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56) : 2019년 9월27일

50대조반  여자사람 환자:  양쪽 성대신경을 절제한 환자 이야기



2019년 9월27일 외래진료시간, 아, 울산 아지매가 빙긋이 웃으며 들어 온다.

오랜 세월 온갖 고행길을 헤쳐나온 역전의 용사답게 이제는 모든 것을 달관한 표정이다.

"이번에는 6개월만에 온 거지요? 그 이전에는 1~2년마다 오다가 말이지.  6개월전 Tg가 2년전 보다 조금 높게

5.43ng/ml 으로 나와서 이번에 다시 측정해 보자 한 거지요.  그 전에는 정상치보다 약간 높기는해도 계속 같은 수치를

보여 와서 암세포가 비실비실 힘을 못쓰고 있다고 본 건데  이번 수치가  6개월전보다 높게 나오면 암세포가 다시 활동을

시작한거라 해석하게 되는데 애석하게도 이번 수치가 7.4ng/ml 로 조금 증가 했어요. 슬슬 암세포가 활동을 하려고 하는 모양이지요.

고용량 방사성 요드치료를 추가 해서 암세포의 기를 꺽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네, 교수님, 각오하고 있었어요"

" 아이들이 있다 했지요?"
"네,  30살 딸아이하고 29살 아들이 있어요. 둘다 아직 미혼이구요"
"아기가 아니어서 방사성 요드치료 하는데 부담이 덜 되지요"


"이제 보니까, 말하는 데는 지장이 없어 보이는데 혹시 물 마실때 사레는 안 드나요?"
"괜찮아요,  처음 기도 구멍을 막는 수술하고 적응할 때까지 얼마동안 사레가 잘 들더니 이제는 아무 문제 없어요"

"참 고생 많이 했지요, 그래도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어요. 이번에 한번 더 고생하고 오래 오래 잘 살아야지요"

"다, 교수님 덕택이지요, 교수님이 고생 많으셨어요"


이 환자는 22년전인 1995년 11월10일에 갑상선전절제술+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양쪽 성대신경 절제술 + 오른쪽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을 받았다. 엄청 퍼진 갑상선암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큰 수술이 되었는데 당시

가장 큰 문제는 호흡하고 목소리 내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대신경이 암 때문에 망가져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미 망가진 양쪽 성대신경을 어쩔 도리가 없어 암덩어리와 함께 절제하고 호흡 유지를 위해 영구적인 기도조루술(tracheostomy)을

하였다.

기도조루술은 목의 구멍을 내어 숨을 쉬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가 말도 못하고 물을 뒤집어 쓰는 목욕도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스피치 발브라는 기구를 장착한 후에는 이런 불편함에서 다소 벗어 날 수 있게 되었다.

심하게 퍼진 암이 었기 때문에 세번의 고용량 방사성요드(총용량 450mCi)치료를 추가로 해주었다.


이후 절망적인 상태에서 벗어나 일상생활을 몇년간 잘 유지하다가 수술 9년째인 2004년 7월에 오른쪽 레벨3 림프절부위에

1cm크기의 재발이 발견되었다. 이때는 수술 대신 에탄올을 재발부위에 몇차레 주입하는 치료로 해결이 되었다.

이제는 욕심이 생겨 환자가 불편해 하는 기도구멍을 막아주는

기도조루술 폐쇄 수술을 음성클리닉 팀과 합동으로 2007년 12월7일에 해주었다. 결과는성공적이었다.

목에 구멍이 없어 지게 되니 환자도 의료진도 매우 만족하게 되었다. 정말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 했다.


그런데 말이지,  3년이 지난 2010년 5월에는 우측 후인두 림프절(retopharyngeal node)에 또 다른 재발이 나타나지 않는가.

이 부위는 에탄올 주입도 어렵고 수술 접근도 쉽지 않은 데 말이지....

그래도 어쩔 것인가,  어찌어찌해서 깊숙히 박힌 재발병소를 성공적으로 제거하였다.

이후  추적하면서 찍은 초음파, CT스캔, PET-CT에서는 재발병소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

다만 혈청 Tg만이 3~4ng/ml 을 유지하고 있어 완벽한 완치는 아니지만 암세포의 활동이 멈춘 상태라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최근에 5.43ng/ml에서 7.4ng/ml 로 증가해서 추가 방사성요드치료를 받기로 한 것이다.


"그때 첫 수술은 20대 새댁이었을 때였지요? 참 세월 빠르지요? 나도 이제는 늙었고요"
"아니, 교수님은 고대로인데요"

"흐흐,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각자 그 나이에 맞게 세상을 보면 세상이 더 아름답다고 느껴지지요.

 환자분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더 의미 있게 세상이 다가오지요. 살맛이 나지요. 고생스럽지만 한번 더 요드치료 견뎌 냅시다"

오래 된 환자와는 감성교류가 가능하다는 것이 참 좋다.미소 노란동글이

2019/10/08 11:59 2019/10/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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