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75) :2017년 8월9일

34세 여자 사람 환자 :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유두암을 잘 동반한다

수술 전날인 어제 저녁 병실 회진시간에 30대 젊은 여자사람 환자에게 말한다.

"내일 수술은 아직 어떻게 할 것이라 결정하지 않았어요. 왼쪽 갑상선에 있는 미결정 결절이 아직

암인지 아닌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먼저 고놈을 떼서 긴급조직검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암으로 나오면

암수술을 할 거고 아니면 만세 3번 하고 수술을 끝낼 겁니다. 제발 만세 만세했으면 좋겠어요?

밤동안 기도 열심히 하십시다. 암으로 나오지 말라고..."
"네, 그런데 오른쪽 작은 것은 어떡하구요?"

"지금으로서는 괜찮을거라 생각하고 있는데 글쎄.. 내일 조직검사 결과보고 결정하지요"

이 여자사람 환자를 처음 만난 날은 2년 6개월전인 2014년 12월 4일이었다.

건겅검진에서 왼쪽 갑상선 날개에 0.58cm, 오른쪽 날개에 0.42cm 크기의 작은 결절이 발견되었는데. 왼쪽 결절에서

비정형세포(atypia)나오고 오른쪽 결절은 너무 작아 세포흡입이 안되는 상태였다고 한다.

1cm도 안되는 작은 것이어서 일단 1년마다 초음파 하면서 모양과 사이즈가 어떻게 변하나 지켜보기로 하였다.

1년 후인 2015년 6월 검사에서 사이즈 변화없고 세침검사가 만성갑상선염인 하시모토 갑상선염(Hashimoto's thyroiditis)으로 나와

일단 더 지켜 보기로 하였는데, 왼쪽 결절의 모양이 좀 이그러지게 보여 환자에게

"사이즈가 1cm넘으면 수술을 고려하자" 하고 1년 후에 다시 검사하기로 하였다.

1년후가 되는 2017년 6월29일 추적 초음파검사에서 어라?, 왼쪽 결절이 1.18cm으로 커지고 모양도

저에코 음영에다 가장자리가 송충이 눕혀 놓은 것처럼 불규칙하게 보인다.

다시 세침세포검사를 해 봐도 하시모토 갑상선염세포만 보이고 암세포는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어? 이상하다? 모양만봐서는 갑상선유두암인데? 영상의학과 김교수는 어떻게 생각하셔?"

"글쎄요, 만성갑선염인 것 같기도 하고 유두암인 것 같기도 하고..."
"우리 전임의 닥터김은 어떻게 생각하셔?"

"저는 암에 한표 던지겠는데요"

"세포검사가 암이 아닌 하시모토라고 해도 나는 수술을 해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냄새가 난단 말이야, 다행히도 환자가 수술에 동의를 해주어서 수술할 수 있게 되었단 말이지"

수술은 우선 왼쪽 최소침습절개선을 넣고 왼쪽 마의 삼각지대에 있는 문제의 결절을 적출해서 긴급조직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수술 범위를 결정하기로 한다.

환자의 목이 두꺼워 최소침습절개로 수술하기에는 시야가 좁아 답답하였지만 무사히 떼어내는데 성공한다.

긴급조직검사결과가 나올 때 까지 레지던트와 닥터 김에게 얘기를 해준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에서는 세가지를 기억 해둘 필요가 있지, 즉 이 병이 생기면 90% 이상이 갑상선기능저하증에 빠지고,

갑상선암이 일반 갑상선보다 잘 생기고(JCEM 2013;98(2):474~482), 나중에는 갑상선 악성림프종이 잘 생기는 것으로 되어 있지.

재미 있는 것은 하시모토에서 생긴 갑상선암은 일반 암보다 재발이 좀 적다는 것이지, 아마도 암주위의 염증반응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확실한 것은 잘 모르는 것 같아"

30여분후에 긴급검사경과가 컴터에 올라온다. " 갑상선유두암임"
"그 봐라, 세포검사에서 암세포가 안보인다해서 100% 믿으면 안된다구, 세침검사하는 의사의 실력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단 말이지. 주치의가 영상과 환자의 경과를 보고 종합판단해서 의심스러우면

오늘같이 진단적 결절 적출술을 해서 확실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구, 이 환자는 오늘 전절제를 해주는 것이

앞날을 위해 좋다고 생각해, 반대편에 4mm 미결정 결절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지,

어치피 반절제든 전절제든 이 환자는 평생 신지로이드를 복용해야 되니까..."

왼쪽 갑상선날개를 절제할 때에 위치가 마의 삼각지대이어서 성대신경 보존에 진땀을 흘리고, 오른쪽 날개를 뗄 때에도

좁은 수술시야에서 딱딱하게 굳은 만성갑상선조직 때문에 몇차레 식은 땀을 흘리고 나서야 수술을 끝낼 수 있었다.

" 목 굵은 환자에서 최소침습수술은 안한다고 해놓고 오늘도 또 사서 고생했단 말이지....,

그래도 우짜노, 젊은 여성환자인데........"


병실의 환자는 상태가 양호하다.아무런 문제가 없다.목소리도 좋고 손발저림도 없다.

"아이고, 만세 만세를 못하게 되었어요, 그렇다고 너무 서운해 하지는 말구요"

"괜찮아요, 교수님, 근데 방사성요드치료는 하게 되나요?"

"아, 그거는 나중에 현미경 조직 검사 결과 보고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 환자의 예후는 좋을 것이다. 하시모토에 생긴 갑상선암이니까 말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7/08/10 15:33 2017/08/10 15:33

진료일지(374 ) :2017년 8월7일

28세 여자 사람 환자 :암은 작을 때 작은 수술로 고치는게 정답이란 말이지....


이른 아침 병실 회진 시간, 오늘 수술할 20대 아가씨를 만난다. 피부가 하얀 미인 아가씨다.

병상은 비슷한 분위기의 엄마가 지키고 있다.

"에고, 환자가 어머니 연배 같아도 고민을 덜 할텐데 요렇게 예쁜 아가씨를 수술하려니까

훨씬 신경이 쓰이는 구만, 흉터 작게 예쁘게 해 주어야 하는데 오른쪽 옆목 림프절이 커진 것이 마음에 걸리는데요.

암이 퍼져서 그런 것이라면 수술 절개선이 좀 길어 질 것이고, 아니라면 최소침습 작은 절개선으로

가능할거고......."
큰 수술이 될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해 주는데도 이 아가씨는 별로 동요도 하지 않고 교수님이 알아서 잘 해주겠지 하는

표정을 짓는다.

이렇게 보석같은 딸이 수술을 받게 되면 어머니가 더 안타까워 하고 불안해 하는데 이 모녀는 속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겉으로는 그런 티를 내지 않는다. 의료진을 너무 신뢰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갑상선에 문제가 있다고 알았던 것은 2년전 지방대학병원에서였다고 한다.

그 당시 세침검사에서 만성 갑상선염이 심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암이 있다는 진단은 받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별 걱정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지난4월27일 규모가 작은 개인의원에서 다시 세침검사를 했더니

갑상선유두암이 양쪽 날개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에는 듣던 대로 심한 만성갑선염 소견이 양쪽 날개에 짝 깔려 있고 오른쪽 날개에 0.5cm,

왼쪽 날개에 0.6cm 크기의 전형적인 유두 암덩어리가 자리잡고 있다. 오른쪽 것은 앞쪽 피막을, 왼쪽 것은 뒷쪽

마의 삼각지 근처의 피막을 침범하고 있다.

좀더 암이 퍼진 상태를 알기 위한 초음파스테이징(ultrasonographic staging)과 CT스캔을 찍었더니

중앙경부림프절은 물론 오른쪽 레벨 3와 4 림프절들이 장난 아니게 커져 보인다.

"흠, 저놈들 위치 표시해서 수술할 때 체포해서 조사해 봐야 겠는 걸..."


수술실에서 닥터 김이 말한다.

"교수님, 혹시 만성갑상선염 때문에 커진 림프절이 아닐까요?"

"그러면 얼마나 좋겠노. 간단히 최소침습으로 갑상선만 수술하고 나오면 이 아가씨한테는 만세 만세

에헤라디야지, 그래도 오른쪽 옆목림프절중에 커진 놈들을 체포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그 결과에 따라

수술범위를 결정하도록 하지"


수술은 우측 최소침습 절개선을 3.5cm길이로 디자인하고 옆목 청소술에 대비해서 더 옆으로 확장할 수 있는

절개 디자인선을 그려 놓는다.

3.5cm절개선을 통해 시야는 좁지만 오른쪽 레벨3과 4의 림프절중 커져 있는 놈들을 떼어 검사실로 보내고

갑상선 전절제와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시행한다.

심한 만성갑상선염 때문에 조직이 굳어서 수술조작과 지혈작업이 어려웠지만 그럭저럭 갑상선 전절제술이

무사히 끝난다.

"이런 만성갑상선염이 심할떄 전절제를 하면 부갑상선 혈류가 나빠져서 저칼슘혈증이 잘 생기지. 손발에 쥐가 잘 나고.."


30여분 후에 긴급조직 검사 결과가 컴터에 올라 온다. "레벨 3에 3개의 전이가 있음, 레벨 4에는 전이가 없음"

" 아이구, 할 수 없지, 오른쪽 옆목 청소술을 추가해야지, 뭐"
3.5cm 최소절개를 약 3cm 더 옆으로 확장해서 오른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을 추가로 해준다.

"하~~, 아깝다, 아까워, 2년전 그때 발견되었더라면 작은 수술로 해결되었을지도 모르는데.....

하긴 작은 암은 수술 안해도 된다는 망령이 날아 다니고 있으니 알았다 하더라도 수술을 안 받았을 수도 있었겠지.

그리고 이렇게 작은 암도 옆목 림프절로 퍼질 수 있다는 걸 일반 의사들은 잘 모르니까 말이지...."


수술후 찾아간 병실은 어머니와 아버지가 딸을 지키고 있다.예쁜 딸의 목에 수술흉터 만들어 준 것이 미안해서 변명하듯 말해준다.

"수술은 합병증 없이 깨끗하게 잘 되었습니다. 절개선이 좀 길어 졌지만 그래 봤자 옛날 수술의 반정도 길이 밖에

안됩니다. 나중에 레이져 치료등으로 흉터관리를 받으면 크게 실망은 안할 것입니다"

병실을 나서면서 혼자 생각에 빠진다.

"역시 암은 작을 때 작은 수술로 고치는게 정답이란 말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7/08/10 15:33 2017/08/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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