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43) :2017년 4월21일

31세 여자사람 환자 : 지옥에서 천당으로 온 기분이지요?


"헐, 이게 뭔소리고, 타병원 세침검사는 그냥 유두암이라 했는데 우리 병리과에서는 유두암이긴 하지만

저분화 변종(poorly differentiated carcinoma)를 배제할 수 없다고 했잖아, 이제 겨우 30대 초반인데, 이게 무슨 변괴야?

저분화라면 미분화 전단계로 예후가 아주 나쁜 놈인데? 더 퍼지기 전에 빨리 수술해주어야 하는네....

오코디, 이 환자 어디 빨리 좀 끼워 볼 수 없을까?"

"예, 좀 알아 볼께요"


이 환자는 2016년 11월 임신중에 타병원에서 갑상선유두암 진단을 받고 2017년 3월21일에 필자를 방문하였다.

가져온 초음파 영상에는 나비의 몸통에 해당되는 협부(峽部)에서 오른쪽 날개가 연결되는 부위까지 약 1.6cm 암덩어리가

길게 누워 있다. 결절의 모양은 암이지만 가장자리는 스무스하고 얌전하게 생겼다. 피막침범도 없다.

환자는 임신 20몇주라고 하지만 암덩어리가 얌전하게 생겨 급히 서둘 필요 없이 출산하고

백날잔치하고 난 다음에 수술해도 크게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얘기해 준다.

​유듀암중 저분화암, 키큰세포암, 원주세포변종, hobnail 변종등 예후가 나쁜 암은 임신중기에 수술이 권유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출산후에 수술해도 성적의 차이가 없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Surg Oncol 2005;91(3):199~203, World J Surg 2014;38(3):704~8 ).


이제 출산하고 2달쯤 되었으니까 슬슬 수술준비를 해야겠다 하고 가지고 온 타병원의 병리슬라이드를 복습한다.

어?, 그런데 이게 뭐야? 저분화암(poorly differentiated ) 가능성도 있다고? 말도 안되, 30대 초반에 저분화암이라고?

이제 아기도 출산했는데....아기도 키워야 되는데...오~ 하느님, 설마, 아니겠지요?


오코디에게 서둘러 입원시키라하고 그동안 더 나빠지지는 않았나 초음파 스테이징검사, 목CT와 폐CT스캔을 하니

다행히도 1.62m 암이 1.93cm으로 조금 커진 것 외에는 더 이상 퍼진 데는 없다.

수술 D-day전날 저녁 병실 회진에서 환자에게 얘기해준다.

"내일 수술은 전절제술이 될 것입니다.암종류가 좀 나쁜 놈이라서요, 수술후 두달 후쯤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도

할 예정이고요"
"그래도 예쁘게 해주세요, 모유수유는 할 수 있어요?"
"네, 그렇게 노력해보지요, 근대 몇살이나 되었지요. ..."
"30 몇살요"
"아니 환자분 말고 아기 말이오"

"ㅎㅎ.. 66일 되었어요"

'흠....방사성 요드치료 때는 떨어져 있어야 되는데. 그때는 모유수유도 곤란한데..그참... 신경쓰이네.........'


드디어 8호 수술실, 수술절개선 디자인을 하면서 환자에게 말한다.

"아무래도 최소침습절개보다는 정통수술이 나을 것 같아요, 넓게 철저히 들어내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아서요"

환자는 그러면 할 수 없지 하는 표정으로 수긍해 준다.

수술은 목하부에 전통적인 코크(Kocher)절개선을 5cm 길이로 넣고 문제의 갑상선을 노출 시킨다.

근데, 이것 봐라? 암덩어리가 딱딱하지 않고 표면도 삐쭉삐죽하지 않고 주위조직에 침윤도 없다.

저분화암과는 느낌이 다르다. 혹시 다른 종류일지도?

그래서 우선 협부를 포함한 우측 갑상선엽절제술을 하고 긴급 조직검사실로 보낸다.


"뭐야, 이거, 긴급조직검사 보낸지 5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잖아? 특수 면역 염색하나?"

"그런거 봐요"

"안되겠다, 병리과 홍교수 만나서 직접 알아 봐야겠다, 홍교수, 어떻게 된거요?"
"아, 저분화암은 아니것 같아서요, 조금 있으면 면역 염색 결과가 나올거예요"

"저분화암 아니면 전절제 안해도 되니까 환자한테는 정말 좋은 거지요, 빨리 결과나 알으켜 줘요"

수술실로 다시 내려와서 15분쯤 되니까 결과가 컴터에 올라 온다. "유두암의 여포변종임"

"아이고, 살았다, 수술은 여기서 종결한다"


저녁 병실 회진에서 환자와 남편에게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해준다.

전절제를 각오하고 있다가 반절제라고 하니 너무 좋아 한다.

"지옥에서 천당으로 온 기분이지요?"

남편이 질문한다. "모유수유는 언제부터 할 수 있나요?"

"언제든지, 급하면 오늘 저녁부터 가능하지요, 대박, 대박이지요"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던 환자가 얘기를 듣고 뛸 듯이 좋아하며 필자의 손을 잡고 하이파이브를 해준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았으면 최소침습기법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흐흐..미소 노란동글이

2017/04/26 11:20 2017/04/26 11:20

2017년 4월19일

76세 여자사람 환자 :노인은 수술안해도 된다고?

어제 저녁 병동회진에서 담당 전공의와 얘기를 나눈다.

"내일 수술은 76세 여자 환자가 가장 VIP(very important patient)다. 재발한 환잔데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으로 오랫동안

왈파린(Warfarin)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이틀전 미리 입원해서 해파린(heparin)으로 스위치했지,

재발 부위도 아주 고약한 위치고..., 목소리 변화나 저칼슘혈증같은 수술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은 환자야,

나이도 좀 있고...그렇다고 환자한테 수술 합병증 설명할 때 너무 겁나게 하지는 말라고"

"예, 알겠습니다, "

이 환자는 13년 전인 2003년 11월에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4cm, 왼쪽에 1cm 유두암이 오른쪽 측경부와 중앙경부림프절로

다발성 전이가 있어 갑상선 전절제술,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오른쪽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받았다.

수술후 두차레의 방사성요드치료로 혈청 타이로글로부린(thyroiglobulin, Tg)치가 0.53ng/mL가 될 정도로 치료 결과가 좋았다.

이후 별일 없이 잘 지내다가 2009년 12월에 추적 검사한 혈청 Tg가 5.1ng/mL로 약간 상승하여 재발이 의심되어

초음파와 PET-CT영상을 찍었는데 확실한 재발소견이 보이지 않아 그냥 추적 관찰을 해오던 중이었다.

추적중 별 변화가 없이 잘 지내 오다가 2016년 초음파영상에서 오른쪽 중앙경부 상측과 왼쪽 중앙경부 하측에 0.647cm

과 0.81cm 크기의 림프절과 왼쪽 측경부의 레벨4 림프절이 커져서 세침검사를 했는데 역시 재발소견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데 2017년 1월중순경에 재검한 초음파 영상에서 오른쪽 기도식도 협곡에 0.9cm, 왼쪽협곡에 1.04cm 크기의 림프절이 보이고,

또, 난데 없이 오른쪽 측경부 상측 레벨 2림프절이 커진 것이 보여 세침검사를 한 결과 이번에는 재발이 된 것으로 나왔다.

수술을 권유하고 초음파 스테이징검사, 목과 폐CT스캔을 해봤더니 오른쪽 레벨2, 왼쪽 레벨4, 오른쪽 왼쪽 기도-식도 협곡 림프절이

기분 나쁘게 보이고, 양쪽 폐에도 깨알보다 작은 전이 의심 소견이 보인다.

수술은 옛날의 수술절개선을 따라 우선 왼쪽 레벨4 림프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로 전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오른쪽 레벨 2의 비대림프절과 왼쪽 기도-식도 협곡 림프절, 오른쪽 협곡 림프절을 떼는 순으로 한다.

재발된 협곡 림프절을 제거할 때는 성대신경(되돌이 후두신경)손상을 피하기 위해 신경모니터를 사용하면서

분리해 낸다. 재수술 때는 유착이 심해 신경과 부갑상선을 찾기가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술은 순탄하게 진행되었지만 오른쪽 성대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협곡의 재발암병소가 완강한 저항을 한다.

성대신경은 신경모니터 덕으로 찾아 내었지만 재발 암덩어리가 성대신경이 후두로 들어가는 입구를 완전히 둘러싸고 있고

연이어 오른쪽 식도벽을 점령해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게 뒤엉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

"햐~~, 이거 참 곤란하게 되어 있네....., 맨눈으로는 안되겠다.내 전용 확대경 좀 가져 오셔 ".

성대신경을 암조직으로 부터 분리하면서 후두쪽으로 올라가니, 이거 원~, 암으로 둘러싸인 부분이 거미줄 같이 가늘어져서

간당간당 곧 떨어져 나올 것 같이 되어 있다.

"이 정도면 수술전에 이미 성대마비가 와 있었을 텐데... 음성클리닉에서 성대검사 안했나?"
"안했는데요"

"그럼 CT스캔 보자, 흠, CT스캔에는 오른쪽 성대가 쭈글쭈글해져 있네, 그러면 이미 성대마비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잖아?

짜르고 신경문합술을 할까? 아니면 짜르고 나중에 주사 성대성형술을 할까? 아니, 그래도 신경을 살리는 데까지 살리는 것이 좋겠지?"

눈알이 빠져 나갈 정도로 온 시력을 동원해서 어찌어찌 암조직을 신경으로부터 분리해 내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식도벽의 근육층도 암조직과 함께 젤제해 내는데도 성공한다.

맨눈으로는 신경과 식도벽에 남아 있는 암조직은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현미경적인 암세포는 신경을 따라, 식도벽을 따라

남아 있을 지 모른다. 혹시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에 반응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

외부방사선치료를 할 위치에 실버클립으로 표시를 해 둔다.

"자, 이 환자, 수술후 목소리 변화가 올까? 안 올까?"

전임의 닥터 김이 말한다. "저는 변화가 없을 것 같은데요"
"자네는?" 4년차 레지던트가 말한다. "저는 변화가 올 것 같은데요"
"그럼 내기 해볼까? 틀린 쪽이 커피 한잔씩 돌리기로"

수술은 무사히 종결되었다. 마취 튜브를 제거한 후 환자를 마취회복실로 옮길 때 회복실까지 따라갔던 레지던트가 보고해 온다.

"교수님, 환자 목소리 변화가 없는데요"

"아마도 반대편 성대가 컴펜세이션(compensation)이 되어서 그렇겠지요. 커피 사게 되었네"
" 레지던트가 커피사게 되면 안되지, 교수인 내가 사야지..ㅎㅎ"

그런데 노인은 수술안해도 된다고 최근 무슨TV에서 미친 망령이 말했다던가? 나이가 많을수록 암세포는 더 분화가 나빠지는데 말이지.

노인된 것만 해도 서러운데... 이 100세시대에 어디 그런 망발을...에휴~~.음흉 노란동글이

2017/04/26 11:19 2017/04/26 11:19

진료일지(341) : 2017년 4월17일

49세 여자 사람 환자 :뭐? 증상이 있어야 검진하라고?

오전 수술실 복도, 갑상선암 센터의 젊은 김법우 조교수가 ​약간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교수님, 오늘 좀 어려운 환자가 있어서 의논 좀 드릴려구요"

"그래?, 무슨 환잔데?"
"49세 여자 환자로 멕시코에 거주하는 교포인데요, 한국에 다니러 온김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그만 갑상선암이 많이 퍼진 것이 발견되었어요.

측경부 림프절, 상부 종격동, 양쪽 폐, 그리고 척추까지 전이가 되어 있어요"

"어디 그동안 찍은 영상이나 좀 봅시다, 하~, 대단 하구만...."


초음파영상과 목과 폐CT 영상을 보니까 기가 찬다.

갑상선 자체에는 암덩어리가 오른쪽 날개에 2.1cm와 0.8cm 크기로 있고. 왼쪽에도 2.5cm 크기가 보인다,

이 결절들은 갑상선피막을 크게 뚫고 나가지는 못했지만 세개 모두가 피막과 붙어 있다(abutting).

우측 측경부 레벨2,3,4 림프절들은 암전이로 인해 땅콩 밭을 이루고 있고, 중앙경부의 전기관 림프절(pretrachial nodes)전이는

아래로 확장되면서 상부 종격동의 무명동정맥 아래 림프절까지 퍼져 있다.

양쪽 폐에는 여러개의 전이 암병소가 보이는데 왼쪽 폐의 것은 콩알만큼 커져 있다.

PET-CT 영상에는 상기한 암병소 외에도 4번 흉추(4th thoracic vertebral body)에 커다란 전이 흡착이 보인다.

"아니, 이렇게 많이 퍼져 있는데도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고?"

"네, 그냥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

"아, 이거 미치겠네. 그 뭐냐, 2014년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증상이 없으면 검진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검진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엉터리라는 걸 이 환자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증상이 나타날려면 암이 성대신경을 침범해서 목소리가 쉰다든지,

기도나 식도를 침범해서 숨이 차다든지 삼킬 때 걸리는 느낌이 있다든지, 폐에 전이가 심해 각혈을 한다든지 해야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이미 못 고치게 될 것이 뻔한데, 뭐, 증상이 있어야 검진을 하라구?

무슨암이든지 증상이 있어 발견되면 이미 늦었다는 건 상식이 되어 있는데 말이지...그 친구들 의사가 맞기는 맞아?"


김법우 교수가 말한다.

"교수님, 갑상선 자체의 암이나 측경부 림프절 전이와 종격동 전이는 수술을 하면 되는데 척추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거든요.

폐전이는 방사성요드치료하면 되지만요, 척추 전이는 요드치료에 잘 듣지 않나요?"

"척추같은 뼈전이는 반응이 폐보다는 좋지 않지, 전혀 안듣는 것은 아니고, 척추전이도 수술로 제거 가능하면 제거하고

요드치료를 해야 효과를 더 볼 수 있거든, 육안으로 크게 보이는 암덩어리를 방사성요드로만 치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

수술도 안되고 요드치료에도 효과가 미미하면 외부방사선치료(external radiotherapy)도 고려해야 될거고...."

"폐전이는 요드치료로 되겠지요?"

"척추보다는 반응이 좋겠지만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큰 폐전이는 완치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지.

이 환자 치료 스케쥴은 어떻게 되어 있어?"
"아, 오늘 갑상선 전절제,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우측 측경부 청소술, 상부 종격동 림프절 청소술까지 하고

고용량 방상성요드치료를 몇번 할 예정입니다"


"척추는 어떻게 할 건데?"

"방사성 요드 치료 끝내고 그 효과 봐서 제거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폐전이는 요드치료가 우선이니까 말이지. 일차 요드치료 끝내고 신경외과에 의뢰해서 수술적 제거가

가능한지 알아 보는 것은 어때? 제거 가능하면 제거하고 요드치료를 추가하게 말이지"

"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오늘 수술한다고 땀 좀 흘리겠다. 수고 많이 하셔. 암은 조기에 발견해서 초전박살하는 게 정답인데 그걸 방해하는 무리가 있으니....

뭐? 증상이 있어야 검진하라고? 에라이~~" 박장대소 분홍동글


추가: 20여년전 필자가 신촌에 근무할 때 40대남자 볼리비아 교포 환자가 요추에 전이가 심해 나중에는 하반신마비가 와서

고생고생하다가 사망한 일이 있다. 아직도 그 환자와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다.

2017/04/19 11:17 2017/04/19 11:17
진료일지(340): 2017년 4월13일

25세 여자사람 환자: 대한민국, 아직 멀었어 !!!


오전의 붐비는 외래 진찰 시간, 예쁘장하게 생긴 아가씨와 그녀의 어머니인 듯한 중년여인이 들어 온다.

"어떻게 왔어요?"

"저기요..." 머뭇거린다.
"괜찮아요, 말해봐요"

"사실은 수술을 받았는데요, 작년 8얼10일에 K대 병원에서요"

"K대병원이라면 그 의사?"

"네......"

아이구야, 또 한 사람 당했구나.....

"그래, 무슨 문제가 생겼어요?"

"네, 이상해서 개인 외과 병원에 갔더니 재발이 심하다고 해서 교수님을 찾아 왔어요"


"어디 가져온 초음파 영상이나 한번 봅시다. 이 초음파는 개인외과의원에서 찍은 거군요"

"네, 개인의원 선생님께서 K대병원에서 원칙에 어긋난 수술을 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했어요.

3.5cm 오른쪽 갑상선암과 1.5cm왼쪽 갑상선암을 종양만 떼고(tumorectomy) 갑상선조직은 그대로 남겨두고,

옆목에 전이된 림프절 커진 것도 림프절만 떼어내는 수술을 했다고 했어요"
"그걸 암수술이라고 했다고요? 암은 혹덩어리만 떼어내면 재발이 되게 되어 있지요, 암덩어리 주변으로

암세포가 퍼져 나가 있는 것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지요, 위나 폐에서 1cm암이 생겼을 때 위의 반이상을 ,

폐의 한쪽 엽을 넓게 떼어내는 것도 같은 이치지요,

눈에 보이는 암덩어리외에 먼지 같이 미세하게 퍼져 있는 암세포를 넓게 제거해야 된다는 것이지요.

갑상선 한쪽에 암이 생기면 최소한 그 쪽 갑상선엽을 다 떼어야 하는데

K대 그 의사는 이런 원칙을 무시한 수술을 한 것이지요.

림프절 전이도 전이된 한개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림프절이 소속되어 있는 림프절군을 다 청소해야 되지요.

림프절과 림프절들끼리는 림프관(lymphatic chains)으로 연결되어 있어 한쪽에 암이 들어오면

그 아래 위 림프절로 퍼지게 되어 있는데 커진 것만 제거하면 이미 퍼진 미세암은 그대로 남아 나중에 재발의 원인이 되지요. 방에 쓰레기가 있을 때 손으로 큰 쓰레기만 들어내는 것하고 빗자루로 큰 쓰레기뿐 아니라 작은 먼지까지 청소하듯 싹싹 쓸어 내는 것 하고 어느 것이 나을까요?

만약 미국에서 K대 처럼 수술 했다면 의료과오(malpractice)로 고발당하게 되어 있어요. 어떻게 그 병원을 찾아 갔어요?"

"그걸 누가 알았나요, 그저 작게 수술하고 약도 안먹어도 된다고 해서요"


개인외과 에서 찍어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까 기가 막힌다.

좌우 갑상선 날개에 재발된 암덩어리외에 자갈밭같이 되어 버린 수많은 중앙경부림프절 전이와 측경부림프절 전이를 보니 분노가 끓어 오른다.
"이렇게 된 걸 K대 그 의사에게 보여 줬나요? 그 의사는 뭐라 그러던가요?"

"아뇨, K대는 다시 안갔어요, 가기 싫었어요"
"무슨 그런 소릴? 가서 상황을 알려야 그 의사가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알게 될 것 아니요, 재발되고 문제가 되면 다시

그 병원을 찾지않으니까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는 것 아니요"


타병원에서 수술한후 재발되어 온 환자는 달갑지 않은게 사실이다.

지난번 수술로 조직이 유착되고 장기의 해부학적인 정상 위치가 뒤엉키어 재수술이 어렵고 수술후 합병증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암수술은 첫수술이 완벽하게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달콤한 말에 속아 원칙에 어긋나는

사이비 수술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똑똑한 환자들이 많은 대한민국에서 이런 의료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하긴 결절만 간단히 떼어도 암을 고칠 수 있다고 하는 말에 아무리 똑똑한 환자라도

넘어가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또 근거 없는 선동적인 언행에 넘어가지 않을 환자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TV같은 매스콤도 넘어 갔는데 일반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는가.


"환자분, 내가 수술해드릴게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무슨 말씀이신지?"

"지금 이렇게 된걸 K대 그 의사한테 보여주고 어떻게 할 것인지 물어봐요, 무슨 말을 환자에게 할 것이지

그게 궁금하니까요"

미적미적 하던 환자와 어머니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다.

글쎄, 꼭 그렇게 할지 안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작은 반항이라도 해야 꽉 막힌 속이 좀 뚫어질것 같은데, 글쎄....

대한민국, 아직 멀었어 !!!엉엉 회색동글이

2017/04/14 13:54 2017/04/14 13:54

진료일지(339) :2017년 4월11일

27세 여자사람 환자: 다음에는 날씬하고 이뻐져서 만나자고..


아침 병동회진 시간, 전공의와 갑상선 전담 간호사 솜솜(윤다솜)이와 얘기를 나눈다.

"어제 수술한 그 뚱뚱이 아가씨는 어때, 비만 환자는 수술도 어렵고 수술합병증도 잘생기고 재발율도 좀 높은 것으로

되어 있지. 어제 수술직후에는 부갑상선 홀몬치가 좀 낮게 나왔는데 오늘 아침에는 어떄? 손발저림 없고?"

"아, 좋은 데요. 부갑상선 홀몬치와 혈청칼슘치가 완전 정상으로 올라 왔는데요, 물론 손발 저림도 없구요"

병실의 아가씨 상태는 아주 양호하다. 천성이 낙천적이어서 그런지 항상 웃는 얼굴로 상대를 편안하게 한다.

병실은 어머니와 언니가 지키고 있다.

근데 어머니와 언니는 비슷한 외모에 몸매도 날씬한데 우리의 아가씨 환자만이 비만체형이다.

키 160 몇cm에 체중107kg이면 체질량 지수(비만지수라고도 한다)가 38 이상으로 초고도 비만이다.

모든 암의 20%정도는 비만이 관련되어 있어 이제 비만은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갑상선암의 원인중 하나로 비만도 지목되고 있고....

"어제 수술하고 나하고 약속 했지요,? 회복하고 나서 체중 빼겠다고 ..."


이 아가씨 환자를 처음 만난 날은 지난 2월14일이었다.

2016년 추석전후에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발견되어 항갑상선제제인 메티마졸로 증상이 호전되어 필자를 찾기 1개월전부터

약을 끊은 상태로 지내왔다고 한다.

그런데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중인 12월 어느날 갑상선결절이 발견되어 2017년 1월12일에 시행한 세침세포검사에서

유두암으로 진단되어 필자를 찾아 왔단다.

가지고 온 타병원 초음파영상에는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1.3cm크기의 울퉁불퉁 못생긴 암덩어리가 앞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고 왼쪽 날개애도 0.34cm크기의 미결정 결절이 보인다. 갑상선 실질은 만성갑상선염으로 거뭇거뭇 얼룩이 져 있고

갑상선기능은 TSH(갑상자극뇌하수체)가 5.66mIU/mL(정상,0.86~4.69)으로 약간 증가하여 기능저하쪽에 가깝게 되어 있다.


수술D-day인 어제 월요일 (4월10일) 아침, 환자에게 말한다.

"요즘 최소침습기법으로 수술하는데 오늘은 좀 힘들지 모르겠네....목이 좀 두꺼워서 말이지.

수술은 오른쪽 반절제를 계획하고 있는데 왼쪽 결절이 암으로 밝혀진다든지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전절제로 바뀔 수도 있어요"

어머니가 부탁한다. 어머니도 5년전에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단다.

"아이, 그래도 아가씬데 이쁘게 해 주셔야 되는데....."


8호수술실, 전임의 닥터 김과 초음파영상을 보며 얘기를 나눈다.
"최소침습은 어렵겠지?"

"그러게요, 목이 짧고 굵어서요"

그런데 환자를 마취시키고 목을 뒤로 젖히니까 ,흐흠, 목이 보인다. 앉아 있을 때보다 훨씬 목이 보기 좋다.

"아이고, 모르겠다, 어디 최소침습으로 해 보자, 미혼만 아니면 전통기법으로 하면 편할텐데 말이지"

수술은 중앙경부 피부를 피해 오른쪽 목피부에 3.5cm절개선을 넣고 오른쪽 갑상선엽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왼쪽 날개에 있는 0.34cm 결절까지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결과 나올 때까지 휴게실에서 커피 한잔하고 있을테니까 나오면 연락해 주셔"


30여분후 휴대폰 벨이 울린다.

"교수님, 반대편 짝은 결절도 암이고요, 중앙 림프절 6개에 2mm 크기 전이가 있데요"

"그래? 그러면 전절제를 해야 되겠네, 내 곧 내려갈께"

그래서 남은 왼쪽 갑상선을 다 떼는 완결절제술을 시행한다. 수술시야가 좁았지만 별 이벤트 없이 무사히 수술이 종결된다.


오후(4월11일) 병실 회진 시간, 아가씨 환자가 궁금하여 병실로 향한다.

"다솜아, 뚱뚱이 아가씨 성격이 좋은 것 같아, 그 언니랑 어머니는 오히려 마른 체형이던데? 왜 그 아가씨만 그럴까?"

"아이, 교수님, 뚱뚱이 보단 퉁퉁이가 나을 것 같은데요"
퉁퉁이 아가씨에게 말한다.

"결국 체중은 많이 먹고 움직이는데 게으른 사람한테 늘게 되어 있거든, 무조건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구,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웬만한데는 걸어 다니고 말이야, 옆에 있는 언니가 잔소리 하고 감시 좀 해주고..."

"언니 아닌데요, 같은 직장 동료인데요"

"뭐라고? 완전 속았네..허허... "


환자의 어머니가 말해 온다.

"교수님. 우리가족은 저애와 저 말고도, 할머니와 고모도 갑상선암 환자예요"

"아, 그럼 완전 가족성 갑상선암이네요"

가족성 갑상선암은 다발성이 많고 림프절 전이도 잘 되고 재발율도 좀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비만이 합치면 더 그런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아가씨처럼 첫 수술을 철저히 해주고 수술후 빡센 고용량 요드치료를 해주면 장기생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아가씨 환자한테 경고의 말을 남기고 병실을 나선다.

"다음에는 날씬하고 이뻐져서 만나자고.....원래 이쁜 얼굴이 잖아....ㅎㅎ"미소 노란동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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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4 13:52 2017/04/14 13:52

진료일지(338) :2017년 4월4일

39세 여자 환자와 40세 남자 환자 :


"환자분을 보면 작은 갑상선암은 수술을 안해도 된다는 그 비갑상선전문 의사들을 두들겨 패고 싶습니다,

환자 내외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저희들도 마찬가지지요, 기가 막히지요"
"그렇지요, 그렇게 작은 갑상선암이 이렇게 전신에 퍼지다니요, 나는 분노를 느끼고 있어요"

정밀 그렇다. 이렇게 성품이 착한 젊은 부부에게 이런 황당한 일이 생기다니.......


이 환자를 처음 본 것은 2014년 6월26일이었다.

왼쪽 갑상선의 3.2cm 결절을 중심으로한 3개의 작은 결절과 오른쪽 갑상선의 0.3cm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를 한 결과 오른쪽의 작은 결절은 암의심(카테고리 5)이고 왼쪽은 비정형세포(카테고리 3)이어서

2014년 7월24일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시행하였다.

수술은 어렵지 않게 스무스하게 진행되었다. 병리 조직 검사 결과는 오른쪽 결절은 0.3cm 미세유두암이었고.

왼쪽의 3,2cm 결절은 암이 아닌 선종양증식증(adenomatous hyperplasia)으로 판명되었는데, 예상외로 이 양성 종양

에 연이어서 0.4cm 미세유두암이 우연히 발견되었던 것이다.

이 유두암은 육안으로는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현미경하에서는 미세침범이 있었던 것으로 판독되었다.

림프절 전이는 없었고....

이 정도의 미세암에서 전절제술은 좀 과잉이 아닌가 생각되었지만 양쪽엽에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렇게

수술이 되었다.


미국 갑상선학회의 가이드라인대로라면 분명 저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수술후 방사성요드치료는 필요가

없는 상태였지만 수술후 신지로이드 투여상태에서 체크한 혈청 타이로글로부린치(thyroglobulin, Tg)가 무려 72ng/ml로 증가해

있어, 그럴리는 없지만 혹시 폐나 뼈에 전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되어 폐CT스캔을 찍어 보았다.

근데 말이지, 맙소사, 양쪽 폐에 미세하지만 전이가 의심되는 소견이 쫘악 깔려 있지 않는가(tiny metastases to both lungs).

"아아~~, 말도 안돼, 이렇게 작은 미세갑상선유듀암(papillary thyroid microcarcinoma)에서 폐전이가 일어나다니..."


이후 교본대로 지옥의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가 1차에서 3차까지 시행된다.

200mCi --230mCi ---150mCi 순으로 말이지.......

2016년 12월 19일 마지막 요드치료후 신지로이드 복용없이 체크한 Tg가 14.79ng/ml, 신지로이드 복용후 체크한 Tg가 4.85ng/ml로

감소하여 희망적으로 생각되었는데, 어라~~, 요드 전신스캔에서 흉추10번과 흉골에 작은 요드 흡착이 보이지 않는가.

Tg가 괄목할 만큼 감소되었다는 것은 암세포가 그만큼 소멸되었다는 뜻인데? 이 무슨 시추에이션?

그래서 MRI촬영으로 진짜로 척추에 전이가 있는지 알아 보았는데 신경외과 척추전문 진교수는 척추는 괜찮을 것 같다고 위로를 해준다.

"휴~ 그렇다면 다행지지...."


4월4일, 환자를 다시 만나 그간의 과정을 설명해준다.

"그러면 교수님, 흉골에 있다는 건 어떻게 되나요?"

"글쎄 그것은 현재 검사를 안해 봐서 모르겠는데 ... 좀 부담이 되지만 방사성동위원소 150mC를 추가해서 Tg가 더 감소하는 걸 보고

흉골 검사를 해보록 하지요. 그때가서도 흉골에 남아 있으면 고걸 떼어내어 버리지요, 흉골 수술은 어렵지 않지요.

어디 한번 추가 동위원소 치료 결과를 기대해 보지요"

"네,네. 그렇게 하지요"

Tg가 많이 감소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소멸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디인가 먼지처럼 암세포가 숨어 있을 것이다.

세상에, 0.3cm, 0.4cm 유두암이 이렇게 퍼져 사람을 고생시키다니........작은 암이라고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지 않은가.

역시 암은 작을 때 치료해야지, 그렇지, 작을 때 말이지...


같은 날 오후, 40세 남자사람 환자가 진찰을 받으려 왔다. 멀리 지방병원에서 유두암 진단을 받았단다.

가지고 온 초음파를 보니까, 어이구야, 양쪽 갑상선엽에 눈폭풍처럼 험악하게 생긴 암덩어리가 암파편을 여기저기 날리고

있다.

흠, 이런 암은 빨리 퍼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 그래서 수술의 필요성을 열심히 설명한다.

긴 설명을 다 들은 환자의 보호자인 와이프가 질문을 해 온다.

"교수님, 꼭 수술을 해야 하나요? 요즘은 수술이 필요없다고 하던데요, 약으로 고쳐주시면 안되요?"

"네? 네? 수술 말고 약으로 고쳐 달라고요? 아이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는데요, 죄송하지만요"

아~, 또 어떤 망령이 메스콤에서 미친소리를 했나 보다. 허이구~~여러분 어떡하면 좋을까요?엉엉 회색동글이



2017/04/10 12:15 2017/04/10 12:15

진료일지(337) : 2017년 4월3일

43세 여자사람 환자(337) :성대신경과 식도벽을 침식한 갑상선 유두암


16호 수술실, 수술 조수 닥터김과 얘기한다.

"다음 환자는 오늘의 하이라이트 40대 초반 여자환자다. 지난 1월경 목소리가 변해서 병원에 갔더니

갑상선암이 오른쪽 성대 신경까지 침범했다는 거야, 환자로서는 황당한 거지.

여기 초음파 함 봐라. 오른 쪽 갑상선의 마의 삼각지대를 중심으로 험악하게 생긴 암덩어리가 2.7cm 크기로 있고, 왼쪽에도

울퉁불퉁 못생긴 놈들이 있단 말이야, 오른쪽 보단 작지만 말이지....."

"네, 그러네요, 오른쪽은 상당히 큰데요, 왼쪽은 다행하게도 앞쪽 피막 가까이 있군요, 중앙림프절도 좀 커진 것이 있고요"

"음성클리닉에서는 뭐라 그랬노?"

"오른쪽 성대신경이 완전 마비가 되었다 했고요, 성대 내시경 사진에는 성대가 중앙부위에서 마비가 와서

중앙부위에서 고착되어 있다고 했어요"

"그럼 수술후에도 목소리는 정상처럼 들리겠는데?"

"그렇겠네요, 이런 경우에는 성대신경이 짤려도 이 이상 목소리는 더 나빠지지 않겠는데요"

"그렇지. 따라서 성대성형술(laryngoplasty)은 안해도 될 것 같지? 그래도 수술할 때는 신경감시장치(neuromonitoring)를 장착해서

신경을 보존할 수 있으면 해 보도록 해 보자구"


"왜 이래 환자가 도착 안하노? 아직 마취 준비실에 있나? 어디 함 가보자"

마취 준비실로 가 보니 환자는 이미 도착해 있는데 담당 마취의사가 환자에게 뭐라뭐라 설명을 하고 있다.

"환자분, 오른쪽 성대는 이미 마비가 와 있는 거 알고 계시죠? 그런 일이 없어야 되겠지만 암이 왼쪽 성대신경 근처까지

퍼져 있으면 수술후에 왼쪽 성대마비까지 올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기도에 구멍을 뚫고 숨을 쉬어야 할지도 몰라요,

그걸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허, 마취선생이 우리 외과팀 대신에 다 설명을 해주고 있네, 수고 많았소, 그런 일은 없어야지요,

환자분,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드릴게요"

"네, 네, 교수님,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


수술은 우선 문제의 오른쪽 갑상선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중앙경부 청소술을 하고 신경감시기구로 오른쪽 성대신경을 탐색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는데, 어이쿠야,

험악하게 생긴 암덩어리가 성대신경이 후두로 들어기는 부위와 그 부위 근처의 식도벽을 완전

침식하여 어디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가 되어 있다.신경 모니토링에도 성대신경의 반응이 없다.

휴~~, 이 정도면 성대신경을 희생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식도벽도 어느정도 깊이로 침식당했는지 파악하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그래서 성대신경을 먼저 짜르고 한덩어리가 되어 있는 암조직과 식도벽을 노출시켜 제거 작업에 들어 간다.

수술 조수인 전임의 닥터 김에게 말한다.

"식도벽을 침식한 암을 분리해 낼 때는 식도가 뚫어지지 않도록 정말 조심조심해서 분리해 내야 한다.

식도벽이 펑크나면 그 자리에서 봉합하면 되지만 재수 없으면 식도루(esophgeal fistula)가 생겨 두고두고 고생하게

된단 말이지..."


어찌어찌해서 정말 어깨가 빠져나가는 고통스런 작업끝에 식도근육을 침식한 암조직을 식도점막층으로부터 분리해 내는데 성공한다.

"교수님, 후두 성형술은 필요없을 까요?"

"필요 없지, 이미 자연적으로 성대가 중앙부위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 변화는 더 이상 없을거야,

단 반대쪽 성대신경은 절대적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 말이지"

반대쪽 암은 오른쪽 보다 심하지 않고 갑상선의 앞면 까까이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이

왼쪽 갑상선과 함께 성공적으로 제거된다.

"이렇게 성대신경, 식도벽까지 침식당한 경우는 수술후 빡센 방사성요드치료를 해야 될거야, 요드치료에 반응이 신통찮으면

외부방사선치료까지 해야 될지도 모르고......아, 그리고 이 환자 담낭 담석도 있지? 같이 수술해 주기로 했으니까

그쪽 팀 불러라, 나는 그동안 휴게실에서 커피 한잔 할거야"


휴게실에서 커피 한잔 즐기면서 컴터에 코박고 있으니까 담낭수술 담당 박00교수가 말해 온다.

"교수님,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담석 사이즈가 얼마나 되던가요? CT에는 좀 크게 보이는 것 같은데?"

"아, 예, 한 2cm쯤 되었어요"

"아이고, 수고 많았소"


마취 회복실의 환자상태는 만족스럽다. 그래도 목소리가 궁금해서 말을 시켜 본다,

"아, 소리내어 보세요"

"아~~,아~,"

"환자분, 수술 잘 되었어요, 목소리도 그대로네요"
"예, 예, 고맙습니다, 교수님"

수술실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환자의 남편과 부모님, 친정동생에게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해준다.

"큰 수술이 될거라 했는데도 환자분이 늠름하던데요, 눈믈 한방울 흘렀지만요"

"아뇨, 속으로는 엄청 울었을 거예요, 수술이 잘되었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그렇지, 큰 수술 앞두고 속으로 울지 않을 환자가 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성대신경과 식도벽 침식이 안된 조기암이라면 간단히 고쳐 마음이 편했을텐데...에휴~~화남 노란 동글이

2017/04/10 12:14 2017/04/10 12:14

2017년 3월31일

39세 여자 사람 환자: 수술방에서 다시 만날 일이 없어야지요


16호 수술실, 오늘의 최대 VIP(very important patient)인 30대 후반 여자사람 환자가 옮겨져 온다.

2009년 가을에 수술받고 이번에 두번째 수술이다. 물론 재발 때문이다.

재발은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큰 스트레스로 다가 온다. 그래서 재발로 재수술받게 되는 환자는

필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환자인 VIP인 것이다.

"아이고, 드디어 여기서 또 만나게 되었네. 몇년 만이가요? 7년만이지요?"

"아뇨, 8년만입니다"

" 아, 벌써 그렇게 되었군요, 이번 수술은 큰 수술이 아니니까 안심해도 됩니다. 또 수술을 하게 되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죄 지은 것 같기도 하고......이번 수술로 수술방에서 다시 만날 일이 없어야지요"


이 환자는 8년전 필자의 집도로 0.5cm 유두암으로 오른쪽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받았다.

0.5cm라면 수술을 하지 않고 지켜 보다가 커지면 수술해도 되는 암이지만 암의 위치가 갑상선 피막을 침범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술을 하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반절제술을 계획하였지만 수술중에 그만 중앙경부림프절에 전이가 3개나 발견되어

전절제수술로 전환된 케이스였다.

수술후 1차 150mCi와 2차 30mCi의 방사성요드치료로 신지로이드 복용중 혈청Tg가 0.1 ng/mL이하가 되고,

재발소견 없이 좋은 경과를 보이다가 2016년 1월말 추적 초음파검사에서 오른쪽 총경동맥앞 레벨3 림프절중의

하나가 0.9cm로 커진 것이 발견되었다.

미국 갑상선학회에서는 작은 림프절 재발은 환자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므로 재발이 의심되더라도

1.0cm 이상 커진 후에 조치를 취해도 된다고 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세침검사를 했더니 전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7년초 추적 초음파검사와 CT스캔에서 사이즈변화는 없지만 기존에 있던 커진 림프절에 연이어서 또 한개의 커진 림프절이

발견되어 더 퍼지기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되어 결국 오늘이 수술 D-day로 잡히게 된 것이다.


수수 조수 닥터 김과 얘기 한다.

"이 봐라, 1차 수술때 사이즈 0.5cm 암이 이제와서 옆목 림프절까지 전이되어 온 걸 보면 1cm 미만암아라도

이렇게 나중에 퍼질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지. 작다고 그냥두면 안된다는 얘기지"

"혹시 그때도 림프절 전이가 있었는데 발견되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어제 영상의학과 손교수와 이 환자의 옛날 영상들을 모조리 다시 검토해 봤는데 그때는 분명 없었어,

정말 없었어, 사실 그때도 있긴 있었겠지. 단지 먼지 처럼 작아서 영상에서 안 나타난 것일 뿐이겠지, 그때 먼지처럼 있었던 림프절 암세포가 이제야 눈에 보일 정도로 커져서 보이게 된 거 겠지"

"림프절 전이가 예후에 영향을 많이 미칠까요?"

"사실 환자들은 림프절에 전이가 있다고 하면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는데 위암이나 유방암 같은 다른암과는 달리 갑상선유두암의

림프절 전이는 재발율은 올라가지만 사망율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되어 있지, 단 3cm이상 큰 전이는

사망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지, 개정된 미국 갑상선 진료가이드라인에도 그렇게 나와 있지 아마.."


수술은 지난번 절개선의 우측 끝에서 5cm 쯤 연장해서 재발 림프절의 윗쪽과 아랫쪽 측경부림프절을 노출시켜 레벨 2,3,4를

제거하는 청소술을 시행한다. 심한 재발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은 한시간만에 쉽게 끝난다.


병실에서 만난 환자상태는 아주 좋다. 재발 수술인데도 밝은 표정으로 의료진을 맞이한다. 가족 모두가 밝은 표정이다.

"수술은 보시다시피 간단하게 잘 되었습니다. 내일 하루만 더 견디면 거뜬히 회복할 것입니다"

"방사성 요드치료는요?"

"아. 나중에 피검사 결과(Tg)가 좋으면 생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네,네. 고맙습니다"

암수술이니까 저위험군에 속하는 환자일지라도 5%정도는 재발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현대의학의 한계인 것이다.

그래도 재발VIP로 수술방에서 다시 만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숨길 수 없는 속마음이다.미소 노란동글이

2017/04/10 12:13 2017/04/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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