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542 ):2019년 7월17일

40대초 여자사람 환자: 작다고 우습게 보았다간 큰코 다친다구"​​

월요일(7월15일) 아침 회진시간,  전공의가 보고해 온​다. ​"교수님, 지난 주 금요일에 우측 반절제한 환자입니다. 원래대로 하면 오늘 퇴원해도 되는 환자인데 두통이 심하다고 합니다"

"두통 있는 환자가 어디 한두명이야지....좌우간 환자를 보고 얘기하자. 환자분 머리가 언제부터 아팠어요?"
"아픈지는 좀 되었어요, 간호사 한테 얘기 했는데 의료진으로 부터 아무 조치가 없었어요, 왼쪽 머리가 참을 수 없이 아파요"
"그래요? 어디 봅시다. 어? 여기 왼쪽 관자놀이 피부가 이상한데? 여기도 아프고 왼쪽 두피도 아프고 그렇죠? 이건 대상포진(herpes zoster) 같은데요. 이 병은 몹씨 아픈 걸로 되어 있어요. 즉시 피부과 볼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드리겠습니다. 피부과 같이 병이 응급하지 않은 환자들을 보는과 의사들은 반응이 늦​지요.....좀 부탁해 보겠습니다".

피부발진은 0.5cmX0.5cm넓이로 작지만 환자는 많이 이플 것이다.전공의와 전담간호사 한나에게 오더를 한다. "피부과, 빨리 보도록  해 주셔"
"예, 그런데 보통은 외래 다 끝나고 봐 주는데요"

"무슨 소리고...아픈 환자 먼저 봐 주어야지, 하여튼 작은과 의사들은 바쁜게 없단 말이야"


이 환자는 지난 타병원에서 우측 갑상선 유두암 진단받고 전원되어 7월12일 우측갑상선 반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받았다. 수술도 간단히 아무런 하자 없이 잘 끝나고 회복도 순조로워 걱정 1도 없이 퇴원이 가능했는데 그만 대상포진이란 덫에 걸린 것이다.

대상포진은 사람몸의 신경절에 잠복상태로 있던 어릴 때의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어 나타나는 병이다. 보통 면역능력이 떨어진 고령자에게 나타나지만 과로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젊은 사람에게도 나타난다. 증상은 신경이 지나는 피부에 국한되어 나타나지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있는 환자는 전신으로 퍼져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환된 신경이 지나가는 부위에는 심한 통증과 감각이상이 동반되며 붉은 반점이 신경을 따라 나타난 후 여러 개의 물집이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피부 발진은 초기에는 나타나지 않고 통증만 호소하기 때문에 진단이 안되어 다른 전문분야과를 전전하다가 피부발진이 나타난후에야 비로소 대상포진이라 진단되는 것이 보통이다. 피부발진은 보통 2주 정도 지나면 딱지가 생기면서 증상이 좋아진다. 피부의 병적인 증상이 모두 좋아진 후에도 해당 부위가 계속 아프기도 하는데, 노인 환자의 1/3정도에서 나타나고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가 눈 주위를 침범하면 홍채염, 각막염이 생겨 시력을 잃을수도 있고 안면신경까지 침범하면 안면신경마비가 생길 수도 있고, 뇌수막까지 침투하면 뇌수막염이 생길 수 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까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치료는 항바이러스 치료제 투여다. 이는 바이러스의 복제 억제 및 확산 기간의 단축, 발진 치유 촉진, 급성 통증의 기간과 정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에 의한 신경 손상의 정도도 감소시킬 수 있다. 전신 또는 국소적인 스테로이드도 도움이 된다.통증 완화를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마약성 진통제 등도 사용해 볼 수 있다.


화요일 아침회진에서도 환자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왼쪽 이하선 부위가 붓고 왼쪽 눈거풀 근처까지 살짝 부어오르니 환자가 슬슬 불안한 표정을 보이기 시작한다. 모든 환자는 자신의 병이 빨리 낫기를 원하다. 당연한 희망사항이다.

" 피부과, 이비인후과, 안과 협진하도록 부탁해봐.."
"대상포진 치료는 이미 시작했고요, 안과와 이비인후과도 부탁했어요"

"허참~, 갑상선수술은 아무 문제없는데 엉뚱하게 피부과 문제가 사람을 괴롭히는구만, 옛날 내가 신촌에 근무할 때 왼쪽 옆구리가 대상포진에 공격 당해서 한동안 고생한 적이 있었지, 잠못자고, 잘못 먹고, 밤낮으로 과로하고, 스트레스 받고 해서 면역능력이 파괴되었던 모양이야,  우리 환자도 찾아보면 면역능력이 떨어진 원인을 찾을 수 있을거야"


다음날 아침(7월17일), 환자 상태는 어제보다  좀 좋게 보인다. 우선 이하선 붓기가 호전되어 보인다. 왼쪽 눈거풀은 아직 어제와 비슷하다. 세번 째 갑상선 수술 끝나고 전담간호사 한나에게 전화를 한다.

"오늘 또 피부과와 안과 협진 넣어보도록 하라구, 한번 협진 부탁하면 환자 상태 봐서 자주 봐 주어야 할 것 아냐?"
"네, 그런데 ...."

"환자가 불안해 하지 않도록 관련과에서 잘 설명해 주면 좋으련만.....우리 갑상선은 문제 없으니까 아예 피부과로 전과해서 보게 하면 어떨까?"

"글쎄요, 그렇게 해줄까요?, 약은 주사제로 바꿔서 들어가구요, 피부과 교수님들은 학회에 ​가시고 자리를 비우고 있고요, 안과에서 나온 안연고 처방은 환자가 거절하고 있어서 그냥두고 보는 중이예요"

" 할 수 없지, 수고 했다​ "​


저녁회진 시간, 문제의 환자를 보러 간다.

어라? 환자 얼굴이 밝아졌다. 이하선 붓기도 빠지고 무엇보다도 가장 걱정했던 왼쪽 눈꺼풀이 깨끗해 졌다.

물론 관자놀이의 피부발진도 꺼덕꺼덕해졌다.

이제 대상포진은 잡히기 시작 한 것이다. 아직 통증이 약간 남아 있긴 하지만 이것도 시간 지나면 사라질 것이다.

환자가 웃는 얼굴로 묻는다. "교수님, 갑상선암은 걱정안해도 되지요, 1기죠?"

"그럼요, 갑상선암은 고쳤습니다. 약을 먹어야 할지는 첫 외래 올 때 갑상선홀몬 검사하고 결정할 겁니다.

안먹게 될 가능성도 있지요"

병실을 나오면서 한나가 말한다.

"교수님, 문헌을 보니까 대상포진이란 병이 간단한 게 아니더군요. 교수님이 신경 쓰던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그렇지? 대상포진은 피부발진이 작다고 우습게 보았다간 큰코 다친다구"​미소 노란동글이

2019/08/27 11:34 2019/08/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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