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35) : 2019년 6월10일

60대후반,30대중반 여자두사람, 40대초 남자환자 : 반대편 갑상선에 결절이 있을 때 어떻게 하나?


"오코디, 다음 주는 큰 수술은 말고 간단한 것만 몇 케이스 올려 주셔,  목요일(6월13일)에  세계 갑상선암 학회가 열리는

로마로 출발해야 되니까 ..."

"알았어요, 간단한 반절제만 올릴게요, 수요일에는 3 케이스 간단한 거 올리고요"
"이런 독한 사람 봤나. 출발 전날까지 수술하는 사람이 어디 있노?"

 "안 그러면 밀린 환자들 처리가 안되니까요, 환자들한테는 수술 다음날부터 교수님이 안 계신다는 걸 다 얘기 했어요"


외국 학회를 앞두고는 큰 수술은 피해야 한다.

수술후 환자 회복에 문제가 생기면 학회고 뭐고 비행기고 뭐고 다 취소해야 되고 금전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밀리는 환자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개운하지 못한 캥김이 자리 잡고 있다.


60대 후반 여환이다. 직경 2.14cm 유두암 덩어리가 왼쪽 갑상선 상부를 점령하고 있는데 아뿔사, 소위 "마의 삼각지대"에 위치하면서

갑상선 앞면과 뒷면 피막을 뚫고 나가 있다.  "흠, 피막을 뚤고 나가면 전절제를 해야 되는데? 림프절 전이도 2mm이상 5개 있거나

5mm이상 짜리가 있으면 전절제를 해야 되는데..... 그리고 기도벽이나 성대신경 침범이 있어도 전 절제를 해야 되는데--,

일단 열어 봐서 반절제가 될지 전절제가 될지 결정해야 될 것 같구만, 환자는 반절제를 원하고... 글쎄 희망대로 될지 모르겠네"

반절제의 희망을 가지고 왼쪽 갑상선을 노출시켜 보니 하~,  암조직이 앞뒤 피막을 뚫고 나와 버렸구만,

이것만 가지고도 전절제를 해야 하잖아.  방사성요드치료를 하려면 정상 갑상선조직이 남아 있으면 안되니까 말이지..

회복실에서 환자는 눈을 뜨자마자 " 저, 전절제 했어요?" 한다.

무슨 죄지은 기분으로 대답한다  "네, 전절제 했어요" 


다음 세 환자는 한쪽 갑상선 날개에는 분명한 암결절이 있고 반대편 날개에는 물혹 아니면 양성모양으로 보이는 몇mm짜리

작은 결절 환자들이다. 이럴 때 암으로 진단되지 않은 반대편 날개를 어떻게 하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간단히 생각하면 반대편 결절을 세침검사해서 암이면 수술하고 암이 아니면 남겨두면 될 거 아니냐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동시에 2개 이상 세침검사는 인정하지 않는다. 한쪽 세침검사비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심평원에서 한 얘기란다.

반대편 검사해서 암이라 진단되지 않은 환자는 수술대에서 그 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서 그 결과에 따라 떼든지 말든지 한다.

그러나  몇mm결절이 갑상선 뒷면에 자리 잡고 있으면 앞에서 뒷쪽까지 갑상선을 면밀히 검사해서 요행히도 작은 결절이

찾아지면 몰라도 초음파에서 mm크기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태평양 같이 넓은 한쪽 날개에서 몇mm짜리 결절을 찾아 정확히 떼어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작으면 세침검사에서 뽑아내어 검사하기도 쉽지 않다. 그 작은 것이 암이 아니라면 몰라도

암세포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훗날에 재발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의사는 디렘마에 빠지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경우 반대편이 암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우선 암이라 진단된 쪽 갑상선날개까지만 떼어주고 반대편은 추적검사

하면서 지켜 보자는 쪽이다. 설사 나중에  암이라고 밝혀지더라도 그때가서 조기진단 조기치료하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미국은 어떤가? 미국은 반대편이 암인지 암이 아닌지 확실치 않지만 일단 반대편까지 다 떼어내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미래에 생길 지 모르는 문제를 미리 차단하자는 얘기인 것이다.

한국은 ?  한국인들은  반절제를 선호한다. 전절제를 하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니까 반절제가 좋다고 생각 한다. 조금이라도 정상조직을

가지고 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필자도 이 생각에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절제하고 방사성 요드 치료까지

해야 되는 상태인데 반절제를 하게 되면 불완전 수술로 그때부터 재발-재발치료로 고행길로 접어 드는 것이다.

무조건 반절제만 고집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반절제하면 약을 복용 안해도 된다는 생각이 환자는 물론 일부의사들도 그렇게 믿고 있는 것 같다.

오산하지 마시라. 절대 그렇지 않다. 남겨둔 갑상선조직에서 갑상선 홀몬 생산이 충분히 잘 되는 환자는 복용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복용을 해야한다. 기능저하에 빠지면 재발도 높아지지만 기능저하로 인해 모든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어 서서히 사망에 이르게 된다.

사실이 이럴진데 왜 약을 복용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약의 부작용이 있긴 하다.  모든 약은 다소간의 부작용이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도 부작용이 없다 할 수 있는가?


30대 중반 여자 한사람은 오른쪽 갑상선의 후측 피막 근처에 0.766cm유두암이 있고 왼쪽 후측피막에  두개의0.2mm 결절이 있고,  

40대초 남자 사람 환자도 오른쪽 앞쪽 피막근처에 1.85cm 결절이 있고,  왼쪽  후축 피막근처에 2~3mm 크기의 결절이 있고,

남은 30대 중반 여자사람은 오른쪽 후측 피막과 협부에 0.939cm과 0.72cm 암덩어리가 있고 왼쪽 날개에 역시 1~2.5mm 크기의

정체가 모호한 작은 결절들이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필자는 이런 상황에서는 일본이나 미국과는 달리 환자의 의견을 존중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환자가 반대편 결절이 찜찜해서 제거를 원하면 제거해 주고 두고 보겠다 하면 그렇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

위 세분중 한명은 본인 이 결정하기 못하겠으니  의료진의 결정에 따르 겠다 했고 두분은 되도록 남겨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이런 것 저런 것 다 감안해서 결국 수술은 반대쪽 날개를 남겨두는 수술을 해 주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지금은 말 할 수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건강한 갑상선 조직을 많이 남겨두어도 재발이나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술이 가장 좋은 수술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오늘 60대후반 환자와는 달리  암이 많이 퍼지기 전에 수술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9/07/25 15:15 2019/07/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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