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36 ): 2019년 6월26일

40대초 여자사람 환자: 전절제를 해야 될 상황이면 전절제를 해주어야 한다

 

12호 수술실, 새로 들어온 전임의 닥터 김과 초음파 사진을 복습한다.

" 이 초음파 사진 함 봐라. 5년전 건겅검진에서 발견되었는데, 2017년 타병원 세침검사에서 비정형(atypia)으로

나와 두고 보다가 금년2월 재검으로 유두암 의심(suspicious papillary thyroid carcinoma, 카테고리 5)으로

진단되어 찾아 온 환자야, 우리 병원 병리에서 슬라이드를 다시 판독한 결과는 비정형(atypism, 카테고리3)으로

나오긴 했는데 유두암 가능성도 있다고 했단 말이야, 자네가 보기에는 어때?"
"전형적인 유두암 같은데요, 좀 험악하게 생겼는데요, 사이즈는 1.7cm이고... 근데 위치가 왼쪽 갑상선 뒷면 피막과

붙어 있어요, 마의 삼각지대 보다는 약간 아래인 1/2지점에 있어 성대신경은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렇지? 일단 열어 봐야겠지만 100% 안전한 위치는 아닌 것 같아, 반대편 날개는 어때?"
"왼쪽 날개에도 0.67cm 결절이 있긴하지만 암은 아닌 것 같은데요?"

"나도 그렇게 생각되지만 일단 수술중에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 봐야 될 것 같아"


수술전날인 어제 저녁, 환자에게 설명한다.

"오른쪽 결절은 암이 틀림없는데 왼쪽 결절은 아직 확실치 않아요, 수술 중 조직검사에서 암으로 나오면

전절제 할거구요, 근데 현재로는 반절제 가능성이 더 있다고 생각하는데, 재수 없게 큰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면

또 전절제로 바뀔 것이고..."

"교수님께서 알아서 해주시겠지요"


수술대에 누운 환자의 목을 보니 최소침습 절개로 하기에는 목이 좀 두껍게 보인다. 그래도 최소침습을 시도해 보기로 한다.

"수술은 잘 될겁니다. 한숨 자고 나면 끝나 있을 거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될 겁니다"

"잘 부탁해요, 작고 예쁘게 해주세요"
"글쎄, 예쁘게 해드려야 ...모두들 예쁘게 해 달라고 하니..."


수술은 오른쪽 아래 목 피부주름을 따라 3.0cm 약간 넘는 최소절개를 넣고 오른쪽 반절제를 시행한다.

어? 그런데 암덩어리가 오른쪽 성대신경이 후두로 들어가는 부위를 완전 둘러 싸고 있다.

우리의 예상이 완전 빗나간 것이다. 초음파에서 윗쪽 1/3 지점이 아닌 1/2지점인데 어떻게 성대신경을 싸고 있단 말인가.

하~,  수술전에 목소리가 변할 가능성이 1%정도 된다고 설명 했지만 이런 정도로 둘러 싸고 있을 줄은 예측하지 못

했단 말이지....

환자 가족을 불러 내려 이런 상황을 보여 주어야 하지 않을까? 일단 성대신경이 암으로 둘러싸인 것을 사진으로

찍어 두어 차트에 보관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어깨가 빠지는 세밀한 작업으로 암조직과 신경을 분리 하니까 신경이 크게 손상받지 않고 서서히 그 속살을 내 보인다.

환자 가족 부르지 않아도 되겠다.

신경을 완전 분리하고 보니까 암으로 둘러싸인 부분이 변색되어 있다.  저 변색된 부위 때문에 신경기능이 떨어져

목소리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신경이 짤리지 않고 연속성이 유지 되어 있으니까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 볼수는

있을 것이다.

"교수님, 암조직이 갑상선피막을 뚫고 신경을 싸고 있엇으니까 전절제를 해야 되지 않을까요? 아까 반대편 결절보낸 것이

양성으로 나왔다 하더라도요"
"당근, 이 케이스는 전절제를 해야지.  우리가 신경을 암과 분리를 잘 했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말이지. 이걸 죽일려면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해야니까 전절제가 선행되어야  하지"


수술은 남아 있는 왼쪽 갑상선날개를 다 떼는 완결 갑상선전절제술을 한다.

만성갑상선염이 심해 수술 조작이 어려웠지만 그럭저럭 큰 탈없이 끝난다. 만성갑상선염이 심한 환자는 부갑상선혈류가

나빠져 저칼슘혈증이 생겨 손발이 저릴 수 있다.

"에휴~, 5년전 처음 발견되었을 때 제대로 진단되었으면 간단한 반절제가 되었을 텐데...."


마취 회복실로 보낸 환자의 목소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닥터 김, 그 환자 목소리 어때?
"괜찮던 데요"
"그래? 정말 다행이군, 환자분, 아~ 해보세요"
"아~ 아~"
"정말 괜찮네,  근데 환자분, 미안 하지만 전절제가 되었어요"

저녁회진 전 닥터 김이 보고한다.
"교수님, 부갑상선 홀몬치도 36pg (정상,15~65 pg/ml)으로 완전 정상입니다"

병상의 환자는 평안해 보인다. 전절제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설명하니 잘 수긍해 준다.

환자들은 아무리 반절제를 선호해도  전절제를 해야 될 상황이면 전절제를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환자의 미래가 불안해 지지 않기 때문이다.

2019/07/25 15:16 2019/07/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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