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38 ) : 2019년 7월5일

30대 초반 여자사람 환자: :림프절 전이가 많은 환자는 전통 절개가 좋다


20호 수술실, 오늘의 하이라이트 환자다. 직업이 TV 방송 아나운서라니까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남편분이 영상의학과 의사라니까 더욱 그렇다.

필자가 수술을 맡고 싶지 않은 환자의 직업으로는 성악가( 그중에서도 소프라노)가 단연 1위이고 그 다음이 아나운서고 다음이 학교 선생님 내지 목소리를  많이 쓰는 직업군이다.

이들 직업을 가진 환자들은 아무리 수술을 깔끔하게 잘 해 주어도 만족을 안한다.

수술전과 비교해서 목소리가 달라졌고 목소리 내기가 힘들어졌고 특히 고음을 내기가 힘들어졌다고 하소연한다.

수술받고 처음 6개월까지는 이런 증상이 있다가  그 이후 수술상처가 부드러워지는 정도에 따라

목소리도 호전되는데 호전 속도가 천차만별인 것이다.

암이 퍼진 정도에 따라 수술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초기암으로 반절제에다 림프절 청소도 심하지 않게 한 환자는 목소리 변화도

심하지 않고 일찍 회복되고, 반대로 수술범위가 넓고 클수록 후두와 식도를 싸고 있는 근육이 굳어져 목소리 내기가 힘든 것은 물론  

고음을 내기가 어려워진다.

환자는 답답하기 짝이 없어 담당의사에게 호소해 봐도 무표정한 의사에게서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다.

"시간이 약입니다, 기다리는 수 밖에 없어요"


오늘 문제의 환자는 타병원에서 갑상선유두암 진단(카테고리 6)을 받고 전원해 왔다.

우리 병원의 초음파스테징(ultrasonographic staging)검사와 CT스캔 소견이 좀 껄그럽게 보인다.

좌우 양측 갑상선날개에 삐쭉삐쭉 보기 흉하게 생긴 암덩어리가 버티고 있는데 우측은 1.02cm, 좌측은 0.96cm 사이즈이고

부담스럽게도 좌우 중앙경부림프절에도 전이가 의심스러운 여러개의 림프절들이 보인다.  림프절의 사이즈도 0.88 ~1.5cm으로

크기가 만만치가 않다(T1N1a).

"흠~, 간단한 케이스는 아니군, 신경께나 쓰이겠다"


수술대로 옮겨 누운 환자에게 다시 설명해준다.

"오늘 수술은 갑상선 전절제에다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이 될 겁니다"

"아니 림프절에 전이가 있어요?  전화 연락 받을 때는 전이가 없다고 했는데요?"

"아, 그거는 옆목 림프절 즉 측경부 림프절 전이는 없다는 소리였죠, 지금 말한 것은 갑상선 근처의 중앙림프절 전이가 있다는 소리죠"

"한쪽도 아니고 양쪽 갑상선을 다 수술하는 거예요?"
"그렇지요, 양쪽에 있으니까요?"

"아주 초기가 아닌가요? 1기..."
"1기는 맞아요, 55세 이전 환자는 폐나 뼈 같은 원격전이가 없으면 다 1기에 속하지요,  환자분은 1기인데 좀 퍼진 1기이지요"
"그래도 예쁘게 해 주세요"

"예쁜걸 원해요? 확실하게 제거하는 걸 원해요?"
"그야 확실히 제거 하는 것이지요"

"예쁘고 확실히 제거하는 것이 좋지요, 그렇지만 오늘은 3cm최소침습수술보다는 전통적인 방법을 선택할 것입니다.

림프절 전이가 좀 많이 되었을 때는 수술시야를 확실히 해서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방사성 요드치료를 받으면 안심하고 살수 있고요"
"방사성요드치료 까지요?"
"네, 림프절 전이가 많은 사람은 수술로 제거한 것 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 크기의 작은 암이 목이나 폐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박멸하기 위해 요드치료를 해야 하지요"

환자는 불안하지만 어쩔 수 없지 하는 표정을 짓는다.


수술은 5cm길이의 전통절개를 통해 우측갑상선엽절제와 우측 기도 전면과 기도-식도 협곡을 따라 있는 림프절들을 청소해서

커진 림프절들은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 후 이어서 좌측도 똑 같은 순으로 한다.

수술 조수 콩콩이와 전공의들에게 말한다.

"소프라노나 아나운서 같은 직업을 가진 환자들은 목소리가 생명이거든, 어떻게 하든 목소리에 관여하는 성대신경(되돌이 후두신경)과

고음에 관여하는 상부 후두신경(superior laryngeal nerve)과 윤상갑상근육(cricothyroid muscle)을 최대한 건드리지 말고

갑상선과 림프절들을 살살 떼어 내어야 한다구,  쓸데 없는 수술조작을 피하고 말이지, 아까 보낸 림프절들은 어떻게 되었노?"

"네, 5개 보낸 것 중 4개에 전이가 있다고 나왔어요, 큰거는 5mm나 된다 했고요"

"그럼 왼쪽 것도 비슷했으니까 똑 같이 잘 제거해야지,  중앙경부림프절 청소할때는 특히 부갑상선 혈류보존에 신경을 쓰야 한다구,

여기 부갑상선 잘 살아 있는게 보여?"

"네, 잘 살아 있는 것 같아요"

수술은 잘 된 것 같다.  역시 이 환자에게는 전통절개 방법을 선택한 것이 잘 한 것 같다.

수술 자국은 나중에 레이져와 주사요법으로 치료하면 될 것이다.

회복실의 환자 목소리도 만족 스럽다.   환자도 만족해 주었으면 좋겠다.미소 노란동글이


추가: 저녁 병실 회진에서 환자는  또 다시"  림프절 전이가 수술전에는 없다고 했는데요" 하고 의문을 표한다.

         "그건 측경부 전이 이야기이지요. 오늘 림프절 전이는 중앙경부 림프절 전이 얘기이지요"

         전담 간호사 한나가 말한다.
        "교수님, 환자들은 측경부 전이와 중앙경부 전이림프절을 구별 못하고 한데 묶어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렇게 이해 하는 환자가 가끔 있어요"
        "의학적 설명을 알아 듣는 것은 교육받은 정도와 비례하지 않지, 앞으로 더 확실하게 설명해줄 필요가

          있겠다"

2019/08/26 15:04 2019/08/2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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