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256) : 5월16일

 

35세 여자사람 환자 : 쉽게 봤다가 큰 코 다칠 번 했다


오늘 수술 환자중 가장 간단하게 끝날 환자다. 수술대로 옮겨 누우면서도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표정이다.

"에고, 재발이지만 아주 초기라 간단하게 끝날 것입니다. 너무 걱정 안해도 됩니다"

"한시간 쯤이면 될까요?"

"아마도 .... 그전에 수술하고 남은 왼쪽 갑상선의 작은 조직에서 생긴 것이니까"

"예쁘게 해주세요"

"네,네, 이번에는 옛날 수술 흉터를 제거하고 다시 예쁘게 봉합할 겁니다"


이 환자는 약 5년전, 정확하게는 2011년 7월 15일에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생긴 0.7cm 유두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환자는 2010년 4월부터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항갑상선제제인 메티마졸을 복용하고 있던 중

우연히 초음파검사에서 오른쪽 날개에서 유두암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사이즈가 1cm가 안되어 지켜 볼 수도 있었겠지만 암의 위치가 피막을 물고 있고

오른쪽 중앙경부림프절 몇개가 커져 보였기 때문에 수술이 권유되었던 것이다.

수술은 소위 던힐 수술법( Durnhill's operation)이라 해서 암이 있는 쪽의 갑상선은 다 떼고 반대편은 반쯤 떼어 내는 수술이었다.

물론 중앙경부림프절도 동시에 제거 되었다.

영구조직검사결과는 오른쪽 갑상선의 유두암에다 현미경적 피막침범이 있었으며,

림프절은 13개가 절제되었는데 한개에도 전이가 없다고  하였다.


수술후 환자는 신지로이드 0.1mg/day 복용하면서 매년 초음파검사, 갑상선기능검사와 Tg검사를 해왔는데

전혀 이상이 없이 경과가 양호 하였다.

그래서 2016년 검사에서 무사 통과하면 매년 검사하는 것도 번거럽고 비용이 드는 일이니까

2년에 한번씩 체크해도 될 것이라고 환자에게 얘기했는데, 2016년 4월12일 초음파검사에서, 아이쿠야,

암이 강력히 의심되는 결절이 왼쪽 남겨둔 갑상선에 나타났던 것이다.

세침검사를 했더니 역시 유두암이란다. 이 무슨 시츄에션?

하긴  한쪽을 수술했을 때 반대편에 다시 생길 확율이 5%정도로 되어 있지만 환자 얼굴 볼 면목이 없는 것이다.

암이 더 퍼지면 곤란하겠다 싶어 수술을 권유했더니 속으로야 어떤지 모르지만 별 저항없이 수술을 받겠다고 동의해 주었다.


수술실 컴터에 올라온 영상을 다시 보며 수술조수로 들어온 닥터 김과 얘기를 나눈다.

"이전에 찍은 초음파를 다시 한번 검토해 보자. 혹시 놓친게 있는지"

"작년에 찍은 초음파까지는 깨끗한데요. 완전히 새로 생긴 건데요"

"글쎄, 5년전에 이미 생겨 있던 암세포가 이제야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완전 새로 생긴 것인지 그건 모르지.

원래 갑상선암은 한쪽에 암이 생기면 갑상선안의 무수히 많은 림프채널을 따라 반대편쪽으로 퍼져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이 것이 커져 재발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난다고 하는데 이것이 5%정도 된다는 것이지,

또 전번에 생긴 암과는 전혀 별개로 새로운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일어나 반대편 날개에도 새로운 암이 생긴다는 설도 있지.....

어느 쪽 말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좌우간 반대편에 재발이 생길 수가 있단 말이지.............

이것 때문에 아예 처음부터 전절제 하는 것이 재발율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수술은 지난번 수술 절개선을 따라 창상을 열고 왼쪽 갑상선을 찾아 들어간다.

두번째 수술할 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부갑상선기능 보전과 성대신경(되돌이 후두신경)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다..

뭐, 남은 왼쪽 갑상선조직이 5gm내외 밖에 안되니까 수술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아~, 그런데, 어럅쇼, 무슨 조직 유착이 이렇게 심할까?  띠근육과 기도연골막을 분리시키는 것부터 장난이 아니다.

시멘트가 굳은 처럼 한덩어리가 되어 있다.   왼쪽 남은 갑상선조직까지 어느 천년에 도달하노 싶다.

조직을 조금만 분리해도 피가 질질난다.

"허~, 이러다가 성대신경 짤라 먹겠다. 부갑상선도 어디 붙어 있는지 모르겠다. 뭐, 이렇게 유착이 심하노?"

이럴때는 수술을 한템포 늦추어서 차근차근 적혈구를 하나하나 잡는 기분으로 슬로 슬로우 진행해야 한다.

조직을 쪼끔식 조금씩 분리하고 신경이 있는지, 부갑상선이 있는지 확인해가면서 해야 한다.

어찌어찌 해서 갑상선조직과 성대신경이 분리된다.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행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부갑상선이 있는 근처에는 아예 접근을 않는다.


"지금 몇시간 지났노?"

"2시간 가까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젠장 한시간은 무슨.......이렇게 유착이 심할 줄 우째 알았겠노?"

옛 흉터를 잘라내고 다시 피부 봉합을 하면서 말한다.

"내 이렇게 어려울 줄 미쳐 몰랐지, 쉽게 봤다가 큰코 다칠 번 했다"


병실로 올라가 환자 얼굴을 보니 편안하게 보인다. 수술이 어려웠지만 잘 되었다고 설명해준다.

전공의가 보고해 온다." 부갑상선 홀몬이 55pg/mL(정상, 15~65 )으로 완전 정상입니다. 칼슘도 정상이구요"

"목소리도 완전 정상이구만"

흐흐... 고생한 보람이 있군, 재발 수술은 역시 어렵지만 말이지........흐흐.....

2016/06/03 15:15 2016/06/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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