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51 ) :2017년 5월25일

40대 여자사람 환자:인공 홀몬보다 자연산이 나을 것 같아서요


목요일 외래 환자 보는 시간, 2010년에 갑상선 유두암으로 전절제수술을 받은 40대 초반 여자 사람 환자가 들어 온다.

수술후 5년까지는 1년에 한번씩 재발검사와 갑상선홀몬 처방을 받기 위해 내원하고 그 이후에는 재발이 없으면 2년에

한번씩 추적관찰하기 위해 내원하고 있는 환자다.


추적 기본 검사로는 갑상선초음파와 갑상선 피검사를 내원할 때 마다 하게 되어 있다.

재발이 가장 많이 되는 부위가 갑상선이 있던 중앙경부와 옆목의 내경정맥을 따라 분포해 있는 림프절 이기 때문에

초음파로 이들 부위를 기본 적으로 탐색한다.

작은 재발을 찾는데는 초음파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혈청 티로글로부린(Tg), 갑상자극홀몬(TSH), T3, T4 갑상선 홀몬, 갑상글로부린 항체(antiTgAb)를 측정해서

갑상선 홀몬 투여량이 적정한지 암 지표의 변화는 없는지 살펴 본다.

만약 이 기본 검사로 재발이 의심되면 CT, MRI, PET-CT등 여러가지 정밀검사가 추가 된다.


혈청Tg가 갑상선 홀몬(신지로이드)을 복용하는 상태에서 0.1ng/mL이하, 또는 갑상홀몬을 끊은 상태에서 1ng/mL이하로

측정되면 일단 암세포의 활동은 멈춘 것으로 해석된다.

갑상선유두암 세포 표면에는 TSH 수용체가 있어 만약 TSH가 들어 오면 이들과 수용체가 결합하여 암세포가 성장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갑상선암 수술 후에는 TSH를 낮추어서 암세포와 결합하지 못하게 하는 작전을 쓴다.

TSH는 되돌이먹이 기전(feed back mechanism)으로 갑상선홀몬이 많이 들어오면 낮아지게 되고

갑상선 홀몬이 모자라게 되면 높아지게 된다.


과거에는 갑상선암 수술후에는 일률적으로 정상보다 약간 높게 갑상선홀몬을 투여하여 즉 갑상선기능항진증에

가깝게 유지하여 TSH를 최저치로 낮추려고 했는데 최근에는 갑상선암의 위험정도에 따라 홀몬 투여량을 조절하려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다.

너무 과량이 투여되면 심장두근 거림,불면증, 골다공증, 조기폐경등의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저위험군은 TSH농도를 0.1~2.0 mU/L, 중간위험군은 0.1~0.5mU/L, 고위험군은 0.1mU/L 정도로 유지하려 하고 있다

(Int J Thyrodol 2016;9(2):59~126).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갑상선을 절제해서 부족하게 된 홀몬을 보충하여 우리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오늘 오후에 내원한 여자사람 환자는 그동안 착실하게 추적검사를 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별 문제가 없겠지 생각하며

컴터에 올라온 결과를 보는데 어라?, TSH가 32.77mU/L 로 증가 되어 있지 않은가. 그동안 TSH는 0.1mU/L로 걱정이 없었는데?

"아주머나 혹시 약을 제대로 복용 했는지요?"

"네, 복용하긴 했는데 신지로이드는 아니고 알XX이라는 자연산 갑상선 홀몬을 복용해 왔어요"

"네? 왜 그렇게 했어요?"
"인공 홀몬보다 자연산이 나을 것 같아서요"
"아이고....또 사이비에 속았구나, 그래 가격은 얼마나?"

"외국에서 온 것이라고 비싸게 지불했어요"

"에휴~~,그게 더 좋다면 왜 정통학계에서 연구하고 안 썼겠어요. 다행히도 지금 재발은 안되었지만 TSH가 올라가면 이게

암을 재발하게 하지요, 또 기능저하증이 와서 모든 생횔이 불편할텐데요. 또 콜레스테롤도 올라가고 심장도 붓고,

몸도 붓고,,,,피곤하지는 않아요?"
"맞아요. 피곤해서 곧 쓰러질 것 같아요"


이 아주머니는 그래도 나은 편이다.

이상한 논리를 가진 사이비 의사의 말을 믿고 아예 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도 있었으니.....

그때 그 환자는 TSH가 100mU/L이상이 되었지 아마.

우리 몸에는 자연 복구하는 능력이 있으니까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그 사이비의

말을 신앙처럼 믿고 있었으니.....참, 세상에는 이해되지 않는 이상한 사람들이 아직도 많단 말이지.

하긴 의괴대학 교수직에 있는사람도 이상한 논리로 환자를 현혹시키고 있는 마당에 이 정도는 약과겠지 뭐......화남 노란 동글이


사족: 신지로이드 복용상태 Tg 0.1 ng 이하, 끊은 상태 1ng 이하라는 지표는 갑상선전절제후 방사성요드치료를 끝낸 환자에게 해당되는 수치이고, 요드치료를 생략한 환자, 반절제 환자, 자가항체(TgAb)가 높은 환자는 이 지표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17/05/29 11:14 2017/05/29 11:14

진료일지(350 ) :2017년 5월22일

62세 여자사람과 54세 남자사람 환자:작은 잘못이 큰 위험한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른 아침 병실 회진 시간, 오늘 수술중 가장 큰 수술이 예정된 60대 여자사람 환자를 만나려 간다.

어?,그런데 병실침대에는 환자의 자녀인듯한 젊은 남녀가 평상복으로 침대에 누워 있다.

환자는 어디로 가고?, 이미 설명이 되어 있지만 자녀들에게 오늘 시행될 수술에 대하여 다시 설명을 해 준다.

설명을 끝내고 병실 복도에 나오니까 복도 끝에서 환자와 남편분이 우리 쪽으로 걸어 온다.

"안녕하세요, 오늘 수술환자중 가장 VIP( very important patient)입니다. 가장 신경쓰이는 중요한 환자라는 뜻이지요.

심하지는 않지만 왼쪽 갑상선 날개의 유듀암이 중앙림프절과 왼쪽 옆목 림프절에 퍼져서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좌측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이 될 것입니다"

"큰 수술이지만 좀 예쁘게 되었으면 합니다"
"예, 염려 마십시요. 옛날에는 절개선이 엄청 컸지만 요새는 최소침습기법으로 6~7cm길이로 충분히 잘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귀밑까지 절개선이 올라가는 수술을 하는 병원이 있기는 하지만 오늘은 최대한 이쁘게 해드리도록

신경쓰겠습니다"


16호 수술실 수술 테이블로 옮겨 눕는 환자에게 물어 본다.
"어떡하다가 발견되었어요?"

"아, 교수님께서 우리 딸 갑상선암 수술을 작년 12월에 해 주셨잖아요. 딸이 검사 해보라 해서 했더니 이렇게 발견되었어요.

또 목에 가시가 걸리는 느낌도 있었고요"

"아, 그랬군요, 암이 식도 근처에 있기는 하지만 아직 식도를 침범하지는 않은 것 같으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됩니다요".

그렇다. 초진 때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에는 0.8cm 암덩어리가 기도- 식도 협곡(tracheo-esophageal groove)에 꽉 박혀 있어

식도, 기도, 성대신경이 위태로운 지경에 놓여 있지만 그냥 기분에는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이상한 것은 갑상선 본체의 암덩어리는 0.8cm로 작지만 중앙경부 림프절 크기가 1.03cm로 커져 있고, 왼쪽 옆목 레벨 3, 4 림프절도 1.29cm로 커져 있다는 것이다. 1.29cm 옆목 림프절의 세침검사 결과는 전이가 있는 것으로 되어 있고 반대편 갑상선 날개에도

정체를 알 수 없는 미결정 결절이 두개가 보인다.

"흠, 가족성이 있어서 처음부터 좀 심하게 퍼져 있는지도 모르지...."


큰 수술이라 정성을 들인 만큼 수술은 계획한대로 정말 차질없이 잘 진행된다.

예정된 시간보다 빨리 끝나 에헤라디야, 퇴근 때 체육관에 들려도 될 것 같다.

수술이 다 끝나갈 즈음 전공의가 다급하게 보고를 해 온다.

"저~~, 아침 첫 케이스로 우측 최소침습 반절제한 54세 남자 환자가 병실로 옮긴 후에 수술부위가 부풀어 오르고 있다고 해서

병실로 가 봐야 겠습니다"

"어?, 좀 전에 올려 보낼 때는 괜찮았는데.... 빨리 가서 보고 심하면 즉시 다시 수술실로 보내라고! "

잠시후에 연락이 온다.
"교수님, 호흡곤란은 없는데 부어 오른 걸 봐서 수술실에서 지혈작업을 해야 될 것 같은데요"

"그럼 빨리 내려보내, 보호자에게 안심하라고 위로하고...간단한 최소침습기법 사용하고 난 다음에 이런 일이....병실 올라가다가

근육층에서 실핏줄이 터진 것일거야"


16호실 수술이 끝나고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환자가 도착하지 않는다. 전공의를 호출한다.

"어떻게 된 거야? 왜 안 내려와?"

"저~~, 환자 수송하는 보조수가 안와서요"

"뭐라구? 자네가 직접 옮기라구, 뭔 한가한 소리 하고 있노"


수술실로 다시 내려오는 환자와 보호자인 와이프를 수술실문 앞에서 맞이 한다. 이 와중에도 환자와 보호자의 표정이 온화하다.

분명 속으로는 불안할텐데도 필자를 보고 미소를 지어 준다.

피하 출혈반점이 있는 걸 보니까 심각한 출혈은 아닌 것 같다. 간단히 지혈될 것 같다.

"환자분, 잘 될 것입니다, 걱정 안하셔도 되겠습니다"

정말로 간단히 지혈작업이 끝난다. 최소침습수술은 피부 바로 아래에서 흉쇄유돌근과 띠근육(strap muscle)사이를 벌려

갑상선을 절제하게 되어 있다. 근육을 벌릴때 작은 실핏줄이 노출되어 결찰을 해 주었는데 이것이 다시 터졌나 보다.

상처를 열자마자 터진 실핏줄이 눈앞에 나타난다.

하~~, 조심하고 조심했던 갑상선절제 부위는 멀쩡하고 엉뚱한 근육층 실핏줄이 말썽을 일으킬 줄이야....


지혈작업이 끝나고 회복실에서 다시 환자를 만난다.

"아이고, 미안 합니다. 그만 고놈의 작은 실핏줄이 터져서....이제는 괜찮을 겁니다"

하루 안에 두번 수술실에 왔는데도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보내준다. 그러니까 더욱 미안하다.

저녁 병동회진시간에 만난 환자의 상태는 양호하다. 환자는 물론 와이프도 불평없이 웃는 얼굴로 의료진을 맞이해 준다.

천성이 착한 사람들이다. 다시 한번 오늘 일어난 이벤트에 대하여 설명하고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


"수고 많았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뒤로하고 병실을 나서면서 전공의와 전담간호사에게 말한다.
"환자에게는 큰 수술이나 작은 수술이나 똑 같이 정성을 들여서 해드려야 한다구,

아주 작은 잘못이 큰 위험한 결과로 연결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지"시무룩 노란동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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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16:42 2017/05/24 16:42

진료일지(349) : 2017년 5월15일

39세 남자사람 환자 :이래도 갑상선암 검진이 필요 없다고 할 것인가?


16호 수술실, 엄청 큰 덩치의 건장한 30대후반 남자사람 환자가 들어온다.

"아니 체중이 어떻게 돼요?"
"110kg 됩니다"
"키는?"

"................."

"닥터 김, 이분 비만지수 계산해봐"

"35.5 인데요"
"고도 비만이군, 비만이 암 발생의 20% 기여한다는 건 알고 있겠지? 갑상선암도 비만인에게 잘생기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 환자에게 오늘 수술에 대하여 다시 간단히 설명한다.

"암이 오른쪽 갑상선 날개와 협부에 여러개가 엉켜 있고. 오른쪽 중앙경부림프절에 전이가 되어 있어 전절제를 할 겁니다.

문제는 오른쪽 옆목 레벨 3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냐 없느냐는 것인데, 세침검사에는 암세포가 안보인다고 되어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무래도 기분 나빠요, 그래서 수술중 옆목 림프절을 먼저 떼어서 긴급조직검사해서 전이가 있으면

옆목 림프절 청소술까지 할 것입니다. 전이가 없으면 갑상선만 뗄거고..."


환자가 마취에 들어가고 수술 준비를 하고 있는 데 옆방인 15호실에서 다른 환자를 수술준비중인 이용상교수가 말한다.

"교수님, 25세 여환잔데요, 5년전 지방대학병원에서 갑상선전절제를 했다고 해요. 이번에 오른쪽 옆목 레벨 3와 4에

재발이 발견되어 청소술을 하게 되었는데 그 병원에서 하키스틱(hackey stick)절개를 해야 한다해서

우리병원으로 옮겨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키스틱이라하면 절개선이 귀까지 올라가는 거 말이지, 이제 20대 아가씨한테 그런 무지막지한 흉터를 남기는 수술을

한다고? 요새 세상에도 그런 수술을 하는데가 있단 말이지. 하긴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아직도 그런 수술을 한다고

하긴 하더라만,,,,참 큰 일이야....첫수술 때 옆목 림프절검사는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네, 어쨋든 첫수술이 가장 중요한데...."


16호실 필자의 환자는 우선 오른쪽의 레벨 3 림프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이어서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목이 짧고 살잡이 두꺼워서 수술시야가 나빴지만 수술은 잘 되었다.

갑상선절제술이 거의 끝날즈음 긴급조직검사실로 부터 결과가 올라 온다. "림프절에 전이 있음"

"하이구. 별도리 없네, 옆목 청소술 추가 해야지... 환자가 몹시 실망하겠는 걸"


수술이 끝나고 방을 나서자 김석모교수가 말한다.
"교수님, 제 환자 영상 좀 봐주십시요. 55세 남자 환잔데 4개월전에 처음 발견되었다 했는데 엄청 심한 것 같아요"

"와~, 갑상선이랑 양쪽 옆목이 성한데가 없군, 완전 자갈밭 림프절에 석회화 가루(microcalcifications)가

좌악 깔려 있네..."
"타병원에서 세침검사했는데 미분화암(undifferentiated)인 것 같다고 했어요"

"미분화암하고는 모양이 좀 다른 것 같은데? 미만성석회화 변종 유두암이 있고 일부가 미분화암으로 변한 것일지도

모르지"
"PET-CT도 함 봐주세요"
"아악~, 종격동과 양쪽 폐에 다 퍼져 있는데? 미분화암이 이정도라면 희망 없겠다. 혹시 미만성 석회화변종이라면

갑상선전절제술,양측 중앙경부 청소술, 양쪽옆목림프절 청소술. 종격동 청소술하고 고용량 요드치료하면 좀 기대를

해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우선 림프절 커진 것 중 한개 떼어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내일 국소마취하에 조직검사를 해보려고 해요"
"4개월전이 아니라 작년쯤 갑상선암 건강검진에서 일찍 발견되었다면 간단히 고칠 수 있었을지 모르잖아"
"국립암센터에서는 증상이 없으면 건강진단에서 갑상선암을 빼라고 했잖아요"
"그러니 이게 미친나라지, 그 사람들, 이런 환자보면 무슨 소리 할까......".


저녁 병실회진 시간, 필자의 환자에게 다시 물어 본다.

"어떻게 발견되었다구요?"
"그냥 건강검진에서 발견되었어요"

그렇다, 아무런 증상이 없이 그냥 건강검진에서 발견되었는데도 이렇게 심하게 퍼져 있었는데

증상이 있었으면 얼마나 퍼져 있었을 것인가? 허~참~.

이래도 갑상선암 검진이 필요없다고 할 것인가?.음흉 노란동글이

2017/05/18 13:58 2017/05/18 13:58

진료일지(348 ): 2017년 5월12일

49세 남자사람 환자:갑상선암 환자들이 모두 이 지경이 되어야 하겠소?


저녁회진 시간, 오늘 수술받은 환자중 가장 큰 수술을 받은 40대후반 남자사람 환자를 만난다.

암이 양측 갑상선 날개를 다 침범하고, 이 암은 갑상선피막을 뚫고 나와 중앙경부림프절로 퍼지고, 이어서 양측

옆목 레벨 2,3,4림프절을 침범하고 있었던 환자다. 특히 왼쪽 옆목 림프절 전이가 땅콩밭을 이루고 있어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산악행군을 하듯 시행하였다.

세상에, 이렇게 심하게 퍼지도록 도대체 뭘하고 지냈을까?

오늘 시행된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하고 환자와 애기를 나눈다.

"아니 암이 그렇게 퍼지도록 몰랐어요?"

"네, 아무 증상이 없어서 몰랐지요"
"그럼 어떡하다가 발견되었지요/"
"작년 10월에 건강 검진하다가 우연히 발견되었어요"
"지금 5월인데? 그동안 수술도 안 받고 뭐 하셨어요?"
"그냥 뭐, 갑상선암은 괜찮다고 해서요"


하~~, 암이 이렇게 많이 퍼져 있었는데 환자는 그 심각성에 대하여 인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긴, 증상이 없으면 진단도 치료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의료농단 세력 때문에 암이 퍼져

생명이 단축되는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내는 환자들이 얼마나 많을지 현재로는 알길이 없다.

얼마전 메스콤에서 지난 5년동안 갑상선암 수술이 43%정도가 줄었다고 하였으니 상당수의

환자들이 진단도 못 받고 암이 퍼지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지내고 있을 것으로 짐작은 된다.

또 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오늘의 환자처럼 대수롭지 않은 병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내고 있는 환자들도 상당수 있을 것이다.

요즘 우리 갑상선암센터 교수진은 암이 많이 퍼져 오는 환자들 때문에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수술을 끝내고 마침 장교수를 16호 수술실 앞에서 마주친다.

장교수도 젊은 청년환자 수술을 끝내고 지친 표정으로 나온다. 사실 이 청년 환자는 얼마전 필자를 먼저 찾아 왔으나

오늘 필자의 환자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진행이 빠르고 심하게 퍼져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하기 위해 장교수가 맡기로 한것이다,

"너무 퍼졌어요, 성대신경도 침범해서 짤라야 했고, 양쪽 측경부와 중앙림프절, 상부종격동 림프절 전이가 감자밭이었어요.심해도 너무 심했어요"

"어제 환자는 절제수술을 못했다면서?"
"아, 선생님께서 넘겨준 그 환자 말이죠. 그 환자는 더 심했습니다,수술중 긴급조직검사에서 미분화암으로 확정되어

일단 수술을 중지하고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하기로 했어요, 그쪽 담당인 김석모 선생이 맡아서 치료하기로 했어요"

"그참, 요즘은 심한 환자들이 많아져서 큰일이야"


전임의 닥터김이 말한다.

"교수님, 호흡곤란으로 응급수술해야할 환자가 있어요. 80세 노인 환잔데 암이 갑자기 커지면서 기도가 막혀 숨을 거의 못 쉬게 되어

호흡이라도 유지시키는 수술울 해야 된다나 봐요. 6개월 전에는 작은 혹이었다는데 처음 본 의사가 나이도 많고 하니까 그냥두고 보자고 했다고...."

"참, 큰일이야, 갑상선암 전문하지도 않은 이상한 의사가 노인들은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TV에서 얘기했다며?

그런 의사들이 책임져야지, 잘 모르면 가만히 있는게 도리지, 작을 때 간단히 수술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놈의 나라가 점점 이상해져 가고 있단 말이야. 수술은 누가 맡기로 했노?"
"원래 응급실 환자라서 오늘 외래보시는 이용상교수님이 해야되는데, 외래환자 때문에 시간을 뺄 수 없어

우선 장호진 교수님이 하기로 했어요"

"흠, 장호진 선생, 그 할머니 환자도 미분화암일거야, 다 뗄 생각 말고 기도를 막고 있는 협부를 넓게 떼어서

호흡만 할 수 있도록 하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음날인 토요일(5월13일) 늦은 오후, 그 환자가 궁금하여 장호진선생에게 전화를 해본다.
"그 환자 지금 어떄?"

"교수님 말씀대로 협부를 넓게 떼는 수술을 했습니다. 근데 긴급조직검사결과가 미분화암 아니면 악성림프종양이 의심된다 했어요"
"결과 나오는대로 항암치료 빨리 시작 해야지, 악성림프종양이면 치료효과가 미분화보다는 좋을 거야"


수술환자 43%줄었다고 좋아하는 의료농단세력들아, 제발 좀 가만히 있어주소, 갑상선암 환자들이 모두 이 지경이

되어야 하겠소? 엉엉 회색동글이

2017/05/18 13:58 2017/05/18 13:58

진료일지(347): 2017년5월8일

27세 여자사람 환자 :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절제수술


이른 아침 병동 회진 시간, 전공의가 보고를 한다.

"교수님, 오늘 수술할 환자중에 경구강(經口腔, transoral)수술을 원하는 환자가 있는데요,

암크기는 0.93cm인데 앞뒤 피막 침범이 있구요"

"그래? 오른쪽 날개 초기암 환자 말이지? 외래시간에는 결심은 못하더니 이제 마음이 정해졌나 보군,

보통 젊은 여자사람이고, 암이 많이 진행되 않은 경우에는 최소침습절제술이나 경구강 절제술중에서 선택하라고 하지...

아직은 새로 개발된 수술법이라 환자들이 좀 꺼려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 입을 통해서 한다니까 겁 나기도 하고....."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은 독일에서 인간사체와 돼지 실험을 거쳐 임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앞니 뒷쪽 혀밑에 내시경을 삽입하는 방법이었다(Surg Endosc 2009;23:1119~1120).

이 방법은 설하신경,설하침샘, 성대신경 손상등의 수술합병증이 많이 생겨 곧

포기되는 수술법이 되었다가 나중에 앞니 앞쪽과 입술사이의 공간에 내시경을 삽입하는 방법으로 바뀌어졌다.

이 방법도 초창기에는 턱피부로 가는 신경(mental nerve) 손상으로 턱피부 감각이 이상해지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경험이 축적된 요즈음에는 이런 부작용이 적어지게 되었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용 횟수가 증가하고 있다(World J Surg 2016;40:491~497).

수술후 며칠 동안 아랫입술과 앞목의 붓기는 필연적으로 생기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딸 서서히 사라지게 되며,

우려하는 수술부위의 염증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최고의 장점은 수술흉터가 시간이 지나면 없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부에서 보면 수술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직까지 많이 진행된 암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기는 하다.

로봇을 이용해서 할 수도 있지만 로봇수술기구를 입안에서 수술조작 하기에는 너무 커서 입이 찢어지는 등 수술후유증이 생기기가 쉽다. 또 수술비용이 턱없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겨드랑이를 통한 내시경이나 로봇수술은 겨드랑이에서부터 목까지 터널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경구강에 비해 수술칩습이 커고 회복시간이 길고 통증이 심하고 또 겨드랑이에 큰 흉터가 남게 되는 단점이 있어 앞으로는 사용빈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각 수술방법의 수술침습, 수술시간, 회복기간, 비용을 순서대로 보면 최소침습 절개기법---전통절개 ---경구강 내시경---경구강 로봇--- 경액와 내시경--- 경액와 로봇 갑상선절제술(transaxillary robotic thyroidectomy)순이 될 것이다.

어느 수술방법을 선택할 것인지는 암의 진행상태, 수술방법의 장단점, 환자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경구강 내시경수술은 이 수술이 보편화될때까지는 이 수술기법에 경험이 많이 쌓이고 익숙해지도록 어느 한 외과 의사에게 환자를 집중, 특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드디어 오늘의 관심환자가 8호실로 들어 온다.

"아이고, 경구강 하겠다고? 결혼 했던가, 아직 싱글이겠지?"

"네 아직 미혼이예요, 예쁘게 해주셔요"

"그럼, 당근 예쁘게 해주어야지, 오늘 수술은 내가 하는 게 아니고 이 수술 전담하는 김석모 선생이 할거요, 외모는 산적처럼 생겼지만 손은 아주 부드러워요, 안심해도 될 거요, 내가 감독할 거니까...반절제를 계획하고 있는데 혹시 이 그림 처럼 커진 림프절이 암전이 때문이라면 전절제로 바뀔 수도 있어요, 제발 반절제면 좋겠는데....."

"네, 잘 부탁 드려요"


수술은 목을 뒤로 젖히고 아랫 앞이빨 앞쪽에 작은 절개를 넣고, 내시경이 지나갈 터널을 만들고, 내시경과 카메라등 보조기구를 설치하고 오른쪽 갑상선날개와 오른쪽 중앙경부림프절을 떼는 작업을 한다. 이제는 이력이 붙어서 어렵지않게 오른쪽 갑상선 날개와 림프절들이 잘 제거되어 나온다. 떼어져 나온 림프절들을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림프절 전이가 없어야 할텐데..." 하면서 일단 입속 절개선을 봉합한다.

약 20여분 후에 긴급조직 검사결과가 컴터에 뜬다." 7개 림프절 중 2개에 전이가 있음, 두개 다 4mm 크기임"

"선생님, 어떻게 할까요?, 전절제까지 해야 될까요?"

"어이구, 다시 초음파 보고 결정하자, 아깝다, 아까워, 반대편에도 커진 림프절이 보이고, 반대편 날개에도 3mm 미결정 결절이 있으니까 전절제를 해주어야 나중에 후회를 하지 않을 것 같애, 자네는 어떻게 생각해?"

"그야 교수님이 결정하시는대로 해야지요, 나이가 젊어서..."
"그럴 수록 확실히 해주는게 좋아, 걱정없이 남은 생애 살도록 해주는게 중요하지, 전절제로 가자"

그래서 봉합했던 입안 상처를 다시 열고 남은 갑상선 완결절제술을 시행해 준다.


마취 회복실의 환자 상태는 양호하다. 목소리도 좋다. 손발 저림도 없다.

그런데 절개술 때와는 달리 아래 입술 아래에서 갑상선이 있던 목 부위 피부까지 붓기가 있고 붓기가 있는 피부의 여기 저기에 멍이 들어 있다.

"환자분 수술 잘 끝났어요, 근데 그만 전절제가 되었어요, 림프절 전이 때문에.---.."
"네? 수고하셨어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실망감으로 눈물이 그렁그렁 하다.

"김석모 선생, 저 붓기는 2~3일이면 빠지겠지?

"네 2~3일 후 퇴원 때는 거의 다 빠집니다, 멍은 2~3주까지 남아 있더라구요"

"앞으로 이 환자는 자네가 주로 케어하게나, 물론 나도 봐주겠지만...."

경구강 내시경 갑상선 절제술과 최소침습절제술은 가까운 미래에 초기 갑상선암 환자들에게 부담없이 받아들이는 수술법이 될 것이다. 단 이들 수술법을 따로 습득해야 하는 수습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말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7/05/16 17:50 2017/05/16 17:50

진료일지(346):2017년 4월28일

37세 여자사람 환자:인상 험악하다해서 다 나쁜 사람은 아니듯이...

​16호 수술실, 기도 침범이 의심되었던 30대 후반 여자사람이 잔뜩 불안긴장 상태로 수술대로 옮겨 눕는다..

​"아, 어제 저녁회진때 못 만났지요, 어제 저녁 늦게 찍은 MRI 영상에는 암이 기도벽에 붙어 있기는 하지만

​기도내강으로 뚫고 들어가지는 안한 것으로 나왔어요. 갑상선 수술만 해도 된다는 소리지요.

그런데 기도-식도 협곡(tracheo-esophagial groove)림프절은 심상찮게 보여요, 만약 이 림프절로 전이가 있으면

전절제를 할 수밖에 없어요, 물론 괜찮으면 반절제로 끝날 수도 있고.......어디 기대해 봅시다"

​"교수님, 잘 부탁드려요" 미세하게 떨리는 손으로 필자의 손을 잡는다.

​"염려 말더라고, 잘 될 겁니다"

​이 환자는 지난 2월15일 타병원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유두암 진단을 받고 4월6일에 필자를 찾아 왔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에는 왼쪽 갑상선 날개에 1.13cm 크기의 암덩어리가 소위 "마의 삼각지대"에 험악하게

버티고 있다.. 문제는 이 험악하게 생긴 놈이 왼쪽 기도벽을 침범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T4aN1a).

​반대편의 0.4cm 작은 결절은 얌전하여 암은 아닐 것 같고.

​"흠~, 저렇게 보이는 왼쪽 놈은 만만치 않은데? CT스캔으로는 기도침범 여부를 알 수 없고...영상의학과 손교수가

​보기에는 어때요?"

​"초음파영상에는 기도가 침범된 것 처럼 보이는데요, MRI영상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침범되었으면

​어느 정도 두께로 되었는지는 MRI가 가장 도둠이 되지요, 림프절 전이도 있으니까 전절제술은 해야될 것 같은데요"

그래서 어제 늦은 저녁에 MRI를 찍었다. 다행히도 기도침범은 안된 것으로 보인다.

​마취과에서 환자를 마취시키고 수술을 준비하는 동안 번개 병동회진을 돌기로 한다. 전공의가

난처한 표정으로 보고해 온다.
"교수님, 오늘 기도침범이 의심되는 30대 여자 환자 보호자가 수술전에 교수님의 설명을 직접 듣겠다는데요,

어제 저녁 늦게 찍은 MRI 왜 찍은는지..."
"지금 마취하고 있는 환자 말이지? 자네가 설명해드리지 그랬어"

"설명해드렸죠, 그래두 교수님의 설명을 원하는데요"

"그럼, 지금 만나지 뭐, 꼭 필요하니까 찍은 건데 가족입장에서는 궁금한 모양이지? 혹시 과잉진단하는 거 아닌가

​의심하는 건 아니고?"
"그런 것 같지는 않고요"

"아이고, 수술준비 되었단다. 수술실앞에서 만나자고 해, 수술 끝내고...."

​수술은 최소침습기법으로 우선 기도벽과 붙어 있는 암덩어리를 분리시키는 작업부터 한다.

기도벽의 연골막(perichondrim)과는 쉽게 분리되어 왼쪽 갑상선 날개가 어렵지 않게 떨어져 나오고, 같은 쪽의 커진 림프절들도

쉽게 분리되어 나온다. 그리고 반대편 날개에 있는 작은 결절도 떼어서 림프절들과 함께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림프절들은 비대해져 있지만 말랑말랑해서 촉감이 좋다. 어쩌면 전이가 아닐지 모르겠다.

긴급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에 환자가족을 수술실 앞에서 만난다.

"아이고, 설명이 늦어서 미안 합니다. 어제 저녁에 못 만나서 그렇게 되었어요, 초진때는 암이

기도벽과 붙어만 있는 걸로 보여 MRI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우리병원 초음파스테이징 검사에서 기도벽 침범이 좀더 심해진 걸로

나타나서 MRI를 찍게 된 것이지요, 그걸 확실히 해야 정확한 수술 계획을 세울 수 있거든요"

"초진후 기다리는 동안 좀 더 심해진거군요"
"네, 그렇지요, 그래도 기도 수술은 안해도 될 정도였습니다"


긴급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수술조수 닥터 김과 얘기를 나눈다.

"어때? 전절제해야 될 것 같아?"
"글쎄요, 결과를 기다려 보죠, 기도벽 침범도 생각보다 괜찮고, 림프절들도 커지긴 커졌는데... 잘 모르겠어요"
"일단 기다려 보지 뭐, 반절제로 끝날지 전절제까지 해야 될지"

20여분을 더 기다리니까 컴터에 결과가 올라 온다. "림프절 전이 없음, 오른쪽 결절은 암이 아님"

"우와, 대박, 대박이다, 그렇게 큰놈인데도 전이가 없단 말이지, OK, 수술은 이걸로 끝낸다.

환자가 무척 좋아하겠는 걸"

회복실의 환자 상태는 매우 안정적이다. 모든 활력징후가 다 좋다. 목소리도 좋다.

"환자분, 수술 잘 되었어요, 반절제가 되었어요"

마취에서 덜 깬 상태인데도 또 손을 내밀어 필자의 손을 잡아 준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환자의 암은 영상에는 험악하게 보여도 실제로는 얌전한 암이었던 것이다.

그렇지, 인상 험악하다해서 다 나쁜 사람은 아니듯이 말이지.미소 노란동글이

추가: 오늘 수술이 잘되었다는 만족감을 가지고 저녁 병실 회진을 시작하려는데 전공의가 보고한다.

"교수님, 환자 수술 부위가 좀 부어 올랐는데요"

"뭐라구? 아까 병실로 올려 보낼 때는 완전 괜찮았는데? 환자가 숨 쉬는데는 지장 없고?

"네 호흡은 괜찮습니다"

환자를 보니 정말로 수술부위가 좀 부어 올라와 있다. 옮기는 과정에서 작은 피하 핏줄하나가 터졌나 보다.

피부의 출혈 반점(eecchymosis)이 그걸 말해준다. 얼음찜질을 하도록 하고 지혈제를 처방한다.

"지금 상황은 위험하지 않다. 만약 더 부어 오르고 숨이 차다면 혈종을 제거하고 배액을 해야될지 모른다.

오늘 밤 잘 지켜보도록하고 이상하면 즉시 보고 하도록 해. 오늘밤만 무사하면 괜찮을 거야.

에휴~, 갑상선외과 의사는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단 말이야흑흑 유령....."

뒷 이야기:5월2일 부기가 많이 빠지고 증세가 호전되어 퇴원이 결정되었다.

2017/05/16 17:49 2017/05/16 17:49

2017년 4월24일

30대후반 여자사람 환자: 림프절이 커졌다고 다 암전이는 아니지

월요일 이른 아침 병동회진 시간, 오늘 수술할 30대 후반 여자사람 환자를 만난다.

병상이지만 활짝 웃어주는 모습이 보기 좋다. 오늘 수술이 기분좋게 될 것 같은데....
"아이고, 잘 잤어요? 오늘 수술은 전 절제술이 될 같아요, 오른 쪽 중앙경부 림프절에 전이가 있는 것 같아서요.

재수 좋게 수술중 림프절 긴급조직검사 결과가 괜찮게 나오면 반절제로 끝날 수도 있고요.

오른쪽 옆목 림프절 커진 것은 그냥 둘 것입니다. 세침검사에서 전이가 없는 걸로 나왔거든요"

"네, 네 교수님이 알아서 해 주시겠지요"

"근데 애기들은 몇마리나? "

"아들 셋이요"

"아이고, 젊게 보이는데 벌써 셋이나? 아들 놈만 셋이라....딸 없어서 재미 없겠다...ㅎㅎ.."

이 환자는 지난 2월에 우연히 목에 혹같은 것이 보여 타병원에서 초음파와 세침검사를 한 결과 갑상선 유두암으로

진단되었단다.

초음파 스테이징 검사에는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2,23cm 크기의 암덩어리가 앞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고 ,

오른쪽 기도-식도 협곡 림프절도 전이가 의심될 정도로 커져 있다.

그리고 오른쪽 옆목 레벨4(하부내경정맥림프절) 림프절도 커져 있다.

왼쪽 날개에도 0.3cm와 0.6cm 결절이 있기는 하지만 얌전하게 생겨 암은 아닌 것 같다.

"흠~~, 저놈의 레벨 4 림프절에 전이가 되어 있으면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까지 해야 되잖아,

저 커진놈을 세침검사해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는데?"

며칠 후 나온 검사 결과는 네가티브(negative)란다. 즉 전이 암세포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더 결정적인 것은

림프절에서 측정된 타이로글로부린(Thyroglobulin, Tg)치가 0.04ng/mL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10ng/mL이상이어야 전이가 의심되는데 말이지.

드디어 오후가 되자 8호실로 환자가 옮겨져 온다.

"아고, 왔네,배고프겠다, 늦게 시작되어서....사실 바로 전에 끝난 환자가 34세였지만 측경부림프절 청소까지 하는

좀 큰 수술이 되어서 환자분이 밀려서 이렇게 늦게 되었어요"

"괜찮아요, 잘 부탁합니다"

"바로 전 환자는 딸만 셋이라 했는데 여기는 아들만 셋이고..ㅎㅎ, 수술은 잘 될것이니까 걱정은 말고요.

림프절만 괜찮게 나오면 반절제로 끝날 수도 있는데 어디 기대해 보십시다"

수술은 최소침습 기법으로로 우선 우측갑상선엽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중앙림프절중 기분 나쁘게 커진 오른쪽 기도-식도 협곡 림프절들을 청소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저 커진 림프절만 괜찮으면 반절제로 끝낼 수 있는데....그렇게 될지 모르겠다.

휴게실에서 커피한잔 하면서 기다릴 테니까 결과 나오면 연락해 주셔.."

휴게실 컴터를 서치하면서 커피 맛을 음미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벨이 울린다. 순회간호사(circulating nurse)의 연락이다.

"교수님, 떼어서 보낸 림프절 7개중 전이된 것은 하나도 없데요"
"뭐라고? 정말이야? 야~~, 대박이다, 대박. 그럼 수술은 반절제로 종결이다.

어쩐지 첫 인상이 좋더라니까 ..."

그렇지, 림프절이 커졌다고 다 암전이는 아니지.....반드시 긴급조직검사로 확인해야 된단 말이지.

흐흐...모두 이 정도 수술로 고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노...흐흐.미소 노란동글이

2017/05/16 17:49 2017/05/16 17:49

진료일지(344):2017년 4월24일
34세 여자 사람환자: 깨끗하게만 해 주세요


16호 수술실, 오늘 수술환자중 가장 큰 수술이 될 가능성이 높은 30대 환자가 들어 온다.
"어제 밤에 잘 잤어요? 잠을 좀 못잔 얼굴이네, 수면 유도제 처방을 해두었는데?"
"네, 그래도 좀 못 잤어요, 이것 저것 걱정이 되어서요"
"그렇긴 하겠지.., 미리 말 했지만 오늘 수술이 좀 큰 수술이 될것 같아요"
"반 절제술은 안되구요?"
"하이구, 그렇게 설명을 해도 반 절제술의 꿈을 못 버리고 있구나..."

"왜 전절제수술을 해야 해요?"
"갑상선암은 1.43cm밖에 안되지만 림프절 전이가 중앙경부림프절에 여러개 되어 있어요, 그것도 사이즈가 크고....
또 오른쪽 옆목 림프절 레벨 4(하부 내경정맥 림프절)에도 전이가 의심되는 놈들이 있어요,
이렇게 림프절 전이가 크게 되어 있으면 림프절 청소해주고 갑상선 전절제를 반드시 해주어야 해요"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왜 전 절제를 꼭 해야 되는데요?"
"아이구야, 림프절 전이가 되었다는 건 암이 갑상선 밖으로 퍼졌단 걸 의미하지요.
영상이나 눈에 보이는 전이 림프절이 있으면 다른 데도 눈에 보이지 않은 암세포가 확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멀리는 폐, 뼈등으로 눈에 보이지 않게 퍼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는 전이는 방사성요드치료를 해야되는 데,
방사성요드치료를 할려면 갑상선조직을 완전히 제거해야 되기 때문이지요. 이제 이해 되었어요?"
"네... 깨끗하게 만 해주세요"

"애기가 있어요?"
"딸 만 셋 있습니다, 9살, 7살, 4살..""아이고, 딸 부자네 ㅎㅎ"
"교수님, 저 교사거든요, 목소리 변하지 않게 해 주셔요, 글구 예쁘게도 해 주시고요"

"하이고~~, 이것 저것 요구하는 게 많구먼. 흐흐.."

환자가 마취에 들어간 후 수술조수 닥터 김과 초음파와 CT 영상을 복습하며 얘기를 나눈다.
"어때? 오른쪽 레벨 4(하부 내경정맥 림프절)와 레벨 6 림프절(중앙경부림프절)이 어떻게 보여?"
"뭐, 의심할 여지 없이 전이 림프절인데요?"
"그럼, 바로 측경부림프절 청소하고 전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로 들어 갈까?""그렇게 하지요"
"그러다가 전이없는 걸로 나오면 과잉수술이 될텐데?"
"그럴리가요"

수술은 최소침습기법으로 우선 측경부림프절 청소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로 떼어낸 림프절들을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갑상선절제술 순으로 진행한다.
우측 갑상선엽을 먼저 절제하고 좌측엽 절제를 시작하려는데 긴급조직검사 결과가 컴터에 뜬다. "보내준 림프절 전부에 전이가 있음"
"아이쿠, 내 그럴 줄 알았다. 예정대로 전절제술로 가는거지 "
수술은 별 이벤트 없이 스무스하게 끝난다.
환자가 원하는대로 합병증 없이 깨끗하게 잘 된 것 같다.

병실의 환자 상태는 양호하다. 환자를 돌보고 있는 남편에게 수술내역에 대해서 설명해준다.
"수술전에 계획한대로 수술이 잘 되었어요. 목소리도, 부갑상선도 잘 보존되었어요. 잘 회복해서 딸들 잘 길러내야지요"
"네, 네, 감사합니다, 교수님"
그렇지, 어린 딸들을 위해서도 오래 오래 건강하게 잘 살아야지...암, 그렇게 되겠지.

미소 노란동글이
2017/05/16 17:48 2017/05/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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