다.

2018년 8월16일, 가져온 초음파영상에는 1.2cm 크기의  불규칙 표면을 가진 결절이 왼쪽 날개에 자리잡고 았는 것이

보였다.

당시에는 왼쪽은 전절제하고 오른 쪽은 아전절제를 하는 소위 던힐(Dunhil's operation)수술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동안 갑상선기능검사가  T3 236ng/dl, TSH 0.08, FT4 3.46ng/dl 으로 나와

아직도 기능항진상태에서 못 벗어 났다고 판단되어 1개월간 항갑상선제제를 더 복용하고 수술을 하기로 하였다.

11월중 다시 측정한 기능 검사에서 정상범위내로 진입한 것을 확인하고 다시 초음파검사를 하였다.

근데, 이번에 새로 찍은 초음파에서 오른쪽 날개에도 0.77cm나 되는 새로운 결절이 나타나 있지 않은가.

그 사이에 또 하나가 더   생긴 것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서 갑상선결절이 있으면 그것이 암일 확율이  일반인은 5%내외 인데 비하여 30%가

넘는다. 기능항진이 있으면 갑상선암이 일반인보다 더 잘 생긴다는 뜻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에서 생긴 암은 유두암중에서도 성질이 나쁜 키큰세포암이 반수 이상이나 된다고 되어 있어

혹시 이 환자도 키큰세포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키큰세포는 림프절 전이도 잘하고 원격전이도 잘하고 재발율도 높다고 되어 있는데.......(J Otolarygl Head Neck Surg 20018;49:6)

어쨋든 이 환자는 전절제와 주위 림프절 청소술이 답인 것이다.


드디어 12호 수술실로 환자가 옮겨져 온다.
"어이구, 어서 오십시요,  이제 맘이 정리 되었지요, 말씀 드린대로 전절제를 해드릴 겁니다. 잘 될 것이니까

너무 걱정 마시구요"
"예, 잘 부탁합니다, 제 와이프도 9년전에 갑상선암으로 전절제수술했어요"
" 아 그렇구나, 뭐 천생연분이구면, 서로 위로해 가면서 살면 좋지요"


수술은 전통적인 절개선을 아랫목에 넣고 왼쪽 갑상선절제술, 중앙경부 청소술, 오른쪽 절제술 순으로 한다.

출혈을 줄이기 위해 류골 용액을 10일간이나 복용시켰는데도 수술조작중 지지한 출혈이 있어 애를 먹는다.

수술조수 콩콩이에게 말한다.
"기능항진증 수술은 이렇게 출혈이 잘 되니까 철저히 지혈 작업을 해야 한다고.  그리고 수술후 부갑상선으로

가는 미세 혈관이 상처가 나아 가면서 섬유화(fibrosis)가 진행되어 혈류가 나빠지고 부갑상선 기능저하증에

잘 빠지게 되어 있다구, 그래서 나는 부갑상선  주위의 정상갑상선조직을 보통 때보다 좀 더 남겨 두는 경향이 좀 있어.

닥터민, 요기 세브란스 레이크가 보이지? 부갑상선도 보이고...."

그럭저럭 수술은 무사히 끝난다. 이 환자는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갑상선홀몬인 신지로이드를 평생동안  복용해야

할 것이다.


병실의 환자는 평온해 보인다. 목소리도 좋고 손발저림도 없다.

부갑상선 홀몬치가 31ng/ml(정상, 15~65ng/ml) 로 측정되었으니 앞으로도  칼슘 걱정은 없을 것이다.

"전절제하고 나니 아까운 마음이 있나요?"

환자가 얼굴에 웃음을 띄며 말한다.
"아뇨, 기분 좋습니다. 이제 시원합니다"

"그렇지요, 전절제 안되었다면 계속 걱정속에서 살게 되지요. 아무 탈없이 잘 회복할 겁니다"

그렇다, 갑상선기능항진증환자에서 갑상선암이 생기면 경과가 덜 좋은 편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오늘 환자와 같이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큰 문제 없이 잘 살 수있으리라 생각되는 것이다.

와이프도 전절제 했고, 본인도 전절제했고......동병상련을 느끼며 잘 살것이라 생각하며 병실을 나선다.미소 노란동글이


사족 : 다음날 아침 병실 회진에서 만난 두 부부 닮아도 너무 닮았다.

        서로 닮은 부부는 잘 산다 했거니....병도 같은 병을 이겨 냈으니 틀림없이 잘 살 것이다.ㅎㅎ

[

2018/12/07 13:47 2018/12/07 13:47

진료일지( 487  ) :2018년11월30일

46세 여자사람 환자: 교수님, 저 하이파이브 해주세요

 

 8호수술실, 환자의 초음파와 CT영상을 복습하고 있는데 마취간호사가 말한다.

"교수님, 수술대 환자분이 마취전에 하이 파이브 해 달라고 하시는데요"
"그래? 그거야 문제 없지, 자 우선 오른 손 하이파이브 ! 그리고 왼손도 하이 파이브! ㅎㅎ,

수술 잘 될거니까 한숨 푹 주무세요, 자고 나면 끝나 있을 겁니다"


그러고는 목 중앙부를 피해 오른쪽 아래 목피부에 7cm길이의 횡절개를 넣고

우측 측경부 청소술,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 청소술순으로 수술을 한다.

"어제 초음파, CT스캔에서 보이는 것 보다는 훨씬 좋은데?"


환자는 지난 8월 건강검진에서 우측갑상선에 여러개의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로 유두암이 진단되어

필자를 찾아 왔던 것이다.

우리병원의 수술전 초음파스테이징 검사에는 타병원에서 발견하지 못한 우측 측경부 레벨 2,3,4에  전이림프절이

여러개 보이고,  갑상선안에 있는 암덩어리중 가장 큰 놈은 기도측면을 에워싸고 있다.

전공의에게 말한다.

"문제는 저 암덩어리가 기도벽을 침범했는가 하는 것이다. 저 부위는 성대신경이 지나 가는 부위이기도 하고...,

CT스캔에는 우측 레벨 2,3,4림프절이 장난 아니게 커져 있구만, 특히 레벨2가 가장 크고....

레벨3에서 뽑아낸 Tg수치가 2460 ng/ml 나  되는 걸 보아 유두암 전이가 틀림 없다는 얘기지.

오른쪽 암덩어리 4개중 가장 작은 것이 갑상선의 맨 꼭데기에 위치해 있어 측경부 림프절로 바로

전이를 일어킨 것 같기도 해,  기도침범 여부는 CT스캔으로도 잘 분간이 안되니까 MRI를 찍어 봐서

확인해 봐야 겠어. 요즘 MRI 가 밀려 찍기가 힘들다면서? 입원후에 특별 부탁해보자구"


환자가 수술대에 누워 있는동안 어제 저녁 9시경에 찍은 MRI를 자세히 검토한다.

어? 괜찮게 보인다. 기도벽과 딱 붙어 있기는 하지만(abutting) 기도내강으로 진입한 것 같지는 않다.

저 정도면 쉽게 떨어져 나올 것 같은데?

문제는 레벨 2 림프절이다.

그렇다. 기도벽과 암덩어리는 쉽게 분리 되겠지만, 레벨2 림프절들이 서로 엉켜 있어 부신경(accessory nerve)과

설하신경(hypoglossal nerve), 그리고 미주신경을 보호하면서 청소하려면 고난도의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래도 등에 식은 땀 흘리면서 어찌어째 우축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해내고,

갑상선본체의 암덩어리를 성대신경과 기도벽으로 부터 분리한 후 신경모니터로 성대신경이 건재함을 확인하고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무사히 끝낸다.


"닥터 민, 세브란스 레이크(severance lake)가 뭔줄 알어?"

"............."

"요기 왼쪽 갑상선 꼭데기 뒷면과 주크캔들돌기(Zuckerkandl tubercle)가 이루는 조그마한 공간에 물이 고여

있는게 보이지?  이 공간을 세브란스 호수라고 내가 이름지어 줬지. 이 호수의 내측에 상부 부갑상선이 위치 한단 말이지.

부갑상선 찾는 랜드마크가 된다고.  국제학회에서 발표한일이 있었지, 여기 부갑상선이 보이지?""

"교수님 이름붙인 레이크라고 하시지요"
"뭘 그렇게 까지, 쪽 팔리잖아, 여기 이 작은 동맥은 세브란스 동맥이라고 이름 붙여 줬지, 해부학 책에는 없는 동맥이지,

이거 놓치면 출혈이 많이 된다고..."

이래저래 수술하면서 전공의를 교육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후대를 키워야 미래 환자가 행복해질 것이 아닌가.

오늘 수술도 간단한 수술은 아니었지만 성공적으로 되었다고 자평한다.


저녁 회진 시간, 병실의 환자는 편안해 보인다. 우려하는 손발저림도 없다. 목소리도 좋다.

환자가 말한다.
"교수님, 아까 하이파이브 덕에 이렇게 수술이 잘되고 경과가 좋은 것 같아요. 수술 절개선도 짧구요"

"그런 뜻에서 다시 한번 하이파이브...ㅎㅎ..앞으로 방사성요드치료 두어번 하면 평생 잘 살겁니다"
"교수님 책세권 다 사 봤어요"


병실을 나오면서 한나와 전공의 닥터 민에게 말한다.

"책을 읽고 온 사람은 확실히 호감을 느끼고 이해를 잘 하는 것 같애"

"맞아요, 확실히 그런 것 같아요"

피로가 쌓인 불금 오후지만 마음은 따뜻해 지고 있다.

"그래, 이 맛에 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8/12/03 13:29 2018/12/03 13:29

진료일지(486 ) :2018년 11월29일

40대 여자사람 환자 :의사가 마당쇠 신세로 전락할지 모르겠는데?


2018년 11월29일 저녁회진 시간, 내일 수술받기 위하여 입원한 환자들을 보기위해 병실로 간다.

먼저 00병동에 입원해 있는 40대초 여자사람 환자를 만나 내일 수술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의무기록을 보니까 수술받는 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군요. 내일 수술은 여기 기록을 보다시피

암이 왼쪽에 있고 오른쪽에도 암의심 결절이 또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양쪽 갑상선을 다 떼는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말하고 있는데 환자옆에서 듣고 있던 남편분이 말을 해온다.

"저 교수님, 좌측 반절제만 해주십시요, 우측 갑상선은 남겨두시고요"


앵? 이게 무슨 소리야, 환자측이 수술범위에 대하여 통고식으로 말을 해오다니? 세상에 무슨 이런 경우가?

이 환자는 사실 2년전에 진단이 되어서 수술전 검사를 다 하고 입원해서 수술만 하면 되는데 그만 수술을 거절하고

외래에서 추적만 하다가 이번에 마음이 결정되어 수술 받기 위해 조금전에 입원한 것이다.
근데 수술범위를 환자측이 결정해서 말을 해오는 것이 아닌가. 내참,  한평생 의사생활하는 동안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환자측에서 먼저 수술범위를 어떻게 해달라라고 하는 것은 정말 첨이다.


어제 아침, 수술전 환자의 영상을 점검할 때 왼쪽 갑상선 뒷 피막에 붙어 있는 0.9cm 결절이 유두암임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나머지 오른쪽 결절도 모양으로 봐서 암이었던 것이다. 저에코에 키가 커고

(taller than wide) 삐죽삐죽 종양표면을 보여 유두암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만성갑상선염이 동반되어 양쪽엽이

시커멓고(hypoechoic) 얼룩이 쫙 깔려 있다. 이때는 전절제술이 답이다.


"왜 굳이 반절제를?"

"전 절제를 하면 약을 평생 복용해야 되잖아요"
"아, 예,  근데 환자분은 만성갑상선염이 있어서 반절제해도 약을 복용해야 되는데요"

"그리고 전절제를 하고 나면 갑상선이 없어지잖아요, 나중에 다시 붙일 수 있으면 몰라도..."

"네? 암이면 첫수술 때 완벽하게 제거해야..."

"제 생각은 요,  제가 경제력은 좀 되니까 우선 반절제하고 경과 봐가면서 나머지 수술을 하게 되면 하려구요"

"의학적인 측면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요, 의사로서의 양심도 허락이 안되고...

환자측의 의견은 고려하겠지만 의학적 원칙에 위배되는 수술은 할 수 없겠는데요. 환자측이 이렇게 원한다고 그대로

수술을 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환자의 남편은 최대한 정중한 태도로 필자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려는 면이 보이지만 의료진의 권유를 받아들일

준비는 안되어 있는 것 같다.

"지금 당장 결정을 하기에는 서로간의 생각의 차이가 큰 것 같군요. 환자측과 의료진의 생각이 일치 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하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지요. 좀더 시간을 가지고  생각해 보고 수술을 결정하는게 어떨까요?

이럴 때는 타병원의사의 의견도 들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제2의견(2nd opinion)을 얻는다는 것이지요.

미국에서는 의료진과 한마음이 안되면 꼭 제2 의견을 물어 보라고 하고 있지요"

"교수님이 한국 최고 명의인데도요? , 좀 생각해 보겠습니다"


다른 병동 환자를 돌아 보면서 전공의와 얘기를 나눈다.

"요즘 환자들중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소리를 하는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 같아. 환자측 나름대로 정보를 분석하고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이겠지만 평생 이 방면의 공부를 해온 나도 수술범위를 결정할 때 어떤 것이 환자에게 가장 좋을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도 어려운 일인데 일반인들이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자기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생각이야.... 의료진을 불신해서 그런지도 모르겠고,, 요즘 사법부 불신하듯이 말이야"

"그래도 수술범위를 환자측이 결정해서 그대로 해달라는 것은 아무래도 이해가 안되는데요.  전문적인 문제인데....

000교수님이라면 당장 퇴원하라고 했을 것 같아요"
"아무리 그래도 환자측에 상처되는 말은 삼가해야지, 저런 환자일수록 더 정중하게 대해야 한다고"


남은 환자들의 회진을 끝내고 다시 문제의 환자를 보러 간다.

"어째 좀 생각해 보셨어요? 지금 당장 결정하지 말고 일단 퇴원해서 몇개월 더 고민하고 결정해도 됩니다.

마음 편하게 결정되면 그때 가서 수술 받도록 하지요"
"예, 좀 더 고민해 보겠습니다"


전공의 닥터 민에게 환자측이 마음의 결정이 되면 알으켜 달라고 하고 퇴근길에 오른다.

얼마 안 있어 전공의로 부터 연락이 온다.

"교수님,  환자측이 먼저 퇴원하겠다고 했데요"

"그래, 잘 되었다, 수고 했다"

근데 가슴 깊숙한 곳에서 찜찜한 그 무엇이 굼틀거리면서 올라 온다.

"이러다가 앞으로 의사라는 직업이 환자가 시키는대로 해야 하는 마당쇠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르겠는데?"화남 노란 동글이


2018/12/03 11:13 2018/12/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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