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58) :2018년 8월1일

40대초 여자사람 환자 : 재발 잘 하는 암이지만 또 고칠 확율은 높다


2018년 7월31일 이른 아침, 다음날 수술할 환자의 영상과 데이터를 점검한다.

"40대초 이 여자환자는 미국에서 왔는데  3년전(2015년6월12일)에 왼쪽 반절제를 받은 과거력이 있어,

내가 수술 했는데 당시 유두암이었고 암사이즈 0.9cm에다 림프절 전이도 없고해서

반절제하고 왼쪽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했단 말이야, 아무 탈없이 퇴원하고 신지로이드 복용없이

1년마다 추적검사했는데 첫1년은 아무 문제 없었고, 2년째 찍은 초음파에서 수술한 왼쪽은 깨끗하고 재발흔적이 없었는데

오른쪽 남은 갑상선 날개에  짝은 깨알 같은 것이 보인단 말이야,

당시 너무 작고 모양도 괜찮고 해서 그냥 추적만 하기로 했던 거지, 영상의학과 판독도 재발은 아니라 했고....

근데 말이지, 수술3년 째 되는 지난 7월21일 초음파 영상이 좀 이상하게 보인단 말이야.

2017년에 보였던 깨알 결절이 0.5cm와  0.36cm로 커지고 모양이 이그러져서

세침검사를 했더니 아이구야, 유두암이라는 거야, 그것도 3년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좀 성질이 나쁜 공격적인 종류

(aggressive type)같다는 것이지. 그리고 그전에는 안보이던 또 한개의 결절이 0.32cm크기로 나타났단 말이야.

결절 3개가 다 0.5cm도 안되는 미세암이어서 미국 가이드라인대로 라면 두고 보자할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기분이 나빠 수술을 권유했지. 다행히도 환자가 응해 줬고...."


 2018년 8월1일 오전,  환자가 수술실로 오기전 콩콩이 닥터 김과 이 환자의 영상을 다시 복습한다.

"우축 갑상선속에 작은 암 결절이 세개 있지만 아직 피막 침범도 중앙경부림프절도 없어 수술은 어렵지 않게 될 것 같애,

근데 좌우 측경부림프절이 좀 커진 것 같거든, 어떻게 생각해?"
"그렇네요, CT스캔에서 좌우 레벨2와 3 림프절들이 커져 있고  조영 증강(enhance)이 된 것이 한두어개 있어요

 초음파로 다시 확인하는 게 좋겠는데요"

"동감이야. 지금 초음파실로 환자를 내려 오게 해서 전이 림프절인지 꼭 확인해야 되겠는데,

전이 된 걸 놓지면 또 재발이 되니까.......또 재발되면 환자가 환장하겠지, 아마"


초음파실로 출동해서 영상의학과 손교수와 얘기한다.

"미국LA에서 온 재발 환잔데 잘 봐주셔, 림프절들이 CT스캔에서 크게 보이는데 혹시 전이가 아닌지 봐주셔"

"교수님, 이걸 재발이라 하면 안되지요, 완전 새로 생긴 거지요, 옛날 수술한 자리는 깨끗한데요,

커진 림프절이 몇개 보이기는 하지만 모두 지방문(fat hilum)이 보여 반응성비대(reactive hyperplasia)같고요,

오른쪽 레벨 3에 있는 거는 좀 이상하니까 마킹(marking)해 드릴게요. 수술 때 긴급조직검사로 확인해 보시죠"


의학적으로 의사들은 치료 후에 암이 다시 나타는 것을  (1)완전 새로 생긴 것,

(2)보이지 않던 미세암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눈에 뜨일 정도로 커진 것, (3)암덩어리를 다 떼내지 못해

남아 있던 잔여 암이 다시 커진 것 등으로 구분해서 생각하고 있지만

환자들은 수술후 어떤 원인이든 암이 다시 나타나면 재발이라 생각한다.


 수술은 옛날 절개선을 약간 더 확대해서 오른쪽 레벨 3 림프절을 먼저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남은 오른쪽 갑상선을 떼는 완결 전절제술을 한다. 이때는 부갑상선과 성대신경 보존에 더

신경을 쓰야 한다. 다행히도 초음파나 CT스캔에서 보이는 것 처럼 갑상선 본체는 흉악하지 않아 수술은 스무스하게 끝난다.

례벨 3림프절의 긴급조직검사만 통과하면 오늘 수술은 이것으로 종결될 것이다.


 "자, 림프절 조직검사 결과 어떻게 되었노?"

"프리(free)로 나왔습니다"

"전이가 없다 이 말이지? 이제 성형수술식으로 이쁘게만 닫아주면 되겠구만.....재발이든 새로 생긴 것이든 환자입장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일거야, 미국에서 여기까지 날아온 보람이 있어야 될텐데. 오늘 수술은 깨끗하게 된 것 같긴한데...

그래도  공격적 타이프이어서  확인 사살용으로 고용량 방사성요드 치료는 해야 할거야"


병실에 돌아온 환자는 수술대 위에서  무표정하던 것과는 달리 눈자위가 벌겋게 울었던 흔적이 역력하다.

"아니, 수술도 생각했던 것 보다 잘 되었는데 왜 울어요?"

옆에서 간호하고 있던 환자의 여동생이 말한다.
"미국에 있는 남편과 지금 막 전화를 해서 그래요"

"아, 그랬었구나..."

 어찌됐던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재발 수술이란 것을 받았으니 마음의 상처가 컸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암보다 비록 재발 잘하는 암이지만 또 고칠 확율이 높아 장기생존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미소 노란동글이

2018/08/09 16:02 2018/08/09 16:02

진료일지(457):2018년 7월30일

20대 후반 여자사람 환자:피막침범 되었다고 다 전절제 하는 것은 아니다


8호 수술실, 아가씨 같은 애기엄마가 옮겨져 온다. 눈자위가 벌겋고 눈물이 맺혀 있다.

"울었어? 염려 말아요, 큰 수술아니니까 간단히 끝내 줄게요. 근데 어릴  때 심장 수술 받아았다구요?  생활에는 지장 없었구?"

"네, 태어나서 5개월 때 심실중격 결손 수술 받았어요"

"계단 몇층 숨차지 않고 올라갈 정도면 심장 문제는 없어요,  큰 이변이 없으면 오른쪽 반절제로 끝날 가능성이

많아요, 안심하고 한숨 자고나면 끝나 있을걸요"
 

사실 이 환자는 2014년 7월 검진에서 우측 갑상선날개에 0.52cm 크기의 유두암이 발견되어 필자를 찾아 왔던 것이다.

1cm도 안되는 작은 암이었고 위치가 갑상선 피막과도 약간 거리가 있고 초음파영상에서 림프절 전이도 안보이는 것

같아 즉시 수술하는 것 보다 매년 검진해서 커지면 수술하자고 권유하였던 것이다(적극적 감시 또는 지연 수술).

물론 1cm미만 미세 암이라도 (1) 피막을 뚫었다든지, (2) 림프절 전이가 보인다든지, (3) 원격전이가 있다든지, (4) 성대신경 근처에

위치해 있다든지, (5) 기도 근처에 있다든지하면  기다리지 말고 수술을 권유해야 한다.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ence)란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를 해서 암의 크기가 3mm이상 커지거나 상기한 1,2,3,4,5의 소견이

나타나면 수술한다는 개념이다. 즉 좋은 위치의 작은  암은 즉시 수술을 안해도 생존율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 https://cafe.naver.com/thyroidfamily/51927 참조)


이 환자는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ence)정책에 따라 매년 초음파 검사로 추이를 지켜 보고 있었는데

2014년에 0.52cm이었던 것이 2015년--0.6cm, 2016년 --0.67cm, 2017년 ---0.8cm으로 점차 커지면서 위치가

슬슬 총경동맥 근처 피막까지 근접해지고 있었다.

암덩어리가 피막을 침범하면 혹시 반절제해도 되던 것이 전절제를 해야 될 상황이 될지 모르겠다 싶어 반절제 가능성이

높을 때 수술받는 것이 좋겠다 권유했는데, 마침 임신이 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출산후에 수술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출산후 재검한 초음파 영상은 암 사이즈는 0.8cm 그대로이나 모양이 좀더 이그러지고 피막침범이 더 확실하게 보였지만

피막을 뚫고 피막밖으로 진출하지는 않은 것 같다.


미국 합동암협회(AJCC)에서 암병기를 결정할 때 T(종양상태),N(림프절 전이),M(원격전이)을 조합하여

생존율을 예측하기 위한 TNM병기를 5년 간격으로 개정 발표한다.

7판을 개정한 8판은  2018년1월부터 사용하기로 했는데 갑상선 피막침범(thyroid capsule)에  대한 내용을 보면

7판에서는 피막까지만 침범이 있는 경우와 육안이나 영상에서 피막 밖 장기까지 뚫고 나간 경우를 같이 취급해서 치료방침을

결정하도록 하였다. 즉 피막까지 침범이 있거나 피막 밖까지 뚫고 나갔거나를 가리지 않고 같은 T병기로 생각하여

갑상선 전절제를 해야 된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8판에서는 피막밖까지 뚫고 나가서 주위 장기를 침범했을 경우에만 전절제를 해야 된다고 바뀌게 되었다.

그전에는 반절제를 하고 나중 영구조직검사에서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던  현미경적 피막침범이 발견되면

다시 수술실로 가서 남은 갑상선을 다 떼는 완결갑상선절제술을 해 왔던 것이다.

말하자면 현미경적 피막침범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TNM병기 결정에서는 무시해도 된다는 것이다.

피막침범이 되었다고 다 전절제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콩콩이 닥터 김에게 물어 본다.

"이 환자 피막침범(abutting)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당연 반절제죠, 큰 림프절 전이가 없다면요"

"그렇지, 근데 요새도 피막침범 있다고 전절제하는 병원이 있다는게 문제지..."

오늘 이 환자는 초음파영상에서 피막침범(abutting)이 있기는 하지만 피막 밖으로 뚫고 나가지는 않았기 때문에

반절제만 해도 충분한 수술이 되는 것이다.


최소침습기법으로 반절제 수술이 끝난 병실의 환자는 벌써 나이롱 환자가 되어 앉아 있다.

"아까 수술실에선 왜 울었어요? 5개월 짜리 아기가 보고 싶어서?"

"네, 아기가 보고 싶어서요, 근데 교수님, 내일 퇴원하면 안되나요?"

"벌써 가려고? 지금 상태로는 내일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지, 수술대에 누운 엄마환자는 자기 몸 보다는 아기를 먼저 생각하더라구,

그리고 집에 두고온 애기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거지.  이게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이더라구...미소 노란동글이

2018/08/09 16:01 2018/08/0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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